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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4장 제 13화『돼지의 처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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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4장『고아원』


제 13화『돼지의 처형장』


언제나 그랬듯이 잔인합니다.


―――――――――――――――――――――――――――――――――――


“……헉!”


릴리는 홱 하고 기세 좋게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침대 위에 누워 있었던 모양이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서 기분 나쁘다.


“엄청나게……기분 나쁜 꿈을 꾼 것 같아.”


최고의 연구 성과인 오르가가 살해당하고, 자신들도 누군가한테 살해당할 뻔 한다.

그런 기분 나빠지는 꿈이었다.

정말로 꿈이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생생한 꿈이었다.


“릴리.”

“……여보.”


문득 옆을 쳐다보니, 자신과 마찬가지로 땀으로 흠뻑 젖은 죠지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엄청나게, 기분 나쁜 꿈을 꿨어.”

“응……나도야.”


죠지가 꾼 꿈도 자신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우리 둘 다 동시에 같은 꿈을 꾸다니, 별난 일도 있군 그래…….”

“그러게……. 하지만, 어차피 꿈이야.”


죠지와 릴리 사이에선 사랑스러운 아들인 다티스가 코를 골면서 잠들어 있다.

자신들도 다티스도 무사하다.

뭔가 찝찝하지만, 다티스가 무사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잠들기 직전의 기억이 애매하다.

뭔가 몽롱해서, 잘 떠오르지 않는다.

머리에 안개가 끼어 있는 것처럼 생각이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았던가?”

“그……러게.”


뭔가를 해야만 한다.

그런 애매한 사명감을 품은 채로 두 사람은 방을 나왔다.

지하실에 있는 삼인용 침실을 뒤로 하고, 뚜벅뚜벅 발소리를 내면서 지하를 걸어간다.

향하는 곳은 「마력 흡수 장비」가 있는 방이다.


릴리와 죠지의 연구는 대량의 먀력을 필요로 한다.

호문쿨루스 창조에는 물론이고, 몸을 젊게 만들어주는 마술 유지에도 상당한 마력을 소모하고 있다.

두 사람은 우수한 연금술사이긴 했지만, 두 사람의 마력만 사용하고 있어선 젊음을 유지하는 건 어려우리라.


두 사람과 연줄이 있는 제국 귀족의 올리비아 엘리에스틸이 가르쳐 준 마술이긴 하지만, 너무 대가가 크다.

어차피 그 암여우가 알려준 것이니, 개량법은 한참 전에 고안해 놨지만 자신들한테는 가르쳐 주지 않았을 거라고 릴리는 예상하고 있다.


소비하는 데에 부족한 마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게「마력 흡수 장비」다.

대상한테서 마력을 추출해서 다른 마술에 사용할 수 있다.


「영웅 아마츠」의 힘을 재현시키기 위해, 두 사람은 그의 호문쿨루스를 만들고 있다. 그것도 평범한 제조법이 아니다.

과거에 잊혀진 마술――「상실 마술(로스트 매직) 인혼연성(人魂練成)」을 사용한 것이다.

모체로 사용한 인간의 능력을 그대로 재현한다고 하는 파격적인 효과를 지닌 마술.


완전히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마술 덕분에 실험은 순조롭다.

소비 마력이 너무 막대한 게 문제이긴 하지만.


“슬슬, 위에 있는 애들을 몇 명 정도「사용할」까.”

“그러네. 되도록 아인으로 하는 게 어때?”

“하하, 너는 정말로 아인을 싫어하는군 그래.”

“당연하지, 당신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렇게 기분 나쁜 게 다 짱의 옆에 있다는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걸.”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두 사람은 한 연구실에 들어갔다.

어찌 된 건지 안이 엉망진창이다.

시험 기구 중 몇 개가 땅에 흩어져 있었다.


“………….”

“………….”


하지만 두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보다 마력 흡수 장비에 포박되어 있는 인물한테 시선이 더 갔다.


미쉘.

잡아왔던 아이 중 한 명이 장비에 포박되어 있다.


“아하……그랬지. 저 녀석한테서 마력을 흡수하려고 했었는데 말이야.”

“왜……잊고 있었던 걸까?”


두 사람은 곧바로 마력 흡수 장비 작동에 착수했다.

아이라고는 해도, 죽을 때까지 마력을 뽑아내면 상당한 양의 마력이 쌓인다.

미쉘한테서도 충분할 정도의 마력을 얻을 수 있으리라.


“다 빨아내면, 오르가의 개량에…….”


그때, 뇌리에 노이즈가 내달렸다.

뭔가 자신은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아주 잠깐 릴리의 머리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바로 마력 흡수 장비의 작동음 때문에 사라졌다.


“그만둬……살려줘.”


미쉘이 두 사람한테 살려달라고 빌고 있다.


“싫어. 지금까지 무료로 갈 곳 없는 너를 재워 주고 먹여줬으니까, 죽어서 은혜를 갚으렴.”

“그럴 수가……싫어. 아빠랑, 엄마랑 만나고 싶어…….”


목숨을 구걸하는 미쉘을 보고 두 사람은 실소를 머금었다.

어째서 꼬맹이들은 매번 똑같은 대사를 반복하는 걸까, 하고.


“걱정 안 해도 돼. 바로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야. 저 세상에서.”

“그래. 어차피 네 부모님은 마물한테 잡아먹혀서 죽어 있을 테니까.”


두 사람은 맨 처음부터 미쉘의 부모님을 찾고 있지 않았다.

위장을 위해 고른 몇 명의 아이를 제외하고, 맨 처음부터 죽일 생각이었으니 당연하다.

미쉘도 죽이기 위해 데려왔던 아이 중 한 명이다.


“너희들한테도, 아이는 있잖아……!? 어째서, 이런 심한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다 짱이랑 너희들을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주겠니? 너희들이 몇 명 죽든 우리들은 아무렇지도 않거든.”

“오히려 속이 시원하지. 너희 같은 꼬맹이들의 목소리는 음역대가 높아서 짜증이 나니까 말이다.”


미쉘의 눈이 두 사람을 노려본다.


“자기 아이가 똑같은 처지에 처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은 못 하는 거야……?”

“하, 안심해라. 그런 일은 절대로 안 일어나니까.”


이 지하에는 다티스를 지키기 위한 장치가 수십 개나 존재하고 있다.

그를 지켜보는 감시도 잔뜩 있고, 다치거나 병에 걸렸을 때를 위해 릴리는 치유 마술을 쓸 수 있다.

혹시 몰라, 대량의 포션까지 구매해 놨다.

가령 마족한테 습격당한다 하더라도 괜찮도록, 반격용 흙거인(골렘)이나 오르가도 대비하고 있다.


“다 짱은 언제까지나 우리들이랑 행복하게 살 거야.”

“그럴 수가…….”


얼굴에 절망의 기색을 띄운 채로 미쉘이 물어본다.


“……그렇게, 영웅 아마츠도 배신한 거야?”

“…………아마츠? 아아, 그 멍청이 말하는 건가. 그건 우리들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최고의 소재였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부탁했더니, 간단히 협력해 줬다니까. 정말로 멍청한 남자야.”


어째서 아마츠의 이름이 튀어나온 것일까.

두 사람의 머리에 그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곧바로 사라졌다.


“그 녀석의 동료가 계약을 깨부수고 사라졌던 건 짜증이 치미지만……그 남자는 꽤나 우리에게 이익을 가져다 줬지.”

“마력 흡수 장비의 개발에 착수할 수 있던 것도, 그 남자의 마술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니까.”

“큭큭……. 자신의 마술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아마츠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혀를 술술 놀리며 얘기하는 자신의 부자연스러움을 두 사람은 눈치 채지 못한다.

눈치 채지 못한다.


“뭐, 죽은 녀석 얘기는 이제 됐어.”

“지금부터 너도, 아마츠랑 똑같이 쓰레기처럼 죽을 거니까 말이야.”

“싫어……죽기 싫단 말야!”

“원망할 거라면, 네 불운을 원망하거라.”


그렇게 두 사람은 장비를 작동시켰다.


“윽, 끅……부그그그그그극!!”


그 순간, 장비 위에 있는 미쉘이 절규한다.


“풉, 후후. 뭐야 이 애.”

“큭큭……마치 도살당하는 돼지 같은 비명소리로군.”

“끅! 끄에엑!”

“후후후후!”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들의 단말마를 들어왔던 두 사람이지만, 이런 절규를 듣는 건 처음이다.


“큭큭큭, 뭐야 이 얼굴. 돼지 그 자체잖아?”

“게다가 질질 싸고 있잖아. 더러워라.”

“보고 있기 힘들군. 얼른 죽어라.”


“――정말, 그 말대로군.”


딱, 하고 손가락을 퉁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두 사람한테 보이고 있던 세계가 바뀐다.


“꾸에에에에에에엑!!”


의자에 앉아있던 미쉘이 어느새 거대한 체구의 남자로 바뀌어 있었다. 두 사람이 너무나 사랑하는 아들, 다티스로.

흰자위를 드러내며, 몸을 들썩거리면서 체액을 흩뿌려대는 참혹한 모습을 내보이고 있다.


“다 짱!?”

“뭐, 뭐냐 이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이해할 수 없다.

자신들은 미쉘을 장비에 묶어뒀을 터다.

그게 어째서, 다티스로 바뀌어 있는 건가.



“끅, 끄에엑, 뿌끄극!!”


퉁퉁했던 몸이 점점 생기를 잃어간다.

뺨이 야위고, 입술의 수분이 사라져 바짝 말라간다.


“어재쩌어어어!? 팟, 마마!! 어재쩌어어!?”


다티스가 소리친다.

뇌의 이해를 초월한 광경에 두 사람은 온몸의 피가 슥 하고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두 사람은 창백한 얼굴로 서둘러 장비를 멈추려고 움직였다.


“끄악!?”

“윽!?”


허벅지에 나이프가 꽂혀, 땅에 엎어졌다.

너무나 큰 고통에 신음소리를 내뱉었지만, 지금은 그럴 새가 아니다.

다티스가 장비에 포박되어 절규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두진 않을 거거든?”


땅을 기어서 나아가려고 했던 두 사람의 앞에 한 소년이 길을 가로막았다.


“히익……!”

“어째서……!?”


방금 전 꿈에 나왔던 그 흑발의 소년이었다.

영웅 아마츠.

자신들을 죽이기 위해서 되돌아온, 복수자.


“――――”


그 순간, 두 사람은 모든 걸 떠올렸다.

바로 방금 전까지 있었던 사건을.

그건, 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아……아아…….”

“떠올린 모양이군.”

“왜……대체 어째서!?”


그런 의문이 튀어 나왔지만, 지금은 그럴 새가 아니다.


“다 짱이! 얼른 구해야 해!!”

“부탁이네, 장비를 꺼 주게!!”


장비의 설정은 아직 그렇게 강하지 않다.

앞으로 몇 분 동, 다티스는 살아있을 것이다.

그 동안, 어떻게든 구해야만 한다.


흑발의 소년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안 일어나는 거 아니었나?”


그 눈에 비춰져 있는 건 릴리와 죠지에 대한 증오다.

번들번들 날카로운 빛만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과거에 봤던 아마츠의 표정과는 전혀 다른, 원망스러운 눈이었다.


“으극, 바바아아아아 달려져어어어어어어…….”

“다티스!”


그 거체로 몸부림을 치자, 장비의 진정 기능이 작동됐다.

포박구가 조이는 힘을 늘리고, 다티스의 두 팔을 반으로 부러트린다.


“부, 극, 끅……끄억…….”


다티스가 거품을 물고, 부들부들 부자연스럽게 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 모습에 두 사람에 표정에 초조의 기색이 더욱 짙어진다.


“아아아! 부, 부탁이네! 아들을 살려 주게!”

“부탁드려요! 다 짱을 죽이지 말아줘요!”


그걸 듣고 흑발의 소년은 코웃음을 쳤다.


“방금 그 애가 살려달라고 부탁했을 땐 거절했잖아. 자기 아이만 살리려고 하다니, 꽤나 이기적인데?”

“부탁이네……!”

“부탁드려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두 사람은 머리를 땅에 처박으면서 애원한다.


“부모의 인과가 자식한테 가는군. 이 녀석이 지금 이렇게 죽어가는 이유는, 전부 너희들 때문이야.”


흑발의 소년이 다티스를 가리킨다.


“으, 그, 끄아악!”


움찔움찔 몸을 경련시키며 다티스가 울부짖고 있다.


“싫어어어어!! 아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나쁜 건 저희들이에요! 다 짱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구요!”

“배, 배신해서 미안했다! 우리들이 잘못했다고! 뭐든지 하지! 우리들은 얼마든지 벌을 받겠어! 그러니, 다티스만큼은 살려 주게!!”


아들이 죽는다.

그런 건 절대로 있어선 안 된다.


“이제 아이는 죽이지 않겠어! 앞으로는 마음을 고쳐먹고, 제대로 돌봐주겠다고! 호문쿨루스의 연구도 그만두지!”

“지, 지금까지 얻은 돈도, 전부 당신한테 드릴 테니까요!”

“아아아아, 다티스! 다티스!!”


묵묵히 얘기를 듣고 있던 흑발의 소년이 입을 열었다.


“그건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거냐? 아들을 구하고 싶어서 그냥 겉으로 지껄인 거 아닌가?”

“아, 아니다!”

“아니에요! 정말요!”

“잘못했다, 같은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겠지?”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들이 잘못한 거에요!”

“용서해 주십시오! 아마츠 님!!”


알았어, 하고 흑발의 소년이 말했다.


“마음대로 해라.”


그렇게 말하고 두 사람의 앞에서 비켰다.


“감사, 감사합니다……!”

“다티스! 지금 구해주마!!”


질질 땅을 기어가며, 두 사람은 장비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

그렇게, 죠지가 장비를 정지시켰다.

이걸로 아들이 살 수 있다, 그렇게 안도했다.



내 앞에서 두 사람은 장비를 멈췄다며 안심하고 있다.

다음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면서.


“끄엑……!? 브, 아아아아아아아아!!!”


직후, 다티스가 온몸을 떨어대며 절규하기 시작했다.

똥오줌을 지려대면서 경련하는 그 모습은, 방금 전 두 사람이 말했던 것처럼 돼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


멍하니, 두 사람은 장비를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이. 보.기.엔, 장비는 정지하고 있을 텐데, 말이다.


“여보!? 뭘 했어요!”

“아냐! 나는 전원을 껐을 텐데!”


타이밍을 지켜보다가, 나는 손가락을 퉁겼다.

걸어두고 있던 세뇌의 일부를 해제하는 신호다.


“……그럴, 수가.”


그리고 두 사람은 드디어 깨닫는다.

자신들은 장비를 멈춘 게 아니라, 마력 흡수량을 높였을 뿐이라는 사실을.


이 장비는 몇 개나 되는 마력 부여품(매직 아이템)의 조합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 마력 부여품에 마력을 흘려보냄으로써, 정해져 있는 기능을 작동시키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시 말해.

죠지는『정지』의 마석이 아닌, 『흡수량 증가』의 마석에 마력을 흘려보낸 것이다.


눈치 챈 두 사람이 기기를 정지시키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브극……끄윽……아…….”


다음 순간, 다티스의 몸에서 완전히 마력이 다 빨려 나갔다.

온몸이 비쩍 마르고, 처절한 고통의 표정을 지은 채로, 다티스는 목숨을 잃었다.

지금까지 이 녀석들이 죽여왔던 아이들처럼.


“거짓말, 거짓말…….”

“다티스……? 대답을……늘 그랬듯이, 대답을 해 다오…….”


다티스의 시체에 손을 뻗으며, 두 사람은 넋이 나가있다.

뭐라 중얼거리며 그 몸을 흔들어 일으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대답은 없다.

다티스는 미라처럼 비쩍 말라 죽어 있으니까.


“싫어어어어어어어!! 다 짱!! 다 짱이이이이이이!!”

“아아……아아아!! 이건, 이건 말도 안 돼!! 다티스가! 거짓말이다……아아아아아, 거짓말이라고!!”

“윽……우웨에에엑…….”


두 사람은 절규하며 펑펑 울고 있다.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다티스의 시체를 끌어안고.

릴리는 참지 못하고 구토까지 하고 있다.


“싫어……싫다구……거짓말이야, 이런 건 거짓말이야아아아!!”

“거짓말? 그럴 리가 없지. 실제로, 너희들의 아들은 저기서 비쩍 말라 죽어 있잖아?”


고개를 저으며 거짓말, 거짓말 연발하는 두 사람한테 현실을 들이댄다.

계속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까 말이야.


“네, 네돔이이이이!! 우디들한테, 무슨 딧을 한 거냐아아아!”

“잘도, 잘도 다 장으으으을!!”

“왜 남한테서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 그 녀석을 죽인 건 너희들일 텐데?”


다티스의 사체를 가리키며 비웃는다.


“어떤 기분이지? 사랑하는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건 말이야.”

“윽, 끄아아아아아!!”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릴리가 절규하며 현실을 부정하는 것처럼 고개를 젓고, 죠지가 빠득빠득 얼굴을 할퀸다.

맨 처음에 그렸던 시나리오 그대로다.


이 두 사람한테 있어서 죽는 것보다 괴로운 것은 무엇인가?

그건 사랑하는 아들이 죽는 것이리라.

그래서 그렇게 되도록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


다티스를 기절시켜서 장비에 포박시킨다.

그 뒤, 세뇌시킨 두 사람한테 장비를 기동시켜서 다티스를 죽이게 한다.

사랑하는 아들을 자신들의 손으로 죽이는 장면이라, 그야말로 유쾌 그 자체일 테지.


이렇게까지 복잡한 세뇌 마술을 쓰는 건 처음이지만, 어떻게든 잘 됐다.

의식을 빼앗은 뒤, 이 녀석들이 소유하고 있던 『사고 능력을 빼앗는 약』을 맡게 했다. 그 덕분에 세뇌는 거의 완벽이라 해도 좋다.

엄청난 양의 마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회복을 위해 상당한 숫자의 포션을 소모하게 됐지만 말이다.


“어째서, 너희들의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울부짖는 두 사람한테 얘기한다.


“너희들이, 나를 배신했으니까……. 아니, 타인을 이용해서 제물로 삼아오는 짓을 했기 때문이야. 너희들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다티스는 죽지 않았을 거다.”


비웃으면서 가르쳐 준다.

흙색으로 변한 얼굴에, 절망의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죽여 놓고, 자기 아이만큼은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냐? 그런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다시 말해서.


“――너희들이, 다티스를 죽인 거야.”

“아……으아아아!”

“아냐, 아냐, 나는……내가…….”


그래, 너희들이 그런 표정을 보고 싶었다고.

나는 절망하는 너희들의 모습을 봐야만, 겨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


“괴로웠을 테지. 체내의 마력이 몇 분 만에 전부 빨려나가다니, 그야말로 지옥의 고통이 아니었을까? 그런 고통을 준 건, 바로 너희들이야.”


두 사람한테 추격타를 가한다.


“다티스는 절망했을 거야, 안 그래? 사랑하고 있던 파파와 마마한테 살해당했으니까. 아프고, 무섭고, 어째서 내가, 부모님한테 살해당야만 하는 거야……라면서, 너희들을 원망하면서 죽었을 거라고.”


그렇게 두 사람이 제대로 입을 열지도 못할 정도로 몰아세웠다.

뭐, 대충 이 정돈가.

다음으로 마무리를 짓자.


“히익……!?”


완력을 마력으로 강화시켜 땅에서 울고 있는 죠지와 릴리를 들어올린다.


“이 이상, 우리들한테 무슨 짓을 할 생각인 거야!?”


장비 위에 두 사람을 올려 태우고 포박시킨다.

그걸로 모든 걸 이해한 듯하다.

두 사람의 얼굴이 흙색에서 새빨개지더니, 또다시 창백해졌다.


“기……기다려, 기다려 주게!!”

“우리들까지 죽일 생각인 거야!?”

“방금 전, 너희들은 얼마든지 벌을 받겠다고 하지 않았나? 마음껏 벌을 받아 달라고?”


두 사람이 고개를 거세게 젓는다.


“그만두게!!”

“싫어,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

“사양 안 해도 돼.”


싱긋,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울 정도로 아들을 사랑하고 있던 거잖아?”

“살려줘, 살려 달라고오오오!!”

“그만둬! 그만두게! 젠장, 젠자앙! 떨어져, 떨어지란 말이다아아!!”


두 사람이 몸을 날뛰어봐도 포박구는 꿈쩍도 안 한다.

간단한 마술을 사용하는 정도로는 풀리지 않는다.

이 포박구 자체도 마력 부여품인 모양이니까 말이다.


자기들이 만든 물품이다.

강도 정도는 알고 있을 텐데.

이제 조금만 더 지나면 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티스와 마찬가지로 기계가 그들의 팔을 뚝 부러트릴 테지.

두 사람의 우스운 모습을 지켜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럼, 너희들도 아들의 뒤를 따라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장비를 작동시켰다.

두 사람을 배려해서 초당 흡수량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들과 똑같은 고통을 마음껏 맛보도록 해야 하니까 말이야.


“윽, 끄악, 끄거거어어어어억!”

“으그으으으으윽, 히끅, 끄아아아!!”


그리고 흡수가 시작된다.

절규하면서 두 사람은 장비 위에서 몸부림쳤다.


“끄그아아아아악!!”

“끅, 끄으윽!!”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마력이 빨려 나가 얼굴에서 생기가 사라져 가는 게 보인다.


“잘 됐는데, 아들이랑 똑같은 고통을 맛볼 수 있으니까. 앞으로 십 몇 분은 더 즐길 수 있겠어?”

“다, 달려줘어어어어!!”


눈을 치켜뜨며 두 사람이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그걸 무시하고 장비에서 뻗어 나온 코드 쪽으로 향한다.


그 끝에는 흡수한 마력이 충전되는 투명한 돌이 설치되어 있었다.

두 사람한테서 흡수한 마력 때문에 투명한 돌은 선명한 붉은색으로 물들어 간다.


“썩어도 전 성당 기사의 연금술산가. 색이 좋은걸.”

“돌려둬!! 마력, 끄에에엑!”

“돌에서 마력을 다시 흡수하면 조금은 오래 살 수 있을 텐데? 갖고 싶나?”

“주데요!!”


곧바로 두 사람이 애원하기 시작한다.


“근데, 유감인걸. 돌은 하나밖에 없어. 넘길 수 있는 건, 너희들 중 한 명뿐이다.”


“……큭! 주게! 나한데! 나한데 돌을 주게!!”

“안대애애애애애!! 주데요! 제 마력!”

“끄아아악! 릴리, 웃기지 마아아!!”

“당신이이!! 당신이, 다, 다 짱을 죽였잖아!!”

“상관없……끄으으윽!”


마력이 빨려나가는 고통을 버티면서 두 사람이 말싸움을 한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추하군.”


유쾌하긴 하지만 계속 보고 있는 것도 불쾌하다.


“나 참. 넘길 거라고 생각한 거냐?”


장비에서 돌을 뽑아, 땅에 내던졌다.

돌이 산산조각나, 내포되어 있던 마력이 분산된다.


“아아아아아!?”

“그럴 수가!?”

“이제 슬슬 이해 좀 하라고. 구해 줄 리가 없잖아?”

“아….”

“아아아아!”


아들이 죽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슬픔에서 나오는 절망과는 또 다른 절망.


“――가족끼리 사이 좋게, 죽어버려.”


자신한테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서 느껴지는 절망을 맛보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통에 번민하면서, 두 사람은 절규했다.





십 몇 분 후.

두 사람은 고통과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은 채로 바짝 말라 죽었다.


“역시, 부모 자식이로군.”


죽은 모습을 떠올리면서 중얼거린다.



“너희들의 단말마, 돼지 비명소리로밖에 안 들렸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