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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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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고아원』
제 11화 『거짓되지 않은 진실의 포효』
――포효가 하늘을 뒤흔든다.
아마츠한테서 흘러나오는 마력의 분류에 숲이 들썩거렸다.
혼을 뒤흔드는 듯한 울부짖음이 달려가는 너머에 있는 건 단 한 사람.
자신이야말로 영웅(진짜)라고 큰소리치는 청년을 향해 그 포효가 모여든다.
“말도 안 돼, 심상마술이라고!?”
현실 세계로 뿜어져 나오는 강대한 심상의 존재에 오르가는 처음으로 얼굴에 초조한 기색을 내비쳤다.
아주 일부의 마술사밖에 사용할 수 없는 대마술을 행사하는 아마츠를 보고 경악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따위 것……!”
전신을 최대한으로 「경화」시키고, 그 뒤에 오르가는 마력 갑옷을 둘렀다.
자신이 자랑하는 방대한 마력량을 최대한 살린 압도적인 마술 방어.
상급 마술조차 막아내는 철벽은――하지만.
“컥――!?”
포효가 내리 꽂힌 순간, 오르가의 시야가 하얗게 물들고, 청각을 빼앗긴다.
거기다 온몸에 전기를 맞은 듯한 저림이 내달리고, 손가락 하나조차 까딱할 수 없었다.
마력 기관에도 장해가 발생해 회복 마술을 행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모든 움직임을 봉인하는 「못」이 자신의 몸에 박혔다는 사실을, 오르가는 그때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큭!”
경직된 오르가의 앞에 절규를 끝마친 아마츠가 우뚝 선다.
그 두 눈동자에 새겨진 굳건한 의사는 방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
아마츠한테는 두 가지 쐐기가 박혀 있었다.
하나는 몸에 새겨진, 릴리와 죠지가 반역을 방지하기 위해 붙여둔 마력량 제어 기능.
사용할 수 있는 마술에 변화는 없지만, 마술의 출력이 줄어든다.
아마츠의 능력을 포박하는 마술을 이용한 쐐기.
두 번째는 몸에 새겨진 자신이 가짜라는 부정적 사고.
자신의 마음은 가짜이며, 가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심리적인 쐐기.
――심상 마술 【거짓되지 않은 진실의 포효(인델리블 로어)】――
그 두 가지 쐐기를 박살내고, 아마츠는 거짓되지 않은 심상(이상)을 세계에 울부짖는다.
자신의 심상(이상)을 증명하기 위해서.
자신을 구해달라며 소리치는 소녀를 지키기 위해.
“아아…….”
땅에 엎드려, 고통을 견뎌내면서 미쉘은 그 광경을 보고 생각했다.
역시, 가짜가 아니다.
――그 울부짖음은 분명한 진짜였다.
“――간다.”
그리고 아마츠의 전력이 내뿜어진다.
아마츠의 몸에서 수많은 칼날이 생겨나 오르가의 몸에 꽂혀 들어간다.
무사한 오른팔 말고도, 절단되었을 터인 왼팔이 재생되더니, 한 자루의 칼날로써 오르가한테 박혀 있었다.
“얕, 보지 마라……!”
“――――!”
칼날이 닿은 순간, 아마츠는 그 몸의 이상한 경도를 깨달았다.
대상의 모든 움직임을 봉하는 「쐐기」가 박혀 있음에도 오르가는 억지로 마술을 행사할 수 있었다.
온몸에 마력을 맴돌게 하고, 「경화」 마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아아아아――!!”
“끄, 으오오오오오!!”
아마츠가 박아넣는 수많은 칼날과, 오르가가 자랑하는 철의 방어가 격돌했다.
철과 철, 마술과 마술이 서로 부딪친다.
금속끼리 부딪칠 때 나는 격돌음이 마력이 미쳐 날뛰는 숲속에 울려 퍼진다.
“히……힘내, 오빠……!”
그 소리에 파묻히지 않도록 큰 소리로 외치는 미쉘의 응원이 있었다.
싸우면서도 그 소리침은 아마츠의 귀에 들어왔다.
이를 악물면서 아마츠는 최대의 일격을 날렸다.
“――――”
쏘아내진 거대한 칼날이 오르가의 방어를 돌파한다.
철의 칼날이 찢겨 나가고,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아마츠는 미쉘을 돌아 보면서 말했다.
“――도망쳐, 미쉘.”
“뭐……?”
――오빠가 더 우세한데, 대체 왜……?
직후.
몸에 박혀 있던 쐐기를 완전히 박살내고 오르가가 격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크게 도려내진 상처가 역재생하는 것처럼 아물어 간다.
다시 아마츠가 날린 칼날이 오르가의 일격에 의해 박살났다.
“약해.”
전신을 떨어대면서, 오르가가 비웃는다.
“약해, 약해, 약해, 약해, 약하다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큭…….”
“그게 심상 마술이라고? 그게? 고작 그딴 게? 하하하하하, 웃기지 말라고, 가짜!!”
직후, 오르가의 모습이 사라졌다.
순간이동처럼 오르가는 아마츠의 코앞에 있었다.
“마술의 도달점, 극히 일부의 마술사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경지――아아, 그런 대마술이라도 결함품인 네가 사용하면, 그렇게 약해지는 거냐?”
아마츠가 자세를 취했을 때, 오르가의 동작은 이미 끝나 있었다.
마치 과정을 무시하는 것처럼 검이 이미 뽑혀져 있었다.
자각했을 땐, 어깻죽지부터 옆구리에 걸쳐서 크게 상처가 나 있었다.
심상이 박살나고, 아마츠가 상처를 억누르며 휘청거린다.
쓰러지지 않는다.
쓰러지진 않지만, 그건 그저 서 있을 뿐이다.
“뭐가 가짜가 아니란 거냐. 이딴 쓰레기 같은 몸뚱아리 중 어디에 진짜가 있다는 거지? 진짜라는 건, 이런 거라고.”
오르가의 검이 흔들린다.
아마츠한테는 그 칼날 끝을 눈으로 쫓을 수 없다.
직후에 아마츠의 오른팔이 절단되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온몸의 살점이 처참하게 깎여 나간다.
피를 토해내면서 아마츠는 무릎을 꿇었다.
“너는 행복하겠구만, 가짜? 이렇게 진짜의 힘을 직접 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큭…….”
“하하, 재밌는 표정이군 그래. 가짜랑 아주 잘 어울리는, 매우 추악하고 못생긴 얼굴이야.”
의식을 유지하려고 버티는 아마츠를 오르가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비웃는다.
“내 참, 과대평가도 정도가 있지. 쓰레기에 약해빠졌고 쓸모없는 결함품 가짜가 심상 마술 같은 이름만 거창한 쓰레기 마술을 써서 나한테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냐?”
“……그런 생각은 한 적 없어.”
“뭐라고?”
“맨 처음부터……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어.”
【거짓되지 않은 진실된 포효】는 자신의 쐐기에서 해방되는 마술이다.
새로운 힘을 얻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걸 끌어내는 마술.
따라서, 승부 같은 건 맨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다.
“……그렇다, 해도.”
누구한테도 양보할 수 없는, 심상(이상)이 있으니까.
“나는, 너랑 싸워야만 한다고!!”
너덜너덜해진 몸에 기운을 넣는다.
아직 몸은 움직인다.
아마츠는 승패 따윈 상관없다고 울부짖었다.
“아, 그래?”
오르가가 날린 치명적인 일격을 맞고, 어이없이 땅에 엎어졌다.
자신의 피웅덩이에 파묻혀, 철퍽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길 순 없지만, 열심히 싸웠다! 그래그래. 그래서 어쨌다는 건데? 뭐 얻을 수 있던 건 있었냐?”
아마츠의 머리를 발로 짓밟으로 오르가가 비웃는다.
“좀 가르쳐 줘 봐라. 응? 야. 야. 가르쳐 달라고오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오르가는 집요하게 아마츠를 짓밟았다.
이미 아마츠의 몸에는 그 발차기에 저항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고마워, 미쉘.”
그런데도, 아마츠는 그런 말을 했다.
“아……?”
그 말의 진의를 파악하려고 오르가는 미쉘을 찾았다.
그리고 숲의 출구로 도망치려 하는 미쉘의 모습을 발견했다.
“오빠……! 내가 바로 사람을 부르고 올 테니까!”
눈물을 펑펑 흘려대면서 미쉘은 그렇게 소리쳤다.
“그러니까……죽으면 안 돼!!”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달려갔다.
“쳇! 저 창년이! 놓칠 리가, 없잖아!!”
미쉘을 쫓아가기 위해 오르가가 도약하려고 한 순간.
오르가의 발에 뭔가가 달라붙었다.
“못……보내.”
“이 자식……!”
빈사 직전의 아마츠가 오르가의 발에 달라붙어 있었다.
“이거 놔, 쓰레기……!”
마력이 담긴 발차기를 오르가가 아마츠한테 집요하게 때려 박는다.
한 번 때려박힐 때마다 우득우득 하고 뭔가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래도 아마츠의 포박은 풀어지지 않는다.
“너는……내가 여기에, 붙잡아……둘 거야.”
그러니까, 미쉘.
“――너만큼은, 도망쳐.”
◆
달린다.
숲의 출구를 향해서, 전력으로.
페이스 따윈 신경 쓰지 않고, 그저 계속해서 달려간다.
“하아……하아……!”
미쉘은 울음을 터져 나올 것만 같은 걸 필사적으로 참으며 흘러나오려 하는 눈물을 닦았다.
아마츠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너덜너덜해진 몸으로도 싸워 주었다.
그를 죽게 내버려 두고 싶진 않다.
“누구 없나요……!”
숲에서 나와도 도시까지는 한동안 시간이 걸린다.
지금 미쉘의 다리로는 도시에 도착하기도 전에 아마츠가 죽어버리고 만다.
“……어떡하지.”
무릎을 꿇어버릴 것만 같은 절망에 저항하면서 미쉘이 숲에서 밖으로 나오기 직전이었다.
“――――!”
눈앞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흙거인(골렘)이 아닌, 평범한 인간이다.
허리춤에 무기를 내걸고, 후드로 얼굴을 감춘 몇 명의 남자.
달려오는 미쉘을 보고 그 선두에 서 있던 사람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후드 안에서 짧게 잘린 황녹색 머리칼, 푸른 청색의 눈동자가 엿보였다.
일상적으로 몸을 단련시키고 있는 건지, 로브를 입고 있는 몸이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남자는 몸이 듬직했다.
“너는, 고아원의 아이냐……? 이런 곳까지 무슨 일이지?”
“구해 주세요……!”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미쉘은 남자들한테 사정을 설명했다.
고아원 지하에서 실행되고 있던 실험.
자신은 그곳에서 도망쳐 왔다는 것, 자신을 도망치게 하기 위해 싸워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대체 무슨 일이냐.”
주먹을 꽉 쥐고, 그 남자는 이를 악물었다.
고아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악무도한 행위를 용서할 수 없다고 몸을 떨어대고 있었다.
“알겠다. 지금 당장 고아원으로 가도록 하지. 싸우고 있다는 네 친구도 우리들이 구해 보마.”
“정말로……!?”
“물론이지. 그러니, 그 친구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줄 수 없겠나?”
“알겠어……!”
아마츠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기 위해 남자한테 등을 돌린 순간이었다.
퍽 하고 둔탁한 충격이 내달리더니, 미쉘의 몸에서 힘이 빠져간다.
“……아?”
쓰러지면서도 미쉘은 뒤를 돌아봤다.
남자는 더러운 거라도 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어느새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미쉘은 자신이 검의 손잡이에 얻어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칫, 귀찮군. 죠지 씨랑 릴리 씨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런 애송이를 놓치다니 말이야.”
“어떡하실 건가요?”
“완전 귀찮지만, 이 녀석을 데리고 갈 수밖에 없겠지. 자, 이 녀석을 짊어매고 걸어가라.”
“네, 알겠습니다. ――마.르.크.스 씨.”
흐릿해져 가는 의식 도중, 그런 말을 들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
“번거롭게 한 모양이네.”
“예, 조심 좀 해 주시죠. 탈주자 같은 게 나왔다간 깔끔하게 끝낼 수 없단 말입니다.”
숲 안에는 죠지와 릴리, 그리고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들의 모습이 있었다.
기절한 미쉘은 흙거인(골렘)한테 껴안겨 축 늘어져 있다.
“그래서……오늘은 무슨 일이지?”
“그 처분은 어떻게 된 건지, 그리고 늘 그랬듯이 보수를 받고 싶어서 말입니다.”
“……오늘은 그럴 틈이 없네. 꽤나 귀찮은 일이 벌어져서 말이야. 처분은 끝났지만, 보수는 아직 준비할 수 없네.”
미안하지만 이만 나가 주게, 라는 죠지의 말에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당연히 탈주자를 붙잡아 준 보답도 겸해서, 보수는 다 한꺼번에 건네주지.”
“……알겠습니다.”
그거라면, 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남자들은 그곳을 나갔다.
숲 안에 숨겨져 있는「전이진」을 사용해 돌아가는 것이리라.
흥 하고 숨을 내쉬고, 죠지와 릴리는 기절해 있는 미엘을 바라봤다.
“내 참, 번거롭게 하고 말이야.”
“오르가가 죽이려고 했을 땐 식은땀이 나왔다니까…….”
다티스는 이 소녀가 다치지 않은 상태이기를 소망하고 있다.
오르가가 죽여 버리면 제일 사랑하는 아들의 소원을 이뤄줄 수 없게 돼 버리고 만다.
그것만큼은 허용할 수 없다며, 두 사람이 일부러 고아원 밖까지 나온 것이다.
오르가는 이미 지하실로 돌려 보냈다.
“흥, 결함품이 말이야.”
죠지가 땅에 굴러다니고 있던 물체에 발차기를 날렸다.
그곳에 있던 건 온몸이 걸레처럼 된 아마츠의 잔해였다.
간신히 숨은 붙어 있지만, 이미 수복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부서져 있다.
“심상 마술을 사용했을 땐 좀 기대했는데……결국엔 기대에 못 미쳤군.”
“쓸모없는 건 마지막까지 쓸모없었네.”
“일부러 설치해 둔 트랩을 파괴했단 말이야. 쓸모없다는 수준이 아니지. 이, 쓰레기 자식!”
짜증난 마음을 해소하려는 듯이 죠지가 몇 번이나 발차기를 먹인다.
하지만 아마츠는 간신히 호흡만 하고 있을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흥.”
“이거, 어쩔 거야?”
“방치해도 상관없겠지. 죽으면 바로 마력의 입자가 돼서 소멸할 테니까 말이야.”
“그것도 그러네. 그럼, 다 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보죠.”
귀여운 아들이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은 스텝을 밟는 것처럼 그곳을 뒤로 했다.
◆
이미 아무것도 안 보인다.
안구도 기능을 잃었으니, 눈꺼풀이 뜨여지는 일도 없겠지.
온몸이 잘게 썰려 있어서 기어갈 수조차 없다.
간신히 남아있는 왼팔을 약간 움직일 수 있는 정도다.
미쉘은 도망치지 못했다.
이대로 가다간, 미쉘은 죽는 것보다도 더 참혹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미 자신한테는 그녀를 구해줄 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다.
시간은 이미 남아있지 않다.
몇 분도 안 지나서 아마츠는 목숨이 끊어지고 말 것이다.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마저, 미쉘과 다른 애들을 구하지 못했던 안타까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그때였다.
바로 근처에서 사람의 발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두 사람 정도 있는 모양이다.
죠지와 릴리가 숨통을 끊으러 온 것이리라.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은 곧 죽을 텐데 말이다.
“――――”
다가오는 발소리.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이상한데, 라고 아마츠는 생각했다.
죠지와 릴리라면 자신을 보고 놀라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이 발소리는.
“그곳……에, 계신……거겠죠……?”
간신히 무사한 성대를 필사적으로 움직인다.
“애들을……제발, 구해, 주세요…….”
“………….”
“그……고아원은, ……애들을, 실험에 사용해서……죽이고 있어요…….”
무언가에 매달리듯이, 아마츠는 누군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자신의 죽음까지, 앞으로 몇 초.
이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후의 일이다.
“지금……도, 여자애……가, 위험한, 상황에……처해……있어요…….”
“………….”
“부탁, 드립……니다.”
그 말을 입에 담고,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시간 종료다.
이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뻗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그곳에 있는 누군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자신처럼 수상한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보통은 믿어주지 않으리라.
당연하다.
당연하다, 그렇지만.
“……미쉘을……구해, 줘요…….”
움직일 리가 없던 목이 마지막으로 그렇게 쥐어짜냈다.
말할 힘 따위, 이미 몸 어느 곳에도 남아 있지 않았는데.
어떻게든 미쉘을 구하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만 가지고, 아마츠는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했다.
손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들어올리고 있던 손이 땅으로 떨어지기, 직전.
“――――”
누군가가 아마츠의 손을 붙잡았다.
든든하고, 따뜻한 손바닥의 감각.
‘……아.’
어째서일까.
그 손을 아마츠는 알고 있었다.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먼 곳에 있었지만.
제일 가까이 있었던, 무언가.
계속 추구해 왔던 진짜(존재).
‘아아…….’
이 사람한테라면 맡길 수 있다.
그렇게 안심하고.
――아마츠는 잠에 빠졌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향해 필사적으로 뻗은 그 손.
그걸 굳게 붙잡으면서,
“――그래, 맡겨 둬.”
아마츠키 이오리는,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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