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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4장『고아원』
제 14화 『무덤 앞에서 흘린 눈물』
성당 기사단 밑으로 익명으로 어떤 소식이 날아왔다.
성도 바로 옆에 있는 고아원에서 신을 모멸하는 듯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소식을 들었음에도 성당 기사단은 곧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차피 무슨 장난일 거라는 생각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뒤로 곧장 성도를 둘러싼 대성문에서 수많은 고아들이 보호되었다.
아이들은 그 고아원에서 도망쳤다고 증언하고 있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아이들을 통해 고아원 내부에서 있던 사건이 밝혀졌다.
아이들이 말하길 고아원 지하에서 비합법적인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다.
거기서 수많은 아이들이 희생양으로 삼아졌고, 자신들은 그곳에서 도망친 것이라고 했다.
그 정보를 듣고 나서야 겨우 성당 기사단이 움직였다.
제 2번대 대장, 마르크스 에피로트 산달폰을 포함한 여러 기사들이 고아원을 조사했다.
고아원 지하에는 몇 십 명의 시체가 발견됐다고 한다.
또한 흔적으로 보아 희생자의 총 숫자는 몇 백 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분 조사가 시급했다.
그 외에도 교국에서 불법으로 지정된 비합법 약물 같은 게 발견되었다.
실험 기구들 중 일부는 이미 불에 타 있어서 무슨 연구를 하고 있던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이미 죠지, 릴리 두 사람의 모습은 없었고, 현재 성당 기사단이 탐색을 벌이고 있다.
성도에서 일어났던 행방불명 사건과의 연관성도 조사 중이다.
성부모(聖父母)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두 사람의 평가는 일변.
대량 학살을 실행한 신에 대한 모욕자로써, 두 사람은 지명 수배를 받게 됐다.
보호된 아이들은 맡길 곳을 찾아낼 때까지 성당 기사단이 보호하게 되었다――――.
――이것이 이번 사건의 전말이다.
죠지와 릴리를 처리한 뒤, 우리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성도로 향했다.
그리고 대성문에서 아이들을 보호시킴으로써 일을 크게 벌려, 성당 기사들한테 고아원의 지하를 조사하게 만들었다.
이걸 통해 그 녀석들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는 것과 동시에, 아이들을 보호시킬 수 있었다.
성당 기사단은 수상쩍긴 하지만, 일을 크게 벌려놨으니 교국에서 직접 움직이게 될 것이다.
나라가 보호하게 된다면, 간단히 손을 뻗을 순 없으리라.
부상이 심했던 미쉘과 시이나라는 아이는 성도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역시 포션을 마시게 한 정도로는 완치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정신적인 데미지도 컸을 테고 말이다.
그리고 실험실에 있던 『영웅 아마츠』에 관한 정보는 전부 말소했다.
오르가에 대한 자료나, 나한테서 채취한 데이터 같은 것들도 꼼꼼하게 박살내어 소각시켰다.
앞으로 내 호문쿨루스가 만들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성부모라는 말도 안 되는 호칭은 사라지고, 성도 곳곳에서 그 녀석들의 대한 여러 소문이 흐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성광신』하디아를 신봉하는 사교도이며, 아이들을 산제물로 삼고 있었다.
사실 두 사람은 마족이며, 수비가 철저한 성도를 함락시키기 위한 스파이였다.
영웅 아마츠를 소생시키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등등.
아예 틀린 추측부터, 의외로 진실에 가까운 것까지 각양각색이다.
뭐, 이미 죽은 그 녀석들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지만.
성부모라는 호칭이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그게 사라진 건 썩 나쁘진 않지만 말이야.
그것보다 하나 문제가 있다.
소문 중에 좀 껄끄러운 부분을 없애고 다니는 녀석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기분 나쁜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그리고 며칠 후.
미쉘은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지하에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기억은 조금 애매하다.
두 명의 남녀가 자신을 구해주러 왔던 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뒤에 곧바로 의식을 잃어버렸고, 눈을 떴더니 성도에 실려와 있던 것이다.
시이나나 다른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걸 들었을 땐 안심했다.
병실로 찾아온 성당 기사 사람들한테 질문에 대답하는 건 꽤 힘들었지만 말이다.
상처는 거의 다 나아 있었고, 미쉘은 내일쯤엔 퇴원할 수 있다고 했다.
“………….”
성당 기사단 사람들한테서 그 고아원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아무래도 죠지와 릴리는 고아원에서 모습을 감춘 모양이다.
어디로 갔는지 짐작 가는 부분이 없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미쉘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오르가나, 그들의 아들인 다티스도 찾지 못한 모양이다.
전원 다 행방 불명.
미쉘은 어렴풋이 그들이 이미 살아있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다.
자신들이 여기에 무사히 있다는 건 그렇게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테니까.
그런 것보다.
미쉘의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는 건, 아마츠였다.
“………….”
덜컹 하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또 누가 왔나 하고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린 미쉘은 그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실례하겠습니다.”
“오…….”
안으로 들어왔던 게 아주 잠깐 아마츠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쉘은 곧바로 아마츠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방으로 들어온 건 그 흑발의 소년이다.
“혹시 다른 사람이랑 착각하게 만든 건가? 미안한데.”
“아뇨……. 그게…….”
“잠깐, 대화 좀 나눠도 될까?”
“네…….”
그리고 미쉘은 흑발의 소년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아마츠키 이오리라는 모양이다.
‘역시, 닮았어.’
아마츠와 이오리.
키도, 머리 색깔도 다른데 두 사람은 어딘가 닮았다.
얼굴도 그렇지만, 어딘가 분위기가 비슷한 것이다.
아마츠보다 이오리가 좀 더 날카롭긴 하지만.
“……일단 너한테는 이번 일의 전말을 말해 둘까 싶어서 말이야.”
그리고 이오리한테서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들었다.
그들은 오르가를 쓰러트리고, 자신들을 해방시켜줬다고 한다.
말을 흐리긴 했지만, 역시 미쉘이 예상한 대로 죠지와 릴리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모양이다.
“오빠는……어떻게 됐나요?”
모든 전말을 들은 이후, 미쉘은 이오리한테 그렇게 물었다.
그는 눈을 감고, 뭐라 형용하기 힘든 표정을 짓더니 가방에서 어떤 물건을 꺼냈다.
그건 찢어진 작은 천이었다.
“……그건…….”
“가져올 수 있던 건 이것뿐이었어. 그 사람의 몸은……그게, 바로 사라져 버렸거든.”
난처하다는 듯이 말하더니, 이오리가 천을 건넸다.
미쉘은 그 천을 손에 쥐고 떠올렸다.
이건 아마츠가 입고 있던 물건이라는 것을.
“……오, 빠…….”
“………….”
천을 손에 쥐고, 미쉘이 몸을 떨었다.
시야가 흐려지더니, 코가 확 뜨거워졌다.
그래도 이오리의 앞이라는 생각에 미쉘은 필사적으로 치밀어오르는 눈물을 참았다.
그리고 조금 있어, 이오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슬슬 가볼게.”
“……이오리 씨. 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하는 미쉘을 향해 이오리는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을 구한 건, 내가 아냐.”
“………….”
“너희들에 대해 가르쳐 준 건 그 녀석이었어. 만약 그 녀석이 없었더라면 나는 너희들을 구할 수 없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미쉘과 다른 아이들을 구한 것은 아마츠라고.
이오리는 그렇게 말했다.
“……아아, 오빠는…….”
――쓸데없이 죽은 게 아니었구나.
가능하다면 자신에 대해선 비밀로 해 뒀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이오리는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의 등을 보다가 미쉘은 어느 사실을 떠올렸다.
자신이 숲에서 나오려고 했을 때 어떤 집단과 만났다는 것을.
그 사실을 알리자, 이오리가 우뚝 몸을 세웠다.
“……그 집단은 무슨 이름이나 그런 걸 말하진 않았니?”
기억을 거슬러 미쉘은 어떤 단어를 떠올렸다.
정신을 잃기 직전 남자들 중 한 사람이 말했던 그 단어를.
“――분명히……마르크스 씨라고, 그렇게 말했어.”
◆
“……오빠.”
다음날.
미쉘은 그 숲에 와 있었다.
고아원 쪽은 성당 기사들이 출입 금지령을 내리고 있었지만, 입구 근처에는 들어갈 수 있다.
미쉘은 이오리한테서 받은 천을 땅에 묻었다.
그 위에 그의 이름을 적은 나무 명찰을 꽂고 묘를 만들었다.
고아원의 희생자들 중 사체가 남아있는 자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묘가 만들어지고 있다.
유마나 다른 희생자들은 이미 묘가 만들어져 있었고, 여기 오기 전에 바로 막 찾아갔었다.
하지만 아마츠의 묘는 없다.
호문쿨루스인 그는 시체가 남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아이들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시이나를 포함한 아이들은 누구 한 사람조차 필사적으로 싸웠던 아마츠의 존재를 모르는 것이다.
그건, 싫었다.
“……그래서 내가 오빠의 묘를 만들어 봤어. 거창하진 않지만 이걸로 용서해 줘.”
만든 묘를 향해 미쉘이 말했다.
“나는 이제 이렇게 상처 하나 없어. 어제 병원을 퇴원했거든. 시이나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긴 하지만 괜찮을 거야. 고아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잘 기억이 안 난대.”
그대로 잊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네……하고 미쉘이 중얼거렸다.
“다른 애들은 전혀 다친 데 없어. 다친 곳도 병에 걸린 애도 아무도 없어. 성당 기사 분들한테 달려들어서 혼날 정도야.”
자신들이 어떤지 보러 왔던 레오라는 기사한테 장난을 치다가 엄청나게 혼났다.
죠지와 릴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내가 잘 헤쳐 나가야지.”
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건 자신이니까.
“……있지, 전부 다 오빠 덕분이야. 애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어 댈 수 있는 것도, 시이나가 입원할 수 있던 것도, 내가 여기 있는 것도……. 전부, 저언부, 오빠가 우리를 구해준 덕분이라구.”
쏴아아 하고 바람이 불더니, 주변 나무들이 흔들린다.
미쉘의 말에 대답을 하는 사람은 없다.
“……고마워, 오빠.”
요 며칠 간 모든 기억이 애매했다.
뭔가 애매한 느낌에, 실감이 없었다.
“사실은……내가 직접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오빠한테, 고맙다고……. 오빠 덕분에 다들 살았다고………….”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뺨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오리 앞에선 참을 수 있었는데.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넘쳐 흐른다.
“좀 더……제대로……얘기하고 싶었어어…….”
그렇게 미쉘은 오열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직 홀로 아마츠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품으며.
자신을 구해준 오빠는 진정한 영웅이었다면서.
“아아……으아아아아아앙…….”
미쉘의 뺨에서 흐른 눈물이 땅으로 떨어진다.
뚝뚝, 묘의 흙을 적시고 있었다.
◆
“……이제 됐나?”
묘 앞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는 소녀한테서 등을 돌리고 나는 숲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갔다.
등 뒤에서 엘피가 따라오고 있다.
“……그래. 저 녀석이 움직일 것 같은 기색도 없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이 이상 훔쳐보고 싶진 않았다.
……자신이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음을 더럽히고 싶진 않다.
“나는 네 그런 점이 마음에 든다만?”
“……시끄러워, 가자.”
“쿠후후, 쑥스러워 하는군.”
주변에 대한 경계를 허투루 하지 않은 채 걸어간다.
지금은 없지만 가끔씩 누군가 경계하는 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아마도 류자스와 그 일당들이겠지.
습격은 없지만 한시도 경계는 풀지 않는다.
성가신 녀석들이다.
“그나저나, 기분 나쁜 사건이었군.”
“……그러게.”
찾아낸 시체는 몇 십 구.
흔적을 보아, 대략 그것의 10배 정도 되는 사람이 살해당했을 테지.
정기적으로 시체를 소각해서 처분하고 있던 것이리라.
“시체 중 대부분은 아이들이었지만……몇 명 정도 어른이 섞여 있더군.”
“……그러고 보니, 성도에서 행방불명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지?”
“그래. 틀림없이 그 지하에서 살해당해 있던 자들일 테지.”
문제는 어째서 어른이 살해당해 있는가, 그것이다.
“고아원에는 꽤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 있었다. 마력을 보급할 거였다면, 그 아이들만 쓰면 될 거다. 가족이 없는 아이들은 처분해도 감추기 용이할 테니 말이다.”
“그걸 일부러 어른을 찾아내서 처분한 건 어째서……인가.”
몇 가지 추측은 하고 있지만, 물증이 없다.
뭐 그건 지금부터 조사해 가면 된다.
아직 이번 사건은 끝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다음 표적은 이미 정해 둔 걸 테지?”
“그래, 물론이지.”
병실에서 미쉘이 말했던 그 말을 떠올린다.
『――분명……마르크스 씨, 그렇게 말했어』
이번 사건엔 그 녀석이 연루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걸 폭로한 다음, 내 복수를 마치자.
복수 방법도 음미해 둬야 한다.
“………….”
문득 생각이 났다.
그 호문쿨루스가 말이다.
“……그 시절의 나는…….”
분명 그런 식으로――.
“뭐라 했지?”
“……아니.”
고개를 젓고 걸음 속도를 올린다.
길은 이미 나뉘었다.
나는 내 길을 가자.
“그럼, 다음 복수를 실행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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