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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5장『성도』
제 1화 『한밤중의 손님』
레이테시아에 어둠이 드리워진다.
어둠에 휩싸인 페테로 교국게 펼쳐진 초원 지대.
그 한가운데에 순백의 대성문(大聖門)에 둘러싸인 성도 슈멜트가 홀로 반짝이고 있었다.
반짝반짝 땅을 밝히는 달빛 아래——『성광구(聖光区)』에 우뚝 솟은 커다란 저택.
그 성의 한 방에서 짐승 같은 교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점점 격렬해지던 교성은 이윽고 도중에 뚝 끊겨버렸다.
“……칫.”
뇌수가 녹아버릴 것만 같은 달콤한 향기가 감도는 그 방 안에 한 남자가 울분을 해소하려는 듯이 발을 크게 굴렀다.
그의 발 밑에는 몇 명이나 되는 아인 여자가 의식을 잃은 채로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으며, 남자는 그 중 한 사람을 향해 난폭하게 발을 휘둘렀다.
남자는 짧고 단정하게 잘려진 황색 머리카락이 난 머리를 벅벅 긁더니, 숨을 토해냈다.
자기 생각대로 진행되고 있던 계획이 예기치 못한 사태 때문에 꺾여버렸다.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던 두 사람——죠지와 릴리는 아직 자신을 위해 해 줘야 할 일이 있었는데.
“멍청한 놈들.”
남자——마르크스 에피로트 산달폰은 발밑에 있는 여자의 머리를 짓밟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원래 고아원의 존재가 노출되더라도 증거를 없앨 준비는 전부 끝마쳐 두고 있었다.
죠지와 릴리 두 사람이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는 건 고아원의 지하 쪽을 뒤져봐도 알 수 없으리라.
하나하나 세심하게 직접 고아원 조사를 나서 봤지만 자신이 고아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는 증거는 남아있지 않았다.
그건 괜찮다.
문제는 그 두 사람이 대체 어떻게 됐냐는 것이다.
지하실에는 약간이나마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마르크스는 그 두 사람이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해 이미 살해당한 건 아닐까 하는 추측을 세우고 있었다.
그럼, 두 사람은 대체 누구한테 살해당한 것인가?
마르크스는 그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성당 기사단을 이용해 공적 수사를 해 보고, 부하를 이용해 암부(暗部) 쪽에서도 정보를 모으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것이 마르크스의 화를 돋구고 있었다.
“아……아.”
갑자기 발 밑에 있던 여자가 작게 신음소리를 흘렸다.
몇 개월 전에 붙잡은 인랑종(웨어울프)다.
그 길고 아름다운 사지에는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로 참혹한 상처가 수없이 새겨져 있었다.
보석처럼 빛나던 그 눈동자에선 이미 빛이 사라져 있었다.
“시끄럽군……. 대체 누가 입을 벌려도 된다고 했지?”
마르크스의 발차기가 인랑종 여성의 복부에 내리 꽂힌다.
눈은 뜨여있어도 의식이 없었기에 고통을 느끼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 여자.
그걸 구실로 마르크스는 여자를 몇 번이나 발로 걷어찼다.
“반응 좀 해 봐라. 어? 시시한 년, 나를 즐겁게 해 보란 말이다!”
“커, 헉…….”
쁘득쁘득.
마르크스의 두터운 손가락이 여자의 목을 옥죈다.
하얀 피부가 점점 파랗게 질려가더니, 여자가 거품을 물고 흰자위를 내보이려던 때였다.
“마르크스 씨.”
문을 열고 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성당 기사단에 속한 마르크스의 부하다.
“내가 한창 즐기고 있을 때 물을 끼얹지 마라!! 멜트 님도 말씀하셨을 텐데! 자신보다 더 높은 사람은 존경하라고 말이야! 너는 나를 방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난 거냐? 아앙!?”
손가에 있던 재떨이를 부하한테 내던지고 마르크스가 호통을 내지른다.
실례했습니다, 라는 비명을 지르며 남자는 허둥지둥 방을 나갔다.
“……무능한 놈이 날 방해하다니.”
그렇게 욕설을 내뱉으며 마르크스는 여자의 목에서 손을 떼어놨다.
부하 때문에 여흥이 깨지고 말았다.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 인랑종 여자들을 힐끗 쳐다보곤, 마르크스는 불쾌하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추악한 짐승 새끼들.”
인랑종의 신경을 망치는 향수를 멈추고, 마르크스가 커다란 의자에 앉아 쉬고 있을 때였다.
“——꽤나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고 있는 모양이로군.”
마르크스 외엔 아무도 없을 터인 그 방 안에 목이 쉰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누구냐, 어디 있는 거지?”
의자에서 일어나 방을 둘러본 마르크스였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경계심을 높이는 마르크스를 앞에 두고 그 목소리는 쿡쿡 하고 웃기 시작했다.
“……모습을 보여라.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한테 마르크스는 강한 위압감을 뿜어냈다.
그가 뿜어내는 기압은 정련된 기사의 그것이 아니라, 탐욕에 찌든 야수 같은 위압이다.
그 기압을 받고 목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
어둠에 휩싸인 마르크스의 방을 밝히고 있는 건 창 밖에서 비쳐 들어오고 있는 달빛 뿐.
방 안에는 어둠에 휩싸여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곳에서 마치 어둠이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이쿠, 이거 무서워서 못 살겠군.”
짙은 붉은 머리칼과 날카로운 적색 눈동자.
늑대를 연상시키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 50대 정도 되는 남자.
그 얼굴, 그리고 그 몸에 두르고 있는 칠흑의 로브를 마르크스는 본 적이 있었다.
“류자스 길반……인가.”
2달 정도 전에 「흙의 마장」을 해치우고 나락 미궁을 토벌한 궁정 마술사.
「대마도」의 이명으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존경을 산 남자가 마르크스의 앞에 서 있었다.
“……어떻게, 이 방까지 들어왔지?”
“그냥 평범하게 들어왔지.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말이야.”
이 건물은 마르크스의 부하가 상시 경비를 서고, 또 침입자에 대비한 함정이 몇 개나 설치되어 있다.
그걸 간단히 뛰어넘고 ̀『평범하게』 라고 말하는 류자스를 보며 마르크스는 경계심을 드높였다.
“이봐, 그렇게 험악한 표정 짓지 마. 우리들은 동료잖아? 함께 아마츠를 죽였던 사이끼리 왜 그렇게 딱딱하게 구는 거야.”
“……일부러 그런 말을 하러 여기까지 온 거냐?”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 아마츠를 죽인 지 30년이 되는 걸로 축하할 만한 사이도 아닐 텐데?”
류자스의 장난스러운 태도에 마르크스의 눈빛이 번뜩 하고 빛났다.
30년 전에는 「대마도」라는 위용에 억압당해 있었지만, 지금의 마르크스는 성당 기사단의 대장 중 한 사람이다.
그걸 가르쳐 주기 위해 마르크스는 『힘』의 일부를 해방해 보였다.
“나를 너무 얕보지 마시게, 류자스 공. 4번대에 운반직을 맡고 있었을 때와는 다르다네.”
“……그런 것 같군. 재밌는 걸 갖고 있잖아.”
그걸 보고 류자스는 붕대에 감긴 오른팔을 살짝 쓰다듬었다.
“그럼, 슬슬 본제로 들어가 볼까.”
“……본제라고?”
“죠지와 릴리를 죽인 게 누군지, 알고 싶지 않나?”
“…………!”
끈적끈적하고 날카로운 빛을 뿜어대는 두 눈동자를 가늘게 뜨며, 사나운 맹수 같은 미소를 짓곤,
류자스는 말했다.
“그 녀석들을 죽인 건————.”
◆
“후우. 개운하군.”
밤.
목욕을 하러 갔다 왔던 엘피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방에 돌아와 있었다.
성도(좋은 곳)의 여관인 만큼 설비는 꽤 잘 갖춰져 있다.
대신 숙박료는 상당히 비쌌지만, 돈은 어느 정도 있으니 문제 없다.
덥군, 하고 중얼거리며 당연하다는 듯이 옷을 내던지는 엘피.
시야에 들어온 나체에서 눈을 돌리고 있자,
“음.”
의자에 걸터앉아 있던 엘피가 이쪽으로 오라고 눈짓을 보냈다.
이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싫어도 알 수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을 말려라,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옷을 입어라, 옷을. 잠옷이라도 상관 없으니까.”
“에에…….”
“안 말려준다.”
“음……. 치사한 녀석.”
이 자식…….
꿈질꿈질 엘피가 옷을 입은 걸 확인하고 나서 나는 엘피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엘피의 은발은 물에 젖어서 요염하게 빛나고 있다.
예전에 제국에서 샀던 천으로 엘피의 머리카락을 툭툭 쳐 주었다.
머리칼을 누르는 것처럼 천으로 머리카락의 물방울을 떨쳐낸다.
“음. 여전히 좋은 손길이군.”
“그거 고맙다.”
수분이 적당히 떨어지고 나면, 이번엔 마술을 사용한다.
화염 마술과 바람 마술을 동시에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내 조금 떨어진 곳에서 머리카락에 쐬어준다.
그 뒤에 한쪽 손으로 머리카락 뿌리 부분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안쪽까지 뜨거운 바람이 닿도록 조절을 했다.
뜨거운 바람을 드라이어기 대신 사용하는 건 영웅 시대에 여행하던 중 고안해 낸 기술이다.
「열풍(버닝 블라스트)」라는 이름의 마술은 원래부터 있었지만, 머리를 말리는 데에 사용하는 건 획기적이다, 라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저, 아마츠 씨가 머리카락을 말려 주는 걸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 여자의 머리를 말려준 적도 있었지.
“음—. 이오리, 무슨 일 있는 게냐?”
“……아니. 뜨겁진 않냐?”
“음, 문제 없다. 계속하도록.”
……여전히 잘났다는 듯한 말투군.
이렇게 엘피의 머리를 말려주는 건 대체 이번이 몇 번째일까.
제국을 나와서 교국으로 가던 중이었던가.
“스스로 하는 거 귀찮아! 그치만 안 하면 내 아름다운 머리가 엉망이 되잖아! 이오리, 해 줘!” 라며 짜증날 정도로 부탁을 해오길래 어쩔 수 없이 말려주게 됐던 것이다.
“후. 내 머리를 말릴 수 있는 영광을 곱씹도록 하거라.”
“………….”
“앗 뜨거!?”
“하아…….”
“뜨거워, 이오리 뜨겁다! 뜨겁다니까!
몇 분 후 겨우 머리를 다 말렸다.
매번 할 때마다 시간이 꽤나 걸린다.
툭 하고 자라버리면 조금 말리는 게 편해질 텐데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에잇!”
“윽!”
엘피가 뒤쪽에서 내 머리를 잡아 뜯었다.
“……무슨 생각이냐.”
“아니, 신경 쓰여서 말이다.”
봐라, 하고 엘피는 뽑은 머리카락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손가락에 쥐어져 있던 건 백발……이 아니라, 잿빌 머리칼이었다.
“이것 말고도 몇 개나 더 있다.”
머리카락을 보고 있는 사이에 엘피는 뚝뚝하고 계속해서 머리카락을 뽑아댔다.
그만둬, 검은 머리카락도 뽑히잖아.
“……잿빛, 이라.”
아마츠였을 시절의 내 머리카락 색깔이다.
몸에 깃들어있던 방대한 마력의 영향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변색되어 저 색이 됐었다.
지금 내 머리카락이 잿빛이 되고 있는 건 아마도 【영웅 재현(더 레이즈)】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아주 약간의 시간이긴 하지만, 과거와 똑 같은 양의 마력을 사용하고 있으니 이상할 건 없다.
과용하다 보면 머리카락이 완전히 잿빛이 돼 버릴지도 모르겠군.
뭐, 과용한다는 말 이전에, 아직 발동 조건이 분명하지 않지만 말이야.
류자스나 오르가와의 전투에선 간단히 쓸 수 있었는데, 다른 타이밍에선 제대로 발동하지 않는다.
역시 평소 내가 이길 수 없을 만한 상대가 아니면 발동하지 않는 것일까.
검증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상당히 어렵군.
어떻게든 발동 조건을 밝혀두고 싶다.
……지금은 그것보다.
“후후, 쿠후후.”
이 녀석, 도중에서 머리카락을 뽑는 게 재밌어져서 다른 머리카락도 뽑고 있잖아.
“이제 슬슬 그만해라.”
“아야!?”
춉을 먹이고, 머리카락을 뽑고 있는 엘피를 막았다.
“으으. 지금 그걸로 떠올렸다만, 그 호문쿨루스들은 네 머리카락 같은 걸로 만들어진 걸 테지?”
오르가나, 그 녀석을 말하는 건가.
“그래. 그 외에도 손톱이나 피부, 마력 패턴도 사용되고 있던 모양이지만 말이야.”
“그걸로 매우 흡사하게 생긴 호문쿨루스를 만들 수 있다니……. 내 호문쿨루스라도 만들 수 있으면 어쩌지…….”
그 녀석은 상실 마술(로스트 매직)을 사용하고 있던 모양이니, 그렇게 간단히 만들 수는 없겠지.
내 호문쿨루스도 데이터는 전부 지워놨으니 이제 만들 수는 없을 거다.
“그러고 보니 네 분신체도 비슷한 거 아니었냐?”
엘피의 몸은 마력으로 만들어진 가짜다.
진짜는 남아있는 미궁 어딘가에 봉인되어 있다.
잃어버린 몸을 마력으로 재현시키는 것도 상당한 기술일 것이다.
“전혀 다르다. 호몬쿨루스와 달리, 분신체는 내 의사로 다룰 수 있지. 이건 마족한테 전해지는 마술인데 말이다. 방대한 마력과 상당히 정밀한 마력 조작 솜씨가 필요하다.”
“그렇군. 다른 마족도 쓸 수 있는 거냐?”
“아니, 마왕성에서 이걸 쓸 수 있던 건 나랑 오르테기아뿐이었다.”
뭐, 그렇겠지.
이런 마술을 간단히 쓸 수 있다면 성가시다고 할 수준이 아니다.
“……오르테기아도 쓸 수 있던 건가.”
그 녀석과는 딱 한 번 싸워봤는데, 몸을 결손시킬 정도의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
모처럼 손발을 베어냈는데 재생시킬 거라고 생각하니, 이 마술 정말로 성가시군…….
“……그래. 매우 짜증나는 일이지만, 그 녀석이 나보다 더 잘 사용했다. 뭐, 이건 자신의 육체밖에 재생시키지 못한다.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을 테지.”
“……그렇군.”
오르테기아는 일단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지금 생각해야 할 일은 다음 복수 대상에 대한 일이다.
——마르크스 에피로트 산달폰.
성당 기사단 2번대 대장.
몇 년 전까지는 2번대 부대장이었지만, 전 대장이 사망한 걸 계기로 승진하여 지금 지위로 올라왔다.
검술과 마술, 두 개 모두를 사용하여 싸우는 실력 있는 대장.
통솔력도 뛰어나 2번대에는 그를 존경하는 부하가 몇 사람이나 있다.
평소엔 『성광구』에 있는 2번대 숙소에 있다.
또한 『성광구』에 저택을 두고 있으며, 그의 저택에는 부하가 빈번히 드나든다는 모양이다.
아인 배척파 멜트교 신자로써도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상이 고아원 사건이 해결된 이후 내가 조사한 정보다.
아직 릴리와 죠지와의 직접적인 연관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미쉘의 말로 추측해 보건데 그들이 연관되어 있던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이상의 정보는 포착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슬슬 숙소나 저택으로 숨어들어갈 때겠지.
복수 대상의 정보는 가능하면 자세히 조사해 두고 싶다.
릴리와 조지 때처럼 성가신 걸 감춰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 녀석한테 걸맞는 복수를 생각할 때 도움되는 구석도 있다.
좋아.
내일부터 마르크스의 주변에 대해 조사를 시작해 보자.
배신자가 하루라도 더 길게 평화롭게 살고 있다는 사실은 참을 수 없다.
그렇게 다짐하고 난 직후의 일이었다.
“……!”
“!”
똑똑 하고,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문 밖에 있는 기척은 하나뿐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기다리다 지친 선정자들이 공격을 해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엘피.”
“그래.”
언제든지 싸울 수 있도록 자세를 취해 둔다.
“……누구냐?”
“밤중에 미안하군. 조금 얘기를 나누고 싶은 게 있다.”
“…………?”
밖에서 들려온 건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것도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다.
천천히 문을 열어보니 그곳에는 깊숙이 후드를 뒤집어 쓴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주변을 확인하더니 천천히 후드를 벗었다.
그곳에 있던 건 예상하지 못했던 남자의 얼굴이었다.
짧고 단정하게 잘린 남색 머리카락.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그 남자는 본 기억이 있었다.
“……레오 윌리엄 디스프렌더냐?”
성당 기사단, 2번대 부대장.
복수 대상의 부하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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