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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5장 제 3화『관계와 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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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5장『성도』


제 3화 『관계와 간계(奸計)』


페테로 교국, 성도 슈멜트.

과거 「성광신」이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줬던 도시.

또한 설산에서 내려온 『타광신』 하디아의 군세를 『성광신』 멜트가 격퇴한 결전의 땅으로도 알려져 있다.

현재 슈멜트는 이 교국의 수도로 지정되어 있다.


대성문으로 사방이 수호되어 있는 슈멜트는 매우 넓다.

따라서 몇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있다.

구획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성광구』다.


교국, 그리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결성된 성당 기사단.

네 개의 부대가 있는 기사단의 본거지는 『성광구』에 있다.


또한, 『성광신』 멜트를 신봉하고, 그 가르침을 세계에 퍼트리기 위해 존재하는 멜트 교단.

교국에 있어서 매우 강력한 권력을 보유하고 있는 멜트 교국의 본거지도 이 『성광구』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두 조직은 당연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교국 내, 기사단 내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하기 위해 정략 결혼이 치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레오 윌리엄 디스프렌더의 소꿉친구——키리에 우르슬라 에이베른.

그녀와 마르크스의 혼약도 그런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정략 결혼이다.


신의 가르침을 세계로 퍼트리기 위해 존재하는 멜트 교단이지만, 그 내부는 부패해 있다.

신의 위광을 방패로 사욕을 채우고, 지위를 손에 넣기 위해 신의 가르침을 등에 업는다.

그런 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키리에의 부모님은 멜트 교단의 일원이다.

딸인 키리에 자신도 멜트 교단에 소속되어 있다.


옛날 키리에의 양친의 교단에서의 입지는 매우 아슬아슬한 것이었다.

가문은 그렇게 좋지도 않고, 뒷배경도 없고, 파벌 투쟁 때문에 간단히 짓뭉개질 정도의 입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건 키리에가 태어나면서 크게 바뀌었다.


과거 『성광신』 멜트가 사용했다고 하는 신성한 대마술.

그걸 교국에선 『성창 마술(聖唱魔術)』이라 부르고 있다.

신성한 마술로 온갖 은혜나 기적을 가능케 하는 재현 불가능한 상실 마술(로스트 매직)


키리에는 나이 열 살 때 갑자기 『성창 마술』을 사용하는 데에 성공했다.

신전 안에서 기적과도 같은 마술을 사용해 보인 것이다.

그 후로 키리에의 양친의 교단 입지는 단숨에 올라갔다.


현재로선 멜트 교단 안에서도 위에서 약간 떨어지는 정도의 권력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에 끝은 없다.

키리에의 부모님은 더 높은 지위를 원했고, 키리에를 이용해 정략 결혼을 꾸몄다.

그 상대가 바로 성당 기사단의 2번 부대장, 마르크스 피에트로 산달폰이다.


이런 건 어디에나 있는 얘기다.

딱히 특별하지도 않은 흔해빠진 정략 결혼.

교단 안에선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결혼할 수 있던 사람들 쪽이 더 적으리라.


다만, 그 소꿉친구를 사랑했던 남자가 있었다.

고작 그런 얘기다.



마르크스의 방을 뒤로 한 레오가 향한 곳은 소꿉친구의 집이었다.


“……어째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했던 거야.”


화를 내는 듯한 말투로 책상 반대편에 앉아있는 소꿉친구한테 말을 걸었다.

길다란 남빛 머리칼을 실로 묶은 레오와 비슷한 나이의 여자다.

세게 껴안으면 부러져 버릴 것 같은 가련한 몸매에, 노출이 적은 피부는 눈처럼 하얗다.


키리에 우르슬라 에이벨른. 

대장 마르크스와 혼약을 했다고 하는 레오의 소꿉친구.

현재 멜트 교단에 소속되어 있는, 극히 소수의 『성창 마술』의 사용자다.


어렸을 때 만나 그 이후로 계속 똑같은 방향을 향해 걸어왔던 소꿉친구.

그녀한테 혼약 얘기가 돌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한테 아무런 상담도 없었다는 게 레오한테는 충격이었다.


“레오 군. 그게……나는.”


키리에는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로 고개를 숙였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을 기다리지도 않고 레오는 계속해서 물었다.


“정말로 마르크스 대장하고 결혼할 생각인 거냐? 그 사람은 아인 배척파에 소속되어 있어. 너는, 아인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을 텐데?”

“……그래 맞아.”

“대장과 결혼하면 너도 배척파의 일원이 될 수밖에 없다고!”


키리에의 부모님은 아인 배척파 파벌에 소속되어 있다.

지금까지 키리에는 『성창 마술』을 쓸 수 있다는 걸 방패 삼아 자신의 파벌을 얼버무려 왓다.

하지만 결혼하면 그렇게 할 수는 없으리라.


“응……알고 있어.”

“그럼……!”

“그래도 나는, 이미 결심했어.”


난처하지만 결심이 담긴 말이었다.

레오는 알고 있다.

이런 태도를 취할 때의 키리에는 결코 자신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는 걸.


“어째서……! 부모님의 지위를 굳혀드리기 위해서……?”

“그것도, 있어. 하지만……너를 위해서이기도 해.”

“나를, 위해서……?”


레오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키리에는 그런 말을 입에 담았다.

키리에의 그 말을 듣고 레오는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고개를 끄덕인 키리에의 머리칼이 살짝 살랑거렸다.


“내 지위가 올라가면 너한테 많은 협력도 해 줄 수 있고……그러면, 레오 군, 너는 네 꿈에 가까워질 수 있잖아?”

“내, 꿈.”

“응. 말했잖아. 나, 레오 군의 꿈, 응원하고 있다고 말이야.”


키리에는 빠른 말투로 그렇게 말하면서 낭랑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진심으로 레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는 표정이었지만, 지금 키리에의 눈은 레오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래. 겨우 부대장까지 왔잖아. 앞으로 얼마 안 남았어. 그러니까, 나는 그 꿈에 협력하고 싶어서——.”

“……큭!”


쿵, 하고 책상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키리에가 몸을 떨고는 책상에 주먹을 내리친 레오를 쳐다봤다.


“레오, 군…….”

“상담도 없이 뭐가 날 위해서야. 내가 언제, 그런 걸 너한테 부탁했다는 건데?”

“부, 부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약속했잖아. 너를 응원하겠다고. 그래서 난…….”


이제 됐어, 하고 레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머리에 피가 솟아올라 있다.

이 이상 대화를 이어가는 건 서로를 상처 입힐 뿐이리라.


“레오 군……!”


키리에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도 무시하고 레오는 집을 뒤로 했다.

밖으로 나와 레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끼워두고 있던 반지를 벗겨내고 굳게 손에 쥐면서 레오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너를 위해서라면. 나는……나는……!”



지붕 다락방에서 레오와 마르크스의 대화를 봤던 다음날의 일이다.

우리들은 다시 2번대 숙소에 숨어 들어갔다.

성당 기사의 숙소인 만큼 마술로 된 감시 장치는 물론이고, 정찰을 하고 있는 기사도 많다.


마르크스의 방으로 향하던 도중, 마술 종류, 순찰 인원 수 같은 정보를 모아 둔다.

엘피의 마안과 나의 『마술 찬탈(스펠 디바우어)』를 사용해 숙소의 마술은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순찰 기사에 관해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틀 가지고는 정보를 전부 다 모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 이틀 정도 있으면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허술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것도 상당히 엄중한 편이다.

첫째 날엔 숨어 들어가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니 말이다.

멜트 교단의 신전은 여기보다 몇 배는 경비가 더 삼엄하리라.

숨어들어가야 할만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흠……. 그럼 미궁 토벌은 며칠 더 미뤄지게 된다는 거로군요.”


현재 우리들은 지붕 다락방에서 마르크스와 다른 기사의 대화를 보고 있었다.

교국이 계획하고 있던 미궁 토벌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듯하다.


“미궁 토벌 연기, 라.”

“릴리와 죠지의 사건이 원인인 것 같은데.”


엘피가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 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른 나라가 계속해서 미궁 토벌에 성공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교국은 초조해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슈멜트에 전력을 모아 미궁 토벌을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전에 갔던 무구점의 무기나 방어구가 다 팔려나갔던 건 미궁 토벌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리라.


그게 고아원에 있던 사건 때문에 릴리와 죠지를 빨리 붙잡아야 하게 됐다.

2번대는 서둘러 두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고, 현재는 3번대도 탐색에 협력하고 있는 듯하다.


“기사단은 4개의 부대로 구성되어 있었나?”


엘피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성당 기사단의 구성에 관해 가볍게 설명했다.


멜트 교단의 신전을 수호하는 1번대.

수도를 수호하는 2번대.

교국 전체를 수호하는 3, 4번대.


성당 기사단은 이 4개의 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군. 그럼 몇 십 년 전에 내가 싸웠던 건 3번대나 4번대라는 소리겠군.”

“그래, 아마도 말이야.”

“그 놈들, 『신전은 건드리지 못한다!』라는 소리를 해대면서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쫓아왔는데, 무척 불길했었다.”


뭔가를 떠올린 건지 엘피가 몸을 떨어댔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옛날엔 상당히 이.상.한. 신자가 잔뜩 있었으니 말이다.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공격한 기사도 많았을 것이다.


미궁 토벌은 가장 마물과의 전투 경험이 풍부한 3번대를 주축으로 시행되는 모양이다.

그 3번대가 릴리와 죠지를 탐색하고 있으니 미궁 토벌이 늦춰지는 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겠지.


다른 나라한테 뒤처질 수 없다면서 교국은 전력으로 미궁 토벌을 실행할 것이다.

모험가를 모집해서 실행한 미궁 토벌과는 걸리는 시간도 동원하는 인원수도 격이 다를 것이다.

기사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교국은 미궁 토벌을 완수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번에 미궁 토벌이 늦춰진 건 운이 좋았군.”

“그래. 저 기사들을 빼돌리는 것 무척 힘들 것 같군. 그러니 아예 우리들만 가는 편이 더 빠를 테지.”


우물우물하고 사과 파이를 먹으면서 엘피가 고개를 끄덕인다.


성당 기사를 이용해서 미궁 토벌을 하는 수단도 생각해 봤지만, 동원되는 인원 수를 생각해 보면 상당히 힘들 것이다.

엘피가 말하는 대로 우리 둘이서 토벌을 하러 나가는 편이 편하고 낫다.


“흠.”


머리에서 계속해서 사과 파이를 꺼내더니 엘피가 맛있다는 듯이 우물거리고 있다.

이 녀석, 너무 긴장이 풀려 있다.


“음. 또 누군가 오는구나.”


엘피의 자유분방한 태도를 보고 어이 없어 하고 있자, 마르크스의 방에 손님이 들어왔다.

남색 머리칼의 여자가 혼자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복장으로 보아 멜트 교단의 사람이리라.


“잘 와 줬군, 키리에 군.”


마르크스는 기름진 얼굴에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여자한테 소파에 앉도록 말했다.

여자는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지은 채로 그 말에 따랐다.


“키리에 군. 혼약 얘기, 정식적으로 받아들여줘서 고맙네.”

“……네.”


혼약…….

어제 레오한테 말했던 상대인 건가.


“디스프렌더 군도 상당히 기뻐하고 있을 테지.”

“………….”


끈적끈적한 말투에 환희의 기색을 내보이며 마르크스는 그걸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상대 여자도 그걸 눈치 채고 있는 것 같긴 했지만, 고개를 숙인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 정식적으로는 발표되어 있지 않네만 말일세. 나는 얼마 안 있어 1번로 가게 되어 있다네. 교단의 높으신 분들의 추천을 통해 1번대의 대장이 된다는 걸세.”


1번대……신전을 수호하는 부대다.

다른 부대와 달리 1번대는 위험 부담이 적고, 또한 교단의 심층부와 연관이 있다.

각 부대에 신분 차이는 없다, 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성당 기사의 탑은 1번대인 것이리라.


“그렇게 되면 신전에서 치러지는 평의회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될 테지.”’

“그, 렇겠네요.”

“기사의 진급도, 내가 어느 정도는 정할 수 있게 된다는 소리네. 예를 들면 2번대의 부대장을 대장으로 진급시키거나……혹은 3번대 부근의 부대장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소리지.”


마르크스의 말에 여자가 움찔 하고 몸을 떨어댔다.


……아하.

그런 거냐.


“아니지, 아예 『누구누구는 기사도를 따르지 않는 비겁한 남자다』라는 얘기를 퍼트리면 최종적으로는 제대시킬 수도 있을 테지.”

“네……. 알고 있습니다.”

“디스프렌더 군한테는 어엿한 목표가 있지 않았나. 2번대 대장, 이었나? 이거, 감탄하고 있다네. 아직 젊은데도 목표가 바로 코앞까지 와 있으니 말이야.”


마르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만지작대기 시작했다.


“……윽…….”

“그런 디스프렌더 군이 사소한 일 때문에 꿈을 잃어버리면……. 그런 일은 있어선 안 될 테지. 그렇지 않나, 키리에 군?”

“네, 에…….”


마르크스는 여자의 귓가에 얼굴을 들이대곤 숨을 토해내듯이 말했다.


“오늘밤, 업무가 끝나면 내 방으로 오게나.”


알고 있겠지?

귓가에서 그렇게 확인을 하고 나서 마르크스는 여자를 방에서 내보냈다.


“그래, 벌써부터 흥분되는군. 준비해 둬야겠어. ……이것저것.”


조용한 방 안에서 마르크스의 끈적끈적한 중얼거림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