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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5장『성도』
제 5화 『마르크스 에피트로 산달폰』
마왕군과의 결전 전날, 각지에서 우리들 용사 파티한테 주어진 지원 물자가 배송됐다.
파티가 거점으로 삼고 있던 지역과 가장 가까웠던 교국을 경유해 물자는 배달될……예정이었다.
하지만 그 지원 물자를 운반하고 있던 부대는 마족한테 공격을 받고 만다.
치명상을 대신 입어주는 『수호의 부적』.
장비하기만 해도 항상 사용자를 지키는 방벽이 펼쳐지는 『신의 수호를 여기에(월 오브 생츄어리)』
이것들을 시작으로 각 나라의 보물급 마력 부여품(매직 아이템)은 그 습격 때에 분실하고 말았다.
그때 지원 물자 운반을 담당하고 있던 성당 기사의 부대도 그 대부분이 사망하고 말았다.
따라서 우리들은 도착할 예정이었던 마력 부여품(매직 아이템)을 얻지 못한 채로 마왕성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뭐, 단순한 얘기다.
루시피나 일당은 내가 사용할 예정이었던 『수호의 부적』이나 『신의 수호를 여기에』가 방해됐던 것이다.
표적한테 이런 걸 장비하게 놔둔다면 죽이기 힘들어질 게 뻔하니까 말이다.
거기서 성당 기사단의 대장이었던 죠지와 릴리가 손을 썼다.
운반 담당에 소속되어 있던 자신들의 부하를 끌어들여 마족의 습격을 눈가리개로 마력 부여품(매직 아이템)을 갈취한 것이다.
그 부하의 이름은 마르크스 피에트로 산달폰.
현재 성당 기사단 2번대 대장 남자다.
빼앗은 마력 부여품(매직 아이템)은 디오니스 일당이 마르크스한테서 고가로 사들인 듯하다.
그래서 디오니스는 『수호의 부적』을 갖고 있었다.
다른 마력 부여품(매직 아이템)도 류자스와 루시피나가 갖고 있는 듯하다.
이상이 죽음의 늪 미궁에서 그 녀석을 고문했을 때 들은 얘기다.
솔직히 말해서 나와 마르크스한테 직접적으로 연관된 건 없다.
교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릴리와 죠지의 소개를 통해 몇 번인가 대화를 나누거나, 한 번 훈련을 같이 했을 뿐이다.
다른 배신자들과 달리 나를 죽이려고 계획을 짰던 건 아닐 것이다.
마르크스의 협력이 없었더라도 릴리와 죠지는 다른 수단으로 마력 부여품(매직 아이템)을 빼앗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녀석이 배신한 탓에 운반 담당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죽었다.
그 중에는 몇 번이나 함께 싸웠던 남자나, 영웅 시대의 나와 뜻을 함께 하는 자도 있었다.
마르크스는 그 사람들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죽인 것이다.
단순하게 지인이 살해당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도 있다.
……아니.
이것저것 이유를 붙일 필요는 없다.
마르크스한테 복수하는 이유를 찾을 필요는 없다.
——어떤 이유가 있든, 마르크스는 나를 배신했다.
그것만으로도 복수의 이유는 충분하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
고아원 사건을 거친 후로 나는 결심했으니까 말이다.
복.수.에. 타.협.은. 없.다.고.
이유는 필요 없다.
개심 따윈 상관 없다.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배신자는 철저히 죽인다.
설령, 누가 상대라 한들.
◆
“어라……우리들,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분명 조금 전까지 표적을 처분하고 있었을 텐데.”
“……맞아. 그럼, 보고하러 가야겠네.”
세뇌에 걸린 세 사람이 마르크스한테 임무 완료 보고를 하기 위해 걸어간다.
이 도시의 지리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는 건지, 인적이 없는 뒷골목을 헤메지도 않고 나아가고 있었다.
“좋아, 가자.”
엘피와 함께 세 사람의 바로 뒤를 따라간다.
“이렇게 가까이 따라 붙어도 괜찮은 게냐?”
“문제 없어. 나랑 너를 보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도록 세뇌해 놨으니까 말이야.”
“「수상쩍게 여기지 않는다」라는 건가.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 올리비아라는 여자, 엄청난 마술을 고안해 냈군 그래.”
“……뭐 그렇지. 쓰레기 같은 녀석이었지만 이 마술은 한껏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하겠어.”
뒷골목을 십 몇 분 정도 걸어갔지만, 세 사람은 아직도 『성광구』 쪽으로 가지 않고 『상업구』를 걸어다니고 있다.
아니 오히려 구역의 구석 쪽에 있는 낡은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제일 좋은 방으로 부탁하지. 조용하게, 푹 잘 수 있는 방을 말이야.”
“……알겠습니다.”
여관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카운터에서 작은 열쇠를 꺼냈다.
세 사람은 그걸 받더니 돈을 내지 않고 여관 안쪽으로 들어갔다.
“……오오. 책으로 읽어본 적이 있었지. 지금 그건 비밀 암호라던가, 그런 걸 테지? 로망이 있군 그래.”
기척을 감추고 눈을 빛내는 엘피와 함께 여관 사람한테 들키지 않도록 세 사람의 뒤를 따른다.
남자들은 여관 가장 안쪽에 있는 금속제 문을 열쇠로 열더니, 그 안으로 들어갔다.
곧장 우리들도 그 뒤를 따랐다.
“나 참, 일일이 여길 경유하는 것도 귀찮군.”
“어쩔 수 없잖냐. 『성광구』로 들어가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기사한테 걸리니까 말이야.”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 자, 얼른 가자고.”
남자가 바닥 일부에 마력을 흘려 보내자 쿠웅 소리를 내며 계단이 나타났다.
“너랑 행동하게 된 뒤로 이상하게 지하와 연이 생겼구나.”
“……그건 나 때문이 아냐.”
남자들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자 통로가 펼쳐져 있었다.
복도에는 불빛이 없어서 세 사람은 마술로 주변을 밝히면서 앞을 나아갔다.
“……그렇군.”
마르크스 일당은 이 지하 통로를 이용해 사람한테 목격 당하지 않고 『상업구』와 『성광구』를 왕래하고 있던 것이리라.
성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행방 불명 사건 도중에 이 통로가 쓰여지고 있던 걸 테지.
“뭔가를 숨기려면 지하의 숨겨진 방이나 통로가 편리한 거겠지.”
내 복수 대상은 몽땅 다 수상쩍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으니 말이다.
지하를 자주 보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건, 괜찮다만.”
엘피가 내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아, 미안.”
엘피는 어두운 곳을 싫어했었지.
바로 마술로 불을 밝혀 줬다.
엘피의 몸의 떨림은 멈췄지만, 나한테서 떨어지려고 하지는 않는다.
“엇갈리면 귀찮아지니까 말이다. 이오리, 나한테서 떨어지지 말거라.”
“그래, 알겠어.”
세 사람의 뒤를 따라 20분 정도 지하 통로를 걸어갔다.
얼마 안 있어 시야 끝에 커다란 결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투명한 결계 끝에 커다란 철제 문이 보인다.
“물리적으로 길을 막는 타입의 결계로군, 저건.”
“해제 방법은?”
“단순히 파괴하던지……정해진 주문을 영창하던지, 둘 중 하나겠군. 당연히 파괴하면 술자한테 전해진다.”
“왕궁의 보물 창고에 있던 봉인 비슷한 건가.”
마안으로 본 결계의 개념을 엘피한테서 듣고 있자, 남자들이 소곤소곤 뭔가를 영창했다.
엘피가 말하는 정해진 주문을 영창하는 듯하다.
“저 녀석들을 따라가자.”
남자들이 주문을 외치자, 길을 막고 있던 결계가 사라졌다.
결계가 다시 펼쳐지기 전에 남자들의 뒤를 따라 결계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남자들이 열쇠로 연 철제 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풍경이 바뀌었군.”
문 너머에 있던 건 방금 전과 똑같은 작은 방이었다.
아마 여긴 이미 『성광구』인 것이리라.
여긴 마르크스의 저택 지하일지도 모른다.
“먼지 투성이로군. 정말이지, 청소 정도는 제대로 하란 말이다. 내 깔끔한 몸이 먼지투성이가 됐지 않느냐.”
엘피가 말하는 대로 방 안은 먼지투성이다.
다만 빈번이 사용되고 있는 건지, 문 주변에는 먼지가 적었다.
역시 이 통로는 곧잘 사용되고 있는 모양이군.
작은 방에는 또다시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다.
남자들은 다시 열쇠를 이용해 그 문을 열었다.
결계도 그렇고, 이 문도 그렇고, 꽤나 꼼꼼하게 준비를 했군.
“……여어, 늦었는데.”
남자들이 문을 열자, 건너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들은 방에 멈춰 서서 바깥 상태를 지켜본다.
아무래도 문 앞에는 무장한 남자가 두 명 서 있는 모양이다.
“미안. 좀 손이 들어서 말이야.”
“마르크스 씨가 짜증내고 있던데? 오늘은 심야에 손님이 온다면서 서두르지 않으면 큰일 날지도 모를 거다.”
“그거 큰일이군. 서둘러야겠어.”
경비 외에 결계나 함정은 없다.
상대의 전력을 파악한 이후, 우리들은 문 바깥으로 나왔다.
“……!? 야, 야, 뭐냐 이 녀석들은!?”
우리들이 나타난 걸 보고 경비 남자는 깜짝 놀랐지만,
“……? 뭐가 말이야?”
삼인조는 세뇌 효과 때문에 가만히 서 있다.
그 자연스러움 때문에 경비 남자들의 긴장이 한 순간 느슨해졌다.
“——흡!”
그 틈을 찔러 경비 두 사람한테 타격을 가한다.
공격을 받은 두 사람은 소리도 없이 잠드는 것처럼 땅에 쓰러졌다.
두 사람을 들어 올리고 문 근처에 있던 의자에 앉혀 놨다.
이걸로 언뜻 보면 졸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뭐, 소동이 일어나기 전에 끝마칠 생각이니 필요 없는 행위이긴 하지만.
“자……슬슬 마르크스니 뭐니 하는 남자랑 대면하게 되는 건가. 늘 그랬듯이 그.건. 이미 생각해 둔 게냐?”
“몇 개 정도는 말이야.”
“어차피 또 말도 안 되는 걸 생각하고 있는 걸 테지.”
“……글쎄다.”
뭐, 멋진 걸 몇 개 생각하고 있긴 하다.
길게 괴롭히거나, 절망시키는 방법도 많이 있지만, 실현시킬 수 있는 건 그렇게 많지 않다.
내가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거라면 선택지는 어느 정도 한정되고 마는 것이다.
그 중에서 최고로 멋진 걸 고르는 것뿐이다.
“………….”
문득 원래 세계로 돌아간 후를 상상해 봤다.
주관적으로 봐도, 객관적으로 봐도, 지금 나는 정상이 아니다.
이 세계에 오기 전처럼 평범한 생활을 보내는 건 무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정도로는.
아마 영웅으로써 마물이나 마족을 죽이기 시작하고 난 다음부터, 생물을 죽이는 데에 대한 저항이 옅어지고 있던 것이리라.
그리고 그 녀석들한테 배신당했을 때 완전히 고삐가 풀렸다.
잔혹한 복수 방법이 떠오르는 건 지구에 봤었던 창작물의 영향일 테지만, 그걸 실제로 시행해 버리는 시점에 이상한 것이다.
일반인이 보기엔 기분이 나빠질 만한 복수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고민 정도는 맨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테지?”
사고를 깨부수는 듯한 엘피의 말.
“……매번 너는 내 마음을 읽고 있기라도 한 거냐?”
“멍청한 놈.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만, 너는 사고가 얼굴에 다 드러난단 말이다.”
“……그래?”
그렇진 않다고 보는데.
“그래, 엄청나게 나오고 말고. 나를 보고 있을 때도 『엘피스자크 님은 아름다우시고 총명해』라는 생각이 그냥 나오고 있다.”
“그런 생각 단 한 번도 한 적 없는데?”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면 아무리 나라도 상처 입는군.”
아무튼 말이다, 하고 엘피는 말했다.
“고민하는 건 일단 이 일을 끝나고 해서 된다. 그렇지 않으냐?”
“……그래.”
“너는 나랑 마찬가지로 의지는 강하지만, 정신은 위태롭다. 뭔가 불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상담하거라.”
……그렇지.
내 멘탈은 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고맙다.”
조그만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하자 엘피가 씨익 하고 미소를 지었다.
“음, 잘 안 들리는군. 한 번 더 말해보거라. 자, 자자.”
“엄청나게 짜증난다, 너.”
“으으…….”
그런 대화를 하자마자.
남자들의 뒤를 따라 들어간 방 안.
우리들은 기분이 나빠지는 광경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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