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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3장『죽음의 늪』
제 2화『도로를 걷는 두 사람』
그란실크 제국.
레이테시아 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커다란 바다와 접하고 있다.
그 환경 때문에 레이테시아 안에서 가장 수산업이나 조선업이 발달한 나라다.
연합국을 떠나고 우리들은 제국에 왔다.
항구 도시에서 이것저것 산 뒤에 하루를 머물렀다.
현재는 항구 도시와 목적지를 이어주는 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도로인 만큼 연합국으로 갈 때에 지나왔던 우르그스의 숲보다도 길이 잘 닦여 있다.
구름은 거의 없고,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햇살이 기분 좋다.
마물도 별로 나오지 않고, 바닷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이 약간 달라붙는 걸 제외하면 쾌적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제국인가……우물우물. 분명히, 여기는 마술에 특화된 나라였던가?”
“특화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마술 연구가 발달했지.”
새로운 마술을 발명하는 건 대부분의 경우 제국이다.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제국이 새로운 마술을 발명하고, 국왕이나 교황이 개량・간이화 한다, 정도의 흐름이 된다.
『심상 마술』의 존재를 세계에 퍼트린 것도 확실히 제국이었던가.
“제국은 상당한 실력주의니까, 다른 나라의 우수한 마술사한테 제의를 해서 모으고 있다고. 류자스 녀석도 제국에서 제의를 받았다고 자랑했었지.”
“꿀꺽……. 『대마도』였던가? 확실히 어느 정도의 실력이 되는 마술사이긴 했다만, 그건 천박한 잔챙이로밖에 안 보였다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마술 실력만큼은 달라.”
인간성은 둘째 쳐도, 한가락 하는 제국의 마술사를 제쳐두고, 『최강의 마술사』라고 불린 실력은 진짜다.
지금은 쇠약해진 모양이지만, 30년 전에는 틀림없이 인류 최강의 일행이었다.
마술사의 전형인 후위 타입이었으니 전위가 없으면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녀석이긴 했지만 말이다.
“냠……. 어떤 마술사였던 것이냐?”
“광역섬멸형이라고 하면 되려나. 그 오르테기아한테 조차 통할 위력의 마술을 날려댔지.”
“냠냠……뭐라고!”
그렇기 때문에 그 녀석은 내가 없더라도 오르테기아를 쓰러트릴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던 거겠지.
“뭐, 그 녀석은 이제 상관없어.”
“냠냠……음?”
“……얼마나 먹는 거냐, 너.”
기분 좋게 스텝을 밟으면서 나아가는 엘피의 양손.
연합국에서 전부 사 들였던 온천 만쥬는 사라지고, 지금은 해산물 꼬치가 쥐어져 있다.
이 녀석, 미궁 나와서부터 계속 뭔가 먹고 있는데.
“아니 이오리. 갓 꺼낸 해산물의 맛을 무시하지 말란 말이다. 너도 먹어 봐라.”
“음……. 아니, 분명 맛있긴 하지만.”
이 녀석, 미궁 토벌에서 받은 보수금을 군것질에만 사용하고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연합국이나 제국에서 모험용 도구 같은 걸 구입하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뭔가 먹고 있었으니 말이야.
“잊었느냐? 지금 나는 체질적으로 배가 고프기 쉽단 말이다. 항상 신체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계속 마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몸을 없애면 어느 정도 식욕도 억누를 수 있다고.”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더니, 갑자기 엘피가 분신체를 없앴다.
공중을 떠돌아다니는 목과, 그 양 옆에 떠다니는 두 팔.
그냥 괴물이잖아.
슈팅 게임의 보스처럼 생긴 풍채다.
“봐라.”
“봐라, 가 아냐. 얼른 돌아와.”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도로를 나아갔다.
◆
걷고 있는 사이에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우르그스의 숲에 있던 때와 마찬가지로 둘이서 일을 맡아 야영 준비를 한다.
한 번 해 본 만큼, 엘피도 솜씨가 좋아지고 있었다.
야영용 도구를 구입해 둔 덕분에 전보다도 쾌적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연합국에서 받은 솥을 사용해 어패류를 넣은 스프를 만들었다.
엘피의 머리에 꽤 식재료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요리 재료는 부족하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해산물 꼬치를 먹었는데도 엘피는 그릇에 스프를 가득 부어서 마시고 있다.
먹을 걸 먹고 있을 때는 이 녀석, 계속 얼굴이 풀어져 있군.
“이 스프! 이오리! 쉐프를 불러라!”
“그러니까 나라고 했잖아.”
아무래도 맘에 든 모양이다.
“후우…….”
식사를 마치고 한숨을 돌린다.
귀에 들려오는 건 풀벌레가 우는 소리와, 사락사락 하고 나무들이 흔들리는 소리뿐이다.
“이봐, 이오리. 너, 이 세계에 오기 전에는 뭘 하고 있었느냐?”
모닥불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던 엘피가, 갑자기 그런 걸 물어봤다.
“뭐라고 할까, 너는 언밸런스하다. 성숙해 있는 부분도 있으면, 아직 어린 부분도 있지. 그 정도의 기술과 실력이 있으면, 대체로는 어떤 경지에 도달해 있을 텐데 말이다.”
“………….”
그건 나도 자각이 있다.
보는 눈이 없고, 동료를 의심하지 않으며, 물러 터진 이상에 잠긴다.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 매우 미숙하다.
“……학생이야.”
“학생?”
“학교……학교에 다녔었어.”
여기에 오기 전에는 16살로 고등학생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 휩쓸려서 그저 멍하니 지내던 일상.
부모님이 사고로 죽어버렸다……라는 점을 빼면 내 의사가 약한 평범한 학생이었을 터다.
“전투는 없던 건가?”“전혀 없던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나라는 평화로웠어. 마족이라던가 마술이라는 게 없어서, 전쟁하고는 연이 없었지.”
누군가한테 호되게 배신당하는 그런 경험도 겪어 본 적이 없었다.
이쪽 인간의 세계에서 말하자면, 머리에 꽃밭이 들어서 있는 녀석인 걸까.
“네가 살고 있던 나라는 좋은 곳이구나.”
“……그래.”
“전에 있던 세계로 돌아가려고는 하지 않는 것이냐?”
“전부 끝나면 찾으려고 해. 하지만…….”
“……하지만?”
“저쪽이랑 이쪽이랑 시간이 어떻게 돼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야.”
실제로는 아니지만, 내가 이세계에 소환 당하고 난 뒤로 30년이 지났다.
저쪽에서도 그 정도로 시간이 지나 있다고 한다면, 돌아간다고 해서 내가 있을 곳은 없을 것이다.
나는 거의 외견이 바뀌지 않았고 말이야.
“………….”
침묵.
모닥불이 타닥타닥 하는 소리를 낸다.
약간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말았나.
“후우.”
“……엘피?”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엘피가 일어섰다.
“그러고보니 미궁핵을 흡수해서 어느 정도 힘이 돌아왔었지.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내가 확인해 주마.”
“……갑작스럽네.”
“소화시키는 겸 좋지 않으냐?”
무거워진 분위기를 부수고 엘피가 붕붕, 하고 팔을 휘두른다.
뭐, 좋은 기회다.
마력이 돌아왔으니 확실히 힘을 시험해 보고 싶다.
“알겠어.”
모닥불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다.
달빛 덕분에 밤이지만 그렇게 어둡진 않다.
서로 거리를 두고 마주봤다.
“후……죽일 각오로 덤벼 오거라.”
마력을 방출하면서 엘피가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양팔을 되찾아서 마력이 늘어나 있다.
말 그대로, 실력에 자신이 있는 것 같다.(*腕に自信があるらしい, 일본에는 팔이라는 한자를 실력이라고도 합니다.)
비취의 태도 효과로 신체 능력을 상승시킨다.
『신체 강화』『가속』같은 걸로 신체 능력을 높인다.
마력량이 많아진 것 덕분에 마석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마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는 해도, 축소판 『마 술 찬 탈(스펠 디바우어)』나『마 훼 봉 살(이르 아타락시아)』를 사용하면 마력의 대부분을 소모해 버리고, 『마 력 반 사(임팩트 미러)』를 쓰려고 하면 마력이 부족하다.
아직까지 힘이 부족한 건 변함이 없는 것이다.
힘을 잃어버렸다고는 해도, 상대는 전 마왕.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 한계까지 마술 효과를 끌어올려 비취의 태도를 겨눴다.
“핸디캡이다. 나는 팔을 쓰지 않는다.”
나한테 보여주듯이 양 팔을 들어 올리며 엘피가 웃는다.
팔짱을 끼고, 대신 발을 흔들흔들 움직이고 있었다.
발차기로 덤벼올 생각이겠지.
“――――”
손잡이에 손을 딱 붙인 채로 태도를 숨기듯이 자세를 취했다.
그대로 자세를 낮추고, 움직임을 멈춘다.
“………….”
움직이지 않는 나를 보고 엘피가 의아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뒤로 “흠.” 하고 중얼거리더니,
“그럼, 내가 가마.”
팔짱을 낀 채로 기세 좋게 지면을 박찼다.
그 위력으로 발밑이 침몰하고, 목초가 흔들린다.
총알도 이럴까 싶을 정도의 속도로 엘피가 달려들었다.
문자 그대로 팔은 사용하지 않고, 아무래도 발차기로 공격해 올 생각인 것 같다.
팔 말고도 마술도 사용하지 않는 건 내 기색을 엿보려고 그런 것이겠지.
간격을 단번에 좁히는 도약.
엘피가 내 범위에 들어오기 바로 직전에 내가 움직였다.
“――――흡!!”
발도.
이쪽 세계에서 대검(待剣)이라고도 불리는 카운터 검술.
먼저 움직인 상대를 간격에 들어온 순간 베는 기술이다.
위력을 떨어트리고, 속도에만 비중을 둔다.
전성기의 속도에 가능한 한 비슷하게 만든 제일 빠른 일섬.
그 일격을 엘피는 간단히――――
“앗!”
“어.”
피하지 못하고, 제대로 받았다.
칼날이 엘피의 목덜미를 통과한다.
그대로 엘피의 목이 툭 하고 숲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다.
목을 잃어버린 몸통이 털썩 하고 땅에 쓰러진다.
“……………어?”
달빛이 비치는 공간, 시야에 비치는 건 목을 잃어버린 엘피.
꼼짝도 하지 않고, 소리가 사라진다.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한 그 때.
“……아.”
엘피의 목이 돌아왔다.
생이별을 한 몸통에 찰싹 달라붙더니, 천천히 일어선다.
그 얼굴에는 구슬만한 땀이 맺혀 있었다.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엘피가 나를 노려보더니,
“죽일 생각이냐!”
“네가 죽일 기세로 덤벼 오라고 했잖아!?”
상당히 초조해 한 모양이다.
심장 박동을 억누르려는 듯이 가슴에 손을 얹고 땀을 닦고 있다.
아니, 지금 심장은 안 맞지 않았냐?
“주, 죽는 줄 알았다.”
“……그렇게나?”
“지금 일섬을 보아하니, 상당히 힘이 돌아온 게 아니냐?”
“……아니, 전혀 아니야.”
위력을 희생시키지 않았다면 그 정도의 속도는 내지 못했다.
인간이라면 베면 죽일 수 있지만, 마물이나 마족이라면 불가능하다.
그 속도라도 화염용이나 흙의 마장 같은 녀석들한테는 튕겨나가고 끝이다.
“……전부터 생각했다만, 네 검 실력은 상당하구나.”
“뭐, 어느 정도는 말이지.”
……한때, 전 동료한테 배웠으니까 말이다.
“……뭔가 지쳤으니 이제 자마.”
그 뒤로 엘피는 전투를 마치고 모닥불 밑으로 돌아가 버렸다.
방심했다고는 해도, 목을 베인 게 쇼크였던 것 같다.
그 녀석이 진심이라면 일단 마안으로 다가갈 수도 없고, 애초에 마력으로 튕겨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땀을 닦아내면서 나도 자기로 했다.
모닥불을 끄자, 어째선지 엘피가 상당히 다가온 건 수수께끼였지만.
의문으로 여기면서도 잠에 들었다.
◆
다음날.
엘피하고 같이 도로를 걷는다.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풍경이 바뀌고, 멀리서 초원이 보여오기 시작했다.
“……그립군.”
“와 본 적이 있는 건가?”
“그래. 30년 전에 죽음의 늪 미궁을 공략하러 왔을 때 말이야.”
어렴풋이 낯이 익다.
여행 과정에서 마물한테 습격을 받은 사람들을 구했다.
거기서 보답으로 대접을 받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했던 것이다.
사이 좋은 사람도 몇 명 생겼다.
그 마을 사람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그런 그리운 감정에 잠기면서, 길을 나아가고 있을 때였다.
“……이건.”
앞쪽에서 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 말고도 자그마한 폭발음도 연속해서 들리고 있다.
엘피하고 얼굴을 마주본 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천천히 향했다.
“마물인가…….”
앞쪽에서 마차가 마물한테 습격당하고 있는 게 보였다.
말 주인이나,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마술을 사용해서 마물과 싸우고 있다.
마차를 습격한 건 『진흙 곰(매드 그리즈리)』라고 하는 마물이다.
입에서 흙 마술을 사용해서 먹잇감을 몰아넣는 강력한 마물이다.
그게 여섯 마리 동시에 마차를 덮치고 있다.
“……묘하군.”
진흙 곰은 기본적으로 단독 행동을 한다.
저 정도의 숫자가 모이면 서로 잡아먹으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진흙 곰들은 이상하게도 연계가 잡혀 있었다.
숨을 거칠게 내쉬곤 있지만, 포효하지 않고 연계를 취하며 공격하고 있다.
마치 뭔가에 조종당하는 듯한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졌다.
“………….”
그 모습에 위화감을 느껴 눈을 가늘게 뜬 순간.
마차에서 비명이 일어났다.
한 마리라도 성가신 마물이 여섯 마리나 있다.
계속 버티고 있는 걸 보아하니, 마차에 타고 있는 마술사는 실력이 뛰어난 것 같지만, 그렇게 길게 버티지는 못할 것 같다.
어떡할까.
『…………!』
그 때, 마차를 습격하고 있던 진흙 곰 중 한 마리가 홱 하고 고개를 이쪽으로 돌렸다.
“들킨 것 같구나.”
여섯 마리 중 두 마리가 마차를 향한 공격을 멈추고 우리들이 있는 쪽으로 맹렬하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곰인 만큼 그 달리기 속도는 상당하다.
“칫, 싸울 수밖에 없나.”
“딱 좋군. 되찾은 『팔』의 상태라도 확인해 볼까.”
그렇게 휘말리듯이 덮쳐온 마물과 전투가 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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