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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2장 막간『귀신이 비웃는 공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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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2장 『연옥』


막간 『귀신이 비웃는 공간에서』


레이테시아 중앙.

거기에는 대량의 마소가 맴돌고, 강력한 마물이 활보하는 위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곳에 칠흑의 성이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잡고 있었다.

겨우 한 마족에 의해 창조된 마강(魔鋼)의 장엄한 건물.

보는 자를 압도하는 꺼림칙한 성.


대마술, 대침입자용 결계, 입구를 막는 강대한 마물.

먹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에는 엄청난 숫자의 용족이 날아다니고 있다.

인간이 군을 통솔해도 다가가는 것조차 곤란한 난공불락의 마성.


그 꺼림칙한 성의 이름은 “마왕성.”

마왕 오르테기아・반・자레펠드가 통솔하는 마왕군의 거점지다.


마왕성은 미궁의 일종이다.

내부에는 거대한 미궁핵이 설치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주변에 마소를 방출하고 있다.

때문에 성의 주변에는 대량의 마물이 서식하고 있었다.


마왕성의 한 방.

여러 명의 마족이 긴 책상을 둘러싸고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회의실에는 위엄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며칠 전, 30년 이상 위협받았던 적이 없던 미궁 하나가 함락됐다.

그 원인을 밝혀내는 것과 대책을 위해 회의가 열린 게 결정됐지만, 그 당일.

나락 미궁에 이어, 연옥 미궁이 함락됐다고 하는 정보가 오고 말았다.


이 이상 미궁을 잃어버리는 수는 없다며 열린 회의였지만.


“결국 말이야, 흙의 마장하고 화염의 마장이 쓰레기 송사리였다, 라는 거 아냐?”


그렇게 입에 담은 건, 칠흑의 군복을 입은 귀신족이었다.

정돈된 갈색 머리에 하늘색 눈동자.

선이 가는 체형으로, 언뜻 예쁘장한 남자 같은 느낌을 남긴다.

하지만 그 눈동자에는 모멸이 떠오르고 입가는 비웃음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나는 그 녀석들하고 다르니까 말이지. 다른 마족들이 발을 넣는 건 사양이야.”


턱을 치켜 올리고, 모인 마족들을 째려보면서 귀신족은 불손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오르테기아 님이 계시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이 이상의 추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귀신족의 말에 말대꾸를 한 건 진한 푸른색 머리칼과 남색 눈동자를 가진 마족이다.

『비』의 레피제・그레골리아.

마왕이 현재 없는 상황에서 마왕 대행을 위임받고 있는 마족.


“애초에, 흙의 마장하고 화염의 마장을 임명한 건 너잖아? 네 추태잖아, 이건 말이야.”

“…………큭.”


마왕 대행을 앞에 두고도 귀신족――디오니스는 불손한 태도를 무너트리지 않는다.


미궁이 두 개나 함락된 상태.

다른 미궁을 지켜내기 위해 레피제는 미궁 강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디오니스는 그걸 필요 없다고 딱 잘라 버렸다.


“하, 하지만, 디오니스 님. 제국군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왕국에서 소환했다고 하는 용사도 신경이 쓰이고……여긴 미궁을 강화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그 때, 디오니스의 등 뒤에 서 있던 마족 소녀가 입을 열었다.

디오니스의 부하로 심부름 같은 걸 맡고 있다.

인간하고 마족의 혼혈 소녀다.


“아, 그러네.”


홱 하고 몸을 돌려 디오니스가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그 직후.


“끄――, 컥!?”


소녀의 얼굴이 물로 구성된 구체로 뒤덮였다.

산소를 빼앗겨 소녀가 눈을 뒤집어 까면서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아무리 움직이든 소녀의 얼굴에서 구체는 사라지지 않고 호흡을 계속 막아두고 있다.


“있잖아 말이야, 누가 말대답하는 걸 허락했어? 천박한 쓰레기 주제에 말이야, 나한테 말대답해도 된다고 생각한 걸까나?”


소녀가 입을 뻐끔거리며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물에 막혀서 밖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점점 소녀의 얼굴이 붉게, 이윽고 퍼렇게 질려갔다.

그 모습을 디오니스가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보는 내가 못 참겠군.”


목소리와 동시에 뭔가가 번뜩이더니 소녀를 뒤덮고 있던 구체가 사라지고 땅으로 떨어진다.

흠뻑 젖은 소녀가 힘차게 콜록거리면서 땅으로 넘어졌다.


“그 녀석, 네 부하인 거 아니냐고?”


디오니스 옆자리에 그때까지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푸른 머리칼의 남자.

마왕군 사대천왕 『왜곡』이라고 불리는 마족이 소녀를 구하고 디오니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응, 그런데? 그래서 내가 맘대로 하고 있는 건데.”

“……불쾌하다고. 구역질이 나와.”

“아아, 그거야 미안해.”


사과하는 마음이 안 담긴 사과를 무시하고, 『왜곡』은 쓰러져 있는 소녀한테 말을 걸었다.


“어이, 여자. 일단 방에서 나가――――”

“컥!”


『왜곡』이 말을 거는 것과 동시에 갑자기 나타난 한 자루의 검이 소녀의 얼굴을 관통했다.

미간 사이를 꿰뚫려 소녀는 이미 죽어있다.


“……이 자식.”

“불쾌하다고 했으니까 청소해 줬을 뿐인 건데 말이야? 아, 미안! 너 저 애하고 똑같은『혼종』이었나? 동정하고 있던 걸까나아?”

“잘도 말했군. 그건 『죽여 주십시오』라는 의미로군?”


두 사람 사이에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흐른 그 때였다.


“――거기까지 하세요.”


거기서 레피제가 입을 벌렸다.

그 기백은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이 방 안의 온도가 내려갔다고 착각할 정도다.

디오니스가 불쾌하다는 듯이 털썩 자리에 앉고, 『왜곡』이 입을 다문다.


레피제는 그대로 강제로 회의를 진행시켰다.


“알겠습니다. 당신의 마궁에는 손을 대지 않겠습니다. 그걸로 결정하도록 하죠. 다만.”

“……알고 있어, 말할 필요도 없다구.”


씨익, 하고 순수하게 보이는 미소를 짓고 디오니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걸 듣고 레피제가 말했다.


“……그럼, 이번 회의는 끝을 내겠습니다.”



다른 마족이 다 나간 회의실 안.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있다.


방 안에서 메아리치듯이 쿡쿡, 하고.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루시피나’.”

“아뇨, 당신은 달라진 게 없구나, 하고 생각해서요.”


그 때까지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던 『하프엘프』여성.

태양의 빛을 묶어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황금빛 머리칼에 보는 사람한테 자애를 느끼게 만드는 듯한 은빛 눈동자.

다른 마족과는 달리, 그녀는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있다.


“그래서, 어떡할 건가요? 제국군은 제쳐두고, 그 바보 씨랑 같이 용사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 같던데요?”

“아무것도 안 해.”


루시피나의 질문에 디오니스가 대답했다.


“죽일 뿐이야.”


그 대답에 루시피나가 쿡쿡 하고 웃는다.


제국에 설치된 미궁.

죽음의 늪 미궁의 수호자 ――――,


“그 용사(바보)하고 마찬가지로 말이야.”


『물의 마장』디오니스는 사악하게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