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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3장 제 3화 『대지를 가르는 다섯 개의 손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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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3장『죽음의 늪』


제 3화 『대지를 가르는 다섯 개의 손톱』


충혈된 눈으로 이쪽을 노려보면서 진흙 곰이 다가왔다.

우리들은 다가온 두 마리한테 반격을 했다.


진흙 곰은 흉포한 마물이지만 동시에 겁쟁이이기도 하다.

먼저 공격을 받았을 때 그 고통으로 겁에 질린다.

또한 데미지를 입히면 그곳에서 도망칠 것이다.


“하앗!”


힘을 담아 내리친 일격을 피하고 검을 쳐올리듯이 일섬.

피가 솟구쳐도 절단까진 이르지 않는다.

고통에 신음하면서 진흙 곰은 다시 팔을 내리쳤다.


스텝을 밟아서 팔을 회피한다.

피하는 것과 동시에 방금 전 벤 부분을 향해 공격을 집중시킨다.

피가 뚝뚝 떨어지고 곰의 오른팔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거기서 일부러 몸을 빼 진흙 곰한테 공격하도록 부추긴다.

지면에 처박힌 곰의 팔을 향해서 위쪽에서 태도를 내리쳤다.

진흙 곰의 오른팔이 땅으로 떨어진다.


팔 하나를 잃을 정도의 데미지를 입히면 진흙 곰은 도망치려고 할 것――


『――――』


그리고, 남은 왼팔로 옆을 후리쳤다.

비취의 태도로 흘려보내고, 그 반격을 이용해서 뒤로 물러났다.


“이 진흙 곰들, 상태가 이상하군.”

“그래. 나도 살짝 마안을 써 봤다만, 겁 먹기는커녕 달려들고 있다.”


여섯 마리의 진흙 곰의 시선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마차에 타 있는 사람들보다도 우리들을 위협적이라고 파악한 것 같다.

엘피가 쓴 마안의 공격을 받고 몸의 일부를 잃어버린 진흙 곰도 있지만, 전혀 통증을 느끼고 있는 기색이 없다.


“30년 동안 태어난 신종일지도 모르겠군.”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여섯 마리의 진흙 곰이 동시에 움직였다.

네 다리로 땅을 박차고 초승달 모양의 진형을 만든다.

확실히 이 녀석들은 연계가 잡혀 있다.


“일단 내 팔로 청소하도록 하지. 이오리는 물러나 있어라.”


엘피가 앞으로 나갔다.


“자, 잘 보거라. (전) 마왕의 실력의 편린을 맛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중얼 하고 작은 목소리로 ‘전’을 붙이면서 엘피가 당당하게 말했다.

두 눈동자가 아니라, 마력이 오른팔로 집중된다.

다섯 손가락을 펼치고, 손톱을 세우는 듯한 자세를 취하더니,



“――『마완(魔腕) 괴열단(壊裂断)』――』



팔을 두르고 있던 마력이 거대한 다섯 개의 손톱을 만들었다.

그대로 엘피는 달려드는 진흙 곰들을 향해 오른팔을 옆으로 휘둘렀다.


용족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손톱이 정면에서 달려든 진흙 곰들과 맞닿는 것과 동시에.

다섯 마리의 진흙 곰의 몸체가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

땅에도 다섯 개의 깊은 자국이 새겨지고, 충격파가 주변에 있는 나무들을 격하게 흔든다.


그야말로 오버킬이다.

회피할 수 있던 건 유일하게 늦게 출발했던 한 마리 뿐.

그것도 엘피의 충격파를 받고 뒤로 날아가 있다.


『――――』


최후의 한 마리는 홱 하고 몸을 돌리더니, 우리들한테서 마차쪽으로 표적을 바꿨다.

방금 전 내가 오른팔을 베어냈던 녀석이다.


마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엘피의 일격을 보고 정신이 팔려있는 듯하다.

방향을 바꾼 진흙 곰한테 허를 찔려 반응이 늦어지고 있다.


……어쩔 수 없군.


“하앗――!”


네 다리로 마차로 달려가는 진흙 곰의 뒷발에 나이프 두 자루를 던졌다.

등을 보이고 있던 진흙 곰의 뒷팔에 나이프가 깊이 박혀 들어갔다.

졸트가 만들어 준 나이프인 만큼 상당히 날카롭다.


나이프가 발에 꿰뚫리자 진흙 곰은 움직임을 멈췄다.


엘피의 옆을 지나가 진흙 곰을 향해 달려들었다.

몸을 나를 향해 돌리고 반격하려고 입을 벌리는 진흙 곰.


마력을 집중시키고 암석을 날리려고 하다가――,


“――흐읍!”


그 마술이 발사되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발사되기 전에 내가 날린 일격이 곰을 죽였기 때문이다.


입을 벌린 자세의 진흙 곰의 머리가 스륵, 하고 땅으로 떨어진다.


도로에서 소동을 피우고 있던 여섯 마리의 진흙 곰이 전멸하고 전투는 끝났다.




“감사합니다!”


진흙 곰과의 전투 후.

마차에서 한 여자가 기세 좋게 내리더니 큰 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꺼냈다.

그대로 우리들을 향해서 달려오고 있다.


달려오고 있는 건 드레스를 입은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다.

드레스 외에도 목걸이나 반지 같은 액세서리를 쓰고 있다.

옷차림새로 봐서 아마 귀족일 것이다.


“……아마 귀족이야. 화나게 만들면 귀찮으니 실례가 될 법한 행동은 하지 마라.”

“물론이다.”


작은 목소리로 엘피한테 못을 박아두는 것과 동시에 여자가 우리들 앞까지 왔다.


“하아……하아……. 위험하던 차에 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손질을 하고 있다는 게 한눈에 보이는 긴 붉은 머리칼과, 커다란 자줏빛 눈동자가 특징적인 여자였다.

엷게 화장을 하고 있으며, 입술에도 붉은 칠이 칠해져 있다.

향수를 쓰고 있는 것인지 은은하게 달콤한 냄새가 맴돌았다.

……처음 보는 상대일 텐데, 어째선지 기시감이 느껴진다.


그것과는 별개로 그녀한테서 이질적인 마력을 느꼈다.

인간의 마력이라기보다는 엘피 같은 마족에 가깝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 걸요. 그쪽에서 큰일은 없었나요?”

“네. 위험한 참이었는데, 별다른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어요.”


여자의 얘기에 따르면 마차에서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더니 갑자기 진흙 곰이 습격을 한 듯하다.

이 부근은 정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마물은 별로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별다른 전력도 없어서, 우리들이 없었다면 위험했다는 듯하다.


목소리는 크지만, 동작이나 말투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다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국왕과 그 귀족들처럼 거만한 태도는 취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인상이 좋다.


그 녀석들이라면 “어째서 좀 더 구하지 않았나!” 라며 당장 화를 내는 것조차 생각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카렌 님!”


마차에서 하인 같은 남자가 이쪽으로 왔다.

30대 초반 정도의 갈색 머리 남자다.


“안전한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괜찮아요! 이 분들이 마물을 쓰러트려 주셨으니까 안전해요!”

“………….”


여자를 카렌 님이라고 부른 남자가 흘끔 하고 이쪽으로 시선을 보내왔다.

그 시선에서는 어딘가 가시 같은 게 느껴진다.


“……복장으로 봐서 이 주변에 사는 사람은 아니군요. 실례되지만, 어디서 오신 분인지요?”


불쾌한 표정을 지은 채로 남자가 신분을 물어온다.

“신분이 낮은 자가 아가씨한테 다가오지 마라.” 같은 말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

결과적으로 따진 거라고는 해도 구해준 상대한테 어지간히 심한 태도로군.


“……저희들은 이런 사람들입니다.”


그걸 표정에 드러내지 않고 나는 가방에서 길드 카드를 꺼냈다.

이럴 때를 위해서 모험가가 된 것이다.


“연합국의 모험가……. 게다가 두 분 다 A랭크신가요……!”


여자가 입가에 손을 대며 놀라고 있다.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아무 말도 없다.

이걸로 적어도 얕보일 일은 없을 것이다.


“소개하는 게 늦었네요. 저는 카렌 레이포드라고 해요!”

“……카렌 님의 하인인 쟌입니다.”


카렌은 제국의 귀족으로 이 너머에 있는 레이포드 영지의 영주의 딸이라고 했다.

레이포드 라는 성을 나는 들어본 적이 있다.

방금 전 카렌을 봤을 때 기시감을 느꼈던 건, 설마…….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갓슈 레이나드 씨를 알고 계시나요?”

“그건 저희 아버지의 이름인데요……아버지를 알고 계시나요!?”

“――――”


캇슈 레이나드.


30년 전 제국에 왔을 때 알게 된 귀족이다.

같이 싸운 적도 있어서 인상에 남아있다.

한 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오래된……지인, 같은 분이십니다.”“그러신가요…….”


내 말을 듣고 어째선지 카렌이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약간 안 좋은 예감이 가슴을 지나간다.


“혹시 여기 오신 건 아버지한테 볼일이 있어서 오신 건가요?”

“아뇨, 우연입니다. 죽음의 늪 미궁 쪽에 용무가 있어서요.”


카렌은 한 번 입을 다물더니 고개를 저었다.


“……모험가이시고, 미궁을 토벌하러 와 주신 걸지도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미궁에 들어갈 수 없어요.”

“…………어째서죠?”


성가신 일의 예감이 든다.

엘피가 눈을 감은 채로 조그맣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똑같은 기분이라고.


“……미궁에 결계가 쳐져 있으니까요.”

“결계, 말인가요?”


카렌이 말했다.


마물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서 결계가 쳐져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왕국의 미궁에도 결계는 쳐져 있었을 터다.


카렌의 말투로 봐서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하지만 문제가 된 건 다음에 나온 말이었다.


“미궁에 결계를 치고 있는 건――”


미궁에 결계를 쳤다고 하는 귀족의 이름.


“――올리비아 엘리에스틸라고 하는 귀족 분이세요.”


휘청, 하고 살짝 몸이 흔들린다.

카렌한테 보이지 않도록 입가를 손으로 가렸다.


“……이오리?”


구해준 여자가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의 딸이었다는 사실에는 놀랐다.

기쁜 우연이다.

하지만 설마 그 여자한테서 이 이름을 들을 줄이야.


올리비아 엘리에스틸.


나를 배신한, 여자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