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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2장 제 8화『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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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2장 『연옥』


제 8화 『청소』


불탄 가게는 금세 물 속성 마술에 의해 진화됐다.

불타고 곧장 물 마술을 사용할 수 있는 용병이나 모험가가 달려와 줌으로서 주변으로 번진 피해는 거의 제로다.

하지만, 가게는 전부 불탔다.

안에 있던 것들도 몽땅 타버리고 말았다.


가게가 불탄 원인은 화염 속성 마술에 의한 것이라고 판명됐다.

가게 안으로 화염이 발사된 탓에 불탄 것 같다.

완벽하게 판명되진 않았지만 저건 인위적으로 일으킨 화재였던 것이다.


틀림없이 마윈의 하수인들이 한 짓이겠지.


다행히도 냥멜과 졸트의 목숨에 별 지장은 없었다.

현재 두 사람은 온천 도시의 병원에 입원해 있다.


졸트가 감싼 것인지 냥멜은 경상으로 후유증도 안 남는 것 같다.

하지만, 졸트는 그렇지 못했다.


냥멜을 감쌌을 때 커다란 화상을 입고 말았다.

치유 마술을 사용해도 후유증이 남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왔다.

상급 치유 마술사한테 보여주면 어쩌면 나을 수도 있지만, 집을 잃은 그녀들한테 그럴 여유는 없어 보인다.


냥멜은 병실에서 의식을 되찾았지만 혹시 몰라 입원.

졸트는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병원으로 실려간 뒤.

우리들은 가게 뒤처리가 일단 정리된 걸 확인하고 병원으로 갔다.


냥멜한테 말을 걸은 뒤, 졸트가 입원한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서 잠든 졸트의 옆에서 미샤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귀찮게 해서, 미안하군…….”

“흥. 이 정도는 별 것도 아니다.”

“엘피가 말하는 대로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미샤의 표정이 어둡다.

몇 시간 전의 시원시원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지금은 마치 사신한테 붙들려 있는 것처럼 생기가 없다.


우리들을 보지 않으면서 미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가 없는 사이에 마윈이 이곳을 찾아왔어.”



“실례하겠습니다, 미샤 양.” 이라면서 팔에 꽃다발을 들고 여러 명의 수인종(웨어울프)를 데려온 마윈이 이 방을 방문한 것 같다.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한 졸트를 보고 마윈은 짐짓 일부러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일은 무척이나 불행한 사고였습니다. 그 마음, 잘 이해합니다. 누가 꾸민 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게 안으로 마술이 날아든 것 같더군요? 무척이나 딱한 일입니다. 하지만 가게 안으로 마술이 쏘아지다니……가게 주인 분인 졸트 씨나, 거기서 지내던 점원 중 누군가가, 누군가한테 원한을 살만한 일은 없었을 런지요?”


그렇게 말한 것 같다.

미샤는 머리가 새햐얘져서, 마윈을 때리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의 뒤에 모여있던 수인종(웨어울프)들에 의해 강제로 엎드리게 되고 만 것 같다.


“어이구, 무서워라. 그렇게 손이 빨리 나가면 누군가한테 원망을 살지도 모른답니다? 다음번엔 화상 정도로 안 끝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말을 남기고 마윈은 떠나갔다.


다시 말해, 이건 협박이다.

미샤가 가끔씩 수인종들과 부딪치고 있었다.

이 이상 끼어들려고 한다면 이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거라고 마윈이 말하러 온 것이겠지.


그렇게 큰 화재가 있었는데도 주변에 거의 피해가 가지 않았던 건 미리 마윈이 손을 써 둬서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아저씨는 앞뒤 구별도 못하던 우리들을 주워 줬어.

공복으로 쓰러질 뻔 했을 때 밥을 먹여줬어.

목욕도 시켜주고, 옷도 줬어.

일할 사람이 없다면서 직업까지 줬던 말이야.”


고개를 숙인 채로 중얼중얼 미샤가 말한다.

자신들이 졸트한테 도움을 받고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를.


“은혜를 갚아야겠다고……생각했는데. 내가 끼어드는 게 맘에 안 들었으면, 나한테 직접 손을 쓰면 되잖아……! 왜, 관계도 없는 냥멜이랑 아저씨한테……흑…….”


책상에 주먹을 내리치고 미샤가 통곡한다.

그 눈동자는 어두컴컴한데도 반짝반짝 빛만을 발하고 있었다.

조금 뒤 미샤는 떨리는 어깨로 숨을 내뱉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


“미안하군, 머리가 혼란스러워졌어. 모처럼 와 줬는데 미안하지만……오늘은 이제, 돌아가 주지 않겠어?”

“……알겠습니다. 가자, 엘피.”


엘피와 함께 병실을 나가려고 했다.

입구의 문이 닫히기 직전.


“미샤라고 했었지.”


엘피가 병실을 향해 돌아봤다.


“자신이 해야할 걸 오해하지 마라. 너한테는 소중한 사람이, 지키고 싶은 사람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서 눈을 떼지 마라.”


그렇게 말을 자르는 것과 동시에, 소리를 내면서 문이 닫혔다.


“……복수 따윌 하는 건, 모든 걸 잃은 사람만 해도 된다.”


그 중얼거림이 미샤의 귀의 들어갔는지는 문 밖에서는 알 수 없었다.


“갈까.”

“그래.”


일단, 촐랑촐랑 뒤를 따라온 쓰레기를 청소해 둘까.





해가 저물고, 온천 도시에 밤이 찾아오고 있다.

여기저기에 설치된 가로등이 눈부실 정도로 도시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밝혀지지 않는 장소도 있다.


예를 들면, 뒷골목.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그곳은 밤의 장막에 뒤덮여 있다.


화재가 있었기 때문인지 오늘 밤은 사람 수가 적다.

뒷골목은 한층 더 사람이 없었다.


“히, 히익!”


그런 어둠 속에서 고든은 땅에 엎드려 있었다.

말도 안 된다고, 굳어진 성대가 울부짖고 있다.

이렇게나 간단히 자신들이 당해버리다니――――.


오늘, 마윈한테서 받은 지시는 하나.

흑발의 소년과 금발의 소녀의 동향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그 뒤는 동료들과 함께 그저 미행해서 동향을 관찰하는 것뿐.

우둔한 인간은 사냥에 특화된 수인종의 미행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니까 언제나 그랬듯이 편한 임무가 될 터였다.


마윈에 의해 그 망할 건방진 묘인족(워 캣)의 가게는 사라졌다.

안에 있던 녀석들도 다치고, 그걸 보고 울부짖는 미샤의 모습을 보고 고든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우리들한테 반항하니까 그렇게 되는 거라고, 직접 비웃고 싶어줬을 정도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채로 마윈한테서 받은 지시를 따랐다.

도중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뒷골목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모든 게 부서졌다.


흑발의 소년과, 금발 소녀.

뒷골목으로 들어간 두 사람을 따라간 동료들한테서 연락이 끊어졌다.

그래서 상태를 보러 갔는데, 그게 실수였던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고든은 날아온 검으로 인해 발이 지면에 박혀 버리고 말았다.

격통으로 인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

다음 순간, 진홍빛이 보이는가 싶더니 동료들이 일제히 땅에 엎드렸다.


“흠, 간단히 걸려들었군.”


금발 소녀의 눈이 어느새 진홍빛을 발하고 있다.

그게 마인이라고 깨달았을 시점엔 이미 한 사람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소리를 내지 마. 큰 소리를 내면 목숨은 없다고 생각해라.”


다른 목소리.

그때까지 기척을 차단하고 있던 건지 어둠에서 나오는 것처럼 소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너, 고든이라던가 했었지.”


검에 박혀있는 고든을 내려다보면서 소년이 그렇게 묻는다.

고든은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들의 뒤를 밟고 있던 건 마윈이 내린 지시냐?”


낮은 목소리로 물어본다.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할 리도 없으니, 아무 말 않고 있자――,


“끄윽, 크아아악!?”


발에 박혀있는 검으로 인해 살점이 도려내졌다.

비명 소리를 내지른 순간 입이 틀어막히고, 구조를 부르는 것조차 할 수도 없다.


“딱 한 번만 더 묻는다. 마윈이 내린 지시냐?”

“히익. 마, 맞아! 마윈 씨한테서 부탁받은 거야!”

“어째서 마윈은 우리들을 미행하라고 지시를 내린 거냐.”

“나도 몰라! 우리들은 지시를 따랐을 뿐이야!”


이건 사실이었다.

고든한테는 감시하라고 하는 지시밖에 오지 않았다.

그게 어떠한 이유인지까지는 듣지 못한 것이다.


“그렇군. 그 마윈은 지금 어디 있지?”

“저, 저택이야. 아마, 저택에 있을 거야.”

“거긴가…….”


소년은 작게 중얼거리더니, 고든의 발에서 검을 뽑았다.

그 난폭한 행동으로 인해 비명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럼 일단, 마지막으로 물어 두지. 미샤의 가게를 태운 건 너희들이냐.”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목소리였다.

분노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는다.

때문에 뭘 생각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두려웠다.


“그, 그래……. 하, 하지만 태운 건 우리들이 아니야! 마윈 씨의 지시로 다른 녀석이 한 거야!”


땅에 엎드린 동료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발을 꿰뚫렸단 말이다.

도망치는 것도, 반항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살해당할 바에야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이 낫다.


그렇게 생각한 고든의 표정은, 다음 순간 얼어붙게 된다.


“볼일 다 봤군. 엘피, 없애 줘.”

“!? 어, 없앤다니, 그럴 리가, 거짓말이지!?”


고든 외의 수인종도 두려워하듯이 물어본다.

그 모습을 보고 소년은 엷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먼저 우리들을 쫓았던 녀석들의 모습이 안 보이지? 그 녀석들은 어떻게 됐을 거라고 생각하냐?”


그 말을 듣고 골목을 둘러보다가, 고든은 발견했다.

땅에 재처럼 생긴 먼지가 쌓여있던 걸.

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건 설마――.


“――정답 맞추기는 자기 몸으로 직접 해보면 된다.”


다음 순간, 진홍빛 섬광이 번뜩였다.




“따라온 녀석들은 이걸로 전부인 것 같다. 주변에 기척은 없군.”

“알겠어.”


뒷골목에는 아무도 없다.

단지, 재로 변한 숯이 흩뿌려져 있을 뿐이다.


나는 복수가 하고 싶을 뿐이지, 살인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방해를 하려고 한다면 봐주지 않을 거고, 이 녀석들한테 동정할 이유도 없다.


이걸로 일단 뒤를 쫓아오던 녀석들의 청소는 끝났다.


이 다음은.


“쓰레기의 근본을 처리할 뿐이지.”


어둠에 감싸여, 우리들은 마윈의 저택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