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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2장 제 8화『졸업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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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2장 제 8화『졸업 시험』


“대……대체 뭐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그렇게 중얼거린 건 여자 신관 기사였다.

아무래도 그 여자는 마법사인 모양인지, 타츠미가 온몸으로 뿜어대고 있는 마력빛이 보이는 것 같다.


“카……칼세드니아 님……타츠미가 뿜어대고 있는 황금빛 마력은 설마……?”

“네. 주인님은……아니, 타츠미 님의 마력 계통은…………<하늘>이에요.”

“하, <하늘>……!!?”


웅성, 하고 주변에 있는 신관 전사들한테 동요가 퍼진다.

과거, 딱 한 명밖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일컬어지는, 전설과도 같은 마력 계통. 그게 눈앞에 있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다 놀랄 것이다.


“타, 타츠미가 <하늘> 계통……?”

“하, 하지만 <하늘> 이라고 하면 전설의…….”


주변의 신관 전사들이 제각각 입을 연다. 신관 전사 견습생으로써 단련을 시작하고 나서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선배인 신관 전사들도, 타츠미를 포함한 견습생 다섯 명은 그럭저럭 낯익은 얼굴이고, 때로는 공격 연습 수련 상대도 맡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선배 신관 전사들은 타츠미가 <하늘> 계통의 마력 소유자라는 걸 몰랐다. 아니, 타츠미가 마법사라는 것조차 몰랐다.

단련 중, 타츠미는 항상 마력을 봉인하는 마봉구를 장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관 전사 안에 있는 마법사들도 타츠미의 마력은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바스 일행, 타츠미와 똑같은 견습생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아마 전에 타츠미한테서 그의 마력에 대해 들은 것이겠지.

지금, 견습생 네 사람은 타츠미와 교관인 오진의 대전을 집어삼킬 것처럼 바라보고 있다.

그건 그들한테 있어서도 이 대전이 결코 다른 사람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관 전사가 견습생들의 반응을 곁눈질로 살펴보면서, 칼세드니아도 타츠미와 오진의 대전에 집중해 갔다.




지금, 타츠미는 이전을 하고 있지 않다.

완전히 발을 멈추고 그저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그 공격을 막아내는 오진은 방어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건 타츠미의 기술이 오진의 기량을 웃돌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단순히, 타츠미가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빠른 게 원인이다.


말도 안 되는 속도로 타츠미가 계속 검을 휘두른다.

오진은 그 타츠미의 검을 어떻게든 전투 도끼 손잡이로 막아내고 있었다. 아니, 오진이 막아내고 있는 게 아니다. 타츠미가 전투 도끼의 손잡이를 노리고 검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그 증거로, 오진은 타츠미가 휘두르고 있는 검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계속해서 이를 악물고 타츠미의 맹공을 견디고 있을 뿐.

방금 전 오진의 공격이 회오리라면, 타츠미의 공격은 드릴이라고 해야 할까.


오진이 가진 전투 도끼의 손잡이의 한 부분. 그 한 부분만을 노리고 타츠미가 검을 휘두른다.

아무리 단련용으로 가검 처리가 된 검이라고는 해도, 금속제 검을 목제 손잡이에 계속 부딪치면 목제 손잡이는 점점 데미지를 입는다.

아이의 팔 정도의 두께가 있는 전투 도끼 소잡이가, 이상한 속도의 연속 공격을 받고 눈에 띄게 패여나가고 있었다.


“크……이, 이 자식…….”


물론, 오진도 그 사실을 눈치 채고 있다. 아니, 타츠미가 노리는 게 무기 파괴라는 것까지 오진은 분명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대로 타츠미가 노리는 대로 내버려 두는 건, 그한테 무술을 가르쳐 온 스승으로써 참을 수 없다. 하지만, 타츠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오진은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이곳에서 크게 뒤로 물러나 도망칠 수는 있겠지. 하지만, 타츠미한테는 전이가 있다. 아무리 오진이 도망친다 하더라도 곧바로 전이해서 범위 안으로 들어올 건 안 봐도 훤하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오진도 발을 멈추고 필사적으로 타츠미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다. 정확히는, 버텨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건……단순한 신체 강화……가 아니지?”

“그래……저건 대체 뭐지……?”


타츠미의 이상한 속도를 본 신관 전사들이 그런 말을 나눈다.

그리고 당연하면서 그 질문은 같이 있던 자들 중에서도 가장 마법에 자세하고, 타츠미를 개인적으로 잘 아는 칼세드니아한테 돌아갔다.


“칼세드니아 님……타츠미의 저 이상한 속도는……저건 대체 뭔가요?”


자신한테 질문을 던진 신관 전사들한테 칼세드니아는 싱긋 하고 미소를 지으면서도 반대로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은 <하늘> 계통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네? <하늘>……말인가요? <하늘>이라고 한다면, 전설로까지 불리는 특별한 계통이고……<빛> 이나 <성> 의 최상위에 위치하는 계통이자, 시공을 다루는 계통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데요…….”


<하늘> 이라는 건 시공을 관장하는 계통이다. 그건 틀림없다.

「시공」이라는 건 「時」와「空」, 즉 「시관」과「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타츠미가 방금 전에도 사용한 <<순간 이동>>은 말 그대로 공간을 조작해서 이동을 하는 마법이다.


그리고 지금.

타츠미가 사용하고 있는 건 「공간」이 아닌「시간」에 소속된 마법. 자기 몸에 흐르는 시간에 간섭해, 의도적으로 자신의 시간만 높이는 마법이다.

이 마법을 쥬젯페는 <<가속>>이라고 명칭했다.

물론, 이것도 또한 타츠미가 외소술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마법이기도 하다. 가속 중엔 항상 마력이 소비되기 때문에, 타츠미가 아니라면 눈 깜짝 할 새에 마력이 다 고갈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법 단련을 해 왔던 걸로 타츠미도 마법 행사가 상당히 능숙해졌다. <<순간 이동>>과 <<가속>>, 그리고 주먹 같은 곳에 마력을 담아 폭발시키는 <<마력격(魔力撃)>> 이 3개는, 아직까진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말하자면, 지금 타츠미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마법은 이 세 개뿐이자, 그 외에 쓸 수 있는 건 아직 사용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자기 치유>>――말 그대로 자신한테밖에 효과가 없는 치유 마법――정도였다.

또한, 무술 단련도 병행해서 한 걸로 인해 체력도 올라가서, 지금의 타츠미라면 마법을 사용했을 때의 체력 소모도 상당히 버틸 수 있겠지.


“저도 할아버님……아니, 크리소프레즈 최고 사제님도 <하늘> 은 <빛> 이나 <성>의 최상위라고 전에는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타츠미 님의 <하늘> 마법을 가까이서 보는 동안……최고 사제님은 그렇지 않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신 모양이에요.”


<하늘>이 <빛> <성>의 상위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마>한테 공격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마>한테 가장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마법이라고 하는 <<퇴마술>>. 이 <<퇴마술>>은 <빛> <성>에 속해있는 마법이다.

그리고, 과거 문헌이나 전언에 따르면 <하늘> 은 <빛> <성> 이상으로 <마> 한테 유효했다고 한다.


어쩌면 이건 예전에 <하늘> 마력 소유자였던 티에트 자무이의 공적을 좀 더 거창하게 전할 걸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타츠미는 상당히 강력한 <마>를 쓰러트렸다. 그 사실로 보아 <하늘>이 <빛> <성> 이상으로 <마>한테 유효한 건 틀림이 없겠지.


“실제로 타츠미 님이 사용하는 <<순간 이동>> 도 <<가속>>도 이동에 관련된 것이지, <빛> 이나 <성>에서 볼 수 있는 치유계나 빛 계열 같은 것과는 전혀 다른 거에요. 그 점에서 최고 사제님은 <하늘>이 독립된 계통이라고 생각하게 되신 거에요.”


타츠미가 사용하는 마법 중에 <<마력격>>과 <<자기 치유>>는 이동 계열이 아니긴 하지만, 쥬젯페는 예를 들어 <불> 안에 <<등불>>이, <물>안에 <<치유>>가 있는 것처럼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었다.

칼세드니아의 설명을 들은 신관 전사들은 다시 한 번 타츠미한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드릴처럼 전투 도끼의 손잡이를 갉아내고 있던 타츠미의 검이 드디어 손잡이를 다 분쇄시킨 건 마침 그때였다.




“좋아, 거기까지!!”


도끼 전투의 손잡이가 파괴된 순간을 재서 오진은 뒤쪽으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정지 신호를 내렸다.

그 말을 따른 타츠미는 어깨를 들썩거리면서도 자세를 정돈시키고, 오진한테 목례를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가속>>을 사용하면 타츠미한테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이 드는 것이었다.

오진은 그런 타츠미를 만족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더니, 손 안에서 파괴된 전투 도끼를 발 밑에 던져버리고, 사나이다운 미소를 지으면서 타츠미한테 다가갔다.


“좋아. 네 견습생 졸업을 인정하마. 오늘부로, 너는 신관 전사 견습생이 아니라, 신관 전사 말단이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다. 오늘 오진과 한 대결은 그저 평범한 대련이나 모의전이 아닌, 신관 전사 승급을 결정하는 이른바 「졸업 시험」이었던 것이었다.

바스나 니즈 형제가 진지하게 타츠미하고 오진의 대결을 보고 있던 것도, 지금부터 그들도 마찬가지로 「졸업 시험」을 받기 때문이다.

오진은 타츠미의 바로 앞까지 오더니, 조용히 오른손을 내밀었다.


“오늘까지 열심히 했다. 하지만, 신관 전사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그걸로 단련이 끝난 게 아니다. 게다가 네가 노리는 건 단순한 신관 전사가 아니라 퇴마사였지? 퇴마사는 평범한 신관 전사보다도 배로 힘든 일이 돌아온다. 앞으로도 매일 단련을 빼먹지 말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라!”

“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타츠미는 오진의 오른손을 단단히 붙잡았다.

등 뒤에서는 바스 일행이나 선배 신관 전사들이 축복의 말을 건네주는 게 들려오고 있다.

타츠미가 그 말에 대답하려고 등 뒤를 돌아봤을 때, 그 시야에 한가득 백금과 흰색 무언가가 뛰쳐 들어왔다.


“우와읍……!?”


뛰쳐 들어온 백금과 흰색 무언가는 타츠미의 머리를 그 풍만한 두 언덕으로 누르려는 것처럼 껴안았다.


“축하드려요, 주인님! 주인님이라면 분명 합격할 거라고 믿었어요!”


아슬아슬하게 백금과 흰색 무언가가――칼세드니아의 가슴으로 질식할 뻔했던 타츠미였지만, 그녀가 포옹을 풀어서 어떻게든 목숨을 건졌다.

결과적으로 서로 정면으로 끌어안는 형태가 된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를 향해 주변의 신관 전사들이 축하하는 말과 놀려대는 말을 건넸다.

오진도 오늘만큼은 관대하게 봐줄 생각인지, 어딘가 상냥한 눈길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그, 그래서……말이죠?”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치켜뜨고 타츠미를 바라보는 칼세드니아. 그리고, 그녀의 어딘가 어색한 분위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타츠미.


“이, 이건, 그, 그러니까……주인님이 견습생에서 졸업한 선물이라고 해야 하나, 축복이라고 해야 하나요…….”


칼세드니아는 타츠미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리고, 그러면서도 힐끔힐끔 타츠미의얼굴을 봤다.


“다시 한 번……축하드려요…….”


마음을 굳힌 건지, 칼세드니아는 살짝 몸을 밀착시키더니, 아주 약간 등을 쭉 벼서 살랑 하고 그의 입술에 자신의 고운 입술을 겹쳤다.


“치, 치코……!? 바, 방금 그건……!?”

“에헤헤. 해 버렸어요.”


살짝 혀를 내미는 칼세드니아. 다시 한 번 그녀가 한 짓을 이해한 타츠미는, 그야말로 푸슈우욱 하고 소리가 날 것 같은 기세로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등 뒤에서 몇 개나 되는 충격이 덮쳐들었다.


“젠장, 이 자식! 자랑하지 말라고!!”

“이제 와서 너하고 칼세드니아 님의 사이를 가지고 뭐라뭐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런 짓은 사람 없는 곳에서 하란 말이야!!”

“자랑이냐!? 그건 태어나서 한 번도 연인이 없었던 나한테 보여주는 자랑이냐!?”


일부, 진심으로 울 것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를 둘러싼 선배 신관 전사들의 시선은 어디까지나 상냥하다.

그리고 당연히 그 안에는 타츠미의 동기생이자 긴장을 풀지 않은 친구들의 모습도 있다.


“카, 칼세드니아 님……그, 그게……만약 저희들도 오늘 시험에 합격하면……그, 그러니까……타츠미처럼……아니, 여기도 괜찮으니까 뽀뽀 해 주실 수 있으세요……!?”


기대로 얼굴을 빛내는 니스 삼형제. 그 안에서 니즈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뺨을 가리키고 있다.

그 옆에서는 바스가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그리고.


“싫어요.”


싱긋 하고. 또한, 단칼에.

거의 기대는 품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정면에서 거절당하자 니즈 삼형제는 누가 보기에도 풀이 죽었다.


“……응. 알고 있었던 거야. 알고 있었던 거지만…….”

“새삼스레……타츠미가 부러워…….”

“그, 그게……볼에 입맞춤이 안 된다면, 그, 그러니까……밟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괜찮은데요…….”


마지막에 뭔가 불손한 말이 들린 것 같은, 안 들린 것 같은.

뭐가 어찌됐든 타츠미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간 건 틀림없었다.




“그래서? 알아본 결과는 어땠어?”


고급스럽게 장식된 방 안에서 한 노부인이 부하의 보고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네, 부인님. 타츠미 야마가타라고 하는 인물 말입니다만, 이상한 소문 같은 건 없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근처에서도 평판이 좋고, 칼세드니아 님하고도 사이가 좋으며,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래. 그럼, 뭐 이상한 곳에 드나든 적은?”

“그쪽도 조사해 봤습니다만, 타츠미라고 하는 자가 자주 방문하는 창관이나 주점, 도박장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자주 이용하는 창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대 일본과는 달리, 이쪽 세계는 전반적으로 오락이 적다.

때로는 여행 극단이 상연하는 연기를 즐기거나, 음유시인이 부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서민의, 그것도 성인 남자의 일반적인 오락이라고 한다면 역시 「마신다」「친다」「산다」였다.


술, 도박, 그리고 창부. 귀족이 되면 또 다르지만, 서민 남자의 오락으로는 그게 대표적이고, 일을 마치고 친구나 동료와 함께 한 잔 걸치고 가는 건 최고의 즐거움인 것이다.

노부인이라 하더라도, 타츠미라는 젊은이가 약간 그런 오락에 손을 댔다 하더라도 그렇게 책망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창관에 빈번하게 드나들거나, 술이나 도박으로 몸을 망가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면 얘기는 다르다.


과거에 술이나 도박, 그리고 여자로 몸을 망친 남자의 사례는 서민이든 귀족이든 몇 개든지 있다.

하지만,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타츠미라고 하는 젊은이는 그것들에 전혀 손을 대고 있지 않은 듯하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신전으로 나가고, 책무를 마친 뒤엔 곧장 집으로 돌아온다. 가끔씩 도시 시장 같은 곳에서 장을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진 하지만, 사고 있는 것들 대부분이 식재라고 했으니 칼세드니아가 부탁을 해 사러 간 걸지도 모른다.


“……그 타츠미라고 하는 남자, 나이 치고 너무 딱딱하다 해야 하나, 아무리 봐더 너무 고지식한 것 같네. 어쩌면 일부러 그렇게 보이게 하는 걸지도……?”


역시, 이 세계의 인간과 현대 일본의 인간, 그것도 미성년의 소년은 정신면으로 크게 차이가 있다. 그걸 이해할 수 없는 노부인은 타츠미의 행동이 기묘한 걸로 보이겠지.


“아뇨, 적어도 주변 사람들이나 친한 친구들은 성실한 젊은이라고 여기고 있는 모양입니다.”


신전에서 살고 있지 않은 바스 삼형제는 단련이 끝난 뒤에 타츠미와 같이 술을 마시자고 권유한 적도 있다. 하지만, 타츠미는 그 권유에 응한 적은 없다.


“그리고, 이건 타츠미라고 하는 젊은이와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만…….”


그렇게 전제를 두면서도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저희들과는 별개로 다른 사람이 그를 조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머, 어디 사는 누가 타츠미를 조사하고 있다는 거니?”

“예, 조사해 본 바, 가르가돈 백작가의 아들, 라라이크 가르가돈이었던 것 같습니다.”

“라라이크……아아, 분명 몇 번을 거절당해도 질리지 않고 계속 칼세한테 구혼을 했던 남자구나?”


노부인도 라라이크 가르가돈의 행동은 전해 듣고 있었다. 라라이크가 집요할 정도로 칼세드니아한테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도 포함해서.


“……라라이크를 칼세하고 붙일 생각은 전혀 없지만……타츠미를 조사하는데 이용할 수 있지 않으려나?”

“알겠습니다.”


그렇게 짧은 말로 대답한 그는 조용히 방을 뒤로 했다.

덜컹, 하고 조용히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노부인――엘리시아 크와로트 전 공작부인은 창밖에 펼쳐진 도시 풍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적어도, 나쁜 인물은 아닌 것 같은데……한 번 직접 만나볼까…….”


그렇게 입에 담은 엘리시아의 말은 누구의 귀에 들어가는 일 없이 방 안에서 조용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