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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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제 10화『가르가돈 백작가』
타츠미가 낯선 불량배들한테 시비를 받은 다음날.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둘이서 같이 쥬젯페가 있는 곳으로 가 어제 있던 일의 경위를 설명했다.
“허허어. 벌써 움직였던가.”
타츠미와 칼세드니아의 보고를 들은 쥬젯페는 어째선지 즐겁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저, 저기요, 쥬젯페 씨? 혹시 이번 사건에 무슨 짐작 가는 부분이라도……?”
“음. 짐작 가는 부분이라면 있긴 있군. 그렇지만, 이건 나도 어제 처음 들은 일이었네만. 이봐, 칼세야. 너는 라라이크 가르가돈이라는 사람을 알고 있느냐?”
“라라이크……가르가돈……말인가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뭔가 생각에 잠기는 칼세드니아. 라라이크 가르가돈이라는 이름에 짐작 가는 부분이 없는 타츠미는 제쳐 두고, 쥬젯페는 의외라는 듯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그 이름에 짐작 가는 부분은 없네요. 하지만, 가르가돈이라는 건 가르가돈 백작가를 말씀하시는 거죠? 그 집에 라라이크라는 사람이 있던가요?”
아무래도 칼세드니아의 말에 거짓이 없다고 판단한 쥬젯페는, 어째선지 방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손으로 두 눈을 감쌌다.
“…………………좋아한다느니 싫어한다느니 이전의 문제였던 겐가……이렇게까지 오면 이것저것 너무 빗나가 버려, 오히려 라라이크 녀석이 가엾어지기 시작하는구먼.”
라라이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칼세드니아한테 구혼을 했다는 건 당연하지만 쥬젯페는 알고 있다. 그리고, 칼세드니아한테 오는 구혼 얘기는 일단 모두 그녀의 귀에도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름도 기억하지 않거니와, 인상조차 남아있지 않을 줄이야. 이렇게까지 나오면 쥬젯페는 아니지만 가엾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도가 없다.
“자, 너한테 구혼을 해 왔던 상대 중에, 가르가돈 가의 아들이 있었지 않느냐? 그 녀석이 바로 라라이크라는 녀석이다.”
다시 뭔가 생각하기 시작하는 칼세드니아. 하지만, 이번엔 바로 떠올린 모양인지 팟 하고 얼굴을 빛냈다.
“떠올랐어요. 그러고 보니 있었네요, 그런 분도.”
구혼까지 했었는데 이렇게까지 인상에 남아있지 않다니. 타츠미도 같은 남자로써, 그 라라이크인지 뭔지 하는 사람을 동정했다.
하지만 그것과 이건 얘기가 다르다. 얘기의 흐름으로 보아, 어제 사건에 그 라라이크가 엮여있는 게 틀림없다.
“그럼, 그 라라이크라는 사람이 어제 그 남자들을?”
“틀림없이 사위한테 시비를 걸어왔다는 그 남자들은 라라이크가 고용했을 테지. 그리고, 그 목적은――――”
이때, 쥬젯페의 시선은 타츠미가 아닌 칼세드니아한테 보내져 있었다.
“치코가 자기가 한 구혼을 거절했으니까, 저를 괴롭히고 있다는 소린가요?”
“아마도 말이네. 정확히는 어떻게든 해서 사위와 칼세를 이별시키게 만들고, 자신이 사위를 대신할 생각인 겔 테지.”
가령 타츠미하고 칼세드니아가 헤어진다 하더라도, 칼세드니아의 태도로 보아 그 라라이크라는 남자가 그녀의 다음 파트너가 될 확률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겠지.
그런데 일부러 그런 공작을 펼칠 필요가 있는 걸까.
타츠미는 어딘가 납득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뿐이다.
설마 라라이크가 일방적으로, 자기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니 그녀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라는 자신한테 사정 좋은 생각만 하고 있을 거라고는 타츠미는 알지 못하니, 그 의문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렇지만, 이대로 라라이크를 방치하고 있을 수도 없다.
“그럼, 앞으로는 어떡하면 될까요?”
쥬젯페의 추측대로라면, 어제 그 사건 하나만 가지고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건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문제가 된다.
“그건 나한테 생각이 있네. 솔직히, 몇 번을 거절해도 질리지 않고 구혼을 해 오는 라라이크는 나도 애를 먹고 있었네. 이걸 기회로 그 녀석한테 확실히 알려주도록 하겠네. 허나, 그러기 위핸 사위와 칼세의 협력이 필요하네. 특히 사위는 좀 더 손을 더 많이 빌리게 될 터인데……괜찮겠는가?”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요……그래서, 저는 대체 뭘 하면 되나요?”
“저도 뭐든지 할게요!! 주인님을 위협하려 하다니……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소행이에요!!”
흔들, 하고 칼세드니아의 온몸에서 마력이 일어선다.
그 마력과 함께 방출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박력에 타츠미는 무심코 볼을 경직시켰다.
“정말이지, 여전히 너는 사위랑 관련된 일이 나오면 과격해지는구나. 허나, 한동안은 저쪽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보면서, 상대를 초조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초조하게 만드는 게다. 초조해지만, 머지않아 라라이크 본인이 움직일 테지. 그때까지 아무쪼록 몸조심 잘 하게나, 알겠는가? 절대로 저쪽이 파고들 수 있는 틈을 줘서는 안 되네.”
진지한 표정의 쥬젯페가 그렇게 충고를 하자,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둘이서 같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어떻게 된 일이냐!?”
손에 쥐고 있던 과실주가 들어간 비싼 유리제 잔을 라라이크가 짜증난다는 듯이 발밑으로 내던졌다.
“어째서, 내 계획이 잘 돌아가질 않지!?”
바닥에 내던져진 잔은 반짝반짝 거리는 파편을 흩뿌리며 박살났다.
하지만, 지금 라라이크는 그 광채조차도 신경에 거슬렸다.
불쾌감을 뛰어넘어, 이미 분노한 표정을 지으면서 라라이크는 박살난 유리 파편을 더욱 짓밟았다.
라라이크가 말하는 계획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이 타츠미를 계략에 빠트리기 위한 것이다.
실력에 자신 있는 불량배를 고용해 타츠미를 위협하라고 명령을 내리면, 어째선지 항상 타츠미를 놓쳐 버리고 만다.
창부를 사들여 함정에 빠트리고, 그걸 증거로 삼아 협박하려 해 봐도, 애초에 타츠미는 창부가 있을 법한 가게에는 드나들지 않는다.
그래서는 그와 연줄이 있는 사람이 직접 타츠미가 있는 곳으로 가서――물론, 가르가돈 가문의 인간이라는 건 감춰두고――<<성녀>>와 헤어질 것을 조건으로 은화가 들어간 주머니를 쥐어주려 해도, 은화 같은 건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단칼에 거절해 버리고 말았다.
폭력으로 위협을 받고, 여자의 함정에 빠져 지위를 잃은 타츠미가 자신한테 쥐어준 돈을 기쁘게 받아들고 이 나라에서 도망친다.
그게 라라이크가 멋대로 그리고 있던 계획이었다.
당연하지만, 그런 자기가 멋대로 세운 계획은 무엇 하나 성공하지 못했다.
할 리가 없다.
“어째서지!? 어째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냐!?”
하지만, 자신이 상상하던 대로 되지 않은 라라이크는 진심으로 분개하며, 입에서 침을 튀겨대고 소리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지금,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그의 개인적인 부하도 가르가돈 가문의 집사도, 애꿎은 분풀이를 당할까봐 무서워 다가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라라이크는 홀로 자기 방에서 날뛰어댄다.
얼마 전 그가 파괴한 방 안의 가구 같은 것들은 새로 사들여 원래의 그 휘황찬란한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그걸, 라라이크가 다시 파괴한다.
그렇게 해서 방 안이 반파됐을 즈음.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한 쌍의 남녀가 그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
“뭘 하고 있는 것이냐, 라라이크! 하인들이 두려워하고 있지 않느냐!”
“어머……라라 짱의 멋진 방이, 또 이런 꼴로…….”
“아, 아버님……어머님…….”
방으로 들어온 중년 남녀. 그건 가르가돈 백작가의 당주인 아르몬드 가르가돈과 그 부인인 쉐나퀄리어 가르가돈. 말할 필요도 없이, 라라이크의 부모님이다.
키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그럭저럭 균형이 잘 잡힌 몸매인 아르몬드에 비해, 부인인 쉐나퀄리어의 키는 남편보다 살짝 작긴 해도, 체중은 남편보다 2배는 있을 법한 묵직한 체형. 그 묵직한 체형을, 과시하는 듯한 휘황찬란한 장식품이나 옷으로 꾸미고 있었다.
“어, 어머니이이이이이이이임!! 저, 저의 칼세드니아가……칼세드니아가아아아아아………….”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어머니의――전체적으로――풍만한 몸을 끌어안는 라라이크.
그리고 그런 라라이크를 어린애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쉐나퀄리어.
그것만 보면 사이가 좋은 가족 같지만, 그들의 나이나 입장을 생각해 보면, 그 광경을 보는 사람한테 소름끼치는 감정을 품게 할 게 틀림없다.
“응, 옳지, 옳지. 울어도 된단다, 라라 짱. 이 어머님은 항상 당신 편이니까요.”
“응……응!! 고마워, 어머님!! 그치만……칼세드니아가……나하고 결혼을 안 해줘……칼세드니아도 사실은 나를 사랑하고 있을 텐데……분명, 타츠미인지 뭔지 하는 나쁜 남자한테 속고 있던지, 협박당하고 있는 거야…….”
“그렇고말고. 라라 짱을 싫어하는 여자 따위, 있을 리가 없는걸. 분명 라라 짱이 하는 말대로일 거야.”
자신의 아이가 말하는 응석을 끝까지 받아들여주는 어머니. 그런 부인과 아들의 모습에, 남편이자 아버지인 아르몬드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입을 열었다.
“그렇게는 말한다만, 라라이크. 그 타츠미라는 사람과 칼세드니아 공은 이미 약혼을 한 데다 매우 사이가 좋다고 들었다만? 게다가, 크리소프레즈 예하께서까지 완전히 두 사람을 인정하고 있다던가. 결혼의 수호신인 서바이브 신의 최고 사제님이 인정한 약혼에 토를 다는 건――――”
“조용히 하세요!! 당신은 자기 아들이 불쌍하지도 않은 거에요!? 이렇게……이렇게 울고 있는 아들을 보고, 어떻게든 해 줘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아, 아니……라라이크도 벌써 20살을 넘었으니, 애라면 모를까 어엿한 성인 남자의 응석을 그렇게 받아줘선…….”
“정말, 이제 됐어요!! 당신은 믿질 못 하겠어요!! 정말이지, 당신은 돈벌이 재능은 있어도 자기 자식에 대한 애정이 빠져있다니까……!!”
쉐나퀄리어는 라라이크를 껴안은 채로 분하다는 듯이 그곳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만약 이곳에 타츠미가 있었더라면, 지금 쉐나쿼리어의 모습이 마치 씨름꾼이 발을 구른 것 같다고 생각했겠지.
“이 어머님한테 전부 맡기세요, 라라 짱. 어머님이 크리소프레조 최고 사제님한테 직접 부탁을 해서 칼세드니아 씨를 당신의 신부가 되도록 부탁해 볼게요. 최고 사제님이라 하더라도, 우리 가르가돈 가문의 권위를 무시할 리가 없는 걸요. 분명 당신의 바람은 이뤄질 거에요.”
“응……응!! 부탁할게, 어머님!!”
서로를 꽉 껴안는 어머니와 아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가르가돈 백작가는 현재는 백작의 지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아르몬드의 아버지 대까지는 지위가 하나 더 낮은 자작이었다.
하지만, 신분은 귀족 안에서도 별로 높지 않지만, 그 위력은 랄고필리 왕국 안에서도 상위로 들어간다.
영지 내에 양질의 광맥을 몇 개나 소유하고, 거기서 생산되는 각종 금속 자원이 가르가돈 가문과 그 영지를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그건 물론, 현재 당주인 아르몬드의 수완으로 이뤄진 점이 크다.
그의 지휘 아래 생산되어진 양질의 광석은, 백작가가 소유한 뛰어난 장인의 손으로 높은 질의 무기나 갑옷, 그 외의 생활필수품으로 모습을 바꾼다.
아르몬드는 광석 생산 말고도, 장인을 교육하는 일에도 주력을 다해, 그 결과 가르가돈 백작령산 금속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또한, 아르몬드는 양질의 무기를 나라에 잔뜩 보급하는 것으로 국력을 높이는 일에 공헌했고, 그 공적을 인정받아 가르가돈 가는 백작의 지위를 받게 된다.
한편, 쉐나퀄리어의 생가는 어떤 공작가와 연분이 있는 후작가로 신분 자체는 높긴 하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높지 않다.
안 좋은 의미로 전형적인 귀족이었던 쉐나퀄리어의 생가는 영지 전체를 부유하게 만들 노력을 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착취를 통해 자신들만을 비대하게 부풀렸다.
그 굴레가 돌고 돌아 영지 내에 이렇다 할 특산품도 없고, 눈에 띄는 자원도 다 써 버렸기 때문에 결국엔 『빈곤 귀족』의 각인을 찍히기까지 이르고 말았다.
신분은 높지 않더라도, 돈과 위세가 있는 백작가와, 신분은 높긴 하지만 돈과 위세가 없는 후작가. 그 두 가지가 타산으로 인해 이어지게 된 건 어떤 의미로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귀족이라고는 해도, 그때까지 어쩔 수 없이 빈곤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쉐나퀄리어. 하지만, 그 생활은 결혼을 기점으로 크게 변모했다.
맨 처음에는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백작가로 시집을 가는 걸 싫어하고 있던 쉐나퀄리어였지만, 실제로 시집을 가자마자 가르돈 가문의 부유한 생활에 눈 깜짝 할 새에 매료되어 버렸다.
정략결혼이라고는 해도 부인을 사랑한 아르몬드는 쉐나퀄리어가 하고 싶어 하는 걸 뭐든지 들어주고 말아, 그녀가 원하는 물건은 뭐든지 사 주고 말았다.
아르몬드는 나중에 이게 모두 실수였다는 걸 깨닫는다.
후작가의 딸로써, 원래 지위가 높아 응석쟁이였던 쉐나퀄리어. 생가가 가난했던 탓에 그 성격에는 방해물이 끼어 있었다.
하지만 부유한 집에 시집을 온 걸로 인해 선천적인 그녀의 높은 우월감과 억지를 부리는 성격에 불을 붙여버리고 말았다.
남편은 자기가 하는 말을 뭐든지 들어준다.
원한다고 생각한 건 뭐든지 손에 들어온다.
그 사실이, 그녀의 태생적인 방자함을 점점 가속시켰다.
아르몬드는 쉐나퀄리어의 행동을 눈치 채고 있었으면서, 그래도 그녀를 방치했다.
영주로써의 일이 바쁜 것도 있었고, 곧 아이라도 태어나면 그녀의 방자한 행동도 자연스레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된다면, 계속 자기 억지만 부릴 수는 없다. 뭐라 해도 막 태어난 아기는 이 세계 안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폭군이니까.
하지만, 아르몬드가 기대하고 있던 것처럼 아이가 태어나도 쉐나퀄리어의 방자한 성격이 잦아드는 일은 없었다. 그러기는커녕, 자신의 아이한테 애정을 과격할 정도까지 쏟아 부은 걸로 인해 태어난 아이는 일방적으로 어머니를 따랐고, 그 성격은 어머니와 쏙 닮은 것으로 자라게 되고 만다.
세계가 다르더라도, 아이가 부모를 따라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라라이크 가르가돈은, 아르몬드가 아무리 엄하게 꾸중을 해도, 그 이상으로 어머니가 응석을 받아줘 버린 탓에 매우 제멋대로에 억지를 부리는 인간으로 자라고 만 것이었다.
서바이브 신전의 부지는 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드나들 수 있는 곳은 정문과 뒷문 두 장소 뿐이다.
물론 신전이라는 장소인 만큼, 그렇게 높은 담은 아니기 때문에 신체 능력이 좀 높은 사람이라면 담을 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신의 집인 신전에 그런 버릇없는 짓을 하는 사람은 일단 전무하기 때문에, 신전을 방문하는 사람은 당당히 정문을 지나 신전으로 향한다.
참고로, 뒷문은 신전에 음식이나 약초 같은 걸 납입하는 상인들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정문에서 한 발 밖으로 나온 타츠미는 방심하지 않고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요 최근 들어 이 정문을 나오자마자 품행이 단정치 못한 남자들이 시비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남자들이 문을 통해 안쪽으로 들어오지 않는 건, 문 안쪽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신관 전사들이 달려오기 때문이라 그런 것이다.
물론, 타츠미는 남자들의 목적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남자들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쏜살같이 도망치던지, 반대로 일단 신전으로 들어가 뒷문으로 빠져나오던지, 둘 중 하나를 고르고 있었다.
몇 번이나 주변을 둘러보고 오늘은 괜찮다고 판단한 타츠미는 정문이 있는 곳으로 뒤를 돌아봤다.
“괜찮아, 치코. 오늘은 없는 모양이야.”
타츠미의 목소리에 반응한 칼세드니아가 문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재빨리 타츠미가 있는 곳으로 갔다.
쥬젯페한테 충고를 들은 뒤로, 만약을 위해 두 사람은 되도록 혼자서 돌아가지 않고, 이렇게 같이 돌아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경계하지 않으시더라도……제가 같이 있는 이상, 주인님한테는 손가락 하나 못 댄다구요? 그 뿐만 아니라, 모습을 드러낸 순간에 죽지 않을 정도의 마법으로…….”
“아니아니. 불량배라 하더라도, 상대는 그냥 고용되어 있을 뿐이고 말이야. 가능하면 과격한 일은 피하자고.”
“음……주인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칼세드니아였지만, 타츠미가 걸어 나가자 바로 그 뒤를 쫓았다.
그리고, 그 도중에 뭔가 떠오른 건지, 타타탁 하고 빠른 걸음으로 타츠미를 쫓아가더니, 그의 오른팔을 자신의 가슴팍 근처로 끌어안았다.
“어……? 치, 치코? 가, 갑자기 왜 그래!?”
갑자기 칼세드니아가 팔을 끌어안아 놀라는 타츠미. 그리고, 칼세드니아는 그런 타츠미를 향해 딱 잘라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몸을 밀착시키면서, 저는 주인님을 지키고 있는 거에요!!”
싱긋 하고. 그야말로 정말이지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이러고 있으면, 갑자기 누가 습격하더라도 제 몸을 던져서 주인님을 지킬 수 있고………………무엇보다 이러고 있는 편이 따뜻하잖아요.”
“아니, 몸을 던져서까지 나를 지켜줄 필요는 없는데……뭐, 뭐어, 따뜻한 건 맞는 말이니까 말이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리 싫은 기색은 보이지 않는 타츠미. 그는 칼세드니아와 함께 자신들의 집을 향해 걸어 나갔다.
신전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당연하지만 지금까지 몇 번이나 지나다닌 길이다.
두 사람이 같이 돌아갈 때는 이렇게 몸을 딱 붙여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들이 지나가는 길에 가게를 연 상인들이나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에게 따뜻하고 상냥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바이브 신전의 <<성녀>>」와 그 반려가 될「흑발흑안의 청년」의 두터운 친밀감은, 일부의 주민들한테는 완전히 익숙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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