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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2장 제 11화『포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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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2장 제 11화『포위망』


그날.
신전 문을 나온 타츠미를 몇 명의 남자들이 에워쌌다.
어는 남자도 한 번은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하지만, 남자들의 얼굴에는 명백하게 초조감이 엿보이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놓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제 슬슬, 성과를 내지 않으면 우리들한테도 영향이 나와서 말이다.”

아무래도, 아무리 지나도 타츠미를 붙잡지 못하는 남자들을 보고 그들의 고융주인 라라이크도 초조해진 모양이다.
오늘까지 타츠미는 항상 도망쳐 왔다.
쥬젯페의 지시로 그렇게 하고 있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자주 험상궂은 남자들과 엮이는 건 그도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까지다. 쥬젯페한테서 새로운 지시가 떨어졌기 때문에 이제 도망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

“그건 딱 좋네. 나도 이렇게 당신들이 나와줘서 다행이야. 내가 당신들을 찾는 건 힘들 것 같았으니까 말이지.”

불량배 여러 명한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타츠미는 싱긋 하고 웃었다.
그 여유 있는 표정을 보고 남자들은 괴아하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보다 주먹을 휘두르는 편이 빠른 생활을 보내 왔던 그들이 타츠미의 여유로운 모습의 이유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아아앙?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고 앉은 거냐, 임마? 됐으니까 잠깐 면상 좀 빌려줘라! 솔직하게 우리들이 하는 말대로 하면, 손발 하나 정도로 봐 줄 테니까 말이야!”
“아니, 어울려 줘야 할 쪽은 당신들 쪽이야.”

타츠미가 그렇게 말한 순간이었다.
타츠미의 등 뒤, 신전의 정문에서 완전 무장한 여러 명의 신관 전사들이 뛰쳐나왔던 것은.
아무리 실력에 자신이 있다고는 해도, 도시의 불량배 정도가 완전 무장한 신관 기사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맨 처음에는 콧김을 거칠게 내뿜으며 신관 전사들한테 반항을 하던 남자들이었지만, 간단히 진압당해 붙잡히고 말았다.

“여어, 타츠미. 오늘까지 도망치느라 수고했다.”

타츠미한테 말을 걸어온 건 낯익은 신관 전사다. 그도 쥬젯페의 계획은 이미 들었으며, 오늘 이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좀이 쑤시던 사람이었다.

“번거롭게 만들었네요. 드디어 쥬젯페 씨의 준비가 끝난 모양이에요.”
“그런 것 같네. 솔직히, 이 녀석들이 신전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게 짜증나서 참을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야. 일반 신자들한테서도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었고, 드디어 예하한테서 허가가 나와 우리들도 개운해졌다고.”
“감사합니다.”
“뭘, 우리들은 네가 매일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분명, 너하고 칼세드니아 님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여기 있는 녀석들은 다들 너하고 칼세드니아 님 편이다.”

불량배들을 붙잡은 신관 전사들이 각각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타츠미하고 같이 단련하면 칼세드니아 님이 치료를 해주시는 기회가 늘어나니까 말이야. 나는 그게 즐거움이었다고.”
“그래 맞아. 적어도 내 진짜 목적은 칼세드니아 님의 치유 마법이니까 말이다? 결코 너를 위해서 한 게 아니라고, 알겠냐?”
“잘도 그런 소릴 하는군. 타츠미하고 칼세드니아 님을 헤어지게 만들려고 하는 녀석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마치 자기 일처럼 화를 냈었잖아.”
“뭐!? 아, 아니, 그건 말이지!? 여, 역시 같이 단련한 동료인 이상……게, 게다가 나도 서바이브 님의 신관이니까 말이야. 확실히 연으로 묶여진 두 사람을 억지로 헤어지게 만들려는 짓은 용서 못 한다고!!”

서로 웃으며 얘기하는 신관 전사들.
선배 신관 전사들의 마음 씀씀이에 타츠미는 다시 한 번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타츠미 일행이 신전 앞에서 잠깐 소동을 피운 다음날.
쥬젯페는 아침에 제일 먼저 달려온 갑작스런 손님의 대응을 하게 됐다.
그렇지만, 그 손님이 방문할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 다만, 그 손님이 아침 제일 먼저 올 줄은 주젯페도 역시 예상하지 못했었지만.

“서바이브 신전으로 어서 오시죠. 가르가돈 백작 부인.”

신전의 응접실 중 하나. 거기로 들어간 쥬젯페는 손님한테 환영의 대사를 늘어놨다.
그걸 보고 응접실 안에 있던 손님도 또한, 등 뒤에 하인 같은 인물을 따르게 하면서 일어서서 쥬젯페를 맞이했다.

“저야말로, 이러한 시간에 갑자기 찾아뵈어 정말로 죄송해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미리 약속을 주거나 올 시간을 생각하지 못하겠나.

마음속으로 그렇게 험담을 하면서도 쥬젯페는 가르가돈 백작 부인――쉐나퀄리어 가르가돈한테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앉을 것을 권했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인지?”
“네, 예하. 오늘 제가 찾아뵌 것은 예하의 양녀이신 칼세드니아 님과, 저희 가르가돈 가문의 아들인 라라이크와의 혼인 의식의 정식적인 날짜를 정하기 위해서랍니다.”

너무나 푸짐한 몸을 출렁 하고 흔들면서 미소를 지은 쉐나퀄리어는 의자에 앉더니 주늑 든 기색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한편 그때.
부인과 아들이 서바이브 신전으로 외출한 가르가돈 집의 저택에도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와 있었다.

“갑자기 미안하네, 가르가돈 백작.”
“아, 아뇨,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떠한 용건으로 저희 집에……?”

예기치 못한 손님, 아니 너무나 거물인 손님을 앞에 두고, 아르몬드 가르가돈 백작은 때때로 땀을 닦으면서 대응했다.

“사실은, 당신 부인하고 아들 일로 애기할 게 있어서 말이야. 당신 시간을 조금만 나눠줄 수 있으려나?”

라고, 엘리시아 크와로트 공작 부인은 차갑고 엄격한 시선으로 눈앞에 있는 아르몬드를 바라봤다.



“허허어. 내 양녀(딸)과, 자네의 아들의 혼인 의식 날짜란 말인가? 허나, 나는 칼세와 라라이크 공이 결혼한다는 소리를 처음 들어보네만.”

일부러인 것처럼 점잔을 빼는 쥬젯페.

“어머, 그러신가요? 하지만, 저는 아들한테서 칼세드니아 님과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라고 들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엮이는 건 결혼의 수호신 되시는 서바이브 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겠지요. 여긴 예하의 지혜로운 결단을 내리셔셔, 젊은 두 사람한테 축복을 주실 수 없을는지요? 물론, 저희 가르가돈 가문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력을 하려고 합니다. 서바이브 신전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예하님 개인적으로도……어느 정도의 선물을 준비해 놨답니다. 예하께 있어서도, 저희 가르가돈 가문과 친척 관계를 쌓아두는 건 결코 손해가 아닐 테죠?”

씨익, 하고 지방으로 인해 축 늘어진 쉐나퀄리어의 두 볼짜기가 치켜 올라간다. 쥬젯페는 아무래도 그녀가 웃고 있는 것 같다고 예상을 했다.

“허어, 나한테 개인적으로도 선물……이란 말인가?”

쥬젯페가 흥미가 이끈다는 것처럼 눈썹을 치켜 올리자, 쉐나퀄리어의 볼이 더욱 치켜 올라갔다.

“예. 물론, 예하님께 어울리는 액수를 준비해 놨고말고요.”

쉐나퀄리어는 등 뒤에 대기시켜뒀던 하인이 있는 곳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걸 보고 하인은 갖고 있던 포대 안에서 짤랑짤랑 하는 금속음 소리가 들리는 주머니를 꺼냈다.

“자, 받아 주시죠, 예하.”

하인이 아무 말 없이 주머니를 내밀고, 쉐나컬리어가 쥬젯페한테 받을 것을 권한다.
그리고 쥬젯페는 기쁜 듯한 표정으로 그 주머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머니인 쉐나퀄리어가 쥬젯페와 상담하는 동안, 라라이큰 다른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남자 신관이 손님인 라라이크한테 차를 우려내고 내민 뒤에는 아무 말 없이 응접실에서 나갔다.
그 모습을 시시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던 라라이크. 조급하다는 듯이 손톱 끝을 계속 움직이면서 어머니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참을성 없는 라라이크는 곧바로 너무 지루함이 넘치고 만다. 그렇지만, 여기서 분노에 몸을 맡겨 날뛰어 버리지 않을 정도로는 라라이크한테도 분별성이 있었다.
라라이크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일어서거나 앉거나, 응접실 안을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그가 그렇게 시간을 달래고 있자, 갑자기 문 너머에서 소리가 들렸다.

“실례하겠습니다. 여기에 라라이크 가르가돈 님이 계신가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라라이크의 얼굴이 빛났다. 그 목소리는 그가 처음으로 들었던 그 이후로, 하루도 잊어 본 적이 없는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라라이크는 서둘러 문으로 다가가 밖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문을 열었다.

“이, 이거 이거, 칼세드니아 공. 오, 오랜만입니다!”
“네, 오랜만이네요, 라라이크 님.”
“그, 그런데, 어째서 여기에 칼세드니아 공이……?”

기쁨을 억누르고 라라이크는 어떻게든 평정을 가장했다.

“네. 할아버님께서 라라이크 님이 지루해 하실 테니, 얘기 상대를 하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왔습니다. 같이 있어도 괜찮을까요?”
“무, 물론이고말고요. 자자, 누추한 방이지만, 들어오시죠.”

여기가 신전 응접이라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들뜬 라라이크는 칼세드니아를 들어오도록 권유했다.

“사실은 저, 라라이크 님이 드셔주셨으면 하는 과자를 구워왔답니다. 괜찮다면 하나 드시지 않을래요?”
“무, 물론입니다! 칼세드니아 공이 직접 만든 과자라면, 기꺼이 먹고말고요!”

라라이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칼세드니아는 등 뒤로 돌아봐 손뼉을 쳤다.
그 소리를 듣고 세 사람의 남성 신관이 차나 과자가 올려져 있는 손수레를 밀면서 응접실 안으로 들어왔다.
신관들은 차와 과자 준비를 마치고, 그대로 하인처럼 벽 근처에 대기했다.
귀족이자, 그런 태도를 취하는 하인을 상시 접하고 있는 라라이크는 대기하고 있는 신관들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칼세드니아한테 추천을 받은 과자를 입에 담았다.
그때, 칼세드니아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라 있는 건 눈치 채지 못하고.



쉐나퀄리어가 내민 주머니를 받아들고, 쥬젯페는 찰랑찰랑 가볍게 흔들면서 그 무게를 가늠했다.
그리고, 힐끔 하고 쉐나퀄리어한테 시선을 보냈다.
그것만으로도 쉐나컬리어도 쥬젯페가 말하고 싶은 걸 깨달은 건지, 하인한테 새롭게 지시를 내렸다.
하인은 포대 안에서 방금 전과 비슷한 크기의 주머니를 꺼냈다. 물론, 이번에도 짤랑짤랑 하고 금속음이 들린다.
그걸 보고 씨익 하고 미소를 지은 쥬젯페. 쉐나퀄리어도 최고 사제가 만족했다고 여긴 건지 마찬가지로 미소 지었다.

하지만, 쥬젯페는 받아든 주머니를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주머니가 열리더니 안에서 은화가 떨어진다.
하지만, 쉐나퀄리어는 그걸 신경도 쓰지 않고, 쥬젯페를 똑바로 쳐다봤다.
그때까지 넉살 좋은 미소를 짓고 있던 쥬젯페. 지금은 실망한 표정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대체 뭐가 그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가. 쉐나퀄리어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건네준 금액이 적었던 건가. 그게 아니면, 은화가 아니라 다른 게 더 좋았던 것일까.
그러고 보니, 최고 사제는 마봉구 수집가로써도 유명하다. 은화 같은 게 아니라, 마봉구를 선물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분이 상해버린 건 아닐까.
서둘러 쉐나퀄리어가 수습을 하려고 했을 때.
땅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듯이 낮고, 그리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쉐나퀄리어의 귓불을 때렸다.

“……네놈은 이 나를 바보 취급하고 있는 겐가?”
“예? 아, 아뇨, 그런 것은 절대…….”

싱글싱글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쉐나퀄리어. 그 귀를 천둥도 이럴까 싶은 괴성이 꿰뚫었다.

“이……멍청한 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라라이크가 칼세드니아의 과자에 입맛을 다시면서,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을 때.
지진 같은 노성이, 조금 떨어진 칼세드니아의 응접실까지 들려왔다.

“무, 무슨 소리입니까, 지금 이 소린……!?”
“아마도, 누군가가 절대로 화내게 만들어선 안 될 분을 화내게 만들고 만 거겠죠.”

노성에 놀라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라라이크. 그에 비해 칼세드니아는 평온한 표정을 지은 채로 컵에서 흘러나오는 향기 좋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저, 절대로 화를 내게 만들어서는 안 될 분이라고요……? 으, 으음……?”

자리에서 일어난 라라이크가 현기증이라도 인 것처럼 몸을 흔들 하고 기울이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 이건……?”
“별 거 아닌 마비약의 한 종류에요. 그렇게 강력한 건 아니니, 금방 효과가 사라질 테니 안심해 주세요.”

칼세드니아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더니, 등 뒤에 대기하고 있던 신관들 쪽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럼, 바스 씨, 니즈 씨. 계획대로 부탁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칼세드니아 님.”
“맡겨만 주세요.”

칼세드니아 등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세 신관 중 두 사람, 바스와 니즈는 손수레에 숨겨 뒀던 밧줄을 꺼내더니, 약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된 라라이크를 묶었다.

“이, 이건 대체 무슨 짓이냐, 칼세드니아!? 어, 어째서 사랑하는 나한테 약 따위를……?”
“확실히 신에게 봉사하는 사람으로서, 약 종류를 쓰는 건 칭찬 받을 짓은 아니지만……상황에 따라 가장 유효한 수단을 쓰는 건 인간의 지식의 보고지요. 다행히, 약을 사용해도 마음이 아플만한 상대도 아니고요.”

싱긋 하고 미소 짓는 칼세드니아. 하지만 그 미소 저편에 숨겨져 있는 험악한 분위기에, 라라이크의 등골에 차가운 게 내달렸다.

“아아, 맞다 맞아. 약을 사용한 이유였죠? 그건 단순히 당신이 날뛰면 곤란해서 그런 거에요. 다 들었다구요? 당신이 화를 내며 날뛰다가 자신의 방의 가구를 파괴하는 버릇이 있다는 건요. 이 방은 일단 고귀한 분을 맞이하기 위한 방이자, 가구 같은 것에도 꽤 신경을 쓰고 있어요. 중요한 신전의 재산으로 사들인 가구를, 당신의 변덕으로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부서트리게 만들고 싶진 않은 거에요. 그리고――――”

스윽, 하고.
칼세드니아의 루비 같은 눈동자가, 살기조차 머금고 가늘어졌다.

“――――제가 사랑하고 있는 건 단 한 명뿐. 저는 그 분 외의 사람을 사랑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멋대로 제 감정을 얘기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차갑게 쏘아붙인 칼세드니아가 휙 하고 시선을 움직이니, 그에 반응한 니즈가 낡은 천을 라라이크 입에 밀어 넣었다.
그때, 그의 손가가 약간 떨리고 있던 건 과연 어떠한 이유에서 그런 것이었을까.

그걸 확인한 칼세드니아는, 등 뒤에 대기하고 있던 마지막 신관의 옆으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마지막 신관은 만에 하나 라라이크가 날뛰었을 때를 위해, 칼세드니아 등 뒤에 계속 머물러 있던 것 같다.
그런 신관을 향해, 칼세드니아는 기쁘다는 듯이 그 몸을 찰싹 붙였다.

“제가 사랑하고 있는 건……이 분뿐이에요.”

방금 전과는 달리, 빛을 반사해 꽃을 피우는 듯한 너무나 눈부신 미소로.
칼세드니아는 라라이크한테 보여주려는 듯이 옆에 서 있던 그 신관――타츠미의 볼에 그 아리따운 입술을 갖다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