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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1장 제 21화『주어진 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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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1장 21화『주어진 도표』


천천히.

천천히 공중으로 올라가는 감각.

따뜻하고 기분 좋은 어둠 속을 떠다니고 있던 타츠미의 의식이, 천천히 깨어나기 시작한다.

주변에 뭉쳐있던 어둠이 엷어지면서 점점 밝아진다. 그에 맞춰, 타츠미의 의식도 선명해진다.


문득.

누군가가 이름을 부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아버지일까, 어머니일까, 그것도 아니면 여동생일까.

오랫동안 계속 옆에 있어줬던 가족 중 누군가일 것이다. 그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도 또한, 그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과 함께 점점 커져간다.

이윽고 그의 의식이 완전히 각성하기 직전. 그의 뇌리에는 하얀 백금색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가진, 한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이 떠올랐다.





눈꺼풀을 연 순간, 밝은 빛이 바늘처럼 눈을 자극하자, 타츠미는 반사적으로 다시 눈을 감았다.

그래도 한 순간 보인 풍경으로 타츠미는 자신이 있는 곳이 서바이브 신전 안에 있는 그한테 주어진 객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머뭇머뭇 다시 눈꺼풀을 떠 본다. 맨 처음에는 눈이 부셔서 눈이 따끔따끔 거렸지만, 그것도 금방 익숙해진다.


타츠미는 방에 있던 침대에 누워있던 것 같다. 그대로 자고 있는 것도 뭐해서,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켰다.

갑자기, 몸 안에 납이라도 들어있는 것 같은 권태감. 아무래도 상당히 피로가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도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천천히 방 안을 둘러보고 있자,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거기서 이제는 완전히 눈에 익은 백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객실로 들어왔다.

여자는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는 타츠미를 보고, 눈을 치켜뜨고 매우 놀라워했다.


“주, 주인님……?”


쉰 목소리가 여자의 복숭앗빛 입술에서 흘러나온다.

이어서, 그 루비 같은 두 눈동자에서 뚝뚝 하고 투명한 방울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타츠미가 뭐라고 말하는 것보다 빨리, 그녀 ――칼세드니아는 타츠미를 껴안았다.

갑자기 칼세드니아가 자신을 껴안자,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타츠미는 다시 침대로 쓰러졌다.


“……다행이다……저, 정말로 다행이다……주인님의 의식이 돌아와서……저, 정말로…….”


훌쩍훌쩍 울면서 중얼거리는 칼세드니아.

뭔가,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하고 타츠미가 그런 걸 생각했을 때.

갑자기 욱신 하고 가슴에 격통이 내달렸다.

왜 가슴에 이렇게 아프지? 하고 타츠미가 내심 고개를 갸웃거렸을 때, 드디어 그도 사건의 전말을 더올렸다.


<마> 라고 하는 무서운 괴물한테 빙의당한 쥬젯페의 보좌관인 발디오나 <<자유 기사>> 몰가나이크하고 치른 목숨을 건 전투를.


“주인님……? 왜 그러세요?”


타츠미의 몸이 갑자기 굳었기 때문일까. 그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챈 칼세드니아가 타츠미의 위를 감싸듯이 달라붙어 있던 몸을 일으켰다.


“호, 혹시 아직 가슴이 아프세요……? 죄, 죄송해요!! 저, 저도 참…….”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가 꾸벅 하고 숙이는 칼세드니아.


“괜찮아, 치코. 확실히 조금 아프긴 했지만, 그거 덕분에 정신이 확 들었으니까. 그리고 치코야말로 무사해서 다행이야.”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서 한 번 더 상처를 확인하게 해 주세요.”


라는 칼세드니아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인 타츠미는 입고 있던 웃옷을 벗었다.

다시 자신의 몸을 살펴보니, 가슴 부분에 세로로 길게 흉터가 나 있는 게 보였다. 칼세드니아도 그 흉터에 얼굴을 들이대, 가볍게 만지면서 흉터의 상태를 확인한다.


“상처는 완전히 아물었네요. 그래도 엄청 깊은 상처였으니까, 한동안은 좀 아플지도 몰라요…….”

“뭐……그건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 살아난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말이야.”

“하지만……흉터가 남아버렸네요…….”


애처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칼세드니아는 손가락으로 타츠미의 가슴에 있는 흉터를 살짝 매만졌다.


“신경 안 써도 돼. 여자하고 달리 남자한테 상처 하나나 두 개쯤은 있어도 별 문제는 없어.”


가슴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손가락의 감촉의 간지러움을 참으면서, 타츠미는 문득 다시 한 번 지금 상황을 떠올렸다.

자신은 지금 침대 위에서 웃옷을 벗고 상반신만 일으킨 자세로 있으며.

그런 자신한테, 흉터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는 해도, 칼세드니아는 그 아름다운 용모를 매우 가까이 들이대고 있으며.

그건 당연히, 두 사람의 거리도 매우 가깝다는 걸 의미하고 있으며.

조금 시선을 움직이면, 칼세드니아의 자기주장이 심한 두 개의 가슴이 신관복 위에서도 예쁜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게 보이거나 해서.

타츠미는 심장의 고동이 빨라진 걸 확실히 자각했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체온이 올라간 것 같은데요……?”

“아, 아니, 아니아니아니아니!! 아, 아무것도 아냐, 응!!”


그녀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던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무척 가까이 있는 그녀와의 거리가 부끄럽기도 하고. 타츠미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필사적으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어필했다.

하지만 그렇게 감추려고 해도 전해지고 말 때는 전해지고 마는 것이라서.

칼세드니아는 타츠미의 시선 끝이나, 지금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떠올리고 얼굴을 빨갛게 불힌다.


“저, 정말……! 주인님도 참……!”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면서도, 약간 화난 듯한 표정을 타츠미한테 보여준다. 그래도 칼세드니아는 새빨갛게 된 얼굴로 쑥스러워하면서도 기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주, 주인님이……그, 그게……워, 원히신다면야……저, 저는……그, 딱히…….”

“치, 치코…….”


서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도, 두 사람의 얼굴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그 거리가 주먹 하나 정도까지로 가까워졌을 때.


“크험험험!!”


갑자기 들려온 일부러인 듯한 헛기침. 타츠미하고 칼세드니아는 튕겨나가 듯이 서둘러 떨어진다.


“자네들의 사이가 좋은 건 늘 있는 일이고, 나로서도 기쁜 일이긴 하네만……적어도, 방문을 닫고 나서 하게나. 일단, 여기는 신성한 신의 집……신전 안이니까 말이네.”


라고, 문이 열려진 채로 있던 객실 입구 부근에서, 질렸다는 표정의 쥬젯페가 서 있었다.

아무래도, 칼세드니아가 객실로 들어왔을 때, 타츠미의 의식이 돌아온 걸 보고 놀라서 문을 닫는 걸 잊어버린 것 같다.





타츠미한테 주어진 객실 안, 칼세드니아가 의자 하나를 타츠미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 옮겨두자, 그곳에 쥬젯페가 앉는다.

그리고, 칼세드니아 본인은 그 쥬젯페 뒤에 서서 기다렸다.


“일단, 사위의 의식이 돌아와서 다행일세.”


쥬젯페의 그 말투나, 방금 전 칼세드니아의 그 흐트러진 모습을 떠올리고, 타츠미는 문득 의문을 느끼고 물어봤다.


“혹시……저, 꽤 오래 잠들어 있었나요……?”

“그러네. 그 뒤로……신전 정원에서 있던 소동이 지난 지 오늘로 사흘째일세. 그동안, 자네는 계속 잠들어 있었단 말일세.”

“사, 사흘……? 그렇게 오래요……?”


삼일 동안 잠들어 있었다는 걸 듣고 타츠미는 깜짝 놀랐다. 그의 기준으로는 <마> 하고 있던 소동은 바로 방금 전에 일어난 것 같은 감각이었던 것이다.


“사위도 당사자 중 한 명이니,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설명을 해야겠네. 허나 그 전에, 자네는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는가?”


다시 쥬젯페가 그렇게 물어보자, 타츠미는 순서대로 기억을 떠올려 본다.

신전 정원에서 쥬젯페의 보좌관인 발디오가 <마>에 홀려서 칼세드니아한테 덮쳐들었다는 걸 들은 것.

그 때, 같이 있던 몰가나이크와 함께 칼세드니아를 돕기 위해 정원으로 간 것.

거기서 몰가나이크와 칼세드니아 덕분에 발디오의 몸에서 <마>를 쫓아내는 데 성공한 것.

그 <마>가 하필이면 이번에는 몰가나이크한테 빙의해서 다시 칼세드니아를 덮친 것.

그리고, 칼세드니아한테 달려드는 흉기 앞에 정신없이 뛰쳐나가, 그녀 대신 베인 것.


타츠미가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건 거기까지. 그 뒤에 칼세드니아를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몰가나이크한테 싸움을 걸었던 건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럼, 자네가 스스로 마법을 사용한 건 기억하지 못하는 게군?”

“제, 제가 마법을……말인가요? 하지만, 저한테는 마력이 없던 게…….”

“그 말대로일세. 자네가 자고 있는 동안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자네한테서는 마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네. 허나…….”

“하지만, 저는 확실히 봤어요. 주인님이 마법을……그것도, 전설로 취급되는 <하늘> 계통의 마법을 사용하는 걸.”


칼세드니아하고 쥬젯페는 타츠미한테 <하늘> 이라는 계통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했다.

오래 전, 딱 한 명만의 사용자가 존재했던 환상의……아니, 전설의 적성 계통. 그 <하늘>의 마법을 타츠미가 무의식 중이라고는 해도 사용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말을 들어도 자기는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그래도 쥬젯페나 칼세드니아가 거짓말을 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로 자신은 전설로 치부되는 마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솔직히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그리고, 당황하고 있던 건 타츠미 혼자가 아니었다. 쥬젯페하고 칼세드니아도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을 앞에 두고 당황하고 있었다.

타츠미가 <하늘>의 마법을――<<순간 이동>>을 사용한 건 틀림없다. 다름아닌 칼세드니아 자신이 그 순간을 목격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타츠미한테서는 여전히 마력을 느낄 수 없다. 마력이 없는 타츠미가 마법을 쓸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음?”

“……아?”


타츠미한테 당황한 시선을 계속 보내고 있던 쥬젯페하고 칼세드니아가 살짝 놀라워하는 소리를 냈다.

지금, 타츠미는 두 사람의 기색을 눈치 채지 못하고, 뭔가를 확인하듯이 자신의 손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었다. 그런 타츠미의 몸에서 아주 약간이긴 하지만 마력이 느껴진 것이다.

구체적인 마력빛의 색깔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말로 미미한 마력. 하지만 쥬젯페하고 칼세드니아는 마력이 없던 타츠미한테서 확실히 마력의 광채를 봤다.


“하, 할아버님……이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으음……솔직히, 나한테도 모르겠구나. 허나, 약간이긴 하다만 확실히 사위한테서 마력이 느껴지는구나.”


길고 하얀 수염을 매만지면서, 쥬젯페는 타츠미의 마력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한다.

타츠미가 살고 있던 일본에 “누가 뭐래도 경험이 최고.” 라는 격언이 있는데, 쥬젯페도 쓸데없이 나이를 먹어 온 게 아니다.

나이와 함께 쌓아올린 방대한 지식이 그의 머릿속에 있다. 쥬젯페는 지금, 그 많은 지식 중에서 타츠미의 몸에 일어나고 있는 것과 똑같은 현상을 찾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머릿속에서 그 현상에 해당하는 게 딱 하나 떠올랐다.


“혹시……사위는 내소가 아니라 외소를 다루고 있는 겐가……?”

“네? 네에에에에에에에에!?”


쥬젯페가 도출해 낸 대답에 칼세드니아가 눈을 치켜뜨며 놀란다.

한편, 당사자일 터인 타츠미는 어째서 칼세드니아가 그렇게 놀라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저, 저기, 치코? 지금 쥬젯페 씨가 말한 『내소』랑『외소』라는 게 뭐야?”

“아, 네. 내소하고 외소는 말이죠――.”


이 세계 곳곳에는 마력이 흘러넘치고 있다. 야생동물이 뛰어다니는 초원에도, 새 외에는 갈 수 없는 높은 산에도, 생선들의 낙원인 대양에도, 그리고 사람들이 사는 도시 안에서도.

그런 세계에 넘쳐 흐르는 마력을 「외소」라고 부르며, 사람들 같은 생물이 그 몸 안에 내포된 마력을 「내소」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세계에 넘치는 마력의 양은 사람 한 명이 내포하는 마력보다도 훨씬 많다.


예를 들면 칼세드니아가 내포하는 마력은 사람이 혼자서 가지는 마력량치고는 톱 클래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세계에 넘쳐흐르는 마력과 비교하면 한손으로 퍼올린 물하고 바다에 가득찬 바닷물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 세계에 가득찬 마력――외소야말로, 타츠미가 다루고 있는 마력이 아닌가 하고 쥬젯페는 추측했다.


“그거라면, 사위 자신이 마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일세. 평소엔 마력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것도 이상하지 않네. 사위는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주변에 넘쳐흐르는 마력을 그 몸에 쌓아 두는 거겠지. 물론, 정확한 증거가 있는 건 아니네만, 그렇게 생각하면 이치가 맞네……그보다, 적어도 나한테는 이 외의 이유가 떠오르질 않구려.”


감탄하고 있는 건가, 어이가 없는 건가, 어중간한 말투로 쥬젯페가 마무리를 지었다.


“그, 그래서 치코……그, 외소라는 걸 다루는 게……그렇게 드문 일이야?”

“드무다는 수준이 아니에요. 원래 인간은 내소밖에 다룰 수 없다구요?”


의식 마법 같은 걸 할 때 마법진을 그려서 외소를 모으는 건 가능하지만, 개인이 외소를 다룬다는 전례는 사실 없는 것이다.

어쩌면 과거에도 몇 명인가 외소를 다루는 마법사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기록이나 전승 같은 곳에는 남아있지 않다. 즉, 쥬젯페가 추측한게 올바르다면 타츠미는 역사상 최초의 「외소술사」라는 게 된다.


“할아버님의 추측이 맞다면, 주인님은 마력이 떨어진다는 게 사실상 없어요. 필요한 만큼 주변에서 끌어모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걸 너무 과신해서는 안 되네? 만약 자네를 소환한 신전 지하실처럼 주변에도 마력이 풍부한 곳도 있거니와, 반대로 마력이 옅은 장소나 전혀 없는 곳도 있을 테지. 그러한 곳에서는 아무리 자네라도 마력을 모으기 힘들어지게 될 테니 말일세.”


실질적으로 무한한 마력을 가진 것과도 마찬가지인 타츠미이지만, 거꾸로 말하자면 평범한 마법사처럼 일정량의 마력을 채워둘 수가 없고, 어디까지나 주변에 있는 마력에 의존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건 평범한 마법사보다도 불리한 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칼세드니아하고 쥬젯페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타츠미는, 쥬젯페의 충고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 표정은 기대로 빛나 있었다.

한 번 포기했던 마법이라는 미지의 힘. 그 힘을 자기도 쓸 수 있다는 걸 깨닫자, 싫어도 기대가 높아지고 만다.


“하지만……다시 생각해 보니 사위는 희귀한 존재로군 그래. <하늘>의 마법사인 것과 더불어, 외소술사이기도 하네. 게다가, 칼세드니아한테 들어보니 또한 감지자이기도 하는 것 같네만.”


과연, 타치미가 살던 세계의 인간은 전부 그런 것인지, 아니면 타츠미가 특별한 것인지. 그건 쥬젯페도 모른다.

만약 그걸 확인하려고 한다면, 타츠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을 소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실질적으로 무리한 얘기다.

찬찬히 타츠미를 살펴보는 쥬젯페. 그때까지 계속 온화했던 쥬젯페의 표정이 갑자기 딱딱한 것으로 변했다. 그에 이끌리듯이 타츠미하고 칼세드니아도 또한 표정을 굳혔다.

날붙이를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박력을 보여주면서, 쥬젯페는 타츠미한테 어떤 제안을 했다.




“어떤가, 사위. 자네……칼세하고 똑같은 퇴마사가 될 생각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