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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4장『고아원』
제 1화 『이세계 신화 체계』
마왕성.
대륙 중앙에 위치한 마왕군 본거지.
인간, 아인, 많은 종족을 상대하면서 함락된 적 없는 견고한 성이다.
그 마왕성에 재빨리 어떤 정보가 와 있었다.
그건 대륙 각지에 설치되어 있던 마왕군 거점지 『오장 미궁』, 그 일각인 『죽음의 늪 미궁』이 함락되었다는 정보다.
나락 미궁, 연옥 미궁을 잇따른 세 번째 미궁의 함락.
마왕군 안에서도 상위급 실력을 갖고 있던 『물의 마장』디오니스의 패배.
그 사태에 마왕군 사천왕 중 한 명이자, 마왕 대행을 맡고 있는 레피제가 움직였다.
『비』인 자신을 필두로 해서,
『왜곡』
『소실』
『천공(天孔,원문은 천천天穿)』
마왕군 최고 전력인 모든 사천왕이 마왕성에 집결해 있다.
의제는 당연히 함락된 미궁에 대한 것.
그리고 그 미궁을 토벌하고 있는 자들에 대한 것이다.
“나락 미궁 토벌은 예전 용사 파티 중 한 사람, 『대마도』류자스 기르반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연옥 미궁, 죽음의 늪 미궁 토벌에는 『흑발 소년』과 『금발 소녀』가 관여되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흑발의 소년에 관해서는 조사 중입니다만, 금발 소녀는…….”
“그래. 틀림없이 엘피스자크겠지.”
레피제의 말을 그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이었다.
주름 하나 없는 칠흑의 군복을 단정하게 입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
짙은 초록빛 머리칼, 노려보는 듯한 날카로운 두 눈, 그리고 머리에 나 있는 염소처럼 구부러진 두 개의 작은 뿔.
마왕군 최고 전력인 사천왕 중 한 사람.
『소실』그레이시아 레반틴.
“십중팔구, 엘피스자크는 이미 『머리』『양팔』『양다리』를 되찾았겠지. 『몸통』과 『심장』이 아직 여기 남아있다는 걸 고려해 보면, 되찾은 힘은 4할 정도로 보면 될까.”
다섯 개로 나눠져 있던 것 중, 이미 세 개의 몸을 되찾은 『전 마왕』엘피스자크의 존재.
미궁이 함락된 것도 문제지만, 이쪽도 심각한 문제다.
십 몇 년 전에 일으킨, 현재 마왕 오르테기아와 엘피스자크의 전투는 마족들 사이에서도 아직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몇 시간이나 이어진 전투 끝, 마왕성은 반파되고, 오르테기아 파였던 사천왕 중 한 사람과 대량의 마족이 사망, 오르테기아 본인도 커다란 체력 소모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강대한 힘을 엘피스자크가 되찾으면 오르테기아가 없는 마왕군의 손해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겠지.
“엘피스자크 씨를 경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또 한 사람의 용사도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기서 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사천왕 중 한 사람 루시피나가 입을 열었다.
“그 『영웅 아마츠』의 뒤를 잇는 자입니다. 그게 전 마왕과 손을 잡고 공격을 해 온다면, 큰일이 날 테니까요. 디오니스 씨도 당해버린 것 같고 말이죠?”
죽음의 동료를 입에 담으면서 루시피나가 쿡쿡 하고 웃었다.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레피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 마왕』과『용사』는 마왕군을 위협하는 존재다.
미궁이 토벌당한 걸로 인해 각 나라에 있던 반 마왕군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제 가만히 두고 있을 수는 없다.
“엘피스자크와 용사의 행방은 잡지 못했습니다만, 아마 다음으로 갈 곳은 교국(教国)이겠지요. 거기서 확실하게 두 사람을 토벌합니다.”
“후후, 좋은 것 같네요.”
“……이의는 없어.”
『왜곡』과 루시피나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레이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엘피스자크의 대처 임무는 나한테 맡겨 줬으면 하는군. 나는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푸른 눈을 살짝 웃음의 형태로 일그러트리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레피제가 고개를 끄덕인 걸로 회의는 끝났다.
그레이시아가 사라지고, 회의실에는 레피제, 루시피나, 『왜곡』이 세 사람이 남았다.
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저것도 아냐, 이것도 아냐.” 라며 작전 내용을 생각하고 있는 레피제의 옆.
루시피나를 『왜곡』이 노려보고 있었다.
“여어, 『천공』. 너, 디오니스 그 자식하고는 사이가 좋았던 거 아니었냐?”
“네, 그 사람하고는 삼십 년도 넘게 알고 지냈었죠.”
“그럼 어째서……그렇게 즐겁다는 듯이 행동하는 거지?”
『왜곡』이 보기에 디오니스는 구제할 방도가 없는 쓰레기였지만 그래도 일단은 같은 군의 동료다.
“멍청한 녀석이다.” 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정면으로 비웃으려는 짓은 안 한다.
하지만 디오니스의 부고를 들어도, 루시피나는 즐겁다는 듯이 웃고 있을 뿐이었다.
그게 『왜곡』한테는 마음에 안 들었다.
“디오니스 씨는 전부터 『명계에 가고 싶어, 명계에 가고 싶어』라는 말을 계속 했었답니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아뇨, 갈 수 있었나 싶어서요. 후후, 아아 그래도, 그 사람은 분명 못 갔겠죠. 『용사』같은 존재한테 살해당하고 말았으니까요.”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한 루시피나의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진다.
“디오니스 씨랑은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전부터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는 가늠하고 있었어요. 그런 쬐끄만 그릇밖에 없는 자존심 덩어리 씨가 죽었다는 소식은 웃길 뿐 아니겠어요?”
“……쓰레기 년.”
“후후후, 말이 심하시네요. 하지만 죽은 사람 같은 건 어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 안 하시나요? 패배해 버리고 만 약한 사람 따위는 말이죠. 게다가, 그는 어차피 저한테 있어서 『보험』에 불과했던 거고요.”
루시피나의 말은 죽은 자에 대한 모독이다.
인간이 신봉하는 『여신』을 연상시키는 듯한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루시피나지만, 그 내면은 거무튀튀하게 썩어빠져 있다.
이해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왜곡』은 고개를 저었다.
“……하아아. 그 죽은 사람에 대한 얘기 말입니다만.”
라며, 거기서 자리에 앉아있던 레피제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되든 상관없다, 라고 할 수가 없군요. 그 물의 마장이 잔뜩 모아두고 있던 노예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입니다. 전력으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요…….”
인간, 아인.
디오니스는 셀 수 없을 정도의 여자를 수집하고 있었다.
노예로 삼고, 성처리나 기분 전환으로 삼기 위해서 말이다.
“그럼, 제가 처분할까요? 검 실력이 둔해지지 않도록, 허수아비 대신 쓰면 되겠죠. 연습 도구는 살아있는 편이 좋으니까 말이에요.”
“…………, 네. 그렇다면.”
“기다려.”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루시피나의 제안에 레피제가 고개를 끄덕이려고 할 때였다.
『왜곡』이 그걸 막았다.
“그 노예 안에는 『정령종』이나 하이엘프도 있었잖아.”
“네, 그게 어쨌나요?”
“루시피나. 너, 동족을 허수아비로 삼을 생각이냐?”
루시피나는 『정령종』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 엘프다.
동족이 노예로 삼아져 있다는 사실에도 아무것도 못 느끼고, 거기다 자신의 손으로 처형하려 하고 있다.
“동족……?”
루시피나는 “이해할 수 없다.” 라는 듯이 고개를 숙이더니, 몇 초 후.
“……아아, 그랬죠. 동족, 네, 동족이죠. 그게 뭐 어쨌다고요?”
“……어쨌다고요, 라고? 무의미하게 동족을 죽이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거냐고 묻고 있는 거란 말야!”
루시피나는 입가에 손을 갖다 대더니, 웃기다는 듯이 웃었다.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후후. 정말, 무슨 소릴 하고 계신 건가요? 디오니스 씨 정도한테 붙잡혀서 노예로 삼아진 약한 사람들 따위, 제 알 바 아닌 게 당연하잖아요?”
“――――”
직후.
공간이 『왜곡』됐다.
“마음에 안 들어.”
일그러짐의 발생원은――『왜곡』.
날카롭게 루시피나를 노려보며 내뱉듯이 중얼거렸다.
“마음에 안 들어. 디오니스가 죽었을 때에 보여준 태도도, 지금 그 태도도.”
살아있으면 죽는다.
그런 것쯤은 『왜곡』도 알고 있다.
동료도 적도, 많은 사람들이 죽는 걸 봐 왔으니까.
하지만 그걸 모독하고, 모욕하는 루시피나가 마음에 안 든다.
동족의 생사를 두고 『내 알 바 아니다』라며 웃는 루시피나가 마음에 안 든다.
“후후. 당신, 살짝 아마츠 씨랑 닮았네요.”
“……뭐?”
“어설프고, 상냥하고, 엄청 약한 구석이 완전 똑같은 걸요?”
공기가 얼어붙었다.
“――그러냐. 그건 죽고 싶다는 소리겠지?”
일그러짐이 강해진다.
공간이 비틀리고, 그게 루시피나를 붙잡는다.
그를 『왜곡』으로 만들어주는 힘.
공간조차 간섭하는 강력한 마술을 앞에 두고 루시피나는 웃을 뿐이다.
쿡쿡, 쿡쿡, 하고.
이윽고, 『왜곡』이 루시피나한테 공격을 날리려고 하다가――
“――거기까지 해 두시지요.”
갑자기 실내에 나타난 압력에 공간의 일그러짐이 사라졌다.
그때까지 의자에 앉아있던 레피제가 『왜곡』과 루시피나를 노려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왜곡』은 방 안이 얼어붙은 듯한 감각을 느꼈다.
“루시피나 씨! 도발하지 말아주시죠! 일을 늘리지 말란 말입니다!”
“……네, 죄송합니다.”
레피제의 중재에 루시피나는 『왜곡』에 흥미를 잃었다는 양, 방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걸 보고 한숨을 내쉬더니 레피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를 부추기는 루시피나 씨도 너무했지만, 바로 손을 쓰는 당신도 너무 심했어요!”
『왜곡』을 향해 날카롭게 삿대질을 하면서, 레피제는 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중얼중얼 중얼거린다.
“좀 봐 주시죠. 일 좀 늘리지 말아 달라고요. 아아, 정말……오르테기아 님한테 어찌 보고하면 좋을는지.”
방 안에 꾸룩꾸룩 하는 소리가 들린다.
레피제가 배를 억누르며 얼굴을 한층 파랗게 만들었다.
후들후들 거리는 발걸음으로 레피제는 방에서 나가버리고 말았다.
흥이 식은 『왜곡』은 쳐들고 있던 팔을 내릴 수밖에 없다.
“……칫.”
홀로 남겨진 『왜곡』이 혀를 찬 소리는 누구의 귀에도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
그란실크 제국을 나와서 우리들은 동쪽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목적지는 레이테시아 대륙 동부에 위치한 국가――페테로 교국이다.
때로는 도시에 머물고, 때로는 야영을 하고, 별다른 문제도 없이 순조롭게 제국의 동쪽 끝까지 가고 있다.
지금은 제국과 교국의 국경선을 향해서 산길을 걷고 있었다.
내 옆을 걷고 있는 건 지난 도시에서 산 과일을 맛있다는 듯이 우물거리는 전 마왕이다.
이 녀석, 맨날 뭔가 먹고 있는데.
“알겠냐, 엘피. 제발 교국에선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하라고.”
앞으로 가게 될 페테로 교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상당히 종교가 중시되고 있다.
옛날엔 인간지상주의를 가진 사람이 많아서 다른 종족에 대한 차별이 가장 강한 나라였다.
용사 파티의 일원인 하프 엘프 루시피나한테도 혐오감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요 30년 간 형세가 바뀌어, 교국 안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 모양이다.
타종족 배척파와 타종족 영합파로 나뉘어, 내부에서 이런저런 일로 싸우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종족에 대한 차별은 조금 나아진 모양이지만, 그래도 마족이 있다는 걸 들키면 『성당 기사단』이 달려오겠지.
“알고 있다.”
우물우물 입을 우물거리면서 엘피가 끄덕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지만, 입가에 과즙이 다 묻었다.
“……하아.”
“읍….”
한숨을 내쉬고 도시에서 산 손수건으로 닦아준다.
눈을 감고 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는 엘피.
다 닦아낸 뒤, 엘피가 잘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수고했다.”
“수고했다, 가 아냐!”
“아야!”
딱총을 먹여주자, 엘피가 비명을 지르며 이마를 억누른다.
눈을 치켜뜨고 나를 노려보고 있지만, 무시한다.
이 녀석, 응석을 받아주면 잘난 척 하는 타입이니까 말이야.
“으으. ……교국이 타종족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정체가 들킬 법한 짓은 안 한다. 봉인되기 전에, 몇 번인가 교국 사람들과 싸웠으니까 말이다.”
“그럼 됐어.”
엘피는 이래 보여도 요령이 좋으니까 못을 박아두면 문제없겠지.
이 녀석은 정말로 얼간이인 건지 요령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
“거기선 『신』을 매우 신봉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적으로 돌리게 되면 상당히 성가시지.”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죄를 범한 아인이나, 붙잡힌 마족을 화형이나 몸에 꼬챙이를 꽂았던 나라니까 말이다.
신에 대한 적으로 인식되어 버리면 귀찮은 일이 생긴다.
“신인가. 알고 있다. 그……하늘에 죽어계신 우리 아버지, 라고 하는.”
“죽어서 어쩔 건데, 죽어서.”
멋대로 신을 죽이지 마.
분명,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라는 문장이었을 거다.
“뭐……죽었다라, 그래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말이야.”
이 세계에도 원래 있던 세계와 마찬가지로 신화가 존재하고 있다.
팔백만 신이 있던 일본과는 달리, 이쪽의 신은 두 명뿐이지만.
인간을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성광신(聖光神)』멜트.
마족을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타광신(堕光神)』하디아.
지금 세계를 만들어 낸 건 이 두 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두 신을 합쳐서 『창세의 두 신』이라고 부른다.
먼 옛날, 멜트와 하디아는 같이 세계를 창조하기 시작했다.
맨 처음엔 서로 협력을 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점점 방침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멜트는 지성을 중시하고, 하디아는 힘을 중시한 것이다.
어느 때부터, 두 사람은 그 방침의 차이로부터 싸우게 되고 말았다.
격렬한 전투가 일곱날 일곱밤 동안 이어지고, 그 끝에 멜트는 하디아한테 승리했다.
패배한 하디아는 멜트한테 땅속 저 깊은 곳에 봉인되고 말았다고 한다.
승자인 멜트도 또한, 전투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어서 인간들한테 세계를 맡기고 자신도 잠에 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뒤, 마물이 진화를 거듭한 걸로 인해 아인과 마족이 탄생됐다고 한다.
인간보다 더 나은 지성을 가진 게 아인, 흉포성을 좀 더 가진 게 마족……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모른다.
인간과 마물이 섞여져서 아인, 마족이 생겨났다, 라는 설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교국에서 신봉하고 있는 건 『성광신』멜트인데……마족은 『타광신』하디아를 신봉하고 있기도 한 건가?”
문득 의문으로 여겨서 엘피한테 물어 보았다.
참고로 아인은 신봉하지 않거나, 모든 신을 신봉하거나, 고유의 신을 신봉하거나 하는 둥, 여러 가지다.
“『패배한 신 따위를 떠받들 수 있겠냐』라는 자가 많아서 말이다. 마족 중에 타광신을 믿고 있는 자는 거의 없다.”
“엘피 너는 어떤데?”
“신한테 먹을 걸 마칠 정도라면 내가 먹고 싶다.”
“그렇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국경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경선 너머에 있는 건 커다란 산인데, 저걸 넘으면 목적지다.
거기에 다음 복수 대상이 기다리고 있다.
“엘피. 나도 마찬가지야.”
“……?”
“나도, 신 같은 건 안 믿어.”
진짜로 있다 하더라도, 나는 믿지 않는다.
믿을 수 있는 건 나와, 이 역경을 같이 넘어온 공범자뿐이다.
“――가자.”
배신자를 죽일 순간을 상상하며 입가를 일그러트리고.
우리들은 교국으로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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