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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3장 제 5화『여섯 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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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3장 제 5화 『여섯 아인』


타츠미의 얘기를 듣고, 바스와 업무 중 휴식 시간에 그의 옆에 앉아있던 나나우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 타츠미, 네 고향(나라)에는 아인이 없는 거야? 전혀?”

“그, 그렇단 건, 엘프도 드워프도 고블린도 캣시도 없다는 소리지? 우와―, 난 도저히 안 믿겨…….”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채로 바스와 나나우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서방님의 고향에 관한 건 저도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확실히 아인은 없었던 것 같아요.”


칼세드니아가 아는 일본은 극히 한정적이다. 그녀가 일본에 관해 알고 있는 건 타츠미와 그 가족,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던 집 주변 정도다.

거기서 주문한 요리를 들고 지나가던 엘이 타츠미의 말에 증언을 해 주었다.


“안 믿길지도 모르겠지만요, 진짜랍니다. 타츠미 씨가 태어난 고향에는 인간밖에 없어요.”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도 예전엔 타츠미의 고향에 있었다고 말씀하셨죠?”

“네. 타츠미 씨의 고향인 일본은 이미 저한테 있어서도 고향이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떠나가는 엘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바스는 전에 엘한테서 들었던 얘기를 떠올렸다.

죽은 엘의 남편이 타츠미와 동향사람이었다는 것. 어떤 사고에 휘말려서 갈 곳도 없어진 엘을 당시 아직 소년이었던 그녀의 남편이 거둬들였고, 이것저것 신세를 졌다는 것.

그리고 그걸 인연으로 결혼. 인간보다도 긴 수명을 가진 엘프인 엘은, 아이도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이 죽은 뒤에 여행을 떠나, 몇 년 전에 이 왕도에서 술집을 열었다는 것.

그게 바스가 알고 있는 엘의 과거였다.

바스는 시선을 엘의 등에서 타츠미한테 돌리곤, 씨익 하고 자신만만하게 미소 지었다.


“그럼 타츠미, 너는 여섯 아인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 이거네?”

“여섯 아인……? 으, 응, 모르는데. 칼세, 알고 있어?”


타츠미가 옆에 앉아있던 칼세드니아한테 물어보니, 그녀는 언제나 그랬듯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네. 괜찮다면, 설명해 드릴까요?”

“응. 부탁할게.”


타츠미가 자신한테 부탁을 한 게 기뻤던 건지, 칼세드니아는 기쁘다는 듯이 설명을 시작했다.




여섯 아인.

그것은 마법의 대표적인 여섯 계통의 정령들과 깊은 관계를 가진, 대표적인 아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불> 과 관계가 깊은 드워프.

  <물> 과 친한 엘프.

  <바람> 의 맹우인 캣시.

  <땅>의 권속으로 알려진 고블린.

  <빛>의 아이 스프라이트.

  <어둠> 한테 길러진 쉐이드. 


물론, 이 외에도 많은 종류의 아인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종족이 이 여섯 개이다.

드워프와 엘프는 타츠미도 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대륙의 드워프와 엘프는 타츠미가 아는 그것과는, 외견은 거의 비슷해도 특징이 살짝 다르다.

타츠미가 아는 드워프는 땅의 정령이라는 이미지였는데, 이 세계에서는 불의 정령과 관계가 깊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종족의 특징으로써 화염이나 열에 관한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그 종족 특성을 이용해, 다른 종족들은 다룰 수 없는 고온을 이용한 단야 기술이나 뛰어난 세공 기술을 자랑한다. 특히 유리나 도기 같은 것들의 제작은 그들만이 사용하는 문외불출의 기술이다.


그리고 엘프, 이 대륙에 있는 엘프는 숲이 아닌 수중에서 살고 있다. 물론, 육지로 올라가도 아무런 문제도 없다.

엘프들의 생활 방식 중에서 타츠미가 특히 놀랐던 점은 그들이 주로 수중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지 옷을 입는 습관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육지로 올라가 다른 종족들이 있는 곳으로 갈 때에는, 역시 다른 종족의 풍습에 맞춰 옷을 입는다.

하지만, 반대로 수중에 있는 그들의 촌락을 방문할 때엔, 다른 종족도 옷을 벗는 게 그들에 대한 매너라고 하는 것 같다.

참고로, 엘도 고향 세계에서는 「물 엘프」라고 불리는 씨족의 출신이었다던가. 아무리 그래도 이쪽 세계의 엘프처럼 완전히 물속에서 지낼 수는 없다는 것 같지만.


고블린에 관한 건 타츠미도 방금 전 보고 깜짝 놀란 참이다.

갈색 피부에 금색 눈동자와 은색 머리칼. 그 색들은 대지의 정령의 가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해져 있으며, 높은 농경 기술을 보유했고, 그들이 아니면 재배할 수 없는 작물도 있다는 것 같다.

또한, 다산의 종족으로써도 알려져 쌍둥이나 세쌍둥이는 당연하다고 한다. 때로는 다섯 쌍둥이나 여섯 쌍둥이가 태어나는 경우도 드물지는 않다.

실제로 나나우한테도 두 언니와 오빠, 여동생 셋과 남동생 한 명이 있다는 것 같다. 그 중에 언니와 오빠가 쌍둥이고, 나나우와 여동생, 남동생은 세 쌍둥이다.


나머지 캣시와 스프라이트, 쉐이드에 관한 건 타츠미는 전혀 아는 게 없다.

칼세드니아의 설명에 따르면, 캣시는 키가 1미터 정도 되는 직립 보행을 하는 고양이, 라고 하는 외견을 가진 종족인 것 같다.

그들은 종족의 독특한 능력으로써 공중을 걸어다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한 곳에 정착하기 보다는 여러 곳을 방랑하는 걸 선호한다. 그들의 이 풍습도 또한, 바람의 정령의 영향이라고 주장하는 현자도 있다는 것 같다.


스프라이트는 키가 30cm부터 40cm 정도 되고, 등에 잠자리 같은 날개를 가진 작은 종족이라고 알려져 있다.

“알려져 있다.” 라고 표현하는 건, 스프라이트들이 빛의 굴절을 조작하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일에 특화되어 있으며, 또한 자신의 모습을 투명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 투명화 능력을 사용해 다른 종족들 앞에는 어지간히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들은 장난을 좋아하는 종족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모습을 감추고 다른 종족한테 다가가 여러 장난을 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장난은 악의가 없는 자질구레한 것들뿐이기 때문에, 그들이 장난을 친다 하더라도 다른 종족들은 대개 화를 내거나 하진 않는다. 


어둠의 정령과 관계가 깊은 쉐이드는 잿빛 피부를 가진 매끈한 몸매에 큰 키를 가진 종족으로, 머리카락과 눈의 색깔은 둘 다 검정.

하지만 그들의 최대 특징은 네 개의 눈동자와 두 쌍, 네 개의 팔을 가진 점이겠지.

네 개나 있는 눈은 시력이 뛰어나 멀리 있는 걸 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온도차――이른바 열화상 장치처럼 「열을 볼」 수도 있다.

또한, 그들은 뛰어난 전사로도 알려져 있다. 어찌 됐건 그들한테는 팔이 네 개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다른 종족보다도 공격 횟수가 많다.

특히 그들은 네 개의 팔에 네 개의 무기를 쥐고,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적을 썰어버리는 전투 방식을 특기로 삼는 것 같다.

성격도 냉정하고 차분한 성격에, 의리가 두터운 자가 많으며, 한 번 나눈 약속을 어기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위에서 서술한 여섯 개가, 이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아인 종족들이었다.




칼세드니아의 설명을 다 들은 타츠미는 천천히 숨을 토해냈다.

그녀가 하는 설명을 듣고 무심코 숨을 멈춰 버릴 정도로 빠져들어 버린 것이다.


“흐음……아인들이 그렇게 많이 있구나.”

“네. 현자 중에는, 아인들은 인간이 정령의 힘의 영향을 받은 결과, 제각각 다른 종족으로 나뉘었다고 주장하는 현자도 있어요.”

“그만큼 아인과 인간은 비슷한 존재라는 건가.”

“네. 아인은 인간한테 있어서는 가까운 이웃이에요.”


싱긋 하고 미소 짓는 칼세드니아.

그리고 거기서, 얘기가 끝나는 걸 기다리고 있던 건지, 타츠미 일행이 있던 곳으로 엘이 찾아왔다.


“잠깐 괜찮으신가요, 타츠미 씨? 슬슬 타츠미 씨도 마수 사냥꾼 의뢰를 받아보시지 않을래요?”


엘의 그 말을 듣고 타츠미는 표정을 굳혔다.

그가 처음으로 이 가게를 방문한 뒤로, 이미 몇 번이나 이곳에 들락거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타츠미가 의뢰를 받은 적은 없다.

이유는 이것저것 있는데, 지금은 추위가 혹독한 시기이자, 신입이 표적으로 삼을 법한 소형 마수나 야생 동물이 적다는 게 커다란 이유 중 하나였다.

이 시기에 활동하고 있는 마수나 야생 동물은 대형 개체가 많아서 신입이 해치우기엔 버거운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타츠미는 아직까지 마수 사냥꾼으로써 같이 행동해야 할 동료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시 혼자보다 동료 여러 명이서 팀을 짜고, 그 팀과 함께 의뢰를 하는 편이 효율이 좋다.

타츠미의 팀 메이트로써, 맨 처음으로 생각되는 건 역시 칼세드니아겠지.

하지만 현 시점에서 칼세드니아는 타츠미보다도 실질적으로 몇 단계는 더 뛰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엘은 칼세드니아를 타츠미의 팀 메이트 후보에서 제외시키고 있었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끼리 팀을 짠다. 명확한 규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게 마수 사냥꾼들의 암묵의 룰 중 하나인 것이다.


“저한테 의뢰를 하신단 소리는……누군가, 제 동료 후보로 삼을 만한 사람을 찾으신 건가요?”

“아뇨, 그게……타츠미 씨랑 팀을 짤 만한 신인 분은, 아직 나타나질 않으셔서…….”


죄송하다는 듯이 말하는 엘.

이 가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미 팀을 짜고 있거나, 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뿐이다. 그래서, 거기에 타츠미를 억지로 끼워넣을 수도 없다.

완성된 팀에 갑자기 이분자를 끼워 넣으면, 그때까지 팀원들과 함께 맞춰 왔던 팀워크가 무너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임시 동료를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가게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수 사냥꾼들 사이에서는, 최근 임시 동료를 찾는 사람도 없다.

따라서, 타츠미의 팀 메이트는 신인이 나타나는 걸 기다리고 있는 게 현 상황이었다.


“……거기서, 타츠미 씨가 혼자서라도 받을 수 있을만한 의뢰로, 이런 게 있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엘이 내민 건, 한 장의 의뢰표.

거기에 적혀있는 의뢰의 내용은 일정량의 약초 채집이었다.


“이 시기에 약초 채집 의뢰는 힘들지만, 타츠미 씨라면 어떻게든 되시겠죠?”


이런 소리를 꺼내오면, 타츠미는 승낙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방법을 밝히지 않았다고는 해도, 타츠미가 단기간에 약초를 채집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신이 설명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 시기엔 어쩔 수 없이 수집량이 줄어드니까, 의뢰 보수도 다른 계절에 비하면 꽤나 벌이가 좋답니다. 어떠세요? 받으실래요?”

“알겠어요. 지금부터 채집하러 가는 편이 좋을까요?”

“네. 그렇게 해 주시면 저야 좋죠. 그럼, 지난번처럼 채집할 약초의 외견을 가르쳐 드릴게요.”


엘은 환각 마법으로 몇 가지 약초의 모습을 타츠미한테 보여줬고, 타츠미는 그걸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야, 타츠미. 그건 대체 뭐냐?”


타츠미의 휴대전화를 처음 본 바스가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이건……그러네. 마봉구의 일종이야. 내가 고향에서 여기로 올 때, 갖고 온 거지.”


이쪽 세계의 주민인 바스한테 휴대전화를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겠지. 그래서 타츠미는 휴대전화를 마봉구――매직 아이템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럼, 엘 씨. 한 번 집으로 돌아가서 준비한 뒤에, 약초 채집을 하러 갔다 올게요.”


타츠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엘한테 그렇게 말을 하고 난 뒤, 〔엘프의 쉼터〕를 나가려고 했다.

물론, 칼세드니아는 조용히 타츠미를 따라갔고, 바스도 슬슬 나가야겠다고 판단한 건지 마찬가지로 자리를 떴다.


“그럼 나중에 보자, 나나우. 나도 신전으로 돌아갈 테니까, 일 열심히 해야 돼?”

“응!! 바스 군도 일 열심히 해!!”


나나우는 순수한 미소를 짓더니, 다시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스는 그런 나나우의 머리를 살짝 난폭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정말―. 뭐 하는 거야―? 그만해― .”


나나우도 말로는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얼굴에는 기쁜 듯한 미소가 떠올라 있다.

그런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을 보고,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분위기 좋네, 저 둘.”

“네. 분명 금슬이 좋은 부부가 될 것 같아요.”


칼세드니아는 타츠미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싱긋 웃더니, 그대로 타츠미의 팔을 그 풍만한 가슴으로 끌어안았다.


“자, 서방님. 저희들도 바스 씨랑 나나우 씨한테 지면 안 돼요!”

“아, 응―……그, 그러네, 으, 응.”


팔로 칼세드니아의 기분 좋은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타츠미는 뺨을 붉혔다.

이럴 때엔, 때때로 칼세드니아가 두근거리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타츠미가 칼세드니아의 솔직한 말에 두근거리는 경우가 역시 더 많다.

이것도 연상의 여유인 걸까. 하고, 타츠미는 딴청을 피우면서 생각한 것이었다.





타츠미와 칼세드니아, 그리고 바스가 떠나간 〔엘프의 쉼터〕.

항상 마수 사냥꾼들이 북적대는 1층 술집에, 처음 온 걸로 보이는 인물이 나타난 건 타츠미 일행이 그곳을 떠나고 좀 지난 뒤의 일이었다.

마침 입구 근처에서 손님 접대를 하고 있던 나나우가, 새로운 손님이 왔다는 걸 깨닫고 고개를 들었다.


“〔엘프의 쉼터〕에 어서오세요!! 오늘은 무슨 용무로 오셨나요?”


나나우의 말을 들은 그 인물은, 신기하다는 듯이 가게 안을 이리저리 둘러본 뒤, 눈앞에 있는 나나우한테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질문했다.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마수 사냥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