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3장 제 3화『사실은 위험한 약초 탐색』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3장 제 3화 『사실은 위험한 약초 탐색』


칼세드니아와 엘의 대화에 끼어든 그 마수 사냥꾼은 힐끗 엘한테 시선을 보냈다.


“아주머니도 좀 장난이 지나치잖아? 이 계절에 신입한데 약초 탐색을 시키다니 말이야?”

“그, 그게 말이죠? 저는 분명 칼세드니아 씨가 막을 줄 알아서……설마, 거기서 칼세 씨가 미소를 지으며 타츠미 씨를 배웅할 줄은…….”


엘은 당황한 것처럼, 그 마수 사냥꾼과 칼세드니아, 그리고 술집 입구를 몇 번이나 번갈아 쳐다봤다.


“어, 얼른 따라가서 타츠미 씨를 막아야겠어요…….”


허둥지둥 카운터 안쪽에서 나온 엘은 그대로 가게 밖으로 뛰쳐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걸 카운터에 앉아있던 칼세드니아가 막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 서방님이라면, 한 각간 정도 지나면 그렌단 풀을 가지고 돌아오실 테니까요.”


칼세드니아가 말하는 “한 각간” 이라는 건, 신전에 있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다음 종소리의 간격을 말하며, 한 각간은 지구의 감각으로 따지자면 2시간이다.


“이봐, 《성녀》 씨.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 아닌가?”


대화 사이로 끼어들었던 그 마수 사냥꾼은 질렸다는 듯이 어깨를 움츠렸다.


“이 도시는 크니까 이 가게에서 남문까지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남문에서 다시 남쪽 숲까지, 지금 계절에서 사람 발로 가려고 하면 최소한 한 각간은 걸린다고? 확실히 숲까지는 가로막는 게 없는 평원이 펼쳐져 있긴 하지만, 그건 눈이 없는 계절일 때의 얘기야. 지금 계절은 눈 때문에 발이 걸려서 제대로 나아갈 수 없으니 말이지.”


눈이 없는 계절과 눈이 내려 쌓인 계절. 어느 쪽이 이동하는 데에 시간이 더 걸릴지, 생각할 필요도 없겠지.


“게다가, 그렌단 풀은 1년 내내 나 있는 약초긴 하지만, 지금 계절은 찾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어찌 됐건 이 근방 전체에 눈이 쌓여있으니까.”


눈을 헤집으면서 설원을 지나가고, 거기서 단서도 없이 눈을 파내면서 약초를 찾아야 한다.

찾아야 할 약초가 한 뿌리라고는 해도, 온통 눈으로 뒤덮인 세계 안에서, 그 한 뿌리를 찾아내는 건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체력과 기력을 소모하는 중노동이다.


“게다가 곧 있으면 5의 각이라구요? 해가 저물 때까지 앞으로 2각간밖에 없어요. 지금 계절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 야영 같은 걸 했다간 동사해 버릴지도 몰라요……칼세 씨, 타츠미 씨는 이 계절에 야영을 한 경험이 있나요?”


엘이 말하는 5의 각은 오후 2시에 해당하고, 그 4시간 뒤인 칠의 각――오후 6시에는 해가 저문다.

도시 문에서 숲까지 왕복 이동을 하는 데에 4시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해가 떠 있는 사이에 왕복해야 할 것을 생각해 보면, 약초를 찾을 시간은 거의 없다.


“눈이 없는 계절이라면 신전의 단련 일환으로 야영 단련도 받으셨지만, 눈이 있는 계절의 야영은 경험이 없으실 거에요.”


타츠미도 신관 전사 견습 시절에, 단련의 일환으로 야외에서 야영을 해 본 경험은 있다. 하지만 그건 칼세드니아가 말한 것처럼 눈이 없는 계절에 한 것.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지금 계절에 타츠미가 야외에서 하룻밤을 지내 본 경험은 없다.

그리고 엘이 말하는 대로, 이 계절에 야영 같은 걸 했다간 동사해서 두 번 다시 눈을 뜨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칼세드니아의 대답을 듣고, 더욱 초조함을 보이는 엘과 그 마수 사냥꾼.

하지만 칼세드니아는 매우 차분하게 행동하고 있으며, 초조해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봐, 《성녀》 씨. 정말로 괜찮은 건가? 이대로 그 형씨,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그 형씨는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잖아?”

“맞아요, 칼세 씨. 이대로 가다간, 타츠미 씨는 린트 씨가 말씀하시는 대로…….”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걱정하는 린트라는 이름의 마수 사냥꾼. 아무래도 그는 타인을 걱정할 수 있는 성격의 인물인 것 같다.

칼세드니아는 다시 한 번 린트라고 하는 마수 사냥꾼을 관찰했다.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정도. 온몸으로 관록 같은 걸 뿜어대는 그는 상당한 실력의 마수 사냥꾼이겠지.

실제로 그가 입고 있는 장비는 전부 마수의 소재를 사용한 것. 그것도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토벌할 수 없는 마물들뿐이다.

타츠미를 마치 자신의 일처럼 걱정해 주는 그는 칼세드니아가 봐도 호감적이었다.


“괜찮답니다. 제 서방님은 금방 돌아오실 테니까요. 물론, 확실히 이번 목표인 약초를 얻고 나서, 말이죠.”


그래서 칼세드니아는 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한 것이었다.




그 뒤, 〔엘프의 쉼터〕안은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엘이나 린트 같은 경우에는 침착하지 못하고 조마조마해 하면서, 몇 번이나 입구를 향해 시선을 보냈다. 가끔씩 다른 손님이 문을 열어젖혔는데, 그 때마다 기대에 가득찬 시선을 보내면서도, 그 시선은 바로 낙담으로 바뀌었다.

그 외의 다른 마수 사냥꾼들의 태도는 제각각이다.

타츠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거니와, 린트처럼 가끔씩 걱정스럽다는 듯이 문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개중에는 타츠미가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지 어떨지 도박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살짝 혼돈스러운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칼세드니아 혼자만 편안하게 엘이 내어 준 차를 마시고 있다.

그리고.

그리고 방금 전 칼세드니아가 말했던 일 각간이 지나려고 했을 때 생긴 일.


“다녀왔습니다…………어, 어라?”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느긋한 인사와 함께, 타츠미가 〔엘프의 쉼터〕로 돌아왔다.

〔엘프의 쉼터〕에 있던 마수 사냥꾼들이 일제히 타츠미한테 경악의 시선을 보냈다.

술집 안에 펼쳐진 이상한 분위기에 내심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타츠미는 칼세드니아와 엘이 기다리고 있는 카운터로 다가갔다.


“여기요, 엘 씨. 이거 맞죠?”


그렇게 말하면서 타츠미가 내민 건, 곳곳에 눈이 남아있고, 뿌리에는 흙이 묻어있는 한 줄기 신선한 약초.

타츠미의 시험 목표인 그렌단 풀이다.


“……화, 확실히 그렌단 풀인데요……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대체 어떻게……?”

“그건……비밀로 부탁드릴게요.”


타츠미는 깜빡 하고 한쪽 눈을 감아 보였다.

딱히 감출 필요도 없지만, 섣불리 자신의 능력을 자랑할 수도 없다. 타츠미는 그렇게 판단하고 엘의 질문을 흘려보냈다.

린트도 타츠미가 채집해 온 약초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으음……어디선가 팔고 있던 걸 사 온 건 아니로군. 흙이나 눈 상태로 봐서, 채집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걸로 보이고……이봐, 형씨, 이 그렌단 풀, 어디서 채집해 온 거지?”

“물론, 엘 씨가 말했던 남쪽 숲 근천데요?”

“아니, 확싫 이 그렌단 풀이 나 있는 곳은, 남쪽 숲 근방이긴 하다만……대체 어떻게 이 단기간에 남쪽 숲까지……형씨, 혹시 마법산가?”

“네, 저는 마법사에요.”


린트한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면서도 타츠미는 내심 “정확히는 마력술사지만.” 하고 덧붙였다.

린트는 팔짱을 끼며 신음하면서 계속해서 타츠미가 채집해 온 그렌단 풀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그의 등 뒤에서는 다른 마수 사냥꾼들이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짧은 시간 사이에 약초를 채취해 온 타츠미한테 감탄하는 자, 뭔가 사기를 친 건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자, 그리고 도박에 져서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 등등.

그러던 중, 유일하게 타츠미가 시험에 통과할 걸 의심하고 있지 않았던 칼세드니아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타츠미한테 다가갔다.


“수고하셨어요 서방님. 그리고 다녀오셨어요.”

“응. 다녀왔어, 칼세.”


서로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본다. 두 사람 사이에 쓸데없는 대화 같은 건 필요없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엘과 린은 감탄하는 둥, 질리는 둥.

술집에 있던 다른 마수 사냥꾼들한테서 온갖 야유 소리가 날아든다.

하지만 칼세드니아는 타츠미가 상대인 이상 야유 같은 건 전부 축복의 말이고, 타츠미도 최근에 와선 이런 반응에 익숙해져 있다.

타츠미는 엘한테 시선을 보내더니, 시험 합격 여부를 물었다.


“그래서, 시험 쪽은 합격인가요?”

“물론이죠! 저, 엘루라 자필라 필라시룰라 아카츠카는, 〔엘프의 쉼터〕의 주인으로써 타츠미 씨를 신입이라고는 해도 마수 사냥꾼으로 인정합니다!”


엘이 그렇게 선언하자, 주변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앞으로 힘내라, 신입!”

“우쭐대다가 무리하지 말라고.”

“실수로 다치다가 미인 분을 슬프게 하지 마라.”

“너무 아주머니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임마.”


많은 마수 사냥꾼들이 제각각 타츠미한테 말을 던진다.

개중에는 타츠미를 신경 안 쓴다는 태도를 취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태반은 타츠미를 흔쾌히 받아들여 준 것 같다.

이렇게.

타츠미도 떳떳하게 〔엘프의 쉼터〕에 드나드는 마수 사냥꾼의 한 사람으로써 정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었다.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를 중심으로, 서로 친한 마수 사냥꾼들이 둥글게 원을 만들더니,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렌단 풀을 갖고 돌아올 수 있었는지를 넌지시 물었다.


“그건 말이죠, 살짝 마법을 쓴 거에요.”

“서방님의 마법이랑, 이번 약초 탐색은 상성이 좋았던 거죠.”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그렇게 말하고 마수 사냥꾼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엘이나 린트 같은 경우엔 그 마법이 뭔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타츠미와 칼세드니아가 말하지 않는 이상 깊이 추궁하지 않으려는 생각인 거겠지.

실제로 이번 시험과 타츠미의 마법 특성은 상성이 좋았다.

이번 시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물론 땅에 잔뜩 쌓인 눈이다.

눈은 이동을 방해하고, 이번 목표인 약초를 감춰버린다.

하지만 타츠미의 마법 앞에선 그렇게 심한 방해가 안 된다.

이동은 《순간 이동》을 사용하면 눈에 방해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도시 안에선 지붕 위를, 도시 밖으로 나가면 시야를 가로막는 건 거의 없기 때문에 《순간 이동》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타츠미의 《순간 이동》에도 약간 제한은 있다.

실질적으로 무한한 마력을 가진 것과 다름 없는 타츠미지만, 타츠미가 자신의 몸 안에 모아둘 수 있는 마력량에는 한계가 있다. 

그 최대량은 칼세드니아보다도 적고, 평균적인 마법사보다 살짝 더 많은 정도.

예전에 그가 처음으로 《순간 전이》를 사용해 <마> 와 싸웠을 때, 칼세드니아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마력을 단숨에 빨아들였지만, 그때는 일종의 폭주 상태였기 때문에, 평상시의 타츠미는 그 정도의 마력을 다룰 수는 없다.

이동하는 거리에 따라 소모 마력이 비례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생긴다.

하지만 마법을 행사에 텅 비어버린 마력도 다음 순간에는 전부 회복되기 때문에, 설령 한 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제한이 있다고 해도, 그걸 몇 번 반복하면 된다.

전이를 이용해서 고작 몇 분만에 남쪽 숲 근처까지 도착한 타츠미는 살짝 휴식을 취해 체력을 회복시킨 뒤, 이번엔 약초를 찾기로 했다.

그리고, 여기서도 타츠미의 《순간 이동》은 위력을 발휘한다.

칼집에 넣어두고 있던 검으로 타츠미는 눈 위에 적당한 크기의 원을 그렸다. 그리고 전이를 사용해 원 안쪽에 있는 모든 눈을 단숨에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켰다.

이렇게 하면 굳이 눈을 파내는 중노동을 할 필요도 없다.

참고로 눈 위에 원을 그린 건, 이동시키는 눈의 범위를 직접 볼 수 있는 편이 이동시킬 때 이미지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걸 몇 번 반복하는 사이에, 이번에 찾던 약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아야 할 약초만 발견해 버리면, 그 뒤엔 별로 서두를 필요도 없다.

타츠미는 덤으로 숲 근처에서 나는 약초 같은 걸 조금 조사해 뒀다. 어디에 어떤 나무나 풀 같은 게 나 있는지를 기억해 두면, 앞으로 무언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왕도 근처에 있는 숲이기 때문에 위험한 동물이나 마수의 모습은 없어서, 느긋이 어느 정도 거리를 둘러본 뒤, 체력이 회복될 시간을 고려한 타츠미는 다시 한 번 약초를 채취하러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전이를 반복해서 도시로 돌아온 것이었다.




“아, 맞다! 있잖아요, 타츠미 씨. 괜찮다면 휴대폰 번호랑 메세지 주소, 교환 안 하실래요?”


타츠미와 칼세드니아가 마수 사냥꾼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자, 갑작스레 엘이 그런 소리를 꺼냈다.


“아니, 교환하는 건 상관없는데요, 이 세계에선 애초에 전화는 못 쓰잖아요?”

“상관없잖아요. 이런 건 분위기라구요, 분위기. 우와―, 휴대전화 번호 교환 같은 거 엄청 오랜만에 하네요.”


기뻐보이는 엘을 보고 타츠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엘이 말하는 대로, 그녀가 휴대폰 번호나 메세지 주소를 교환할 기회 같은 건 이쪽 세계에 오고 나서 전혀 없었겠지.

휴대폰 본래 기능을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번호나 메세지 주소 교환에 어울려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네요. 그럼, 분위기만이라도.”


타츠미가 다시 전화를 꺼내들자, 엘도 주머니 안에서 손바닥 사이즈의 얇은 투명한 판을 꺼내들었다.


“혹시……그게 2080년대의 휴대폰인가요?”

“네. 이것 말고도 직접 뇌에 심어두는 매설형(埋設型) 같은 것도 있었는데요, 남편이 매설형을 싫어해서 저도 이걸로 썼어요.”

“그렇군요, 역시 미래 기술이네요. 근데, 이거 충전 같은 건 어떻게 하시나요?”

“우후후. 사실은 이쪽으로 왔을 때, 이것저것 들고 왔답니다.”


엘이 자신만만하게 가리키는 방향을 살펴보니, 가게 창문 쪽에 햇살이 잘 드는 곳에 손바닥 사이즈 정도 되는 작은 기계가 놓여 있었다.

물론 타츠미도 처음 보는 기계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뭘 위한 기계인지는 추측할 수 있다.


“저건……혹시, 소형 태양 발전기인가요?”

“정답. 이라고 해도 그렇게 큰 출력은 기대할 수 없으니까, 이 가게 전체에 전기를 이용할 수는 없어요. 고작해야 제 방에서 몇 개 정도 작은 전자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정도죠.”


아무래도 엘은 꼼꼼한 준비를 한 뒤 세계를 넘어온 모양이다.

만약 세계를 넘었을 때,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면. 자신은 대체 뭘 갖고 왔을까.

그걸 생각하려고 하다가, 타츠미는 바로 그 생각을 내쳤다.

이제 와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게다가 타츠미는 어떤 편리한 전자제품보다도, 어떤 맛있는 음식보다도, 훨씬 더 멋진 보물을 이 세계에 와서 얻은 것이다.

그는 휴대폰을 조작해서 엘과 번호 및 메세지 주소를 교환한 뒤, 그 보석――옆에 앉아있는 백금발 머리칼 여성한테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서방님?”

“아무것도 아냐. 그냥, 네가 옆에 있어주는 게 기쁠 뿐이지.”


타츠미의 그 말을 듣고 칼세드니아도 또한 뺨을 붉히면서도 기쁘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