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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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
65
―――The Red C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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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시오리는 게임을 좋아했었다.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면 항상 맨 처음에는 내가 강한데, 정신을 차려보면 추월당해 있다. 격투 게임 같은 걸 했을 때, 맨 처음 대전에서 내가 콤보를 먹여서 승리하면 다음 대전에서는 그 콤보에 대한 대책을 세우거나, 반대로 내가 쓴 콤보로 나를 쓰러트리거나. 지기 싫어하는 거겠지, 저 녀석은.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저 녀석은 지기를 싫어했다. 부활동도 공부도 누구한테도도 지지 않을 정도로 노력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나는 강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시오리가 이런 게임 세계 안에 들어와서 계속 약한 모습을 보일 리가 없었다. 《Blade Online》이라는 이 게임 속에서 시오리는 누구보다도 강해지겠다고, 최강이 되겠다고, 지금까지 계속 검을 휘둘러 온 거겠지.
역시 강하구나, 너는.
오른쪽에서 다가오는 칼날을 간신히 태도로 막아낸다. 온몸에 무거운 충격이 내달리고, HP가 약간 줄어든다. 시오리는 공격하는 손을 늦추지 않고 오른쪽 밑에서 바스타드 소드를 휘둘렀다. 나는 몸을 힘껏 뒤로 비틀면서 뒤쪽으로 한 발 물러나, 어떻게든 그걸 피했다.
뒤로 물러난 나한테 틈을 주지 않고 시오리가 달려든다. 내 목을 노리는 찌르기를 태도 칼날로 튕겨내고, 나도 시오리의 목을 노리고 찌르기를 날렸지만 가볍게 회피당했다.
――――빨라! 그리고 무거워! 블레이드 온라인 안에서 최강의 플레이어 후보 중 한 사람의 실력은 폼이 아니었다. 강하다. 틀림없이, 지금까지 싸워봤던 누구보다도 강하다. 아직 싸움을 시작한 지 몇 분밖에 안 지났지만, 그래도 충분히 느껴진다. 시오리의 실력이. 《비추는 빛》을 톱 길드라고 불릴 때까지 키운 것도 틀림없이 시오리의 실력에 의존한 거겠지.
간격을 좁히고, 시오리를 향해 태도를 휘두른다. 칼날이 시오리의 오른쪽 어깨에 닿기 직전, 그 모습이 흔들렸다. 시오리는 몸을 왼쪽으로 비틀면서 내 우측으로 살짝 파고든 거겠지. 그걸 고속으로 행했다. 내 칼날이 시오리가 있던 곳을 헛손질 쳤을 때엔, 이미 시오리의 바스타드 소드가 내 목을 노리고 내질러지고 있었다. 자세를 무너트린 나는 그걸 피하지 못하고, 그 칼날이 급소인 내 목에 꽂혔다. 그리고 빠져나갔다.
“!”
찌르기 직전에 《잔향》을 발동시킨 나는 시오리의 등 뒤로 단숨에 이동했다. 그리고 뒤쪽에서 목을 노리고 횡단베기로 태도를 휘둘렀지만, 마치 미리 그걸 예지하고 있던 것처럼 시오리는 뒤쪽을 바라보고, 바스타드 소드로 내 칼날을 튕겨냈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자세를 무너트린 나를 향해 시오리의 스킬이 발동됐다. 스킬의 발동을 나타내는 빛나는 빛을 두른 바스타드 소드의 검끝이 내 가슴을 꿰뚫는다.
무거운 충격이 내 몸을 찌르고, 단숨에 HP가 40% 정도 빼앗긴다. 강한 충격을 받고 뒤쪽으로 몸을 젖힌 나한테 시오리가 가차 없이 추격타를 먹인다. 치켜올린 바스타드를 나한테 내리친다. 어떻게든 태도로 그걸 막아냈지만 충격을 죽이지 못하고, 다시 한 번 HP가 10% 줄어들었다. 역시 이 이상 공격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스텝》으로 뒤로 도약해 거리를 두고 자세를 고친다.
남은 HP는 대충 절반. 지금 그걸로 단숨에 깎여 나가고 말았다. 그에 비해 시오리의 HP는 아직 80% 정도 남아있다. 강하구나. 역시 내 여동생이야, 라면서 자랑스럽게 말할 권리는 지금 나한테는 없지만.
간격을 좁혀오는 시오리를 향해 《간격 베기》를 발동시켜 대응한다. 시오리가 간격에 들어온 순간, 시스템 어시스트 덕분에 고속으로 칼날이 시오리를 노린다. <간격 베기》라는 스킬은 태도에만 있는 스킬인 모양이라, 존재를 알고 있는 플레이어는 나 말고 없겠지. 하지만 시오리는 《간격 베기》에 대응해 보였다. 태도가 간격에 들어와서 시오리를 베어내기 전에, 한 발 뒤로 물러나 버렸다. 시오리가 있는 아슬아슬한 부분을 칼날이 헛손질을 친다.
하지만 나도 《간격 베기》로 시오리한테 데미지를 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멈춰있는 시오리한테 내가 먼저 다가가 목에 찌르기를 날린다. 하지만 당연히는 시오리는 대응을 해 왔다. 바스타드 소드의 검끝으로 내 태도 검끝을 튕겨내려고 했다.
――――여기다!
시오리의 칼날이 내 칼날에 닿기 직전에 손목을 비틀어 무방비 상태가 된 시오리의 배를 비스듬하게 베어냈다.
“윽!?”
역시 시오리도 대응하지 못한 모양이라 그 공격은 멋지게 들어갔다. 경악의 목소리를 내지르며 시오리의 HP가 20% 정도 감소한다.
허점 찌르기. 현실에서 검도를 하고 있었을 때에 고안해 낸 기술이다. 찌르기를 날리는 척을 해서, 몸통을 친다. 몸통에 제대로 맞출 수가 없어서 시합에서는 별로 쓸 수가 없던 기술이지만 지금은 검도 시합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허점 찌르기를 제대로 날린 나는 그대로 시오리한테 달려들었다. 서로 부딪치는 것과 동시에 태도의 코등이를 바스타드 소드의 코등이에 내걸고, 위로 쳐올린다. 아무리 그래도 몸통 박치기를 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인지, 시오리는 당황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뒤쪽으로 밀려나가 비틀거리는 시오리의 왼쪽 몸통을 뒤로 물러나면서 도려내는 것처럼 베어낸다. 몸통박치기를 했을 때 코등이를 위로 쳐 올렸으니 왼쪽 옆구리는 무방비 상태였다.
검도에서 말하는 퇴격 몸통 치기다. 역시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으니, 별로 깊게 베어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시오리의 HP를 10% 정도 깎아낼 수 있었다.
시오는 검도를 한 적은 없지만 내 검도 시합을 본 적은 있으니까, 지금 동작이 검도랑 비슷한 거라는 것쯤은 알겠지.
시오리는 눈을 치켜뜨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장 표정을 평상시에 짓던 냉정한 것으로 되돌렸다. 그 표정으로 보아 똑같은 방법의 공격은 당하지 않겠다는 감정이 읽혔다.
실제로 이미 지금 쓴 허점 찌르기나 퇴격 몸통 치기는 이제 통하지 않겠지. 만약 똑같은 짓을 하면 대처당해서 반대로 공격당해 버릴 것이다.
하지만 데미지는 충분히 줄 수 있었다. 이제는 다른 방법으로 공격하면 된다.
“!”
시오리의 바스타드 소드가 빛났다. 어떠한 스킬을 발동시킨 거겠지. 스킬에 대한 걸 최대한 게시판을 뒤져서 조사해 봤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시오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킬이 뭔지 판단할 수 없다.
시오리의 모습이 사라졌다――아니, 내 눈앞까지 단숨에 이동하고 있었다. 지나온 길에 빛의 잔향을 남기면서 내 품으로 파고들어 칼날을 내지른다.
아무리 빠르다고는 해도 그 움직임만 읽으면 피할 수 있다. 나는 냉정하게 공격을 피한다. 하지만, 그 스킬은 그저 직선으로 달려들 뿐인 스킬은 아니었다. 시오리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내가 피한 끝으로 다시 칼날을 내질러 왔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간단히 피할 수 있다. 《블러디 포레스트》의 몬스터도 페인트 공격을 쓰는 것이다. 피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지금 여기 없다. 나는 태도를 밑에서 휘둘러 바스타드 소드의 칼날에 맞춘 뒤, 궤도를 비틀었다. 그리고 왼발을 축으로 삼아 오른발로 시오리한테 발차기를 때려 박는다. 여동생한테 발차기를 날리다니, 라는 생각이 한 순간 머리에 떠올랐지만 봐줄 수는 없다. 이 전투는 전력을 다해야만 한다.
시오리는 가벼움을 중시한 모양이라 장비하고 있는 방어구는 최저한의 물품들이다. 배에 발차기가 박혀 들어가자, 시오리가 뒤로 떠밀려 날아간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맨손으로 날린 공격의 위력은 높지 않다. 제대로 박혀도 거의 HP를 줄일 수 없는 것이다. 맨손을 쓴 스킬도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런 스킬은 갖고 있지 않다.
――――이걸로 끝낸다.
발차기가 박힌 시오리는 밸런스를 무너트리고 있다. 나는 거기서 《클리어 스탭》을 때려 박는다. 고속으로 내질러진 칼날이 파란 빛을 뿜어대면서 시오리를 향해 다가간다.
“크, 악!?”
시오리한테 다가가고 있던 《클리어 스탭》이 튕겨나가고, 내 어깨에 바스타드 소드가 꽂혀 있었다. 그 칼날은 빛나고 있다.
――――《클리어 스탭》이 시오리한테 닿기 직전, 바스타드 소드가 빛났다. 그리고 《클리어 스탭》 이상의 속도로 태도의 검끝을 튕겨내고 그대로 바스타드 소드가 나를 노리고 내질러졌다.
《카운터 계열》 스킬인가……!
카운터 계열 스킬은 상대가 조건을 만족한 공격 계열 스킬을 발동시켰을 경우에만 발동시킬 수 있다. 사용할 때와 타이밍 맞추기가 어려워서 써먹을 수 있는 플레이어는 적다고 알려져 있는데, 시오리가 못 쓸 리가 없었다……!
급소에 맞지 않았던 만큼 나앗다고 할 수 있지만, 내 HP는 이미 오렌지 존까지 줄어들어 있다. 바스타드 소드의 위력이 담긴 공격이 한 발이라도 들어오면 아마, 패배한다.
“……역시 강하구나.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린 건 처음이야.”
“……오라버니랑은, 다르니까요.”
“……그래. 그렇구나. 너는 강해. 나 같은 것보다도 훨씬 강해.”
“………….”
너는 강해, 시오리. 눈부실 정도로 강해.
그에 비해 나는 약해. 무력하고 쓸모없는 오빠야.
――――하지만 나는 이대로 당할 수는 없어. 이 세계에 들어오고 1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니까 말이야.
“!?”
카타나가 한 것처럼 나는 태도의 칼날을 가볍게 팔에 찔렀다. 조금씩 HP가 줄어든다. 오렌지 색이었던 HP가 결국 레드 존에 돌입한다.
원래부터 한 번이라도 맞으면 위험했다. 그렇다면 오렌지도 레드도 다를 바 없다.
배수진.
――――칭호【붉은 문장】의 발동 조건이 갖춰졌습니다.
――――칭호【붉은 문장】을 발동시킵니다.
“간다, 시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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