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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Blade Online

《Blade Online》-Event-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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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Event-


64


――――Is it possible to change myself?


―――――――――――――――――――――――――――――――――――


“어……?”


나를 보고 시오리가 쥐어짜는 듯한 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까지 내 얼굴을 두르고 있던 복면은 이미 착용할 필요가 없다, 라는 이유로 벗어놨다.

시오리가 비틀비틀 뒤로 물러난다.

나는 깜짝 놀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시오리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너무나 놀란 나머지 사고가 한 순간 멈추고, 그 뒤로 마음대로 말이 튀어나오질 않는다.


“오, 오라버……!”


시오리는 큰 소리로 한 순간 나를 부르려고 했지만, 말을 끝마치기 전에 그걸 삼키고 표정을 험악하게 바꿨다. 아직 동요를 완전히 감추진 못했지만, 그 표정에는 항상 나한테 쏘아지던 차가운 시선이 떠올라 있었다.

그걸 본 내 사고는 단숨에 식었다. 놀람, 동요로 뜨거워져 있던 사고가 식어서 냉정해졌다. 심호흡을 해서 흩어져있던 사고를 다시 끌어모은다.


“살아……계셨군요.”


시오리가 더듬거리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 얼굴에 떠올라있는 표정은 평상시의 차가운 표정 말고도 뭔가 다른 감정이 섞여있는 느낌이 있어서 지금 당장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읽어낼 수 없다.

나는 냉정해지긴 했지만 시오리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몰라서 당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시오리에 대한 감정은 만나고 난 다음에 정하면 된다, 만나면 알 수 있을 거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전혀 모르겠다. 오히려 전보다 혼란스러움이 늘어나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그래. 어떻게든 말이야.”


시오리한테 그렇게 대답한다.


“……분명히 오라버니니까 《세이프티 타운》에 틀어박혀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그, 장비나 스킬로 봐서 당신은 공략 에리어에 나와 있던 모양이네요. 그것 치고는 최전선 걸로는 안 보이지만요.”


그래. 아마 나는 그 숲에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최종적으로 솔로 플레이에 견딜 수 없게 돼서 《세이프티 타운》의 여관에 틀어박혀 있었겠지. 네가 생각한 대로야.


“그래. 살짝 버그 같은 것 때문에 숨겨진 에리어 같은 곳으로 떨어져서 말이야. 바로 얼마 전까지 대충 1년 정도 그 숲에서 살고 있었어.”

“네……? 버그……는 잘 모르겠지만, 1, 1년이나 그 에리어에? 다른 플레이어들은 전혀 없었나요……?”

“혼자였어. 계속, 계속 혼자서 살아왔어. 1년 전, 《와일드 포레스트》 앞에서 너랑 만났잖아? 그 직후에 버그 때문에 갑자기 《블러디 포레스트》라고 하는 숨겨진 에리어 같은 곳에 떨어졌단 말이지.”

“윽….”


시오리는 입을 벌리고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도중에 그만뒀다. 손을 입에 대고 고개를 숙이더니, 호흡이 거칠어져 있다. 뭘 말하려고 한 거지?

방금 전부터 시오리의 상태가 조금 이상한데. 뭐, 갑작스런 대면이니까 어쩔 수 없나. 뭐, 여동생이랑 만나서 긴장하고 있던 나한테 있어선 시오리가 당황해 주는 편이 냉정하게 있을 수 있지만.

시오리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혼란스럽기도 하고 긴장도 하고 있다. 1년 전에 있던 일로 하고 싶은 말도 있다.

그래도.



그래도, 일단 나는 시오리한테 해야만 할 말이 있다.



그 숲에서 몇 번이나 죽을 뻔하면서 생각했다. 『현실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그리고 어째서 현실로 돌아가고 싶은지를 생각했다. 또 방에 틀어박혀서 게임 삼매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은 건가? 아무것도 안하고 타락한 생활을 보내고 싶은 건가?

아니다.


나는 현실에 후회가 있었으니까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거다.


지금까지 나를 돌봐준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 사과하고 싶다. 도게자해서 용서를 빌어야 한다. 지금까지 조부모님의 상냥함에 어리광을 피우고 있었던 걸. 내게 던져준 충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그리고 시오리한테도 해야만 할 말이 잔뜩 있다. 저 녀석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것. 저 녀석의 상냥한 말에 내가 꺼냈던 그 말에 대해서.

나는 그 숲에서 확실히 생각했다.


바뀌고 싶다고.


자신을 바꾸고 싶다. 지금까지 등지고 있던 자신의 약함과 정면으로 마주보고. 바로 바뀌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 숲에서 빠져나온 지금조차 나는 내 약함이 아직 남아있다는 걸 자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부터 바뀌어 가야 하는 거다.

조금씩, 내 약함과 마주보면서.

강해져서 나아가야 하는 거다.


그 대학 수험 때 했던 그 노력을 쓸모없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때 확실히, 나는 죽을 정도로 노력했다. 필사적으로, 정말로 죽을 기세로 노력했다. 하지만 닿지 않았다.

거기서 나는 포기하고 말았다.

이제 끝인 거라고, 절망하고 포기해 버리고 말았다.

주변의 낙담, 실망, 동정, 불쌍함, 그것들이 무섭다면서 나는 안전한 내 껍질 속으로 숨어들어갔다. 편해지려고 했다.

그 노력을 쓸데없게 만들어선 안 된다.


일어서는 거다. 노력은 했다. 최선을 다했다. 남은 건 이제 한 번 더 일어나서 용기를 쥐어짜는 것뿐이다.


“시오리. 나는 너한테 얘기해야 할 게 있어.”

“뭔, 가요.”



              ”



그렇게 말하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이……이제 와서!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 저희들이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할아버지가 당신한테 뭐라고 했나요!? 할머니는 당신한테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두 분의 상냥한 마음에 어리광만 피우고! 하루 종일 게임 세계에 빠져들어서는! 두 분이 당신한테 충고를 건네줘도 당신은 귀도 안 기울이고, 알겠다, 알겠다 하면서 적당히 에둘러대고! 그 두 분이 울고 계신 걸 보셨나요!? 못 봤겠죠! 오라버니는 계속 방 안에 있었으니까! 그 두 분은 당신 앞에서는 항상 웃고 계셨어요! 『아카츠키가 제일 괴롭단다. 지금은 마음대로 하도록 두거라』라면서! 게다가……게다가 오라버니는 저한테 뭐라고 하셨나요!? 저는, 저는…….”


시오리는 지금까지 막아두고 있던 무언가가 부서진 것처럼 나를 향해 말했다. 나는 모든 걸 받아들여야만 한다.

시오리는 오열을 견디고, 심호흡을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걸, 이제 와서, 그것도 게임 안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내 형편만 좋은 얘기라는 건 알고….”

“시끄러워! 닥쳐! 닥치라고! 할아버지랑 할머니 마음도 모르면서……. 내 마음도 모르면서! 당신 같은 건 내가 좋아하던 오빠가 아냐!”

“아…….”


오빠.

시오리가 그 단어를 꺼내는 걸 들은 건 얼마 만이었을까. 하지만 그게 지금의 나한테 말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언젠가, 아직 계속 노력을 하고 있었을 적의 나. 여동생의 약속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던 시절의 나. 그게 시오리가 말하는 오빠, 라고 생각한다.


“윽……이, 이제, 됐어요. 이 이상 할 얘기는 없어요. 싸우죠. 승부는 시작됐어요.”


그렇게 말하며 시오리는 등 뒤에 꽂아뒀던 한손검에서 파생된 희소 무기인 바스타드 소드를 뽑았다. 한손검의 이점은 스피드와 비어있는 다른 손에 방패를 장비할 수 있다는 점. 바스타드 소드는 방패를 장비할 수 있다, 라는 이점을 버린 대신 높은 공격력과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래, 그렇네.”


갑작스럽게 변할 순 없다.

나에 대한 시오리의 감정도 바로는 바뀔 수 없다. 그러니까 조금씩. 내가 바뀌었다고 시오리가 인정해 줄 수 있을 때까지, 조금씩, 바뀌어 가자.



나는 등에 있던 태도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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