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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1장 제 3화『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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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나의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1장 제3화 『전생』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그러면서도 두 눈에 눈물을 가득 채운 칼세드니아는 다시 타츠미를 껴안았다.

스스로를 치코라고 말하는 여자를 무심코 받아들고, 타츠미는 다시 침대에 쓰러진다.


또다시 품 안에 뛰쳐 들어온 부드러운 신체. 그걸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우물쭈물 할 수밖에 없는 타츠미.

자랑은 아니지만 타츠미는 지금까지 여자를 껴안아 본 적도 없을뿐더러, 껴안겨 본 적도 없다.

물론, 아기나 그와 비슷한 나이쯤에 어머니한테 껴안겨지긴 했을 테지만, 그런 기억은 타츠미 머릿속에 없으니 노카운트.


참고로 이 때, 그는 자신의 손을 어디에 두면 좋을까――그녀의 어깨? 아니면 허리?――망설임에 망설임을 거듭하다, 공중에서 이리저리 기분 나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 타츠미의 갈등에 눈치챈 기색도 없이 칼세드니아는 기쁜 듯이 부비부비 하고 타츠미의 가슴에 머리를 비벼댄다.


그 때,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운 두 개의 그것도 타츠미의 신체에 닿았지만, 타츠미는 그 감각을 일부러 느끼지 못한 걸로 해 두었다.

부비부비 하고 계속해서 타츠미의 가슴에 이마를 비벼대는 칼세드니아. 그에 맞춰서 그녀의 정수리에서 뿅 하고 튀어나온 한 가닥의 바보털도 이리저리 흔들린다.


아무 생각 없이 좌우로 흔들리는 바보털을 보고 있던 타츠미는 어느 기억을 떠올렸다.

옛날 건강했을 적의 치코도 자주 이렇게 머리 부분을 타츠미의 손이나 뺨에 비벼대듯이 어리광을 부려왔었던 것이다.


가끔씩은 까딱, 하고 고개를 기울여서 “쓰다듬어 줘, 쓰다듬어 줘.” 라고 말하듯이 타츠미한테 재촉한 적도 있었다. 그 때 당연히 타츠미는 손가락으로 그 자그마한 정수리를 슥슥 하고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 기억이 떠오르자, 무심코 타츠미는 자신한테 안겨있는 여성의 정수리를 손바닥으로 쓰다듬고 말았다. 흔히 말하길, 그건 조건반사라고 한다.

갑자기 정수리에 느껴지는 타츠미의 손바닥 감촉에 놀랐을 것이다. 칼세드니아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고 계속 타츠미를 보았다.


“주, 주인님…….”

“아……그게, 미, 미안!! 전에 기르고 있던 왕관 앵무새가 비슷한 동작을 해서, 무심코…….”


서둘러 손을 빼면서 우물우물 사과하는 타츠미. 누구라도 갑자기 친하다는 듯이 머리를 만지면 놀랄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손바닥에 느껴졌던 부드러운 머리카락 감촉에 내심으로는 좀 더 만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칼세드니아는 화난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기뻐하는 것처럼 그 얼굴 표정을 무너트린다.


“네……!! 네……!! 맞아요!!! 주인님은 자주 그렇게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요!! 저, 기억하고 있어요!! 주인님의 손이……당시에는 손가락이었지만 무척 따뜻했던 걸요……!!”


그 아름다운 얼굴을 환희의 눈물로 엉망진창으로 만들면서 칼세드니아는 꽈악 하고 타츠미를 껴안았다.


“주인님……제……제 주인님…………!!!”


잠꼬대를 늘어놓듯이 그 말만 계속 반복하는 칼세드니아.

그런 그녀의 모습을 계속 바라보는 타츠미.

당연히도 그에 안겨있는 여자와 왕관 앵무새였던 치코와는 모습이 너무나도 다르다.


그래도, 타츠미는 그녀의 말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분위기나 살짝씩 보여주는 몸짓이 너무나도 그가 기르던 치코하고 매우 닮아있는 것이다.

가끔씩 직감이 이성을 능가하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그의 직감은 그녀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알리고 있었다.


“정말로……정말로……치코……………인 거야……?”

“네!! 저는 치코에요. 이쪽 세계에서 인간으로써 환생했지만, 저한테는 치코였을 적의……왕관 앵무새였을 적의 기억이 남아있어요. 저는 주인님한테 길러지고……그리고, 주인님이 저를 지켜보는 상황에서 숨을 거두었던……당신의 치코에요……!!!”

“이, 이쪽 세계……? 환생……?”


「이세계」라던가 「소환」이라던가 「전생」등, 소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가 타츠미의 머리 속에서 기세 좋게 돌아다닌다.

그 동안에도 여전히 칼세드니아는 그 부드러운 몸을 이리저리 타츠미한테 문지르고 있다. 게다가 주변은 어두운 지하실같은 공간인데다가 또한 타츠미의 침대 위. 타츠미의 몸이 무심코 남자로써의 반응을 나타낸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대체 앞으로 어쩌면 되는 거지?


이성과 본능이 서로 격렬하게 부딪치면서 카가미가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자, 두 사람밖에 없었을 터인 지하실 안에 제 3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거야 원, 칼세야. 적당히 해 두려무나. 사위가 곤란해 하지 않느냐.”


그건 온화한, 그러면서도 목소리에 확실한 묵중함이 느껴지는 늙은 남성의 목소리였다.




반사적으로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얼굴을 돌린 타츠미.

거기에 한 사람의 노인이 있었다.

키는 타츠미하고 비슷한 정도일까. 타츠미의 키가 168cm니까, 노인 치고는 상당히 큰 편일지도 모른다.


하얀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두터운 긴 수염이 나 있는 온화해 보이는 인상의 노인이다. 겉보기에 나이는 70살 정도. 타츠미가 불려온――이미 소환되었다는 걸 그는 의심하지 않고 있다――이 세계의 평균 수명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꽤나 고령의 나이에 속할 것이다.


그것 치고는 허리도 제대로 쭉 펴져 있어서, 별로 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매우 정정하신 아버님” 같은 인상이다.

잘 보니, 그 노인의 등에 활짝 열린 문이 보인다. 아무래도 방금 전은 치코의 환생이라는 여자한테 정신이 팔려 있어서 문에는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노인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타츠미와 칼세드니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 때, 노인이 입고 있던 하얗고 길게 늘어진 옷에서 사락사락 하고 조용한 소리가 났다.

순백에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천을 사용한 게 보인다. 비쌀 것 같은 옷이다. 옷 군데군데에 금실이나 은실 같은 걸 많이 사용해 세세한 자수가 확실하게 박혀 있는 걸로 봐서, 이 노인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거나 어지간히 돈이 많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어쩌면 그 둘 다일지도 모른다.


타츠미는 노인의 그 복장을 보고 텔레비전이나 어딘가에서 본 기독교의 사제같은 인상을 받았다.


“살짝 걱정이 돼서 칼세의 모습을 보러 와 봤더니……호호호, 아무래도 무사히 사위를 불러내는 데 성공한 모양이구나.”

“네, 할아버님. 주인님을 무사히 이쪽 세계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어요.”

“호호호, 그렇구나. 일단은 만족해야 할 부분이겠구나. 그럼, 사위여.”

“에……사위라니……혹시, 절 말하는……건가요……?”

“물론 그렇고말고. 이곳에는 나하고 손녀인 칼세 외에는, 자네밖에 없지 않은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노인이 말을 이었다.


“자세한 설명은 장소를 바꾸고 난 뒤에 하겠나? 여긴 오랫동안 얘기를 할 곳이 아닐세. 게다가…….”


노인의 눈이 지금까지 타츠미의 위에 올라가 있는 상태의 칼세드니아로 향해졌다.


“칼세는 얼른 입을 갈아입고 오려무나. 지금 네 그 모습은 아직 젊은 사위한테는 조금 위험할 테니 말이다.”


노인이 그 말을 꺼내자 칼세드니아는 튕겨나가듯이 타츠미한테서 떨어지고 지금 자신이 어떤 차림을 하고 있는 건지 떠올린 건가, 서둘러 양손으로 그 풍만한 가슴을 끌어안듯이 숨겼다.


“이, 이건 저도 참……주인님의 앞에서 이런 천박한 꼴을…….”


화아아아아악 하고 얼굴을 순식간에 새빨갛게 물들인 칼세드니아는 서둘러 타츠미의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그대로 쏜살같이 열려있는 문으로 가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때, 그녀의 형태 좋은 엉덩이가 흔들흔들 하고 흔들리는 게 얇은 천 사이 너머로 보여서 타츠미의 눈이 무심코 못이 박혀버렸다.

그리고, 그런 타츠미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노인.

타츠미는 노인의 시선을 눈치 채고 방금 전 칼세드니아한테 지지 않을 정도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호호호, 사위도 확실한 남자일세. 아니아니, 남자라면 지금 반응은 당연한 걸세. 오히려 나는 안심했다네? 사위가 내 손녀한테 남자로써 반응해 줬으니 말일세.”


노인의 온화한 웃음소리가 지하실 안에 울려퍼졌다.




“먼저 자기소개부터 하겠네. 내 이름은 쥬젯페・크리소프레즈라고 하네. 이 나라……라르고필리 왕국의 서바이브 교단에서 최고 사제 위치를 맡고 있는 몸이네.”

“최, 최고 사제……?”


무심코 눈을 크게 치켜뜨고 타츠미는 눈앞에 앉아있는 쥬젯페라고 하는 노인을 말똥말똥 쳐다보았다.

지금 그와 쥬젯페는 그 지하실에서 이 응접실 같은 방으로 장소를 옮겼다.


부드럽고 편안히 앉을 수 있는 소파에서 세세한 조각이 새겨진 비싸보이는 테이블. 방 안에는 품격 있어 보이는 가구가 드문드문 있었고, 또 비싸 보이는 꽃병에 차분한 느낌의 예쁜 꽃이 심어있기도 해서, 이 방이 꽤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을 대접하기 위한 방이라는 건 한눈에 알았다.


지하실――생각했던 대로 역시 지하실이었다――에서 이 응접실까지 아무 말 없이 쥬젯페의 뒤를 따라온 타츠미. 어딜 어떻게 걷고 있는 건지는 솔직히 거의 외우지 않았지만, 여기에 올 때까지 상당한 거리를 걸어있던 걸 보아 지금 그들이 있는 건물이 상당히 큰 것이라는 걸로 추측된다.


게다가, 도중에 오는 복도에는 전부 털이 많은 카펫이 깔려있고, 쓰레기 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꽤나 정성들여 청소를 하고 있는 듯하다.

도중에 창문 같은 건 없었기 때문에 밖이 어떤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있는 응접실에 있는 창문에서 밝은 햇살이 새어들고 있는 걸 보아, 적어도 밤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애초에 이세계같은 곳에 밤이 있을 때의 얘기지만. 그야 본 적도, 아는 것도 없는 이세계인 것이다. 그렇다면 밤이 없고 낮만 계속되는 세계가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심코 그런 걸 생각하고 있던 타츠미의 앞에 있던 테이블에 딸칵, 하는 소리를 내면서 도자기 같은 컵에 달여낸 차가 놓여졌다.


“차입니다. 뜨겁기 때문에 조심해서 드셔 주세요.”

“네……아, 그게……감사합니다…….”


차를 갖다 준 20대 초반 정도 되는 키가 큰, 발디오 라고 이름을 댄 남자였다. 그는 싱긋 하고 미소를 지으면서 테이블에서 떨어지더니 인사를 남기고 방에서 나갔다.


그가 입고 있던 옷도 또한 쥬젯페하고 매우 비슷한 디자인이었다. 단지, 쥬젯페하고 비교하면 자수 같은 장식이 적었던 걸 보아 어느 정도 지위는 있긴 하지만 쥬젯페 정도는 아닐 거라고 추측했다.


아마, 쥬젯페의 비서 같은 지위의 사람일 것이다. 쥬젯페하고 타츠미의 대화를 굳이 듣지 않기 위해서 용건만 마치고 곧바로 나간 것 같다.

타츠미는 달여온 차를 모처럼이니 입에 댔다. 입 안에 퍼지는 그 맛과 향은 살짝 재스민 차하고 비슷했다.


아마, 이게 이 세계 혹은 이 나라의 일반적인 차일 것이다. 게다가 최고 사제라고 하는 높아 보이는 신분의 인물이 손님한테 내줄만한 차다. 분명 최고급 차를 사용했을 것이다.


멋대로 그렇게 판단한 타츠미는 모처럼이니 천천히 맛을 보면서 내온 차를 마셨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쥬젯페가 즐겁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사위한테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고 싶네만……칼세 녀석은 뭘 하고 있는 게지? 조금 늦네만?”


쥬젯페가 긴 수염을 문지르면서 이 방에서 밖으로 이어지는 문을 힐끔 보았다.

확실히 그가 말하는 대로 이 응접실에 도착하고 상당히 시간이 지났다. 타츠미는 반사적으로 손목시계로 시선을 떨어트렸다.


이 손목시계는 무심코 평상시 버릇으로 벗어두는 걸 잊어버리고 팔에 차뒀던 것이었다. 그 때문에 이번 소환에 이 손목시계도 휩쓸린 것이다.

그와 함께 소환된 건 침대하고 소환 때 손에 들고 있던 아버지의 유품인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던 구식 갈라파고스 휴대전화. 그 외에는 지금 입고 있는, 집에서 입던 운동복하고 청바지 정도다.


타츠미가 오른팔에 있는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더니 쥬젯페가 힐끔 하고 한쪽 눈썹을 밀어 올리더니, 흥미롭다는 듯이 몸을 앞으로 당겨 다가왔다.


“이보게, 사위. 그건 대체 뭔가?”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앞에 둔 아이처럼 묘하게 반짝반짝 거리는 눈으로 손목시계를 보는 쥬젯페.

그런 쥬젯페를 보며 타츠미도 당황해하면서 팔에서 시계를 벗어 그한테 건네주었다.


“이건 손목시계라고 해서 시간을 재는 도구입니다. 제가 있던 세계에선 꽤 일반적인 일상생활 용품이에요.”

“호오, 이게 시계라는 겐가? 이건 또 매우 작고 별난 모양을 하고 있군 그래.”


쥬젯페는 흥미롭다는 듯이 받아 든 시계를 바라봤다. 이쪽 세계에도 시계로 분류되는 건 있지만, 기껏해야 모래시계나 해시계밖에 없다. 물론, 타츠미의 손목시계 같은 정밀한 기계 시계 같은 건 있을 리가 없다.


타츠미의 손목시계는 태양열 배터리를 사용해 배터리 교환이 필요 없는 쿼츠 클록의 크로노타입으로 고등학교 입학 축하 선물로 여동생이 선물해 준 것이다.

그 사건 때에도 오른팔에 착용하고 있었는데, 몇 개 가늘은 금은 나긴 했지만 기적적으로 부서지지 않고 이렇게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


“흠……뭔가 바늘 같은 게 몇 개 있구먼……보아하니 이걸로 시간을 재는 것 같네만, 움직이고 있는 건 제일 큰 바늘 뿐인 것 같구먼…….”

“제가 있던 세계에서는 하루를 일단 24 시간으로 나눠서, 그걸 다시 60으로 나누고, 거기서 다시…….”


타츠미는 그가 있던 세계의 시간에 대해 설명했다. 그 말에 쥬젯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어봤다.


“호오……사위가 있던 세계에선 무슨 연유로 그렇게 세세하게 시간을 잴 필요가 있던 겐가? 뭔가 그렇게 할 필요가 있어서 나눴을 테지?”

“왜냐라뇨…….”


질문을 받은 타츠미는 자기도 모르게 말을 얼버무리고 말았다.

어렸을 적부터 의문으로 여기지 않고 받아들였던, 하루가 24시간, 1시간이 60분 같은 이러한 시간의 상식. 그걸 이렇게 다시 질문으로 받아도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 답할 수가 없다.


지구의 시간 개념이 언제쯤 정해졌는지 타츠미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것과 상관 없이 단지 상식으로써 받아들였다. 하지만, 당연히 이쪽 세계에서 그런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틀림없는 이세계인 것이다, 여긴.

지금까지의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세계에 왔다는 걸 다시 실감한 타츠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