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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1장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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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1장 재림(再臨)


프롤로그 『광란의 용사』


“――어서오시게, 세계의 용사여. 부디, 이 세계를 마왕한테서 구해줬으면 하네.”


갑자기 귀에 들려온 건 목이 쉰 노인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듣고 제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자신이 기묘한 문장 위에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디지……여긴.”

“여긴 ‘레이테시아’. 자네 용사가 살고 있던 세계와는 다른 세계일세.”


내 입에서 흘러나온 의문을 듣고 쉰 목소리가 대답했다.


나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들었다.

그곳에는 르네상스 시대의 귀족같은 복장을 입은 늙은 남자와 여자가 죽 늘어서 있었다.

내 의문에 답한 건 그 중에서도 제일 눈에 띄는 왕관을 쓴 늙은 남자다.


“레이……테시아.”

“그러네. 그리고 현재, 레이테시아는 마왕에 의해 멸망 위험에 처해있지.”


늙은 남자는 놀라서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무시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기다려,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마.

그렇게 말하려고 해도 말라붙은 성대에서 말이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우리 왕국은 마왕을 죽이기 위해 용사를 소환한 걸세.”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면 망상과 현실의 구별을 할 수 없게 된 건가.

늙은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혼란스러운 내 머릿속에는 그 말들이 들어오질 않는다.


하지만――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이상하게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자네는 용사로써――”


일단, 진정하자.


남자의 얘기를 흘려듣고 혼란스러운 머리를 진정시키려고 애쓴다.

그리고, 기억을 몇 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 순간――선명하게 떠오른다.

자신한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를.

무심코 입을 벌리고 웃다가 아픈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이 자식――얘기를 듣고 있는 거냐!”


땅에 시선을 처박고 있었던 게 맘에 안 들었을 것이다.

늙은 남자의 주위에서 질책이 날아들었다.


귀에 거슬리는 그 외침에 고개를 들었다.

내 시선 끝에 한 명의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로브를 걸치고 붉은 보석이 박힌 지팡이를 손에 들고 있다.

그 남자를 보고 스윽, 하고 사라지듯이 혼란이 한 순간에 잦아든 걸 느꼈다.


“국왕 폐하의 어전이다! 고개를 들어라!!”

“됐네, 류자스. 용사님은 아직 혼란스러워 하고 계신 것 같군. 그렇게 재촉할 필요 없네.”


류자스, 라고?


늙은 남자가 붉은 머리칼의 남자를 류자스라고 부르고, 조신한 말투가 귀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내 사고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네놈한테는 이제 볼일 없다고. 용사님.


바로 직전까지의 기억이 머리에 돌아오는 것과 동시에.

바닥을 깨부술 정도로 발을 박차고 나는 류자스를 향해 달려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니!?”


짐승같은 포효에 류자스가 반응한다.

하지만, 느리다.


녀석이 그 지팡이를 치켜들기 전에 얼굴에 주먹 한 방.

증오를 담은 주먹을 류자스의 얼굴에 때려박았다.


“컥, 흐아――악!”


류자스는 기세 좋게 날아가더니 벽에 부딪쳤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고 실신해 버리고 말았다.


아직이다.

이런 걸로는 끝낼 수 없어.


녀석의 몸 위로 올라가 때린다.

주먹이 광대뼈를 때리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기다리게, 용사여! 뭘 하고 있는 겐가!?”

“얼른 막아라!!”


주변에 있던 녀석들이 나한테 달려들었다.

여러 사람의 힘에 떠밀려 찌부러질 것 같다.


“――류자스!!”


그래도 나는 류자스를 계속해서 때렸다.

그 때마다 마음에 쌓여있던 감정이 조금씩 풀려가는 게 느껴진다.


“네 놈은……네 놈만큼은!”


류자스는 완전히 정신을 잃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걸로는 끝나지 않는다. 끝낼 수 없다.


――내가 이 녀석한테 받은 고통은 이 정도가 아니다.


앞으로 한 번 더――주먹을 휘둘렀을 때 결국 얼굴이 땅에 처박혀졌다.

곧바로 팔을 붙들고 있는 녀석들을 떨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힘이 전혀 들어가질 않는다.


“나한테 뭘 한 건지――잊었다고는 하지 않겠지!”


그래도 발버둥을 쳐 류자스한테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때, 퍽 하고 날카로운 충격이 후두부에 내달린다.

시야가 깜빡거리고 온몸에서 힘이 빠져가는 게 느껴졌다.


“대, 대체 뭐를…….”


나를 붙잡고 있던 녀석들 중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


――대체 뭐를, 이냐고?


흐릿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귀에 들어온 질문.

그런 다 알고 있는 의문에, 나는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이 녀석은 나를 죽였다고.





나――아마츠키 이오리가 이 세계에 소환된 건 처음이 아니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용사로써 소환되어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결말은 신뢰하고 있던 동료가 나를 배신하는 것이었다.


팔이 베어내지고, 가슴이 꿰뚫리고, 아연실색해 하는 나를 껄껄 하고 비웃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

저 붉은 머리칼의 남자――류자스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나를 죽이면 마왕 토벌의 명예는 자신들의 것이 된다.

싸움이 끝나면 용사 같은 건 방해일 뿐이다.

너는 이미, 볼일 없단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비웃는 동료들한테, 나는 살해당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째선지 나는 아직 살아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 행운에 감사하도록 하자.

배신한 녀석들한테 복수할 기회를 주었으니까.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나를 배신한 걸.


그렇게 비웃으며, 나는 의식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