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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1장 재림(再臨)
제 4화『실망을 새기다』
정적에 휩싸인 마술 공방 안.
기사검이 목덜미에 들이대져 있는 류자스의 얼굴이 창백한 걸 뛰어넘어서 흙빛이 되어 간다.
“왜 그러지, 류자스? 마치 유령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
“저, 정말로……너는 아마츠인 거냐? 하……하지만 너는”
“죽였을 텐데, 냐?”
아마츠키 이오리가 알 리 없는 정보를 입에 담게 되면서 내가 아마츠라는 걸 이해한 모양이다.
류자스는 눈을 크게 치켜뜨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나는 분명히 용사를 소환했을 것이다! 어째서 네 녀석이 여기 있지!? 뭐냐 그 모습은!? 어째서……”
“닥쳐.”
“끄, 아아아아악!”
마력이 담견 기사검을 꽂아 넣어도 류자스의 몸을 완전히 뚫을 수는 없다.
이 녀석이 입고있는 로브에는 꽤 높은 방어 마술이 붙어있는 것 같다.
“기다려 줘 아마츠! 죽이지 말아줘!!”
“……나를 죽여두고 그런 말은 너무 자기 멋대로 아니냐?”
내가 용서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웃기는 소리도 작작 해라.
“아니야! 나, 나는 디오니스와 루시피나한테 속았던 거라고!!”
그 이름을 듣고 들고 있던 기사검의 움직임을 멈췄다.
디오니스와 루시피나한테 속고 있었다?
“루시피나랑 디오니스가 너만 죽이면 마왕 처치의 명성은 나한테 넘겨주겠다고 했단 말이야!”
“……어이, 여기까지 와도 아직도 거짓말을 할 생각이라면”
“아냐! 진짜라고! 진짜로, 그 녀석들은 나한테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필사적인 모습으로 류자스가 설명했다.
마왕의 성으로 쳐들어가기 며칠 전.
타이밍을 재서 아마츠를 죽이자.
류자스한테 두 사람이 그렇게 제안했다고 한다.
“그 제안을 너는 받아들인 거냐?”
“그, 그래……. 하, 하지만 그건 나만 그런게 아니야!! 마왕의 성에서 전투 지원에 참가했던 녀석들도 몇 명인가 이 제안에 참가했어!”
마왕군을 쓰러트리기 위한 인간과 아인의 연합군.
그 안에 참가하고 있던 귀신족이나 수인종 등의 종족 중 몇 사람이 나를 죽이기 위해 계획에 협력하고 있었다고 한다.
류자스는 그들의 이름을 술술 불었다.
“아아……그 녀석들인가.”
이름을 듣고 곧장 떠올렸다.
그들 전부가 내 이상에 동참하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다가왔던 녀석들이었기 때문이다.
미소를 지으며 협력을 자처하던 녀석들의 목소리는 아직도 떠오른다.
그런 녀석들이 돈이나 명성을 노리고 나를 죽이는데 가담했다.
“큭큭……”
평화를 위해 인간한테 협력한다.
그렇게 말한 녀석들을 믿은 자신의 어리석음에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온다.
용사로써 인정받았다고 기뻐하던 나를 패 죽이고 싶군 그래.
“――그래서?”
“히익!?”
웃어대는 나한테서 뒷걸음치던 류자스한테 조용히 다음 말을 재촉시켰다.
“그, 그래서, 우리딜은 루시피나의 작전대로 움직였어.”
아인들은 우리들 파티에 이어서 지원을 위해 마왕의 성으로 침입하려고 했던 인간들한테 마인처럼 위장해서 방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다.
“아아……그래서 지원군이 오지 않았던 건가?”
류자스의 말에 납득이 간다.
표정에서도 일어난 것들로 봐도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그 뒤는 내가 알고있는 대로다.
내가 마족하고 싸울 타이밍에 용사의 힘이 깃든 오른팔을 베어낸다.
약해진 마왕을 쓰러트리는 건 류자스의 마술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마족과의 전투에서 소비한 마력을 보충하고 거기다 볼일이 없어진 나도 처분할 수 있다.
“……과연 그렇게 된 거군.”
이런 작전을 세운 두 사람한테도, 그리고 이 작전을 따른 류자스와 아인들한테도 구역질이 난다.
“그래서 너는 대체 뭘 속았다는 거야?”
“디오니스하고 루시피나는 마왕군의 스파이었다고!”
“……뭐?”
그 두 사람이 마왕군의 스파이?
예상치 못했던 말에 무심코 몸이 굳었다.
하지만 류자스의 표정은 매우 필사적이고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너를 죽인 다음에 디오니스한테 허를 찔렸어!
아마츠만 죽이면 너도 볼일 없다면서 말이야!
나도 그 녀석들한테 배신당했다고!”
류자스가 말하며 소매를 걷붙이고 팔을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도려내진 듯한 깊은 상처가 새겨져 있다.
디오니스가 입힌 상처라고 한다.
나를 죽인 뒤 그 두 사람은 류자스한테 포기하도록 만든 모양이다.
다른 아인들과의 약속들도 내버려두고.
“그럼, 왜 너는 살아있는 거냐?”
“루시피나가『용사가 패배한 걸 전할 인간이 필요해』라면서 디오니스가 나한테 공격하는 걸 중지시켰어……!”
인간한테 『아마츠의 패배』, 그리고『루시피나와 디오니스의 배신』을 알리는 걸 조건으로 류자스는 놓아주었다.
왕국으로 도망쳐 돌아온 류자스는『루시피나와 디오니스가 배신해 아마츠를 죽였다.』라고 보고한 듯하다.
뻔뻔하게 자신을 빼고 있는 부분이 엄청나게 웃기는군.
“그래서 루시피나랑 디오니스, 그리고 아인. 이 작전에 협동했던 녀석들은 지금 어디 있지?”
“루시피나하고 디오니스는 마왕군이야. 귀신족도 거기에 가담했어. 수인종은 버려져서 지금은 분명 연합군 온천 도시에 있을 거다……!”
“헤에…….”
류자스가 말하는 게 진짜라고 하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문서에서 두 명의 이름이 사라진 것도 납득이 간다.
용사가 동료한테 살해당했다니 불가능까지는 아니지만 공개할 수 없을 것이다.
배신한 사람 중에 왕국에서 선택한 기사가 들어가 있다고 하면 더더욱 그렇다.
여러 가지 사건들에도 이치가 맞고 말이다.
“그, 그렇지!? 나는 나쁘지 않아! 그 녀석들이 나를 속인 거라고! 나도 피해자란 말이야!!”
내 발밑에서 류자스가 소리치고 있다.
이 얘기가 진짜라면 확실히 이 녀석도 아인도 그 두 사람한테 속았던 것이겠지.
루시피나도 디오니스도 나를 속이기 위해 연기를 계속해 왔던 거라고 생각하면 살의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류자스가 배신한 건 변하지 않는다.
용서할 리가 없다.
“나랑 협력하자, 아마츠! 우리들을 배신한 그 두 사람을 걸레짝으로 만들어 죽여 버리는 거야! 너를 배신했던 아인한테도 복수해도 돼!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마왕 자식을 쓰러트리자! 너랑 함께 한다면 분명히 할 수 있을 거다!”
굳은 미소를 띄우면서 나한테 손을 뻗어오는 류자스.
그 반응을 보고 나는――,
“닥쳐.”
기세 좋게 검을 내리쳤다.
로브한테 지켜졌던 살점이 살짝 벌어지고 선혈이 뿜어진다.
“아, 아아……! 피가……아마츠! 뭐를――”
“내가 용서할 거라고 생각한 거냐?”
위압있게 류자스의 반박을 무시했다.
확실히 이 녀석은 속았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다.
나를 배신한 건 변하지 않는다.
이런 녀석한테 내 등 뒤를 맡기고 있던 건가.
내 어리석음에 웃음이 나온다.
“……류자스. 의식의 공간과 보물 창고에 들어있는 봉인과 해제법을 알려 줘라.”
중요한 곳에는 마슬사가 공을 들여 새긴 봉인이 있다.
이걸 풀기 위해선 그걸 압도하는 마술로 부수던가, 미리 정해진 문구를 말하던가 둘 중 하나밖에 없다.
“봉인? 어째서지?”
“됐으니까 말해.”
검을 꽂아 넣자 류자스는 비명 섞인 말투로 봉인의 해제 방법을 말했다.
표정으로 보아 거짓말을 치는 것 같진 않다.
이걸로 이 녀석한테 들어야만 하는 용무는 다 들었다.
하지만, 하나 더.
“……마지막으로 말해 줘라.”
이걸 듣고 뭐가 바뀔 리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딱 하나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듣고 싶은 일이 있었다.
“나는……전쟁을 마치고 모든 종족이 공존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게 목적이었어. 루시피나도……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사실 너희들은 그런 내 생각을 비웃고 있던 거냐……?”
그 세 명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계속 싸울 수 있었다.
처음으로 단지 휩쓸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사로 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었다.
그건 전부 오해였던 건가?
“……부, 불가능한 꿈이라고는, 생각했어. 마왕을 쓰러트려도 공존 같은 건 할 수 없다고 말이지.”
류자스가 말했다.
인간은 마족과 공존할 생각 따위 없었다.
반항하는 사람은 모두 죽이고, 복종하는 사람은 노예로 만든다.
그 전쟁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그래 미래였던 거라고.
“그래, 그러냐.”
내 마음속에서도 답이 나왔다.
뭐가 공존이냐――바보같다.
결국, 나는 동료가 말했던 이상에 휩쓸려 있었을 뿐이었다.
같은 동료하고도 조차 잘 지내지 못하는데 수많은 종족과 공존하다니 도저히 무리한 얘기었던 것이다.
그래, 실망했어.
너희들을 믿고 있었던 나 자신한테.
“이제, 너한테 듣고 싶은 말은――”
“마, 맞아 아마츠. 너한테 보여줘야만 할 게 있어.”
내 말을 막고 초조한 듯이 류자스가 공방 속에 있는 책상을 가리켰다.
“……뭐냐?”
“루, 루시피나랑 디오니스하고 관련있는 거야. 말로하는 것보다 보는 편이 빨라.”
“알겠다. 그곳까지 걸어가.”
류자스한테 검을 들이댄 채로 걷게 만든다.
향하는 곳에 있는 건 연구 재료가 모여있는 책상이다.
“설마, 네가 살아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어떻게 거기서 살아남은 거지? 게다가, 그 몸은”
“……닥치고 걸어. 너한테 가르쳐 줄 건 없어.”
나한테 알려줬으면 할 정도니까 말이지.
내가 살아있는 건 왕국에서 한 두 번째 소환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해서 왕국한테 감사할 기분은 티끌만큼도 없다.
“……여기 있어.”
책상 앞에 다 오자 류자스가 문을 열고 그 안으로 손을 들이밀었다.
“어이, 아마츠. 방금 공존 같은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잖아?
그 때는 확실히 그렇게 생각했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뒤적뒤적 하고 손을 움직이는 채로 류자스가 말했다.
“그 뒤로 나는 네가 올바르다는 걸 깨달았어. 너를 죽였던 것도 계속 후회하고 있었어. 속죄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나는 단지 목소리와 어깨를 함께 떨어대면서 류자스가 말하는 걸 조용히 듣고 있었다.
“이봐, 아마츠. 왕국에서 나갈 생각이지? 그렇다면 내가 돕게 해 줘. 나라면 너를 안전하게 밖으로 빠져나가게 해 줄 수 있을 거야! 부탁이다, 너한테 협력하고 싶다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그래! 정말이야!”
“……그러냐.”
대화하고 있는 중에 뒤지고 있던 걸 찾은 모양이다.
류자스가 책상에 밀어넣은 손을 뺐다.
“보여줘 봐.”
“……그 전에 하나 말해야만 할 게 있어.”
그렇게 말하며 뭔가를 쥔 류자스가 뒤를 돌아보고,
“――옛날부터 너는, 너무 무르다고!!”
손에 마력을 두르고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마력에 의해 강화된 그 손가락은 칼날같은 날카로움을 가지고 있다.
“멍청한 자식!!”
나를 향해 달려드는 손가락의 칼날.
맞으면 내 몸 같은 건 간단히 찢길 것이다.
맞으면, 말이다.
“뭐!?”
손가락 칼은 나한테 닿지 않고 허공을 휘저었다.
나는 류자스의 공격을 경계하고 곧바로 피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었다.
“안 변했구나. 너는 아무것도.”
알고 있었다고.
좋은 구실을 대면서 몰래 습격해 올 것 정도는 말이야――.
이 녀석은 마술사로써는 우수하지만 접근전은 특기가 아니었다.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지, 디오니스한테 입은 상처 탓인지 움직임이 둔하다.
이걸 피하는 것 정도는 지금의 나라도 할 수 있다.
“히익!”
얼굴을 경련시키며 류자스가 비명을 질렀다.
공격을 피하고 그 목덜미를 노리고 있던 기사검을 꽂아 넣으려던――그 순간.
“이, 이걸 봐라!”
홱 하고 류자스가 자신의 로브를 걷어서 보여줬다.
로브 품에는 붉게 빛나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죽는 것과 동시에 주변 일대를 날려버릴 마술을 걸어뒀지!
여기서 나를 죽이면 네 녀석도 같이 죽은 목숨이라고!?”
어느 정도의 마력을 모아둔 건가.
새빨갛게 빛나는 문장에서 불길할 정도의 마력량을 느낄 수 있다.
류자스를 죽이면 성이 통째로 날아갈 정도의 범위에서 진짜 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히, 히히히히.”
매우 재밌다는 듯이 류자스가 웃는다.
“게다가 네 녀석이 죽는 게 다가 아니야. 성에 있는 녀석들도 몽땅 다 죽어! 네 녀석의 소환에 연관되어 있지 않은, 아무 죄도 없는 인간도 같이 말이야! 그래도 너는 나를 죽일 수 있다는 거냐!?”
지금까지 보여줬던 두려워하는 표정을 싹 바꾸고 류자스가 씰룩씰룩 고집센 미소를 짓고 있다.
인간이 여기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 건가하고, 무심코 감동해버리고 말았다.
“못 죽이겠지? 네 녀석은 적이었던 마족조차 죽이지 못하는 덜떨어진 녀석이니까 말이야!!”
문장을 보여주고 자신을 미끼처럼 사용하듯이 류자스가 거리를 좁혀온다.
일부러 자신의 목덜미에 검을 들이대는 듯한 흉내를 보여주면서.
“해 보라고, 나를 죽일 수 있다면 말이야! 아앙? 아마――”
세게 내지른 발차기가 류자스의 얼굴에 박혀들었다.
코뼈가 부러지는 감각이 전해져 온다.
“크아아아아아악!?”
발차기의 충격으로 인해 류자스의 등 뒤에 있던 환기용 창문이 박살났다.
창문을 뚫고 머리부터 거꾸러진 자세로 떨어져 간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단말마 같은 비명의 메아리가 들리다가 이윽고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 방은 상당히 높은 곳에 있다.
인간이 밑으로 떨어지면 확실히 죽을 것이다.
하지만,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높이에서 떨어져도 저 쓰레기는 아직 살아있다.
30년 전의 얘기지만 그 녀석은 이 세계에서도 최강 클래스의 마법사였다.
꽤 쇠약해지기는 했지만 이 정도에서 죽을 리가 없다.
“기분 나쁜 신뢰로군.”
과연, 저 로브가 있는 한 류자스는 죽일 수 없다.
게다가 지금 나로선 일대일로 싸워도 저 녀석한테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성공했지만 두 번째 습격이 통할 것 같진 않다.
“……힘을 되찾을 필요가 있겠군.”
과거의 힘을 되찾으면 저 로브가 발동하고 있어도 뚫을 수 있다.
정면에서 싸워도 저 녀석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왕군의 스파이었다고 하는 그 두 사람한테도 만나러 가야만 한다.
류자스한테서 이름을 들었던 아인 녀석들한테도 잔뜩 감사를 표해야 하니까 말이다.
앞으로의 방침은 정해졌다.
과거의 힘을 되찾고 저 녀석들한테 복수한다.
힘을 되돌릴 방법은 이미 생각해 뒀다.
“아아, 맞다.”
떨어졌던 류자스한테 줄 선물을 떠올리면서 조그맣게 웃었다.
그 녀석이 걸려들지는 모르겠지만 시험해 보는 것도 여흥일 것이다.
“――기다리고 있어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마술 공방을 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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