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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3장 제 16화『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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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3장 제 16화 『결성』


어떻게든 <마>가 씌인 거대 눈도마뱀을 쓰러트린 타츠미 일행.

쓰러트린 증거로써 거대 눈도마뱀의 목을 회수한 일행은 잠깐 휴식한 다음 체력을 회복시키곤 왕도로 돌아왔다.

체력의 소모로 인해 기절한 타츠미의 의식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자독이 왕도까지 그를 업고 돌아온다는 살짝 폼 떨어지는 행색이긴 했지만.

도중에 딱히 아무런 문제도 없이 무사히 왕도에 도착한 일행은 곧장 타츠미와 칼세드니아의 집으로 향했다. 거기서 타츠미를 침실의 침실에 눕혀둔 뒤, 칼세드니아는 보고를 위해 서바이브 신전으로 가게 될 것이다.

참고로, 엘은 도중에 일행과 헤어져 〔엘프의 쉼터〕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자독 씨.”

“어머, 별말씀을. 그나저나――.”


자독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지금 막 타츠미를 눕힌 그들의 침대를 바라봤다.


“――정말 커다란 침대구나. 혹시, 타츠미 짱…………밤, 격렬하니?”


깜빡, 하고 한쪽 눈을 감으면서 물어보는 자독을 보고 칼세드니아의 얼굴이 단숨에 빨갛게 물들었다.

어째선지 자독의 등 뒤에 있던 미루일까지 얼굴이 붉어지더니, 칼세드니아와 침대, 그리고 저기서 잠들어 있는 타츠미를 몇 번이나 힐끔힐끔 보고 있었지만.


“효, 효에엣!? 그, 그런, 이건 제가 살짝 잠버릇이 안 좋아서 할아버님께서 선물해 주신 것이라 확실히 서방님이랑 저는 여기서 자지만 결코 밤이 격렬하다던가 그런 그야 격렬한 것도 대환영이지만 서방님은 저를 배려해 주셔서 무척이나 상냥하게……아니, 무슨 말을 하게 하시는 건가요오!?”

“어머어머, 그렇게 큰 소리로 말했다간 타츠미 짱이 깨 버린다구?”


조용히, 알겠지? 라고 말을 잇는 자독. 칼세드니아는 서둘러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잠들어 있는 타츠미의 기색을 살펴봤다.

아무래도 그의 피로는 상당했던 모양이라, 칼세드니아가 허둥지둥 큰 소리로 말해도 일어날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칼세드니아는 타츠미가 깨어나지 않은 걸 깨닫고, 가슴을 억누르며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자독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말이지? 맨 처음엔 칼세 짱이 《성녀》라고 불리는 사람이니까, 좀 더 성실하고 엄격한 여자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실제 칼세 짱은 엄청나게 귀엽구나. 타츠미 짱이 널 좋아하게 되는 것도 이해가 돼. 아, 『귀엽다』라는 건 단순히 외견만 가지고 말한 게 아냐?”


자독은 다시 깜빡 하고 한쪽 눈을 감아 보이더니, 등 뒤에 있던 미루일을 향해 돌아봤다.


“자, 우리들은 슬슬 돌아가보도록 할까. 계속 타츠미 짱이랑 칼세 짱의 사랑의 보금자리에 머무르고 있다간 미안하니까.”

“그, 그것도 그러네…….”

“어머어? 왜 그러니? 그렇게 두근두근거리는 모습으로? 혹시, 미루일 짱한텐 이 방……타츠미 짱이랑 칼세 짱이 매일 밤 사랑을 나누는 이 침실은 좀 자극이 강했으려나?”


살짝 장난스럽게 자독이 물어보자, 당사자인 미루일은 얼굴을 더욱 붉혔다.


“아, 아냐!! 자, 자, 돌아갈 거라면 얼른 돌아가자, 응!?”


미루일은 소리치듯이 자독한테 대답하고는, 쿵쿵 하고 발소리를 내면서 집을 나갔다.


“자독 씨. 미루일 씨를 너무 놀리시면 안 돼요?”

“우후훗. 저 애는 묘하게 성실하니까, 무심코 놀리게 돼 버린다니까. 그치만, 저 정도가 딱 좋지 않겠어? 너무 아무런 말도 안 하면, 죽은 동료들이 떠올라서 머릿속이 복잡해져 버릴지도 모르고.”

“……그러네요.”


칼세드니아는 감탄했다. 언뜻 보면 큰 체격에 듬직한 몸집의 자독은 별로 다른 사람을 신경 쓸 것 같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실제 자독은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할 수 있는 인물이다. 지금도 일부러 미루일을 화나게 만들어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럼, 나도 진짜 돌아갈게. 타츠미 짱, 잘 부탁해?”

“알겠어요. 아, 이번 보수 말인데요, 제가 신전에서 받았으니까 여러분한테 나눠드릴게요.”

“알겠어. 아주머니나 미루일 짱한테도 전해둘게.”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더 눈을 감아보이곤, 자독도 타츠미와 칼세드니아의 집을 나온 것이었다.




자독과 미루일이 집에서 나가자, 집 안에 정적이 돌아왔다.

칼세드니아는 장비를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침대에 누워있는 타츠미의 의복을 풀었다.

그가 장비하고 있던 갑옷 같은 건 거대 눈도마뱀을 토벌한 뒤 벗겨 놨다. 때문에, 지금 그는 갑옷 밑에 입기 위한 튼튼한 가죽제 의복을 입고 있었으며, 이대로 재워두면 살짝 갑갑하겠지.

칼세드니아가 침대로 올라가 타츠미의 옷을 풀어주고 있자, 천천히 타츠미가 눈꺼풀을 열었다.


“서방님? 정신이 드셨나요?”

“어, 어라? 여긴……우리집……?”


침대에 누운 채로, 타츠미가 살짝 몸을 움직인다. 아무래도 자신이 어디 있는 건지 파악한 모양이다.


“여기까지 자독 씨가 업어서 데려와 주셨답니다. 다음번에 만나시면 고맙다고 말씀하셔야 돼요?”

“그래……자독한테는 신세 좀 졌네…….”


타츠미가 중얼거리고 있는 동안에도 칼세드니아는 손을 움직여 타츠미의 옷을 풀어 그를 편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고마워, 칼세.”

“아뇨……혹시, 제가 깨워버렸나요……?”

“아니, 그렇지 않아. 내가 눈을 뜬 건, 근처에서 뭔가 좋은 냄새가 나길래……응, 네 냄새였구나.”


타츠미는 손을 뻗어 칼세드니아의 머리카락 한 움큼을 쥐더니, 자신의 콧가로 갖다 대어 그 향기를 확인했다.


“……틀림없어. 이 냄새야. 응, 이 냄새를 맡고 있으면, 뭔가 차분해진단 말이지.”


타츠미가 누운 채로, 싱긋 하고 칼세드니아한테 미소 짓는다.


“있잖아, 칼세. 좀 어리광을 부려도 될까?”

“어리광 말인가요……? 꺄아!”


타츠미는 칼세드니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자신의 몸에 끌어안았다.


“확실히 칼세의……아니, 치코의 냄새도 좋지만, 이렇게 치코의 따뜻한 온기랑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게……나한테 있어선 최고의 행복이야.”

“…………주인님.”


타츠미는 칼세드니아를 「치코」 라고 부른다.

칼세드니아는 타츠미를 「주인님」이라고 부른다.

두 사람이 서로를 이 이름으로 부를 때, 그건 두 사람만의 소중하고 달콤한 시간이다.


“오늘은 고마웠어, 치코. 치코 덕분에 나는 마물하고도 싸울 수 있었어.”

“그렇지 않아요. 제 예측이 너무 어설펐던 탓에, 주인님한테 무리를……하지만, 주인님은 정말로 강해지셨어요. 게다가……마물이랑 싸우고 계셨을 때의 주인님은……무척이나 멋지셨어요.”


칼세드니아는 뺨을 물들이면서, 기쁘다는 듯이 미소 짓고는 타츠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그곳에 몇 번이나 입을 맞춘다.

그건 마치, 작은 새가 사육주의 손가락을 살짝 깨무는 듯한 동작이었다.

타츠미는 그 보답으로, 칼세드니아의 머리를 애무하는 것처럼 몇 번이나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은 그 입술을 겹친 것이었다.




“미루일 짱은……이제부터 어떡할 거니?”


타츠미와 칼세의 집에서 〔엘프의 쉼터〕로 돌아오는 길, 자독은 옆을 걸어가던 미루일한테 그런 질문을 던졌다.


“……나, 마을로 돌아갈까 싶어.”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대답한 미루일을 자독이 어딘가 쓸쓸하다는 듯이 봤다.


“그 녀석들의……동료들의 집에, 그 녀석들이 죽었다는 걸 전하고 유품을 전해줘야지……그게 살아남은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니까.”

“…………무리하는 거 아니니?”


자독은 그 커다란 손바닥 하나로 미루일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었다.


“나라면 괜찮아. 무리 같은 거 안 하니까.”


자독의 질문에 짧게 대답하는 미루일.

그 동안에도 몇 번이나 머리를 쓰다듬어진 미루일은 한 순간 당혹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긴 했지만, 결국 자독이 하고 싶어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자독의 손바닥의 온기가 기분 좋았던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그래서 말이지? ……그 녀석들 얘기를 가족들한테 전한 다음엔……나, 한 번 더 왕도로 돌아올래. 그러면……다시, 너희들의 동료로 끼워줄래?”

“그래, 대환영이야. 타츠미 짱한테는 내가 전해 둘게. 그 애도 분명 흔쾌히 받아주겠지.”


자독이 받아들여주자, 미루일이 기쁘다는 듯이 웃었다.


“자! 그렇게 정해졌으니 힘 내야지! 칼세 씨한테 돈도 갚아야 하고.”


마수 사냥꾼으로써의 장비 세트를 마추기 위해 든 비용은 결코 싸지 않다.

청산 기한을 정해둔 건 아니지만, 역시 빚이 있다는 사실은 마음을 어둡게 한다.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선 역시 하루 빨리 빚을 갚는 게 제일이리라.


“빌린 돈이라면 바로 갚을 수 있는 거 아니니? 이제 곧 있으면 초승달의 계절도 끝나서 얼음의 정령들도 대빙산 산맥에서 떨어져 나올 테고. 눈이 녹으면 마수 사냥꾼의 임무도 늘어날 거야. 특히 눈이 녹았을 시기엔 배를 굶주린 마물이 잔뜩 출몰하니까, 마수 사냥꾼의 임무가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구.”


눈이 쌓여 있는 동안 동굴 같은 곳에서 가만히 지내는 마물은 많다. 당연히 녀석들은 그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기 때문에, 눈이 사라지면 공복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한다.

때로는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는 마수도 있기 때문에, 마수 사냥꾼한테 있어선 가장 바쁜 시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다만, 공복으로 기질이 사나워져 있는 마수도 많기 때문에 위험도도 꽤나 올라가는 시기이도 하지만.


“그러는 나도, 눈이 안 녹으면 마을로 돌아갈 수 없지만 말이야.”


이 왕도에서 미루일의 고향까지는 작긴 하지만 제대로 된 도로가 나 있다. 하지만 이 계절은 완전히 눈으로 뒤덮여 버리기 때문에, 눈이 남아있는 지금 이 계절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다.


“어라? 그렇단 건 뭐니? 미루일 짱은 눈이 녹을 때까진 혼자서 마수 사냥꾼을 하겠다는 거니?”

“아…….”


미루일은 방금 전 이렇게 말했다. “고향 마을에서 돌아오고 나면, 너희들의 동료로 넣어줬으면 좋겠다.” 라고.

그건 즉, 한 번은 고향 마을로 돌아가지 않으면 자독이나 타츠미의 동로가 되지 않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이해한 미루일은 에헤헤 하고 붙임성 좋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그, 그게―……오늘부터 당신들의 동료로 삼아 주세요……!”


길가 한가운데에서 멈춰 선 미루일은 자신의 실패를 부끄러워 하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도, 자독한테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