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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1장 제 10화『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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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1장 제 10화『퇴마사』


카신이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를 그 뒤에 안내한 곳은 도시 중심부에 가까운 구획에 있는 한 채의 집이었다.


“이런 곳은 어떨까요? 칼세드니아 님의 남편(주인) 분――타츠미 님이 원하시는 대로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집입니다만…….”


도시 중심부에서 자주 볼 수 있을 법한 붉은 벽돌을 쌓아올려 지은 자그마한 집.

작다고는 해도, 지금까지 봐 왔던 귀족의 저택에 비교했을 때의 얘기로 서민의 집 치고는 커다란 부류에 속할 것이다.


집은 돌로 만들어졌지만, 바닥은 착실하게 나무판자로 이루어져 있다. 방 숫자는 전부 다 해서 넷. 한 곳은 현관에서 바로 들어가면 나오는 커다란 방으로, 거실 같은 방일 것이다. 거기서 문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방이 있는데, 아무래도 침실로 사용하는 방인 것 같다. 그리고, 지붕 뒤에도 좁긴 하지만 방 하나가 있었다.


그 외에는 부엌 같은 장소와 화장실. 아무리 그래도 이 세계의 문명 레벨로서는 수세식 화장실은 존재하지 않고, 구멍 안에서 처리를 하는 타입인 것 같다.

이 집에는 작긴 하지만 정원과 뒤뜰이 있고, 뒤뜰에는 전용 변소가 있다.


서민은 도시 곳곳에 존재하는 변소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게 평범하기 때문에 전용 변소가 있는 이 집은 역시 서민 안에서도 부유한 사람이 살기 위한 집일 것이다.

그 외에 타츠미의 눈을 끈 건 뒤뜰 근처에 놓여 있던 커다란 돌을 파낸 관짝 같은 것.


“이건 뭐지?”

“이건 말입니다, 타츠미 님. 이 집의 전 주인이 집에 욕실을 두고 싶다 하면서, 이런 석제 욕탕을 <흙>의 속성 계통을 가진 마법사한테 특별 주문한 것 같습니다.”

“어? 그럼 이거, 욕탕인 건가……가 아니라, 욕탕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보아하니, 타츠미 님은 다른 나라 출신인 것 같으니 모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나라의 초승달의 계절에선 얼음 정령의 힘이 강해지기 때문에 눈도 많이 내리고 한파가 추우니까 말이죠. 혹독한 추위가 몰아칠 때는 역시 욕탕에서 천천히 몸을 담그는 게 이 나라의 옛 풍습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귀족 정도가 되지 않으면 자택에 욕탕이 있는 집은 일단 없습니다. 따라서, 도시 안에는 공중 욕탕이 몇 개 존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욕탕에 물을 채울 때는 커다란 솥 같은 걸로 물을 끓여서 그걸 욕조에 넣던지, <불> 의 속성 계통을 가진 마법사를 고용해 욕조에 넣은 물을 가열시켜 끓이던지 둘 중 하나인 듯하다.

둘 다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귀족 등, 하인을 고용할 수 있는 부유한 집이 아니면 자택에 욕탕은 두지 않는 듯하다.


“그렇다는 건 역시 이 집의 전 주인은 상당히 부유했던 거구나.”

“그렇습니다. 분명, 어떤 장사로 성공한 인물로, 그 인물이 아들한테 장사를 맡긴 뒤, 은퇴 생활 장소로서 썼던 집이라는 듯합니다. 하지만……그 사람이 죽고 난 뒤, 아들이 장사로 실패해서 커다란 빚이 생기고 말아서 그 빚을 막기 위해 이 집은 팔려 나왔습니다.”

“어떠신가요, 주인님?”


칼세드니아는 집 안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는 타츠미한테 말을 걸었다.


“응, 괜찮지 않아? 너만 좋다면 여기로 하자.”

“저도 이의는 없어요. 여기서라면 신전도 멀지 않고 말이에요. 그럼, 산킬라이 님. 이 집 가격은 어느 정도죠?”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 집의 가격 말입니다만――――.”


가치 기준을 모르는 타츠미는 가격 교섭은 칼세드니아한테 전부 맡겨두고, 한 번 더 천천히 집 안을 둘러봤다.

일본에서 말하자면 *3LDK부터 4LDK에 상당하는 규모의 집이다. 둘이서 살기에는 매우 충분할 것이다.

당연히 지금은 집에 가구 같은 건 전혀 없지만, 지금부터 어떤 가구를 어디에 둘까 등등 칼세드니아와 함께 생각하는 것도 즐거울 게 틀림없다.


그런데, 집 가격은 얼마나 하는 걸까? 쥬젯페나 칼세드니아가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쪽 세계에서도 주택 론 같은 게 있는 걸까?


“나중에 치코한테 물어보자. 아무리 그래도 전부 다 내게 하는 건 거북하니까, 하루라도 빨리 일을 찾아서 재정적으로 치코를 도와줘야지……그 때까진 신전에서 허드렛일이든 뭐든 해야겠어.”

이 집의 가치가 일반 시민의 생활비 몇 년 문에 상당하는 걸 알고, 그리고 그 정도의 돈을 툭 하고 지불해 버리는 칼세드니아의 재력에 타츠미가 크게 놀란 건 좀 더 뒤의 일이다.





신전으로 돌아가는 길.

집을 구입하긴 했지만 곧장 그 집에서 사는 건 아니다.

가구 준비도 해야 하고,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선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가구는 어쨌든 수선 쪽은 그대로 카신이 사람을 구해준다고 했기 때문에 그한테 맡기고,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일단 신전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주인님……?”


풀썩 하고 어깨를 떨구고 터벅터벅 걷는 타츠미를 칼세드니아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바라본다.


“아니, 괜찮아……조금 현실이라는 녀석이 나한테 들이대졌을 뿐이니까…….”


아무래도 칼세드니아는 상당히 돈을 벌고 있는 것 같다. 그게 타츠미가 뼈저리게 느낀 현실이다.

확실히 어제 그녀는 그럭저럭 수입이 있다는 듯한 말을 했지만, 그래도 일반 시민의 몇 년 분의 생활비에 상당하는 금액을 툭 하고 지불해 버릴 정도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타츠미는 역시, 이쪽 세계에서도 종교 관계자는 돈을 잘 버는 걸까나, 같은 생각을 했다. 전에 있던 세계에서도 종류에 상관없이 종교는 돈을 잘 번다, 라고 하는 게 타츠미의 종교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부터는 칼세드니아와 둘이서 살아가는 것이다.

전 애완 동물인 왕관 앵무새였다고는 해도, 지금 칼세드니아는 틀림없는 인간이자, 게다가 상당한 미인이다. 그런 여자와 같이 살다니, 아직 꿈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버리는 타츠미였지만, 이건 꿈 같은 게 아니다.


확실히 타츠미의 마음속에선 이미 칼세드니아는 가족이라는 걸로 인식이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칼세드니아한테 의지해 버리는 건 역시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 한심하다.

여긴 그녀한테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신도 그럭저럭 돈을 벌어야 한다.

그렇게 다시 결심해 봐도, 그렇게 되기 위해선 상당히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건 이쪽 세상 물정에 어두운 타츠미라도 간단히 상상할 수 있었다.


“나한테도 할 수 있고 그럭저럭 돈을 벌 수 있는 일……그렇게 좋은 일이 있을 리가 없지…….”


가령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훨씬 전에 누군가 그 일을 맡았을 것이다.


“이럴 때 이세계 전생 같은 곳에서 나온 정석이라 한다면 역시 모험가인데…….”


과연 실제로 모험가 같은 직업이 여기에 존재하는 것일까. 가령 존재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 걸까.


“있잖아, 치코. 이쪽 세계에는 모험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

“모험가……말인가요? 저는 들어본 적은 없는데, 그건 어떠한 사람들인가요?”


모험가라는 건 돈을 주는 것을 대가로 일을 맡는 심부름꾼. 사람한테 해를 입히는 마물 같은 걸 퇴치하거나, 행상인의 호위를 맡거나. 때로는 고대 유적 같은 미궁에 들어가 거기에 잠든 재보를 파내기 위해 미궁에 무리를 지은 마물과 싸우는 경우도 있다, 등등.

타츠미는 게임이나 소설 같은 곳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모험가에 대한 걸 칼세드니아한테 설명해 갔다.


“주인님이 말씀하시는 모험가라고 하는 건 존재하지 않지만, 구태여 말하자면 마수 사냥꾼이 거기에 가까울까요?”

“마수 사냥꾼?”


아무래도 왕도 전개대로, 이쪽 세계에는 마수 같은 괴물이 존재하는 듯하다.

평범한 야생 동물 안에서도 위험한 종류는 있찌만, 마수라고 불리는 존재는 그것들과는 한 획을 그은 것이다, 라고 칼세드니아가 말한다.


“마수 안에는 마법과 매우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까지 있어서, 마을 근처에 나타났을 경우에는 매우 위험한 존재로 취급돼요. 약육강식은 세계의 철칙이자, 강자인 마수가 약자인 인간을 덮쳐 자신의 양식으로 삼는 건 확실히 자연의 섭리 중 하나인 것도 맞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잠자코 마수의 식량이 될 노릇도 없어요. 거기서, 위험한 마수를 퇴치하기 위해서 마수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는 거에요.”


당연히 그 마수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건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로 한다. 위험한 마수한테 도전하는 것이니, 그들이 위험에 상응하는 보수를 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또한, 마수 안에는 고기가 식용으로 알맞은 개체도 있고, 털이나 비늘, 손톱, 송곳니, 뼈 같은 것도 각종 소재로서 이용되는 것도 있다.


때문에, 마물 사냥꾼 안에는 의뢰받은 것 말고도 스스로 마수를 찾아내서 적극적으로 이걸 사냥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식용 고기나 소재로서 이용할 수 있는 마수라면 한 마리 잡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액수의 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근데, 나라나 영주 등이 소유한 군사나 병사는 마수 퇴치에선 활약하지 않는 거야?”

“물론 국왕 폐하나 각지의 영주님이 부하 병사들을 파견하는 일도 있어요. 하지만, 군대 기사나 병사는 어디까지나 대인 전투가 전문이에요. 상대가 사람을 벗어난 마수가 되면 뭔가 사정이 달라서 그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고 들었어요. 또, 마수 퇴치 의뢰는 응급 상황이 많기 때문에 재빠른 마수 사냥꾼들한테 맨 처음부터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칼세드니아의 얘기를 듣고 그렇구나 하고 타츠미가 납득한다. 어느 세계라도 역시 관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엉덩이가 무거운 것 같다.


“그리고, 저희들이 소속한 신전에도 마물 퇴치가 오는 경우가 있어요.”

“뭐? 신전에도?”

“네. 저희들한테 오는 의뢰는 일반적인 마수 퇴치가 아니라 퇴마 의뢰가 많네요.”


이 세계의 괴물 중에는 육체를 가지지 않은, 이른바 정신체라고 하는 것도 존재한다.

그런 괴물을 통칭해서 <마>라고 부르며, 이 상태에서는 별로 위험한 존재가 아니지만, 이 <마> 가 다른 야생 동물이나 마수에 빙의했을 경우 평범한 마수보다도 강력한 괴물로 변한다. <마>가 빙의한 야생 동물이나 마수를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해 『마물』이라고 부르는 듯하다.


<마>는 빙의한 마물이나 마수의 식욕이나 파괴 행동, 경계 의식 같은 본능을 확장시켜, 사람 구분 없이 덮쳐드는 광기에 물든 마물로 변모시킨다.

설령 마물을 쓰러트렸다고 해도, 그건 빙의한 동물이나 마수를 쓰러트린 것에 불과하다. 본체인 정신체의 <마>는 물리적 공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쓰러트렸을 경우 첫 육체를 버리고 <마>는 다른 육체로 다시 빙의한다.


때문에 <마>를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빛> 과 <성>의 계통에 존재하는 <<퇴마술>> 마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이 세상 안에는 <<퇴마술>>의 마법과 같은 효과를 부여한 무기도 존재하지만, 그 숫자는 극히 적으며 그러한 무기는 성검이나 성창 같은 걸로 불린다.


“호, 혹시, 치코도…….”

“네. 저도 <성> 의 적성 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뢰를 받고 <마>를 쫓아낸 적이 있어요. 저처럼 신전에 소속해서 <마>를 퇴치하는 사람을 거리에 돌아다니는 마수 사냥꾼하고 구별해서 『퇴마사』라고 불러요.”


아무래도 그녀가 타츠미의 예상보다 재산을 갖고 있던 건 이 퇴마사로서의 보수가 이유인 것 같다.

그 외에도 그녀의 수입으로서는 치유계 마법을 의뢰받았을 때 보수 같은 것도 있다. 물론, 치유 보수 전부가 그녀한테 가는 게 아니라, 그녀가 소속된 서바이브 신전에 절반 정도는 넘어가지만, 그녀의 높은 <성> 의 적성 계통과 뛰어난 마력에 의한 치유 마법의 평가는 높아서 여기저기서 치유 마법 의뢰가 끊이질 않는 듯하다.


확실히 칼세드니아는 <성> 외에도 적성 계통을 갖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적성이 높은 계통은 역시 <성> 인 것이다.

높은 레벨의 치유계 마법을 조작하는 그 실력과 퇴마사로서의 실력. 그게 그녀가 <<성녀>> 라는 이명으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마> ……말이지. 여기 세계에는 무서운 괴물이 있구나. 하지만, 평범한 마수하고 <마>가 빙의한 마물……어떻게 분별하는 거지?”


단순한 마수와 <마> 가 빙의한 마물. 그 구별을 할 수 없다면 퇴치 의뢰를 하는 쪽도 받는 쪽도 곤란할 것이다.

평범한 마수라고 생각해서 마수 사냥꾼한테 의뢰했는데 사실은 <마> 가 빙의한 마물이거나 하면 마수 사냥꾼으로는 손을 쓸 수 없는데다가 최악의 경우 그 마물 사냥꾼이 목숨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면, 뭔가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칼세드니아한테 물어보니, 역시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 가 빙의한 마물은 두 눈이 기분 나쁘게 붉게 빛나요. 그 광채는 설령 낮이라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니까 착각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어? 눈이 붉게……?”


무심코 타츠미는 칼세드니아의 루비 같은 눈동자를 주시하고 말았다.

그리고, 칼세드니아 치고는 드물게 문득 눈을 좁히고는 타츠미의 시선에서 도망치듯이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 눈은 이런 색이라서……어렸을 적에는 자주 괴롭힘을 당했어요…….”

“아……미!! 미, 미안!! 나, 난, 그럴 생각이……!!!”


몰랐다고는 해도 칼세드니아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만 타츠미. 그는 허둥지둥 그곳에서 깊숙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지금은 이런 눈 색깔 가지고 별로 이것저것 무슨 소릴 듣지는 않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싱긋 미소짓는 칼세드니아였지만, 사실은 그녀도 알고 있는 것이다. 뒤에서 그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녀의 높은 마법사로서의 실력을 질투해서 “저렇게까지 마력이 높은 건, 사실 <마> 가 빙의해서 그런 건 아닌가?” 라고 험담을 하고 있는 것을.

물론, 그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며, 칼세드니아한테 <마> 같은 건 빙의하지 않았다. 그녀 정도의 높은 <성> 적성 계통을 가진 인간은 <마> 한테 있어선 어느 의미로 천적이다. 때문에 <마>는 칼세드니아한테 빙의하고 싶어도 빙의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마물 중에서도 제일 무서운 건 인간한테 <마> 가 빙의했을 경우에요.”

“뭐!? <마> 라는 건 인간한테도 빙의하는 거야!?”

“네. 인간은 동물이나 마수하고 달리 여러 욕망을 갖고 있어요. 이 욕망이 너무 거대해지면 <마>를 이끌어버린다고, 이론상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애초에 현재로서 그걸 증명한 현자는 없지만요.”


또, 비명횡사를 했을 경우, 그 원념에 이끌려 사체에 <마> 가 들러붙는다고도 한다. 실제로 전장 같은 곳에 버려진 사체에 <마> 가 빙의해서 시체가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칼세드니아의 얘기를 듣고 타츠미는 그게 이른바 불사의 괴물(언드데 몬스터) 라는 거라고 이해했다.


“그리고 빙의한 인간의 능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품고 있는 욕망이 크면 클수록 마물이 됐을 경우의 능력도 높아진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진짜 성가신 괴물이네. 그 <마> 라고 하는 건.”


두 사람은 신전을 향해 걸어가면서 다시 이것저것 마수나 마물의 얘기를 나눴다.

지금까지 칼세드니아가 실제로 퇴치한 마물이나 설화나 전설 같은 곳에 등장하는 신화급에 필적하는 엄청난 괴물까지.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아직 보지 못한 마수나 마물에 대해 타츠미의 마음속에서 점점 흥미가 일어나고 있었다.


모처럼 이세계에 왔으니 한 번 쯤은 실제로 마수나 마물을 봐 보고 싶다. 게다가 이세계라고 한다면 모험은 따라오는 법이다. 아직 16살밖에 되지 않은 타츠미한테는 모험에 이끌리는 순수한 마음이 뿌리 깊게 남아있었다.

타츠미가 아직 보지 못한 괴물들에 대해 환상을 부풀리고 있자, 점점 신전이 다가온다.

신전이라는 걸 듣고 타츠미는 어렴풋이 어느 기독교 교회의 커다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실제로 본 그 외견은 교회나 신전보다도 서양의 성 같은 외견의 건물이었다.


그 성 같은 건물의 지붕에서 솟아오른 가늘고 긴 탑에 커다란 종이 내걸려 있었는데, 그곳만큼은 타츠미의 신전이나 교회의 이미지와 겹치고 있다.


“자, 그럼. 집 준비가 정리될 때까지는 신전에서 지내도록 하면서 허드렛일이라도 하면서 지내볼까.”

“힘내세요. 힘든 일이 있으면 제가 힘이 되어 드릴 테니 뭐든지 말하세요.”


칼세드니아한테 미소로 격려를 받으면서 도끼창을 쥔 문지기가 눈을 번득이고 있는 정문 현관에서 신전 안으로 들어간다.

물론 칼세드니아와 같이 있기 때문에 문지기한테 제제를 받는 일은 없다. 애초에, 신전 출입구는 누구한테라도 개방되어 있찌만.


“먼저 쥬젯페 씨한테 집이 정해졌다는 걸 보고해야지.”

“그러네요. 지금 시간상이라면 할아버님은 자신의 집무실에 계실 것 같아요.”


칼세드니아한테 안내를 받고 쥬젯페의 집무실을 향해 두 사람이 걸어나갔을 때.


“칼세? 오늘은 모습을 못 봤었는데, 어디 나갔다 온 건가?”


그들의 등 뒤에서 낮고 차분한 인상의 젊은 남자가 말을 걸었다. 



*LDK: L(Living Room,거실) D(Dining room,식당) K(kitchen,부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