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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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y-
21
“죄송했습니다!”
마을로 돌아간 우리들은 린하고 류가 머물고 있다는 여관에 와 있었다. 방금 전까지 금발 일행이 “쩔어-. 완전 쩔어-. 레알 감사합니다.” 같은 말을 꺼내서 짜증났단 말이지. 돈 같은 걸 줬지만 이미 충분히 많으니까 돌려 준 뒤에 얼른 꺼지라고 맬해 줬다. “쩔어-. 완전 간지-.”같은 말을 하면서 눈을 빛내고 날 쳐다보고 앉았다. 기분 나쁘니까 얼른 꺼져.
이 여관 구조는 내가 머물고 있던 여관하고 똑같지만, NPC한테 부탁하면 유료로 부엌을 빌려준다는 듯하다. 내가 있는 곳은 자는 곳밖에 없어서 부엌 같은 건 없었을 터다.
고개를 숙이는 류하고 그걸 불안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린. 역시 내가 너무 들볶은 모양이다. 살짝 죄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여관에 도착한 뒤, 나는 류한테 여동생을 위험에 빠트렸던 걸 혼냈다. 약간 쓸데없는 짓을 하고 말야, 라는 내 개인적 원한도 섞여있는 듯한 기분도 든다.
“오빠는 여동생을 지키거나, 구하기 위해 태어난 거니까 『오빠』라고 하는 거야. 그 오빠가 여동생을 다치게 해서 어쩔 건데, 류. 린을 확실히 지켜 줘.”
류는 그 말에 감동한 것처럼 끄덕끄덕 하고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 그보다 맨 처음에는 에리어에서 다른 거에 정신 팔리지 마, 라는 걸 말하고 있었는데 왜 오빠니 뭐니 하는 얘기로 바뀌어 있는 거야. 나 너무 영문을 모르겠다. 이런 말을 하다니 나답지 않은데. 캐릭터가 엉망진창이다. 정신차려, 나.
“그, 아카츠키 씨는 여동생이 계신 건가요?”
린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어봤다. 뭐, 외동아들이 이런 말을 할 리가 없으니 말야. 오빠 실격인 나로써는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라고.
“있어, 여동생이. 그 녀석도 이 세계에 와 있어. 지금 뭐 하고 있는지는 몰라.”
“그러신가요……찾으면 좋겠네요.”
“………….”
나는 이오리를 찾아서 어떻게 할 생각인 걸까. 방금 전까지 만나서 사과한다니 뭐니 했는데, 사과한 다음에 어떻게 할 생각인 거지. 그 녀석은 확실히 동료가 있었다. 그 안에 섞여 들어갈까? 그 전에 이오리는 나를 버렸다고? 그 상황에서 버린다고 하는 건 따지고 보면 “죽어도 상관없어.” 라고 말한 거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제 와서 사과해 봤자 어떻게 되는 거지? “뭐?” 하고 이오리가 나한테 되묻고 끝나는 거 아냐? 내 마음속에 어두운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게 느껴졌다. 마음속에 있는 나 자신이 물어본다. 정말로 너는 이오리한테 사과하고 싶은 거냐? 사과해서 어떻게 하고 싶은 거냐? 이오리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너는 너를 버린 이오리가 원망스럽지 않은 거냐?
“아카츠키 씨, 왜 그러세요?”
류가 나를 불러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멍하니 나는 뭘 생각한 거지? 마음속에 있는 또 다른 나하고 대화한다니 무슨 배틀 만화냐. 나, 나한텐 관대하니까 나를 이기는 건 무리라고.
“미안, 미안. 잠깐 멍 때리고 있었어. 그것보다 이제부터 어떡할 거야?”
“어떡하죠……아, 린이 요리를 만들어 준다고 약속했었죠!”
아아, 완전히 잊어먹고 있었다. 내가 물어본 어떡할래는 짜고 있는 파티를 어떻게 할까 라는 소리였는데, 뭐 그 얘기는 뭔가 먹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요리 얘기로 돌아온 린이 살짝 거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말야, 그러고 보니 지금 재료가 다 떨어진 것 같아. 그래서, 뭔가 사러 갔다 와야 하는데…….”
린이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재료가 없는 건가. 배가 꽤 고프니까 바로 먹을 수 없다니 조금 실망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장을 보러 갈까 하는데 아카츠키 씨는 뭘 드시고 싶으세요? 너무 어려운 요리는 무리긴 한데……드시고 싶은 거 있으시면…….”
먹고 싶은 건가. 막상 물어보니 확 안 튀어나오네. 요 1년간 과일하고 고기밖에 안 먹었으니까 말야. 하아. 백수 생활 하고 있을 때 할머니가 만들어 줬던 하얀 밥하고 미소 된장국하고 구운 생선하고 초절임이 먹고 싶어.
“쌀이라던가 미소 된장국 같은 화식 계열이 먹고 싶은데. 그런 거 만들 수 있어?”
일단 물어보자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 화식은 멋진 음식이라고. 갓 지은 밥이나 따끈따끈한 미소 된장국은 그야말로 신이다. 일본에 태어나서 다행이다.
“아카츠키 씨는 화식을 좋아하시는구나. 만들 수 있어요. 쌀이나 된장 같은 건 팔았을 테고. 류, 나 장 보고 올 테니까 아카츠키 씨 잘 부탁해.”
내 주문을 들은 린은 류한테 그렇게 말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활기찬 애네……. 류도 소리를 내고 닫히는 문을 보고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음……너도 고생할 것 같네. 힘내라. 눈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줬다. 전해졌는지는 모른다.
장보고 돌아와서 만드는데도 시간이 꽤 걸릴 것 같고, 렌시아 씨 가게에서 방어구나 가지러 갈까.
“류, 나 잠깐 갈 데가 있으니까 나갔다 올게. 요리 만들기 전엔 돌아올게.”
“에, 네. 알겠어요.”
류한테 그렇게 말하고 여관에서 밖으로 나갔다. 가는 곳은 그 대장간이다. 플레이어의 시선을 무시하면서 종종걸음으로 간다. 이미 장소는 외워놨으니까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무기를 힐끔힐끔 쳐다보다니 무례한 놈들이로군.
여전히 거스러미가 있는 문을 반나절만에 열자, “어서옵셔-.” 하고 여전히 기운빠진 소리가 들렸다. 카운터까지 다가가자 렌시아 씨가 “기다리고 있었어.” 하고 졸린 듯이 말했다.
그녀의 손에서 태도와 방어구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카운터 위에 놓였다. 마술 같네, 하고 생각했다.
“역시 굉장한 소재였어. 이것밖에 안 만들었는데 대장장이 스킬이 많이 올라갔어. 역시 평범한 사람이 아니네, 아카츠키 군.”
“그래서, 얼마나 내면 되나요?”
“으음~, 10만 테일.”
10만 테일이라니 꽤 비싸네. 확실히 방어구나 무기는 레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만드는 게 힘들었던 기분이 든다. 그리고 대장장이 스킬이 높으면 높을수록 완성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하고 완성도가 높았던가. 뭐 유명한 대장간 같은 곳은 레벨이 높은 에리어에 있을 테고, 주목받을 테니까 이 부근 정도가 딱 좋지만.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10만 테일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테이블 위에 툭 하고 두고, 방어구랑 태도를 회수했다. 참고로 돈을 내지 않거나 훔쳐가면 이 세계의 끝에 있다고 하는 형무소로 강제 워프된다. 거기서 뭔가 페널티를 받는 듯하다. 그리고 어째선지 PK만 강제 워프되지 않는 듯하다. 스테이터스에 있는 『PK 보고』라고 하는 메일을 운영진한테 보내지 않으면 벌은 받지 않는다. 여기 운영진의 악의가 느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다.
“……매번 감사함다-. 아아, 그 방어구랑 태도에는 스킬이 붙어있으니까. 나중에 확인해 둬.”
스킬이 붙어 있던 건가. 가능하다면 <<생명력>> 같은 게 있으면 좋겠네. 즉사를 회피할 수 있으면 생존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방어구를 착용하는 건 뒤로 미루고, 나는 대장간을 뒤로 했다.
뒤에서 “아카츠키 군인가-. 얼굴 기억했어-.” 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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