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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 뒤로 무사히 동굴까지 도착한 나는 땅에 엎어져 눈을 감았다. 전투의 피로가 너무나 극심해 일어나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 토끼가 나를 죽였을 때의 감각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 살아날 수 없다는 절망과 포기. 몬스터 한 마리하고 싸웠을 뿐인데 이 꼴이다. 이런데 이 숲에서 나갈 수 있는 건가? 머리 한구석에서 그런 걸 생각하면서 의식이 어둠 속으로 빠져갔다.
눈을 뜨고 맨 처음으로 느낀 건 강렬한 공복감이었다. 밖에 나 있는 과일을 가져와 전부 먹었지만 전혀 부족했다. 회복을 위해 남겨둔 피레의 과일은 전부 먹을 수 없고, 어쩌지. 한동안 생각하고 있다가 전갈의 고기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
솔직히 전갈의 고기 같은 건 먹고 싶지 않지만, 이럴 땐 어쩔 수 없다. 아이템 박스에서 벵갈라 전갈의 독이 든 고기를 선택해서 꺼내들었다.
“우와아…….”
거기서 나온 건 전갈의 껍질로 둘러싸인 보라색 고기……같은 것. 솔직히 엄청 맛없을 것 같다. ……. 하지만 배가 고프니 어쩔 수 없다. 맛이 없으면 그만 먹으면 된다. 딱딱한 껍질을 손으로 벗겨내고 보라색 고기를 발라낸다. 손으로 만져서 감촉을 느껴보니 탱글탱글해서 새우 같다. 맛은 어떨까……. 머뭇머뭇 고기를 먹어봤다.
“오오!”
꽤 맛있었다. 식감도 맛도 그야말로 새우 같다. 소금 간도 되어 있고, 이거 좋은데. 한 개를 전부 먹었지만 독 상태가 될 기미는 안 보인다. 운이 좋게도 독은 안 걸린 모양이다. 하나 더 먹어본다. 이번에는 역시 독 상태에 빠지긴 했지만, 줄어드는 HP는 별로 많은 양이 아니다. 하나 더 손에 집어서 먹는다. 세 개 째를 다 먹자 뇌 안에서 문자가 떠올랐다.
『스킬 <<독 내성>>을 습득했습니다』
오오, 독 내성 스킬 같은 게 있었던가? 그렇다면 마비 내성 스킬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독에 걸릴 확률이 줄어들고, 게다가 독 상태에 빠지는 시간이 반감하는 것 같다.
이거, 좋은 스킬을 얻었다.
배가 다 차서 만족한 나는 아직 피로가 다 풀리지 않은 걸 확인하고 샘물로 목을 축신 뒤 한 번 더 자기로 했다. 오늘은 하루 쉬기로 하자.
다음에 눈을 뜬 건 저녁이었다. 몸을 일으켜 보니 대부분 피로가 풀려 있었다. 이 정도라면 내일은 완전히 괜찮아 질 것 같군. 이런 피로는 회복약이나 스테미너 드링크로는 풀 수 없다. 확실히 쉬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샘물로 목을 축인 뒤, 나는 그 토끼를 쓰러트려서 얻은 아이템을 확인하기로 했다.
내가 입수한 아이템은 마비뿔 토끼의 모피, 마비뿔 토끼의 뿔, 마비뿔 토끼의 꼬리, 마비뿔 토끼의 마비 고기 X 2, 마비뿔 토끼의 넓적다리.
부위 아이템을 얻어도 현재 상황으로선 어떻게 할 수 없도 없기 때문에 별로 기쁘지 않다. 하지만 고기 계열 아이템이 들어 온 건 다행이다. 이번엔 세 개인가. 마비 고기는 일단 제쳐두더라도, 넓적다리는 뭔가 맛있을 것 같은 단어로군.
설명문에 따르면, 혼 래빗 아종의 넓적다리. 단단히 다부져진 고기는 무척이나 맛있으며 먹는 사람의 움직임이 민첩해진다, 라는 것 같다.
음……맛있을 것 같네. 오늘은 토끼 고기 축제로 가 볼까.
아이템 박스에서 마비 고기 X 2 랑 넓적다리를 꺼냈다. 두 개 다 날고기지만 아마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마비 고기부터 먹어볼까.
한 번 씹어보니 촉촉한 날고기의 감촉이 전해져 온다. 맛은 톡 쏘면서 약간 맵다. 곰 고기하고는 또 다른 식감이다. 그 고기는 딱딱했지만 이건 부드럽다. 맛있었기 때문에 두 개 다 먹어치운다. 그러자 마비 상태에 빠져 땅에 엎어지게 됐다.
마비 상태가 풀리길 기다리고 있었더니, 머릿속에 『스킬 <<마비 내성>>을 습득했습니다』라는 문자가 떠올랐다. 역시 마비 내성 스킬도 있었던 것 같군. 이건 <<독 내성>>하고 마찬가지로 스테미너를 소비하지 않는 스킬이로군. 매일 볼레로의 과일하고 빌레레의 과일을 먹었으니 확실히 내성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
마비 상태가 풀린 나는 넓적다리를 입에 넣었다. 마비 고기하고는 달리 탄력이 있으며 맛있었다. 다 먹자 『호칭【발 빠른 자】를 입수했습니다』라는 문자가 더오른다.
오늘 아무것도 안 했는데 스킬하고 칭호가 세 개나 들어왔다니,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드는군…….
저녁도 다 먹어서 할 일이 사라진 나는 내 스테이터스를 확인하기로 했다. 낮 동안 한 수행과 오늘 전투 덕분에 꽤 올라갔을 것이다. 조금 두근두근 거리면서 스테이터스를 열어봤다.
근력 수치: 100, 민첩: 130, 내구치: 50, 체력 수치: 90, 재주: 60
여기에 왔을 때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올라가 있군. 수행의 성과도 나오고 있고, 오늘 전투에서 근력 수치와 민첩, 체력 수치가 상당히 올라가 있다. 내구치하고 재주는 단련하지 않았으니까 높지 않지만…….
내 성장에 만족한 나는 이제 자기로 했다. 딱딱한 바닥에 누워 동굴 천장을 바라본다. 단단하고 딱딱할 것 같다…….
내일부터는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수행을 하기로 하자. 밖으로 나가는 건 위험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길 수 있었고, 그 토끼라면 조금 더 단련하면 죽지 않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만족할 때까지 단련을 마치면 한 번 더 토끼랑 싸워보기로 하자. 당연히 1대1로 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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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의 과일은 복숭아 같은 맛. 볼레로의 과일은 감 같은 맛. 빌레레의 과일은 오렌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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