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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2장 제 3화『무술 단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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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2장 제 3화『무술 단련』


양 어깨에 모래를 채워둔 포대를 올려둔 채로 타츠미는 그곳에서 무릎을 굽히고, 완전히 허리를 낮췄을 때 다시 무릎을 폈다.

이른바 스쿼트라고 하는 것으로, 타츠미는 이미 한참동안 이걸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발밑에는 흘러 떨어진 땀이 땅의 모래를 회색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를 꽉 물고 스쿼트를 계속하는 타츠미의 주변에는 그와 비슷한 나이대의 10명 정도의 소년들이 땅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 자식들, 왜 그러냐? 벌써 끝이냐? 그래선 한 사람 분의 신관 기사가 될 때까지 얼마나 걸린지 모른다 이 자식들아!”


그리고 그런 타츠미와 소년들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단단하게 근육이 다부져진 거대한 몸에 판금제 금속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검. 그 갑옷의 가슴팍에는 서바이브 신을 나타내는 성인이 새겨져 있는 걸 보아, 신관 기사의 신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나이는 40대 중반 정도일까. 수염이 덥수룩하고 사나운 표정을 한, 그야말로「교관」이라는 분위기의 남자다.


「교관」의 눈은 유일하게 계속 무릎을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고 있는 타츠미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마치 적을 노려보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이지만, 지금 타츠미는 그걸 신경 쓰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어깨에 짊어 멘 모래 포대는 한 개 당 약 8kg. 그걸 양 어깨에 짊어 메고 있으니 합계 16kg 정도의 중량을 짊어진 채로 스쿼트를 하고 있다는 게 된다.

실제로 타츠미의 체력은 한계였다. 그래도 이를 꽉 물고 계속 스쿼트를 하고 있는 건 그저 악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힘이 다해 땅에 주저앉아 있는 소년들도 한 명 남은 타츠미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동안 스쿼트를 반복한 타츠미였지만, 결국 마지막 기력도 다해서 땅에 쓰러졌다.

그걸 본 「교관」은 씨익 하고 덥수룩한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좋아, 반각(약 1시간) 정도 휴식이다! 그 사이에 배를 채워 둬라! 단, 너무 많이 먹으면 나중에 괴로워질 테니 적당히들 먹어둬!”


그 말만 남기고 교관 역을 맡은 신관 기사는 큰 걸음걸이로 신전 뒤쪽에 있는 신관 기사들의 훈련장으로 떠나갔다.

남겨진 10명 정도의 소년들도 휘청휘청 몸을 일으켜 훈련장을 뒤로 했다. 신관이 방금 말했던 것처럼 식사를 먹으려고 가는 거겠지/

아직까지 땅에 대자로 엎어져 있는 건 타츠미 한 사람. 일어난 소년들 중 한 명이 그 타츠미한테 다가가 그를 위에서 내려다보듯이 말을 걸었다.


“어~이. 타츠미―. 살아는 있냐―?”

“어, 바스……어떻게든 말이지…….”


땅에 엎어진 채로 타츠미는 오른손만 들어올려 흔들흔들 흔들었다.

말을 건 소년――바스는 손을 흔들고 있는 타츠미의 손을 쥐더니 그대로 일으켰다.


“너도 밥 먹으로 갈 거지?”

“응, 그럴 생각이야.”

“그럼 얼른 가자. 항상 있던 곳에 네 부인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아, 아니, 치코하고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타츠미를 일으켜 세운 바스는 그 말을 듣고 질렸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말을 하고 앉았냐. 같이 살고 있으면서 매일 도시락까지 만들어 주잖아? 아무리 결혼을 안 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칼세드니아 님은 네 부인이잖아.”


히죽이죽 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바스한테 쑥스러워진 타츠미는 약간 얼굴을 붉히면서 바스를 무시하고 걸어 나갔다.

두 사람이 가고 있는 곳은 신전 정원의 한 부근. 그곳이 요 최근 타츠미와 바스의 런치 포인트인 것이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쥬젯페는 새로운 보좌관이 된 고위사제한테 손님을 맞이하도록 명령하고, 누가 오는지 확인한 뒤 입실 허가를 내렸다.


“실례하겠습니다.”


목례를 하면서 쥬젯페의 집무실에 발을 디딘 건 방금 전까지 타츠미와 다른 소년들을 훈련시키고 있던 그 교관이었다.


“수고하는군 그래, 오진 전사장. 그래서, 어떤가? 신관 기사 견습생들의 모습은?”

“아뇨, 아직 한참 병아리 수준도 못 미칩니다.”


쥬젯페의 질문에 오진이라 불린 교관은 무서운 표정을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

현재 서바이브 신전에는 15명에서 20명 정도 되는 규모의 신관 전사의 소부대가 다섯 개씩 있고, 각자 전사장이라고 불리는 대장이 그 소부대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 5명의 전사장 위에는 총전사장이라고 불리는 신관 기사의 총대장이 있다.


신전에서 물러나 도시로 물러난 몰가나이크도 이 전사장 중 한 사람이었다. 몰가나이크가 신전을 떠나고 나서 그의 보좌관을 맡고 있던 신관 기사가 전사장 대리를 맡게 됐으며, 가까운 장래에 정식으로 전사장으로 승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오진은 6번째 전사장의 직책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통솔하는 소부대는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신관 기사 견습생들의 훈련을 전임해서 맡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특히, 예하께서 억지로 견습생으로 넣으신 그 타츠미인가 뭔가 하는 꼬맹이……그 녀석은, 완전히 틀려먹었습디다.”


오진은 쥬젯페가 권한 의자에 앉더니, 팔짱을 끼면서 직설적으로 말했다.


“체력은 없지, 무기나 방어구를 들 정도의 근력도 없지, 덤으로 무기를 제대로 쥐는 법조차 몰라요. 요즘 귀족의 바보 아들이라 해도 그것보다는 좀 더 낫겠수. 예하께서 추천하신 거니 제가 돌보고 있긴 합니다만, 만약 그게 없었다면 맨 첫날에 쫓아내 버렸을 거라고요?”


수염으로 뒤덮인 입가를 삐죽 세우며 오진이 다시 말을 이었다.


“다른 견습생 녀석들하고 같이 체력을 기르게 하면, 맨 처음에 쓰러진 건 항상 그 꼬맹이였죠.”


쥬젯페는 오진이 꺼낸 말의 울림이 약간 바뀐 것을 깨닫고, 능숙하게 한쪽 눈썹만 밀어올렸다.


“허어. 『였다』, 인가?”


그걸 보고 오진도 또한 쥬젯페의 날카로움에 씨익 하고 표정을 무너트렸다.


“예, 그렇습니다. 『였다』입죠. 요즘에 와선 대개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게 그 꼬맹입니다. 견습생 녀석들의 훈련을 시작한지 30일 정도 됐습니다만, 틀림없이 체력이 제일 늘어난 건 그 꼬맹입니다. 솔직히, 최근엔 그 꼬맹이를 훈련시키는 게 즐거워졌지요.”


오진은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었다.




“자, 드세요, 주인님. 바스 씨도 사양하지 말고 드셔 주세요?”

“이야, 항상 미안하네요, 칼세드니아 님. 그나저나, 사람 사귈 때 사귀어야 할 사람은 미인이고 마음씨도 좋고 요리도 잘하는 부인을 가진 친구로군요!”


바스한테서 “부인” 이라 불리자, 칼세드니아는 기쁘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그리고 준비해 온 점심밥을 바지런히 타츠미한테 내밀었다.


“아니, 진짜라구요? 타츠미하고 친구가 된 덕분에 이렇게 <<성녀>>님이 직접 만드신 도시락을 먹을 수 있잖아요. 타츠미한테는 아무리 감사해도 부족할 정도에요.”


그런 말을 하면서도 바스는 칼세드니아가 내민 점심밥을 받아 들었다.

타츠미와 바스가 신관 기사 견습생으로 무술 단련을 시작한지 30일 정도 지났는데, 어느새 이렇게 세 명이서 점심을 먹는 게 당연하게 됐다.


“근데, 사실 저 방해하는 거 아니에요? 타츠미도 칼세드니아 님도 사실은 둘이서 있는 편이 낫지 않나요?”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를 보고 그렇게 말하자, 당사자인 칼세드니아는 쑥스러움을 보이기는커녕 반대로 기쁘다는 듯이 미소지었다.


“괜찮아요, 바스 씨. 저하고 주인님은 집에서 항상 둘이서 지내니까요!! 그렇죠, 주인님!?”


타츠미의 팔에 그 풍만한 가슴을 들이대며,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타츠미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칼세드니아. 그에 비해, 타츠미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아무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점심밥을 우물거리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바스는 아주 잠깐 “못 해먹겠네, 이거.” 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장 그걸 지우고 자기도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스 씨가 신관 기사를 지향하고 있었다니, 저도 주인님도 몰랐는걸요?”

“아뇨, 제 경우는 타츠미가 무술 단련을 받는다는 소릴 들어서요? 그럼 그렇게 된 거 나도 같이 수련을 받을까 해서요. 맨 처음에는 가벼운 기분으로 수련에 참가했는데, 금방 후회했단 말이죠. 오진 교관의 훈련은 엄격하다 수준이 아니니까요.”


단련을 시작했을 때, 견습생으로써 단련에 참가한 사람은 30명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 30일 동안에 참가자는 점점 줄어들더니, 지금에 와선 3분의 1인 10명 정도로 줄어들어 있다.


“우후후. 저도 신출내기였을 때는 오진 님의 지도를 받았답니다. 저도 몇 번이나 울면서 쓰러진 기억이 있어요.”

“우와, 그 아저씨, 여자도 안 봐주는 건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바스를 보고 타츠미와 칼세드니아가 웃는다.


“하지만 뭐, 그 덕분에 이렇게 매일 칼세드니아 님의 요리를 받아먹을 수 있으니까요. 보답으로 다음번에 맛있는 요리를 해 주는 가게로 안내할게요.”


그렇게 말하는 바스를 보고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미소를 짓고 “기대하고 있을게요.” 라고 대답했다.




“어찌 됐건 그 꼬맹이는 매일 쓰러질 때까지 훈련시켜도 다음 날에는 멀쩡한 표정으로 훈련에 나옵디다. 그 회복력만큼은 무섭다고 할 정도죠.”

“그에 관한 건 칼세 녀석이 있네. 그 녀석이 사위를 마법으로 치료해 주고 있을 테지.”

“아아, 그 꼬맹이한테는 칼세가 붙어 있었지요? 그렇다면 그 회복력도 납득이 가네요.”

“뭐, 사위의 경우 무술 단련 외에도 이것저것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말이네.”

“그러고 보니 그 꼬맹이, 무술 단련 말고도 예하나 칼세한테서 마법 공부도 받고 있다고 하셨지요.”


현재 타츠미는 무술 단련과 같이 마법 훈련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디어 미약하긴 해도 외소를 느낄 수 있게 되어 마법사――타츠미의 경우는 마력술사지만――로 이어지는 첫 발을 내딛은 것 같다.


“게다가, 그 꼬맹이는 제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듣고 열심히 실천합니다. 그렇게 이상한 버릇이 안 붙어있는 녀석은 지도해도 곧바로 성장하니 재밌어요.”


이때까지 아무런 무술 경험도 없던 타츠미는 말하자면 백지와 같은 것. 때문에, 오진의 지도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걸 따른다.

역시 그처럼 성실한 제자는 가르치는 사람한테 있어서도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상대인 것이다.


“현재로써 견습생 녀석들한테는 기초 체력 훈련만 시키고 있지만, 슬슬 무기를 다룬 훈련을 해 달라고 말을 꺼내는 녀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녀석들은 어중간한 경험과 자신이 있어서 반대로 성가십니다. 지금은 제가 하는 말을 마지못해 따르고는 있습니다만, 불만이 새어나올 건 일목요연하니까 말이죠. 슬슬 반항적인 행동이 나올 시기겠죠.”


지금까지 견습생들을 몇 명이나 지도해왔던 오진이다. 견습생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타이밍도 확실히 알고 있다.


“허허? 그럼 슬슬 견습생들한테 무기 다루는 법을 가르칠 텐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예하. 아직 그 녀석들한테 무기를 주기에는 너무 빠르다 이 말입니다.”


라고, 오진은 그 무서운 표정을 씨익 하고 일그러트렸다.



정신없이 얘기꽃을 피우면서 타츠미와 칼세드니아, 그리고 바스는 식사를 다 먹고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바스는 타츠미가 손목에 수수한 팔찌를 차고 있다는 걸 문득 알아차렸다.


“야, 타츠미. 그거 대체 뭐냐? 혹시 칼세드니아 님이 준 선물이냐?”

“응? 아, 이거. 이건 치코가 아니라 쥬젯페 씨한테서 빌린 거야.”

“쥬젯페 씨라니……정말이지, 너는 최고사제님을 이웃 아저씨처럼 가볍게 부르고 말이야……네 그런 점, 정말로 굉장한 것 같다…….”


질렸다는 듯이 어깨를 움츠리는 바스. 그래도 그 시선은 타츠미가 차고 있는 팔찌에 집중되어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타츠미도 그걸 알아채고 살짝 손을 들어올려 팔찌가 잘 보이도록 하면서 설명을 했다.


“이 팔찌는 마법을 봉인하는 매직 아이템……음, 이쪽 말로 하면 마봉구였나?”


타츠미가 확인하는 의미를 담아 칼세드니아가 있는 쪽을 돌아보자 그녀는 타츠미가 한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마법을 봉인하는 마봉구, 말이지……그렇다는 건 역시 너는 마법사였던 거냐?”

“아무래도 그랬던 모양이야. 그렇지만 나는 좀 특수한 것 같으니까 맨 처음에는 치코도 쥬젯페 씨도 눈치 채지 못 했다는 것 같아.”


타츠미가 쥬젯페한테서 빌린 팔찌는 그가 설명한 효과를 갖고 있다.

이 세계에서는 마봉구는 제조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그래서인지 그 쥬젯페도 이 팔찌를 타츠미한테 준 게 아니라, 단순히 빌려줬을 뿐이었다.


언젠가 했던 장작패기 때처럼 마력 제어가 완전하지 못한 타츠미는 무의식 중에 주변의 마력을 빨아들여 몸을 강화해 버릴지도 모른다.

기초 체력을 단련하고 있는 지금 단계에서 마력에 기대어 버리면 단련의 방해가 된다. 그렇게 판단한 쥬젯페는 타츠미한테 그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이 팔찌를 빌려준 것이다.

참고로, 마봉구를 갖고 있던 건 쥬젯페의 개인적인 취미인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리 최고사제라 하더라도 매우 비싼 마봉구를 그렇게 많이 갖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자 그럼. 슬슬 가자, 타츠미. 늦으면 또 오진 교관님한테 혼난다.”

“그러네. 그럼 나중에 보자, 치코.”

“네, 다녀오세요, 주인님. 바스 씨.”


나란히 서서 신전 정원을 뒤로 하는 타츠미와 바스의 등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칼세드니아는 그곳에 서서 조용히 그들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