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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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Life-
75
앞에서 달려드는 두 개의 황금빛 섬광을 쁘띠 토마토와 마운틴이 방패로 막아낸다. 섬광은 방패에 부딪치더니 빛을 잃어버렸다. 두 사람은 뒤로 약간 물러났지만 튕겨나가는 일 없이 공격을 다 막아냈다. 그 사이에 두 사람 옆을 지나가 나와 시오리는 우리들 앞으로 달려든 것 바로 앞까지 파고들었다.
섬광의 정체는 내가 몇 번이나 상대를 해 봤던 혼 래빗 아종이다. 황금빛 털과 이마에서 돋아난 뿔이 그립다.
허점투성이가 된 혼 래빗 아종의 옆구리를 향해서 《포스 슬래쉬》를 발동시킨다. 푸른 빛을 머금은 태도가 털에 뒤덮인 살점을 네 번 도려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혼 래빗 아종은 비명을 지르고 주의를 나한테 돌렸다. 그 순간, 지금까지 불을 방패로 막아내고 있던 쁘띠 토마토가 움직였다. 한손검이 혼 래빗 아종의 목에 꽂혔다. 혼 래빗 아종의 HP는 0이 되더니 빛의 입자가 되어 소멸됐다.
시오리는 어떨까 하고 시선을 돌려보니, 이미 쓰러트렸던 모양인지 마운틴과 뭐라뭐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 시선을 깨닫더니, 시오리는 “흐흥.” 하고 이겼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뒤, 다시 마운틴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굉장하시네요. 엄청 속도가 빨랐어요.”
내가 시오리를 바라보고 있자 쁘띠 토마토가 말을 걸었다. 흥분해 있는 건지 숨이 거칠어져 있다. “너도 마무리 솜씨가 좋았어.”같은 말을 조금 나눈 뒤, 내가 지시한 방향으로 파티 전원이 나아간다. 이 에리어의 지형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게 나이기 때문에 선두는 내가 걷고 있다. 그 뒤에는 앞쪽에서 날아드는 공격을 언제든지 막아낼 수 있도록 쁘띠 토마토와 마운틴이 있고, 다음으로 시오리. 도르아, 나나미, 링고, 에그원은 제일 가운데에서, 좌우에서 날아드는 공격을 경계하고 있다. 후방을 맡고 있는 건 카타나와 다른 『라켓』멤버들이다. 파티로 봤을 때 이 위치 선정은 별로 좋은 것 같진 않지만, 각자의 실력이 높기 때문에 이걸로도 충분히 나아갈 수 있다.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라켓』멤버도 생각보다 움직임이 좋다. 공격력이나 스피드 같은 걸로는 나나 카타나한테는 못 미치지만, 상황에 따른 적절한 행동으로 결점을 보완하고 있다.
혼자서 이 숲을 이동했을 때엔 쓰러트릴 수 있을 법한 적한테 기습을 해서 쓰러트리고, 무리일 것 같으면 곧바로 도망쳤지만, 이 파티라면 덮쳐오는 몬스터를 문제없이 대처할 수 있다. 역시 파티라는 건 편하네. 부담이 대폭으로 줄어들고, 서로 도와줄 수 있다는 장점은 매우 유리하다.
“확실히, 이쪽을 쭉 나아갔었던 것 같아.”
어느 정도 앞으로 나아간 지점에서 일단 움직임을 멈추고, HP나 스테미너, 무기 점검 같은 걸 하면서 앞으로 있을 통로를 멤버 전원한테 설명한다. 확실히, 같은 애매한 표현을 하고 있는 건 실제로 보스의 위치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거……그러고 보니 보스가 있는 곳까지 도착할 수 있었던 건 킬러 비 무리한테 쫓겨 다녔기 때문이었다. 뭐 그래도, 킬러 비한테 습격당한 지점은 기억하고 있고, 분명 동굴의 정반대 방향을 나아갔던 부근에 있었을 것이다. 현재 지점도 확실히 알고 있고, 괜찮을 것 같다.
파티 전원의 모습을 보아하니 『라켓』멤버는 우리들과 완전히 친해져 있었다. 뒤쪽 멤버는 카타나랑 사이 좋게 대화하고 있고, 쁘띠 토마토나 마운틴은 나나 시오리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더라도 주변을 경계하면서 하는 거지만 말이야.
……시오리는 나랑 얘기할 마음은 없는 모양인지 시선을 맞춰 주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걸로 됐다. 요즘엔 이러니저러니 해도 서로 연락은 하고 있고, 아직 용서를 받은 게 아니다. 예전처럼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소리를 꺼내다니 제 분수를 모른다 해도 좋을 정도다.
휴식을 마친 뒤에도 순조롭게 목적지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아머드 스콜피온이이 등 뒤에서 습격을 해 왔을 때는 아스트로가 창으로 견제하고, 그 틈을 찔러서 카즈야가 대검으로 머리를 공격. 다시 그 틈에 카타나가 공격을 연속으로 날려서 순식간에 쓰러트리고 말았다. 아스트로의 창으로는 별다른 대미지를 줄 수 없었지만, 카즈야랑 카타나의 공격은 그 딱딱한 껍질 너머로 데미지를 주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껍질 틈 사이로 공격할 수밖에 없었지, 하고 살짝 그립게 여겼다.
옆에서 공격해 온 고슴도치 같은 전신에 철로 된 가시로 뒤덮인 커다란 돼지, 니들 보어의 무리도 도르아 일행이 연계를 해서 순식간에 쓰러트리고 말았다. 에그원도 생각했던 것보다 강했었군.
그 뒤엔 숙적 블러디 베어와 다시 조우하거나, 날카롭고 긴 부리를 가진 거대한 새, 피어스하고 조우하기도 했지만, 아무도 커다란 데미지를 입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긴 하지만, 하나 아까 전부터 안 좋은 느낌이 들고 있다. 마치 누군가가 보고 있는 듯한, 그런 기척이 드는 것이다. 시오리도 그걸 눈치 챈 모양이었다. 자 그럼……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시오리랑 상담하는 것도 뭔가 싫고 말이지……. 일단 멈춰서 다 같이 얘기를 나눠볼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뒤쪽에서 카타나가 큰 소리를 질렀다.
“방금 전부터 졸졸 따라오고 있는 건 누구지? 슬슬 참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데, 튀어나와 주겠어?”
그 말을 듣고 전원이 움직임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도르아나 링고 일행도 눈치를 채고 있던 모양인지, 놀란 기색도 없이 뒤를 노려보고 있다.
자……어떡할까.
한동안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있자, 상대도 단념한 건지 조금 뒤쪽에 있던 나무들 사이에서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갑옷을 장비한 남자들이 몇 명이나 있다. 역시 《공략 연합》 녀석들이었나.
“역시 이 거리에 이 인원수로는 들켜 버리나.”
《연합 공략》은 숨는 걸 그만두고 전원이 우리들 쪽으로 걸어왔다.
“안녕하신지. 아―, 우리들은 《공략 연합》 제 2부대. 그리고 나는 제 2부대 대장 센즈키라고 하는데.”
우리들의 뒤를 따라오고 있던 건 제 2부대인가. 분명 아오기리의 얘기로는 제 1부대도 《블러디 포레스트》 안에 있었다고 했지. 젠장, 귀찮네.
“우리들은 에리어를 공략하기 위해 모인 그냥 평범한 파티야. 나는 리더인 아카츠키.”
“이봐, 농담하지 말라고. 도저히 그냥 파티로는 안 보인다고. 《밝히는 빛》의 이 아가씨에 간부인 《뇌인》 《수창》 《풍희》, 그리고 《남제》에 이벤트 3위 입상자인 당신. 이렇게 엄청난 실력자가 파티를 짜다니 놀랐다고. 아오기리 녀석한테서 연락이 왔을 때는 깜짝 놀랐다고 진짜로.”
“전, 《남제》야.”
“……그래서, 왜 우리들 뒤를 따라오고 있던 거지?”
그렇게 묻자, 센즈키는 익살스럽게 웃었다.
“아아, 미안미안. 너무 망설임도 없이 슥슥 나아가길래, 이거 길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그래서?”
“그래서, 미안하지만 보스가 있는 곳을 우리한테 가르쳐 주고, 물러나 주면 안 될까?”
“그건 무리한 요구로군.”
“음―. 어떻게 할는지……. 뭐, 됐어. 제 1부대 녀석들도 지금 막 불렀으니까, 곧 있으면 여기 오겠지. 그 뒤에 얘기를 정리해 볼까.”
이 녀석……. 사람 수로 밀어붙여서 우리들이 거절할 수 없게 만들려는 생각인가.
“어떻게 하실래요? 이대로 이 녀석들이 하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없고…….”
도르아가 소곤소곤 말을 걸어왔다.
“……이 《공략 연합》이라는 녀석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 돼?”
“이 사람은 《이벤트》에 나오지 않았으니까, 개인적인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에리어에서 싸우는 걸 봤던 바로는 제 2부대도 제 1부대도 상당힌 실력자들이 모여 있어요. 제 2부대만 있다면 모를까, 제 1부대가 합류하면 우리들만으로는 힘들지도 몰라요.”
젠장……. 어쩌지. 이 녀석들은 아오기리하고 마찬가지로 얘기가 안 통할 것 같다. 이대로 기다려도 상황은 계속 나빠지기만 할 뿐 아닌가? 하지만…….
“이거야 원. 뭘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거야 아카츠키 군. 이런 귀찮은 녀석들을 제대로 상대할 필요 없다고.”
“카타나…….”
“방해를 한다면, 전원 밟아버리고 가자고.”
카타나는 그렇게 말하더니, 내가 막을 새도 없이 센즈키를 향해 돌진했다. 등 뒤에서 태도를 뽑더니 센즈키한테 휘두른다. 역시 제 2부대 대장은 아오기리처럼 약하진 않았다. 갑작스러운 카타나의 공격에 반응하고 쌍검을 재빨리 뽑아서 태도를 막아냈다.
“어이쿠, 무서워라.”
센즈키는 익살스럽게 말하더니 카타나를 쌍검으로 밀어붙였다. 그걸 본 다른 남자들도 무기를 우리들한테 겨누고 전투 태세를 취했다.
이건 이미 싸울 수밖에 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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