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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Blade Online

《Blade Online》-Event-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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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Event-


57


승부가 끝난 걸 보고 나는 서둘러 게시판을 열었다. 전에 조사했을 때는 나하고 똑같은 태도 사용자의 정보는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나 말고 태도를 쓰는 플레이어가 있어도 이상하진 않다만…….

이벤트 관련 게시판을 뒤져보고 있자, 똑똑 하고 대기실 문을 누가 노크했다.

무시할 수도 없어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니 그야말로 바로 지금 조사하고 있던 남자가 거기 서 있었다.


얼굴에 감싼 붕대 틈 사이에서 잿빛 머리칼이나 눈동자가 엿보였다. 복장은 하얀 셔츠 위에 라이더스 자켓, 그리고 청바지. 평범한 옷으로 보이지만 아마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져 있어서 방어력이 있는 거겠지.

가까이서 살펴보니 키가 큰데, 180cm 정도 되는 건 아닐까. 몸은 빼빼 마르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말랐다.

등에 짊어지고 있는 건 나하고 똑같은 태도다. 라산한테 이긴 걸 보아 상당한 시력자겠지. 그런 녀석이 왜 내 방으로 온 거야?

방문에는 그 방을 사용하는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 (나는 실버 블레이드)기 때문에, 일단 누가 어느 방에 있는지는 알 수 있을 테지만.


“처음 뵙겠습니다, 실버 블레이드 군.”


남자가 멋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더니, 얼굴에 감싸고 있는 붕대를 벗고 맨 얼굴을 보였다. 잿빛 눈동자에 단정한 용모. 잿빛 머리카락은 길고, 어깨 언저리까지 자라있다. 남자는 싱긋 하고 미소를 짓더니 나를 보고 있다.

뭐야 이 녀석.


“아, 내 이름은 카타나라고 해. 잘 부탁해.”

“아, 으응. 그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온 거지?”

“볼일, 말이지. 아아, 맞아.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전투 봐 줬으려나?”

“뭐, 일단은…….”


사실은 라산을 쓰러트린 순간밖에 보지 못했지만, 보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못하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아하, 그거 기쁜데. 내가 태도를 쓰기 시작한 건 네가 태도를 쓰는 걸 보고 나서부터라고. 멋진 것 같아서, 바로 무기를 바꿨지.”

“무기를 바꿨어……? 그런 이유로 무기를 바꾼 거야?”

“뭐? 아, 뭐 일단 다른 이유도 있긴 해. 전에 쓰고 있던 무기가 질려서 말이야.”

“질렸다니…….”

“전에 쓰고 있던 무기는 말이지, 쌍검이었어. 쌍검을 적당히 쓰고 있었더니 어느새 《남제((嵐啼)》 라고 불리게 돼서 말이야.”


뭐? 지금 이 녀석 뭐라고 했지?

《남제》는 분명, 현재 쌍검 사용자 중 최강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녀석의 이름이었을 텐데. 《진원지》 《유성》과 버금가는 세 강자 중 한 사람, 《남제》. 그게 이 녀석인 건가? 게다가 쌍검을 버렸다는 둥, 그런 말을 하고 있다니. 게다가 이번 이벤트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남제》라니……. 이번 이벤트에는 안 나오는 거 아니었어?”

“응, 맨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말이야. 태도를 써 보고 싶어서. 시끄러워지지 않도록 붕대로 얼굴을 감추고 있던 거야.”

“게다가……너, 쌍검에서 태도로 바꿨다는 건 지금까지 키워왔던 쌍검 숙련도나 스킬 같은 것도 사라진다는 거잖아? 《남제》라고 불릴 정도의 쌍검 사용자였는데 그렇게 간단히 무기를 바꾸다니, 이상하잖아…….”

“뭐? 어째서?”


어째서냐니……. 뭐야 이 녀석은. 정말로 《남제》인 건가?

카타나가 짓고 있는 미소를 보고 어렴풋이 차가운 무언가를 느끼고, 나는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그치만 이 세계는 게임이잖아? 마음껏 즐겨야지, 안 그러면 손해잖아! 나는 쌍검이 질렸단 말이야! 거기서 너를 찾아냈어! 그래서 나는 쌍검을 버리고 태도를 쓰기로 한 거야!”

“게임이라니, 이 세계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윽.”


이 남자는 무언가가 결정적으로, 치명적으로 다르다. 그게 뭔지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이 남자는 보통이 아니다. 지금 대화로 이 남자하고는 치명적인 비틀림이 있다는 걸 느끼고 말았다.

정말로 입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죽는지 살던지 게임은 게임이잖아? 그러면 마지막까지 마음껏 즐겨야지, 안 그러면 손해잖아. 안 그래? 실버 블레이드 군.”

“죽는 거라고?”

“응? 게임이니까 말이야, 질려버리면 다른 무기를 고르거나……회복 아이템 없이 보스한테 도전하거나 그런 짓 하면서 좀 더, 좀 더 재밌게 즐겨야지!”

“………….”

“아, 슬슬 시간 다 됐네. 3번째 시합, 열심히 해?”


그렇게 말하고 카타나는 나한테서 등을 돌리고 천천히 걸어서 나가 버리고 말았다.


“………….”


뭐였던 거지 지금 저 남자는……. 결국 뭐 하러 여기로 온 거야? 카타나가 내뿜고 있던 이상한 분위기를 떨쳐내기 위해 짝 하고 뺨을 친다.

뭐 됐어……. 일단 대기실 안으로 들어가서――――.


“아, 미안 물어보는 거 잊어먹고 있었어.”

“우왓!?”


카타나가 바로 옆에 서 있었다.

깜짝 놀라 힘껏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스텝》 쓰지도 않았는데 꽤 멀리 날아갔네…….

그걸 보고 카타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머리를 긁적이더니, 내가 있는 쪽으로 한 발자국 다가왔다.


“물어보는 거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말이야, 실버 블레이드 군은 태도 쓰는 거 안 힘들어? 공격 판정이 이상해서 말이야. 엄청 쓰기 힘들단 말이지.”

“……계속 쓰다보면 아마 평범해 질 거야.”

“헤에! 그렇구나, 고마워! 뭐 한동안은 이 상태로 즐기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네.”


저 말투로 봐서 설마 싶긴 하지만, 이 남자 태도를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라산을 쓰러트린 건가? 게다가 공격 판정이 이상한데도.

《남제》. 이 남자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제쳐 두고 그 실력은 높은 모양이다.


“으음~, 그건 그렇고 실버 블레이드라는 건 길어서 부르기 힘드네. 좀 더 부르기 쉬운 이름이 좋을 것 같은데. ……아, 맞아. 나하고 친구 등록 하자! 나, 등록되어 있는 사람이 적어서 말이야!”


………….

엄청 등록하고 싶지 않지만 뭔가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인데 이봐……. 그래도 거절하려 했지만, 저쪽은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준비를 다 마치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나를 보고 있어서, 도저히까지는 아니지만 거절하지 못했다.

옛날부터 그렇단 말이지……. 싫어하는 거라도 거절할 수가 없어…….

그리고 결국 친구 등록을 하게 돼 버리고 말았다. 뭐 됐나…… 친구 등록이라 해 봤자 그렇게 많은 정보가 상대한테 전해지는 것도 아니고. 이름이나 레벨 같은 걸 알 수 있고, 메시지나 통화를 할 수 있는 정도다.

등록명 카타나. 아무래도 카타나라는 게 본명이었던 것 같다.

레벨은 68. 이 녀석이 《남제》라는 건 사실일지도 모른다…….


“헤에, 아카츠키 군이라고 하는구나! 아하하, 앞으로 잘 부탁해, 아카츠키 군.”

“아…응.”

“나는 어째선지 친구가 적어서 말이야……. 그럼 슬슬 가 볼게. 다음 승부, 열심히 해 아카츠키 군.”


그렇게 말하고 이번에야말로 카타나는 떠나갔다.


―――――――――


대기실로 돌아가니 내 전 시합이 딱 끝나는 참이었다. 카타나랑 얘기하고 있던 탓에 꽤 시간을 잡아먹고 말았네.

의자에 앉아 몸의 힘을 빼고 깊게 심호흡을 해서 마음을 안정시킨다. 다음 상대가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전력으로 가자.

조금 뒤 필드로 워프가 됐다.

필드에 서서 상대가 나타나는 걸 기다린다. 그동안 등에 있는 태도를 뽑아서 언제든지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해 둔다.

그리고 상대가 녹색빛에 감싸여 필드에 나타났다.


“뭐………….”


타는 듯한 붉은 머리칼. 노려보는 걸 겁먹게 만들 수 있는 날카로운 눈동자. 상대를 내려다보는 큰 키. 그리고 등에 짊어진 커다란 검.

본 적 있는 얼굴이었다.

1년도 넘게 전에 본 얼굴이다.

이 녀석은.

이 남자의 이름은.



“가론……!”


나를 버린 남자가 거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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