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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4장 제 8화『영웅을 사칭하는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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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4장『고아원』


제 8화 『영웅을 사칭하는 인형』


죽음의 위기를 맞이한 미쉘 앞에 멋지게 나타난 남자.

잿빛 머리칼의 검은 눈동자, 늘씬하고 키가 큰 청년이다.


“아마……츠.”


눈앞에 있던 청년이 자신의 이름이라 얘기한 건 영웅의 이름이었다.

오래 전, 왕국에 소환되어 세계를 구하기 직전까지 다다랐던 용사.

몇 개나 되는 동화로 남겨진 존재를 미쉘도 또한 당연히 알고 있었다.


잿빛 머리칼과 튼튼한 몸.

강한 의사가 깃든 검은 눈동자.

인간을 초월한 경지까지 도달한 최강의 전사.


눈앞에 있는 청년은 확실히 잿빛 머리칼을 가진 키가 큰 남자다.

눈동자 색깔도 전설과 똑같은 검정.

하지만 영웅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패기가 없다.

마을에서 밭일을 하고 있어도 위화감이 없을, 그런 얌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미쉘의 시선에 청년은 거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이름만 그런 거지, 진짜 아마츠인 건 아냐. 난 그냥……결함품이니까 말이지.”


쓸쓸한 듯한, 애절한 듯한――그런 목소리였다.


결함품,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쉘이 질문을 하려고 입을 열었을 때였다.

청년――아마츠의 등 뒤에서 그때까지 침묵하고 있던 흙거인(골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방비한 아마츠의 머리 위에서 말 그대로 전투 망치가 떨어져 내린다.


“위……위험――….”

“……괜찮아.”


날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마츠의 목소리는 상쾌했다.

천천히, 아마츠가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은 오른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그때 미쉘은 깨달았다.

흙거인의 팔을 베어낸 아마츠였지만, 그는 어떠한 무기를 들지 않은 맨손이었다는 사실을.


그럼, 아마츠는 어떻게 흙거인을 벤 것인가.

미쉘은 찰나, 그 대답을 보았다.

――머리 위로 치켜든 아마츠의 팔이 슈웅 하고 일그러지더니, 칼날 형태로 바뀐 것을.


“흡……!”


칼날이 채찍처럼 휘어지더니,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는 흙거인의 팔을 절단시킨다.

그리고 칼날은 그 거대한 몸뚱아리에 달라붙는 것처럼 움직이더니, 흙거인은 순식간에 잘게 부숴지고 말았다.

쇳덩이가 소리를 내며 땅으로 떨어지는 동안, 아마츠의 팔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인간이라면 절대 실현시킬 수 없을 그 광경을 보고 미쉘은 몸을 바짝 굳히면서도 질문을 던졌다.


“오빠는……대체 뭐야?”


그 질문에 아마츠는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는『호문클루스』――이 실험장에서 만들어진, 영.웅.의. 결.함.품.이야.



――호문클루스.


미쉘도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마술사가 만들어낸 『인조인간』

그게 호문클루스다.


예전엔 많은 연금술사(알케미스트)가 최고의 호문클루스를 만들어 내려고 시행착오를 거듭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교국에서는 종교의 가르침에 반한다는 이유로 호문클루스의 연구는 금지되어 있다.

아마츠가 정말로 호문클루스라면 릴리와 죠지는 그 금기를 깨트렸다는 것이다.


“자, 갈까.”


아마츠는 엉덩방아를 찧고 있던 미쉘을 일으키곤 손을 이끌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어디?”

“일단, 이 고아원 밖으로. 여긴 위험해. 릴리와 죠지는 지하로 들어가 버린 너를 살려 둘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그 말을 듣고 미쉘은 겨우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떠올렸다.

붙잡혀 있던 시이나, 밖으로 나갔던 아이들의 시체, 갑자기 자신한테 공격을 해 온 죠지와 릴리.

믿고 싶지 않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맞아, 시이나….’


절친이, 그 기분 나쁜 남자한테 붙잡혀 있다.

그대로 두고 가면 그 의자 같은 기계로 살해당할지 모른다.


“기다려……. 아직, 시이나가 있어….”

“……그건, 네 친구니?”

“절친이야……. 두고 갈 순 없어….”


아마츠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너가 도망치는 걸 우선시해야 해.”

“어째서!”

“여긴 릴리와 죠지의 마술 공방이야. 방금 전 같은 함정이 잔뜩 있어. 너를 데리고는 그 애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미쉘은 시이나를 버리고 간다는 선택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힘들었을 때, 자신을 지탱해 주고, 구해주었던 절친.

이번엔 내가 시이나를 구해줘야 한다.

아마츠가 구해주지 않는다면, 혼자서라도 시이나를 구하러 가겠다.


‘하지만……나 혼자로썬….’


방금 전 봤던 거인이 튀어나오면 미쉘은 대항할 수단이 없다.


‘시이나……시이나……. 싫어어…….’


자기 혼자선 구할 수 없다.

미쉘은 그걸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절망하고 털썩 주저앉을 뻔 했다.


“……그런 표정 짓지 마.”


툭, 하고.

아마츠가 그런 미쉘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네 친구는, 내가 구할게.”

“뭐……? 하지만, 안 된다고…….”

“확실히, 너를 데리고 가면 무리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먼저 너를 도망치게 한 다음, 나는 여기로 돌아올게.

아마츠는 미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죠지와 릴리는 우리들을 붙잡으려고 필사적일 거야. 그러니까 그 동안엔 다른 애들을 신경 쓰고 있을 여유도 없을 거고.”


그런 말을 들어도 불안을 떨쳐낼 수 없는 미쉘한테 아마츠가 말했다.


“그 시이나 짱이란 애도, 네 친구도, 내가 구해낼 테니까.”

“……오빠.”


자신한테 맡겨 두라며, 아마츠는 굳센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아, 맞다.” 하고 아마츠가 뭔가를 떠올렸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네 이름을 아직 안 물어봤구나. 괜찮다면, 가르쳐 줄 수 있겠니?”

“……미쉘.”

“고마워. 응……좋은 이름이야.”


부럽네, 하고 아마츠는 조그만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말의 의미를 물어보려고 미쉘을 입을 열었을 때였다.


“미쉘. 거기 있니?”


저 멀리서 죠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전엔 화를 내서 미안하구나. 우리가 좀, 오해를 한 모양이더구나.”

“그래, 미안해 미쉘. 너한테 제대로 사과한 다음, 제대로 사정을 설명해 줄 테니까, 알겠지?”


거기서 릴리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두 사람은 온화한 말투로 미쉘을 부르고 있다.

조금씩, 발소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니, 그곳에서 움직이지 말거라.”


미쉘은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지금 두 사람의 얘기는 사실인 걸까.

이 상황은 전부 자신이 오해한 거고, 릴리와 죠지는 자신한테 제대로 사과해 주는 걸까.

원래 그 행복했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안 돼.”


두 사람의 말에 이끌릴 뻔했던 미쉘을 보고 아마츠가 고개를 저었다.


“네가 뭘 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분명 오해가 아닐 거야.”

“그, 그치만…….”

“릴리와 죠지는 오랫동안 여기서 온갖 실험을 해 왔어. 많은 사람들을 실험 재료로 삼는 걸……나는 계속 봤었지.”


도망치자, 하고 아마츠가 미쉘의 손을 이끌며 달려간다.


“괜찮아. 너는 반드시, 내가 안전한 곳까지 데려가 줄 테니까.”


한 순간의 망설임.

릴리와 죠지를 믿을 것인가, 아마츠를 믿을 것인가.

고민한 끝에――,


“……응.”


미쉘은 아마츠를 믿기로 했다.

그가 손을 이끄는 대로 미쉘은 통로를 달려 간다.


“……미쉘! 어디로 가는 거냐!”

“이리 돌아오렴!”


등 뒤에서 죠지와 릴리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린다.

눈을 감고, 미쉘은 그걸 떨쳐내며 달려갔다.


“……못된 아이 같으니.”

“그러게요……정말 못됐어요.”

“멋대로 지하에 들어간 데다, 우리 아들을 욕하고, 소중한 연구 성과를 꾀어내다니…….”

“그런 애한테는, 엄격한 벌이 필요하겠어요.”


그런 역겨운 말이 통로를 돌아가기 직전, 미쉘의 귀에 들렸다.





두 사람은 지하 입구를 향해 통로를 달려간다.

앞에서 먼저 달려가고 있는 아마츠의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고, 이 지하의 구조를 상세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


우득우득 소리를 내며 바닥이나 벽이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엄청난 숫자의 흙거인(골렘)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공격을 해 오기 시작한다.


“나한테서 떨어지면 안 돼.”


아마츠의 팔이 회색으로 번뜩이더니, 흙거인의 팔을 썰어버린다.

한 순간이었다.

어느 한 마리조차 아마츠한테 상처 하나 입힐 수 없다.


“……굉장해….”


무심코 감탄을 한 미쉘을 보고 아마츠는 고개를 저었다.


“굉장하지 않아. ……나는 이거밖에 못 하니까.”

“………….”

“자, 얼른 가자. 여긴 그 두 사람의 마술 공방이야. 오랫동안 머무는 건 위험해.”


나타나는 거인을 어렵지 않게 해치우면서 아마츠가 앞으로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미쉘 혼자선 도저히 돌파할 수 없을 것 같은 무수한 함정을 만나게 된다.


바닥이나 벽에서 기어나오는 수많은 흙거인.

아마츠는 검을 한 번 휘둘러 떨쳐낸다.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수많은 칼날들.

아마츠는 미쉘을 끌어안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그것들을 피한다.


사방팔방에서 날아드는 대량의 마술.

아마츠는 모습을 바꾼 팔로 마술을 없애버린다.


이 지하가 얼마나 방해를 하든.

어떤 함정이 앞을 가로막든.

아마츠는 그걸 정면으로 박살내었다.


“………….”


어째서 아마츠가 자신을 구해주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가 말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아마츠를 만든 건 죠지와 릴리다.

어째서 그는 부모라고 불러야 할 존재한테 거역하고 있는 걸까.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미쉘은 자신의 눈앞에서 싸우고 있는 아마츠가 진짜 영웅처럼 보였다.


“어째서, 날 도와주는 거야……?”


통로를 달려가면서 미쉘은 아마츠한테 물었다.

어째서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힘써 주는 것일까 하고.


“그건…….”


난처한 듯한, 어딘가 애절한 듯한.

그러면서도 강한 의사가 엿보이는 표정으로 아마츠가 대답했다.


“――네 목소리를, 들었으니까.”



“흙거인(골렘) 가지곤 무리였나.”


발동시킨 공격 마술을 돌파하고 두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 당연히 죠지와 릴리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술 공방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고아원과 그 주변에 있는 모든 걸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 결함품 주제에 참 열심이군.”


꼼꼼하게 설치해 뒀던 함정도 저 연구 성과의 앞에서는 딱히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결함품 따위』가 저 정도의 함정을 돌파할 수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반면, 창조주인 자신들한테 반항했다는 건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문제다.


“파파, 마마―.”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추악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둥그렇고 뚱뚱한 돼지 같은 남자다.

옷은 거꾸로 입었고, 신고 있는 신발끈조차 묶지 못한다.


누가 봐도 얼굴을 찌푸리고 싶어지는 추악한 존재를 향해 릴리는,


“어머, 다―짱!”


얼굴 한가득 미소를 지으면서 달려가곤 힘차게 그 남자를 끌어안았다.

그대로 입술을 붙이곤, 끈끈하고 정열적인 키스를 한다.

그때까지 악의가 가득하던 표정을 짓고 있던 죠지도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다티스 멜트 엘바나히트.


릴리와 죠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외동아들이다.


“마마, 신발끈 묶어줘.”

“정말, 또 풀어졌니? 어쩔 수 없지.”


녹아내릴 듯한 미소를 지으며 릴리는 다티스의 풀어진 신발끈을 묶어준다.

한참 전에 20살을 넘긴 아들의 신발끈을 엄마가 묶어주고 있다는 이상한 상황인데도,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당연하다는 듯이 그 행위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정도로 죠지와 릴리는 자신들의 아들인 다티스를 사랑하고 있던 것이다.


다티스의 세례명에 『멜트』가 들어가 있는 것도 그 애정을 표시한 것이리라.

신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삼다니, 멜트교의 신자라면 결코 취해선 안 될 최악의 행위다.

그런 상식에서 벗어난 짓을 하고 있는 걸 봐도, 다티스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품고 있는지가 엿보인다.


“마마, 방금 내 방에 여자애가 왔었어.”

“그, 그 여자애구나!”

“다티스, 뭐 이상한 짓은 안 당했니!?”


끄덕하고 다티스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두 사람은 진심으로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뒤로 사랑하는 아들한테 다가간 미쉘에 대한 분노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다.


“절대로, 살려두지 않겠다!”

“결함품이랑 같이, 엉망진창으로 처분해 주겠어!”


히스테릭하게 소리치는 두 사람을 향해, “안 돼!” 하고 다티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은 내 방으로 데려와.”

“하, 하지만 다―짱? 그 여자앤…….”

“그만두려무나. 좀 더 좋은 애를 데려와 줄 테니.”


다티스는 땅에 엎어지더니, 아등바등 손발을 내리치며 소리친다.


“나는 그 여자애랑 놀고 싶단 말이야! 그 녀석이 좋단 말야! 파파랑 마마는 내 소원을 안 들어주는 거야? 나한테 미움받아도 돼!?”


그 말을 듣고 두 사람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사랑하는 아들한테 미움을 받는다니, 자살하는 쪽이 더 낫다.


“조, 좋아, 알겠다. 파파랑 마마한테 맡겨두려무나.”

“그래, 금방 데려와 줄게.”


두 사람의 말을 듣고 다티스는 몸을 일으키곤,


“응! 파파, 마마, 사랑해!”


싱긋 하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아들의 천사 같은 미소에 감격했다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곤, 힘을 가득 실어 다티스를 껴안았다.


“너를 위해서, 『오르가』를 보내도록 하마.”

“그거라면, 미쉘도 바로 붙잡히겠지.”


그 뒤로 사랑하는 아들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움직였다.

결함품을 죽이고, 미쉘을 생포할 수 있는 병기를 기동시키러.


“……응?”


『오르가』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공방을 나가기 직전이었다.

문득, 죠지는 아마츠와 미쉘 외의 반응을 감지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확인을 해 봐도 감지한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기분 탓인가.”


죠지는 그렇게 단정 짓고,


“어디, 결함품한테 진.정.한 영.웅.이라는 걸 가르쳐 줘야겠군.”


씨익 미소 지으면서 방을 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