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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1장 제 11화『<<자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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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1장 제 11화『<<자유 기사>>』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건 젊은 남자의 목소리.

목소리만 들어본 한, 나이는 타츠미보다 약간 위……그래도 스무 살을 크게 웃돌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반응해서 먼저 이름을 불린 칼세드니아가 뒤를 돌아봤다.

그녀보다 약간 늦게 타츠미도 또한 뒤를 돌아봤다. 이 때, 칼세드니아의 뒤를 걷고 있던 타츠미는 그녀가 돌아봤을 때 미소를 짓고 있다는 사실에 깨달았다.


그녀한테 이끌리듯이 타츠미도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나이는 역시 20대 전반 정도일 것이다. 180cm를 넘을 것 같은 장신과, 가늘면서도 확실히 단련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체형.

그 단단한 몸에 판금제 갑옷――이른바 풀 메이트라고 하는 녀석일 거라고 타츠미는 추측했다――를 입고, 허리에 검을 차고 있다.


머리카락은 선명한 붉은색. 그 붉은 머리를 짧게 깎은 머리 형태가 정말로 멋진, 깔끔하게 잘 가꿔진 용모. 

적갈색 눈동자가 타츠미의 등 뒤에 있는 칼세드니아를 찾아내고 상냥하게 좁혀져 있었다.

우와, 마치 어디 나오는 왕자님이나 용사님이네, 라는 게 타츠미가 그한테 품은 첫 번째 인상이다.


“어머, 몰가. 오늘 신관 전사 훈련은 끝난 거야?”

“그래. 오늘도 무척 굴렀다고.”

“어머, 네가 다른 신관 전사들을 굴렸다, 라는 걸 잘못 말한 거 아냐?”


타츠미가 품은 감상을 제쳐두고, 두 사람은 정말로 친한 듯이 대화를 나눈다.

두 사람의 대화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타츠미는 복도 옆으로 불러났다. 그렇게 하면서, 타츠미는 방금 전 칼세드니아가 입에 담은 “몰가.” 라고 하는 이름에 들어 본 기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맞다. 오늘 만났던 카신이라고 하는 귀족이 말했었나. 분명, 소문으로는 칼세드니아의 연인인 걸로 퍼져있다던가……그거랑 <<자유 기사>>라고도 불리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타츠미가 오늘 카신과의 대화를 떠올리고 있자, 그 몰가라고 하는 남자가 문득 그가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칼세. 저기 계신 분은 누구시지? 꽤나 보기 힘든 복장을 하고 계시다만……혹시, 다른 나라에서 우리 신전을 방문하신 손님이신가?”

“아! 저도 참……죄송해요.”


무심코 타츠미를 무시하고 얘기하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고 칼세드니아는 타츠미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소개할게요. 여기 있는 남자는 몰가나이크・타이코르스. 이 서바이브 신전에 소속한 신관 전사면서, 저랑 마찬가지로 퇴마사이기도 해요.”

“뭐? 치코랑 마찬가지……?”

“네. 저하고 몰가는 퇴마 의뢰가 있을 경우 항상 같이 조를 짜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칼세드니아는 몰가나이크를 보면서 싱긋 웃었다. 그걸 보고 몰가나이크도 그 갸름한 용모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칼세드니아를 보고 있다.

마치 유명 연예인들끼리 커플인 것 같은 광경이네, 하고 타츠미는 약간 자신이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감상을 품으면서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것과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아픔.

어째서 그런 고통이 느껴지는 건가 하고 타츠미가 내심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몰가나이크가 타츠미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방금 칼세드니아가 소개를 한, 몰가나이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국에서 오신 분.”


그렇게 말하면서 스윽 오른손을 내미는 몰가나이크.

이쪽 세계에서도 악수로 친애를 표현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타츠미도 몰가나이크가 내민 오른손을 쥐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나……아니, 저는 야마가타 타츠미……여기에서는 타츠미 야마가타라고 이름을 대는 편이 나으려나?”(성과 이름의 순서가 바뀜)


방금 전 칼세드니아가 카신한테 타츠미를 소개했을 때 그녀는 타츠미를 “타츠미 야마가타.” 라고 소개했었다. 아무래도 이 나라에서는 서양하고 마찬가지로 이름을 먼저 대는 듯하다.


“그래서, 타츠미 공은 무슨 용무로 이 나라에 오셨는지? 여기서 칼세와 같이 있다는 건 크리소프레즈 예하를 만나기 위함인지요?”


칼세드니아가 쥬젯페의 양녀라는 사실은 이 신전의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실제로 쥬젯페를 방문하는 손님을 이렇게 칼세드니아가 그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는 건 종종 있을 일이다.


“예? 그게……크리소프레즈 예하라는 게 쥬젯페 씨를 말하는 거지?”

“네, 맞아요.”


타츠미가 칼세드니아한테 물어보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정말로 사소한 대화였으나, 그게 몰가나이크한테 준 충격은 컸다.

랄고필리 왕국, 아니, 조이 솔라이트 대륙의 모든 서바이브 신자들의 정점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쥬젯페 크리소프레즈를 마치 근처에 사는 지인처럼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다니.


서바이브 신전을 시작으로 해서 각 교단의 최고 사제 정도 되면 그 권위는 한 나라의 국왕하고도 비할 수 있다.

그 쥬젯페를 이렇게 친근하게 부르는 이 흑발 소년은 대체 누구인 것인가.

또한, 몰가나이크한테는 또 하나 신경 쓰이는 게 있다. 그건 칼세드니아가 이 소년한테 정말로 친근하게――아니, 마치 이 소년을 따르는 듯한 태도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양녀라고는 해도 쥬젯페 크리소프레즈의 딸이자, 랄고필리 왕국에서도 유명한 <<성녀>> 라고까지 불리는 칼세드니아가, 마치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한 발 물러난 태도로 대하고 있다. 게다가, 그녀의 표정은 무척이나 기뻐보였다.

이 소년에 따르는 게 너무 기뻐서 참을 수가 없다.

그렇게밖에 안 보이는 칼세드니아의 태도가, 몰가나이크는 무척이나 신경이 쓰이고 만 것이었다.




평소의 칼세드니아는 확실히 누구한테나 다 미소로 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신관으로서의 책무라서 그런 것이지, 솔직한 그녀는 동성이라면 모를까, 이성하고는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그녀가 친하게 지내는 이성이라고 한다면, 할아버지인 쥬젯페나 그 측근들, 어렸을 적부터 그녀를 귀여워하던 여러 명의 대사제들이지만, 그들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많고, 칼세드니아가 느끼기엔 그 사람들은 이성이라는 의식이 적을 것이다.


그런 그녀한테 있어서, 나이가 비슷하고 가장 친하게 지내는 남성이 자신이라고, 몰가나이크는 남몰래 자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몰가나이크는 몇 번이나 칼세드니아하고 조를 짜고, 퇴마사 임무를 해왔다.

지금에 와선 몰가나이크와 칼세드니아를 둘이서 한 조의 퇴마사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도시에 돌아다니는 마수 사냥꾼이나 교단에 소속된 퇴마사는 여러 명이서 한 임무를 맡는 경우가 많다.

적은 강대한 마수나 마물이다. 한 사람보다도 여러 명이서 대치하는 편이 유리한 건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개중에는 완고하게 혼자서 일을 맡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어지간히 실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거나, 혹은 다른 사람하고 같이 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 또는 상당히 별난 사람, 이것들 중 하나다.


몰가나이크와 칼세드니아가 퇴마사가 된지 몇 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 두 사람은 항상 같이 조를 짜서 임무를 해 왔다.

때로는 의뢰받은 곳으로 가서 며칠 걸쳐서 둘이서 여행을 하고, 표적인 마수나 마물을 쓰러트릴 때까지 둘이서 숲 안이나 황야를 돌아다닌다.

맨 처음에는 최소한의 대화밖에 하지 않았지만, 몇 번이나 같이 의뢰를 받는 사이에 점점 두 사람은 친해졌다.

서로 목숨을 걸고 마수와 싸우고 있는 사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터놓게 된 것이다. 맨 처음에 어색했던 두 사람도 몇 번이나 같이 수라장을 빠져나오고, 서로 신뢰와 신용을 쌓아올리고 있었다.


그 사실이, 몰가나이크의 마음속에 확실한 자신감으로서 존재한다.

양녀라고는 해도, 서바이브 교단의 최고 사제의 딸인 칼세드니아한테는 매일매일 산더미처럼 구혼 얘기가 떠돌아다닌다고 한다.

다행히도 쥬젯페한테 정치적인 야심은 없기 때문에, 그녀를 정략결혼의 도구로 삼을 생각은 없는 듯하다. 그리고, 그런 칼세드니아한테 있어서 지금까지 가장 친한 남자가 몰가나이크이다.

세간에는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소문이 퍼져있다. 항상 둘이서 같이 일을 맡게 되면서 어느새 그런 소문이 퍼지게 되어 있던 것이다.


그리고, 소문의 당사자인 몰가나이크도 또한 어느새 칼세드니아한테 업무 동료 이상의 마음을 품게 되어 있었다.

<<성녀>> 같은 대단한 이명으로 불리면서도, 실제로는 매우 평범한 여자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그 성격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치유의 손길을 뻗는 그 상냥함에.

때로는 과격하게 행동하다 실패하고는 살짝 혀를 내밀고 그 실패를 얼버무리려고 하는 순수함에.

그리고 무엇보다 위선적인 미소에 숨겨진, 자신한테 사이사이 보여주는 그녀의 꾸밈없는 미소를 보는 사이에.

몰가나이크는 한 사람의 남자로서, 칼세드니아를 한 사람의 여자로서 보게 되어 있던 것이다.




“어제 스쳐 지나갔을 때는 예하의 용무가 있었기에 느긋하게 대화도 못 했는데……그러고보니, 요 며칠간 네 모습을 보지 못했군.”


몰가나이크는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의문을 억누르고, 다시 칼세드니아를 향해 바라봤다.


“응, 할아버님의 지시로 여기 계신 야마가타 님을 마중 나가러 갔었으니까.”


칼세드니아가 소환 마법을 성공시키고, 타츠미를 이쪽 세계로 소환한 걸 알고 있는 건 현 시점에선 칼세드니아와 쥬젯페 뿐이다.

소환 마법은 그 존재 자체는 알려져 있어도, 누구나 다 행사할 수 있는 마법이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지금으로선 전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대마법인 것이다.

그 소환 마법을 칼세드니아가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예상외의 소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쥬젯페는 판단했다.


물론, 또다시 칼세드니아가 소환 마법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그게 성공할 거라 하는 보증은 없다. 또한, 칼세드니아는 타츠미 외의 누군가를 소환할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도 없다.

소환하는 사람이 칼세드니아였으니까. 그리고 소환되는 사람이 타츠미였으니까.

이 조건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비로소 소환 마법은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소환 마법을 위해 몇날 며칠을 지하 밑에 틀어박혀 있던 칼세드니아지만, 겉으로는 쥬젯페의 명령을 받아 손님을 맞이하러 갔던 걸로 되어 있다.

애초에, 그 표면상의 이유는 전혀 거짓말도 아니다. 칼세드니아가 마중을 나갔기 때문에 타츠미는 이쪽 세계로 올 수 있었던 것이니까.


“그랬던 건가. 이건 미안하네. 손님을 폐하가 계신 곳까지 안내하는 도중이었던 거군. 방해를 해 버려서 죄송하군요, 야마가타 공.”

“아뇨, 신경쓰지 마세요. 그리고 저를 부를 땐 타츠미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타츠미 공. 그럼, 저를 부를 때도 몰가라고 불러 주시죠.”


상쾌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는 몰가나이크. 하지만, 그 적갈색 눈동자가 아주 잠깐 박력 있는 빛을 띈 걸, 바로 앞에 있던 타츠미는 확실히 보았다.

인사를 나눈 몰가나이크는 두 사람한테서 등을 돌리고 떠나갔다.

그 등을, 타츠미는 약간 고개글 갸웃거리면서 바라봤다. 방금 전 몰가나이크가 보여준 그 묘하게 박력있는 시선. 그 의미를 타츠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주인님?”

“아, 응.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것보다 말이야, 저 몰가라고 하는 사람, <<자유 기사>>라고 불리고 있지? 그 <<자유 기사>>라는 건 무슨 의미야?”

“주인님, 어떻게 그의 이명을 알고 계신지……아아, 그러고보니 오늘 산킬라이 님이 그에 대한 얘기를 조금 얘기했었죠?”


뭔가 신경 쓰는 기색으로 이쪽저쪽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타츠미를 바라보면서 칼세드니아는 <<자유 기사>>라는 건 뭔가에 대해 설명했다.

원래, 기사라는 건 왕이나 나라, 귀족 같은 걸 따르는 사람을 말한다.

주인한테 충성과 무력을 바치고, 문자 그대로 주인을 위해 방패가 되고 검이 되는 자를 기사라고 부른다.

고귀한 정신과 강인한 육체를 요구받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몸을 단련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화려하고 용감한 인상에서 여자나 아이들한테서는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물론, 모든 기사가 이 조건에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기사가 뭐냐고 물어보면 이러한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 기사는 따르는 주인을 가지지 않는다.

주인을 가지지 않는 대신에, 세계 안에 약자나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검을 쥐는 사람을 랄고필리 왕국에서는 자유 기사라고 부른다 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다 자유기사라고 이름을 댈 수 있는 건 아니다.

앞서 서술했지만, 기사라는 건 주인을 따른다. 그리고, 그 주인한테서 봉급을 얻으며 생활비로 삼는 것이다.

때문에, 주인을 가지지 않은 자유기사한테는 정해진 수입이 없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뭔가의 수입이 필요한 건, 아이라도 알고 있다.

때문에 자유 기사가 된 자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화려하며 명예 있는 기사와 달리, 자유 기사는 명예나 명성은 기사한테 지지는 않을지언정, 결국 수수한 인상을 남기고 만다.

위에서 서술한 이유 때문에 스스로를 자유 기사라고 하는 사람은 적다. 또한, 되려고 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자유 기사에 대한 설명을 들은 타츠미는 기사라기보다는 용사에 가까운 존재일지도 몰라, 라는 인상을 받았다.


“몰가는 지금까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서 수많은 마수나 마물을 쓰러트려 왔어요. 결코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없고, 그저 거기에 곤란한 사람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 가지고요. 물론 정식적인 의뢰라면 신전에서 보수금은 나와요. 하지만, 그는 신전에서 나온 의뢰가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의지로 곤란한 사람들을 위해 검을 쥐는 거에요. 그런 그가 <<자유 기사>>라고 불리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싸웠을 때……너도 같이 있었던 거지?”

“……그러네요……저도 신관으로서……그리고, 그의 친구로서……그를 도와 줬어요……. 하, 하지만!!”


칼세드니아는 힘차게 타츠미를 향해 뒤를 돌아봤다.


“저, 저는, 그, 그게,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친구로서 그런 거고요……겨, 결코, 세상 사람들이 소문으로 말하듯이 그, 그를……가, 같은 사실은 절대로 아니니까요!! 제, 제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건…….”


새빨간 얼굴로. 그러면서도 필사적인 표정으로. 타츠미는 칼세드니아가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이해했다.

방금 전 카신도 얘기했던 <<자유 기사>>와 <<성녀>>의 소문에 대한 걸 그녀는 눈치 채고 있는 거겠지. 그래서 타츠미는 상쾌하게 대답해 줬다.


“알겠어. 소문은 소문에 불과하다는 거구나?”

“네, 네……!! 미, 믿어 주시겠어요……?”

“물론, 믿을게.”


수줍게 머리를 숙이고, 눈을 위로 치켜떠서 지그시 타츠미를 바라보는 칼세드니아의 머리를 타츠미가 손바닥으로 빙글빙글 쓰다듬었다.


“자, 그것보다도 빨리 쥬젯페 씨한테 집이 정해졌다는 걸 말하러 가자.”

“네!!”


도시에 나왔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칼세드니아는 타츠미의 팔을 껴안고 기쁘다는 듯이 그한테 찰싹 달라붙었다.

이 때, 방금 전 타츠미가 느꼈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던 자그마한 아픔은, 이미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