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3장 제 2화『더부살이였던 엘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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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제 2화『더부살이였던 엘프 씨』
“제 이름은 엘루라 자필라 필라시룰라 아카츠카. 길어서 부르기 힘드시면 엘이라고 불러주세요.”
그게 〔엘프의 쉼터〕의 여주인이자 아주머니이기도 한, 과거 일본에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는 눈앞에 있는 엘프 여자의 이름이었다.
“――그럼, 엘 씨는 남편 분이 돌아가신 뒤에 이 세계로?”
“네. 야스타카 씨……남편이 죽고 난 뒤로, 저는 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마력이 담긴 단검의 힘으로 이 세계에 왔어요. 저한테 있어서 이 세계는 고향의 세계와 지구 세계의 다음, 제 세 번째 세계가 되네요.”
〔엘프의 쉼터〕의 카운터에 자리를 잡은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엘한테서 그녀가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듣고 있었다.
과거, 어떤 매직 아이템의 폭주로 인해 고향 세계에서 일본으로 날아가게 된 엘.
그녀는 거기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도움을 받다가, 마지막에는 일본인으로서 호적도 확보하고 정식으로 결혼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와 그 남편 사이에 아이가 생기는 일은 없었고, 인간보다도 훨씬 긴 수명을 자랑하는 엘프인 그녀는 남편이 죽고 난 뒤, 다시 그 매직 아이템을 사용해서 20년 정도 전에 이 세계로 왔다는 것.
“하지만, 아주머니가 서방님이랑 같은 나라에 있었다니……깜짝 놀랐어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설마 칼세 씨가 전생에 왕관 앵무새였고, 타츠미 씨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소환에 성공하다니……평범하게 생각해 보면 믿기는커녕 떠오르지도 않을 거에요.”
타츠미와 칼세드니아 그리고 엘은 그리운 일본의 얘기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참고로 세 사람의 이 대화는 일본어로 나누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필사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마수 사냥꾼들은 이해할 수 없다.
“왕관 앵무새라…. 저는 키워본 적은 없지만, 애완동물 샵에서 자주 봤었어요. 귀여웠었는데……그러고 보니, 그 사람도 동물을 좋아했던가.”
엘은 카운터에 걸려 있는 액자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는 그녀와 세 사람의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녀가 찍혀 있다. 아마도 사진 가운데에서 엘 옆에 찍혀 있는 소년이 그녀의 남편이었던 거겠지.
지금, 엘이 사진한테 보내고 있는 시선은 무척이나 상냥하다. 그녀가 아직까지 죽은 남편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게 타츠미와 칼세드니아한테 아주 잘 전해졌다.
그 뒤에도 그들은 일본을 화제로 삼아 대화를 즐겼다.
특히 타츠미와 엘은 지금까지 일본에 대한 주제를 어지간히 화제로 삼을 수 없던 것과, 그리운 것도 있어서 정말 활발하게 대화가 이뤄졌다.
“네? 엘 씨는 아이치 현에 있는 닛신 시에 계셨던 건가요? 저, 세토 시에 살고 있었는데……”
“네에!? 닛신하고 세토라면 바로 옆이잖아요!? 저, 세토에 간 적 몇 번이나 있는걸요? 세토모노 마츠리에도 갔었고, 가을이 되면 이와야도 공원에서 낙엽도 보러 갔었어요.”
“으음―……반대로 저는 닛신에는 별로 간 적이 없네요. 기껏해야 초등학교 소풍 때 아이치 목장에 갔던 정도밖에…….”
“어쩌면 어디선가 타츠미 씨랑 스쳐 지나갔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타츠미와 엘. 한편 칼세드니아는 어땠나면, 살짝 부르퉁한 모습으로 카운터에서 팔로 턱을 괴고 있다.
아무래도 타츠미가 엘과 즐겁게 대화하는 걸 탐탁치 않아 하는 것 같다.
칼세드니아도 일본의 지식은 있다. 하지만 왕관 앵무새였던 그녀의 지식은 한없이 한정되기 때문에 타츠미와 엘의 대화에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엘과 대화하던 도중, 칼세드니아의 상태를 눈치 챈 타츠미. 그는 손을 뻗어서 칼세드니아의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볼을 부풀리고 있던 칼세드니아의 표정이 단숨에 부드러워진다.
그녀는 기쁘다는 듯이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까딱 하고 타츠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리고 두 사람의 그런 동작을 보고 이번엔 엘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깜짝 놀랐어요. 그 칼세 씨가 이렇게까지 남자 분한테 어리광을 피우다니…….”
예전에 이 가게를 드나들었을 때의 칼세드니아는 남성과는 필요 최소한의 대화밖에 하지 않았다.
마수 사냥꾼으로써 때로는 다른 마수 사냥꾼과 조를 짜서 일을 했던 적도 있다. 그래도 당시의 칼세드니아는 결코 다른 사람한테 어리광을 피우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엘도 본 적이 없던 칼세드니아의 행복해 보이는 미소. 그리고 그녀가 그런 미소를 짓자, 마찬가지로 미소 짓고 있는 타츠미.
두 사람 사이에 대화는 없지만, 애초에 대화 따위 필요 없는 거겠지.
엘도 또한, 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정을 느끼고, 흐뭇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다시 한 번, 〔엘프의 쉼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한 차례 일본에 대해 얘기를 나눈 뒤, 엘은 태도를 바꿨다.
지금부터는 단순한 추억 얘기가 아닌,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그 때문일까. 엘은 지금까지 하던 대화에 쓰고 있던 일본어에서, 조이 솔라이트 대륙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륙 교양어로 언어를 바꾸었다.
“이 여관 겸 술집은, 주로 마수 사냥꾼 여러분이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답니다. 가게 주인은 바로 저, 엘루라 자필라 필라시룰라 아카츠카. 물론, 저 말고도 가게에는 종업원이 몇 명 더 있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이 가게에 있지만, 종업원들은 교대제라서 가게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해요.”
이 술집에 모여드는 건 마수 사냥꾼뿐만 아니라, 마수에 관한 정보나 마수 토벌 의뢰 같은 것도 모여든다.
물론, 평범한 술집이나 식당을 이용하려고 술이나 식사를 찾아 방문하는 사람도 있고, 여관에서 하룻밤을 머무려고 오는 사람도 있다.
“마수 사냥꾼한테는 게임이나 소설 같은 곳에 등장하는『길드』 같은 후원 조직은 없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랭크 같은 개념도 없어요. 나는 마수 사냥꾼이다, 라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마수 사냥꾼이에요. 물론 실제로 마수를 쓰러트릴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있을지 없을지는 다른 얘기지만요?”
술집에 모여드는 마수 토벌 의뢰는 기본적으로 빨리 차지하는 사람이 승자다.
다만, 그게 자신한테 토벌 가능한 의뢰인지 어떤지, 자기 자신이 직접 판단할 수밖에 없다.
지인이나 선배 마수 토벌꾼이 조언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자기 책임인 것이다.
“저한테 있어서도, 이 가게의 주인으로써 토벌 대상인 마수를 쓰러트릴 수 없는 사람한테 의뢰를 맡길 수는 없어요. 들어온 의뢰를 계속 실패만 하면, 이 가게의 신용 문제에도 지장이 생기니까요. 그래도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지 않고, 보수 같은 내용에 이끌려 무심코 어려운 의뢰를 받아버리는 사람은 적지 않아요. 그리고 그런 무모한 의뢰를 받은 사람에 한해서 재기 불능이 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이 생겨 버리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까, 타츠미 씨도 의뢰를 받을 때는 꼼꼼히 살펴봐 주세요, 하고 엘이 덧붙였다.
“알겠어요. 조급해 하지 않고 처음엔 간단한 의뢰부터 성실하게 시작할게요.”
“네. 그 마음이 중요한 거랍니다.”
그런데, 하고 전제를 두면서 엘은 살짝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타츠미 씨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저는 이 가게의 주인으로써 파악할 필요가 있어요. 거기서, 살짝 시험을 해 보고 싶은데, 받아 주시겠어요?”
마수 사냥꾼들한테 의뢰를 주선하는 입장으로써 가게에 모여드는 마수 사냥꾼들의 실력을 파악하는 건 중요하겠지.
엘이 말하는 시험이라는 건 아마 마수 사냥꾼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실력을 가늠하기 위한 게 틀림없다.
그래서 타츠미는 짧은 대답으로 그 시험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시험 내용은 뭔가요?”
“우후후후. 이럴 때, 신입의 실력 시험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약초 퀘스트』아니겠어요?”
“그렇군요. 다시 말해, 어떤 종류의 약초를 일정한 양 이상 모으면 된다는 거군요?”
“네. 하지만 일정한 양이 아니라, 그냥 한 포기만 가져오셔도 돼요. 지금부터 지정하는 약초를 입수해서 여기로 가져다주세요. 그게 타츠미 씨의 시험이에요.”
엘이 지정한 약초는 그렌단이라고 하는 이름의 약초인 것 같다. 이 지방에는 옛날부터 상처약이나 고름약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타츠미 씨의 시험이니까, 칼세 씨는 같이 가시면 안 돼요.”
“네, 알겠어요.”
순순히 그렇게 대답한 칼세드니아였지만, 그 표정은 어딘가 시무룩해 보인다.
아마 잠깐이라고는 해도 타츠미랑 따로 행동을 하게 되는 게 싫은 거겠지. 하지만, 여기서 억지를 부릴 수도 없다.
“하지만 전 그 그렌단이라고 하는 약초를 본 적이 없는데요…….”
“그렌단 풀은 이런 약초에요. 츠일 군?”
엘이 오른손 중지에 끼워둔 반지에 말을 걸자, 그 반지 위에 작은 형체가 나타났다.
키는 타츠미의 감각으로 따지자면 15cm 정도. 인간을 3등신 정도로 변형 시킨 모양으로, 등에는 잠자리 같은 두 장의 날개가 있다.
녹색 옷을 입고 머리에는 같은 색깔의 삼각 모자. 그리고 무엇보다 얼굴 한가운데에 커다랗게 주저앉은 듯한 주먹코가 인상적이다.
그 작은 형체는 엘한테 미소를 짓더니 바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그리고 그 형체와 교체하는 것처럼 엘의 손바닥 위에 싱싱한 한 포기의 풀이 떠오른다.
“이게 그렌단 풀이에요. 특징을 잘 기억해 주세요.”
마치 입체 영상처럼 갑자기 엘의 손바닥 위에 떠오른 약초. 그걸 보고 타츠미는 무심코 얼이 나가고 말았다.
“이, 이건 마법……인 거죠?”
“네, 맞아요. 환상의 정령의 힘을 빌려서, 환영을 만들어냈어요.”
“네!? 그, 그거 정령 마법이라는 건가요?”
정령 마법.
칼세드니아 같은 마법사가 쓰는 영창 마법과는 전혀 다른 마법 계통.
타츠미도 정령 마법에 관해서는 자세히 모르지만, 그래도 그 존재는 그가 이쪽 세계에 소환됐을 때 쥬젯페한테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쥬젯페는 그 정령 마법을 퍼트린 게 한 여자라고 말했었다.
“혹시, 정령 마법을 퍼트린 여자라는 게……엘 씨인가요?”
타츠미가 그렇게 묻자, 엘은 쑥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에헤헤헤. 일단, 그런 게 되겠네요.”
그녀가 이 세계에 왔던 게 대체적으로 20년 정도 전.
당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체계를 가진 엘의 마법에 흥미를 품고 그녀한테 가르쳐 줄 것을 바라며 제자로 입문한 사람이 몇 명인가 있었다는 것.
하지만 제자로 들어간 모든 사람이 정령 마법사가 될 수 있던 건 아니다.
정령 마법을 쓰기 위해선 마법사로써의 소질 외에도 정령과 교신한다고 하는 다른 소질도 필요하다.
때문에, 안 그래도 적은 마법사 중에서도 정령 마법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얼마 안 되는 그녀의 제자들이 일정 이상의 실력을 익히고 세계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게 지금부터 10년 정도 전. 때문에, 세간에서는 정령 마법은 10년 정도 전부터 퍼졌다, 라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었다.
“오늘은 계속 깜짝 놀라기만 하네요. 아주머니가 서방님과 똑같은 나라에 살고 있었다는 것 말고도, 정령 마법의 시조였다니.”
아무래도 칼세드니아도 엘이 정령 마법의 시조였다는 건 몰랐던 것 같다.
칼세드니아가 이 가게에 드나들었던 시기는 그렇게 길지 않다. 그 짧은 기간 동안에 그녀는 엘이 정령 마법을 쓰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자 그럼, 타츠미 씨. 그렌단 풀의 특징은 다 외우셨나요?”
아직까지 엘의 손바닥에 떠 있는 그렌단 풀의 환영.
타츠미는 그 환영을 잡아먹을 것처럼 보더니, 전체적인 모양이나 색, 특징 같은 걸 머리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이렇게 환영을 보고 있는 것만 가지고는 실제로 이 약초를 구분해낼 수 있을지 전혀 자신이 없다.
거기서 타츠미는 문명의 이기에 손을 빌리기로 했다.
타츠미가 허리에 매달아 두고 있던 작은 주머니에서 어떤 걸 꺼내든다. 그건 그가 이 세계에 소환됐을 적에 갖고 왔던 것 중 하나, 휴대전화다.
그의 휴대전화는 구식, 이른바 2G폰. 하지만 태양광 충전 방식이기 때문에 지금도 잘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전화기의 본 목적으로는 쓸 수 없다. 하지만 내장된 디지털 카메라 같은 건 쓸 수 있는 것이다.
타츠미는 카메라를 기동시키고 엘의 손바닥 안에 있는 약초를 촬영했다. 이걸로 언제든지 약초 사진을 참고할 수 있겠지.
그리고 타츠미가 조작하고 있는 휴대전화를 보고 엘이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와―, 또 꽤나 골동품이네요. 그건 2010년 초반 정도에 나온 모델인가요? 제가 일본에 살기 시작했을 때 이미 그 타입은 적었으니까 말이죠.”
“확실히 제가 일본에 있던 건 2010년 중반이긴 한데요……2G폰은 구식이긴 해도 아직 쓰고 있는 사람은 그럭저럭 있었고, 골동품까지는 아니지 않나요?
“네? 2010년 중반?”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엘. 타츠미는 겨우 서로의 대화 안에 약간의 어긋남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엘 씨는, 언제까지 일본에 계셨나요?”
“제가 일본에 있던 건, 2080년대까지였는데요…….”
엘이 일본으로 날아가게 됐던 게 2010년대. 그때, 아직 10대였던 그녀의 남편과 만났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약 70년 동안, 엘은 일본에서 살았다.
“……그렇군요. 저랑 엘 씨랑은 일본에 있던 시대에 틈이 있는 거군요…….”
“그런 것 같네요. 세계를 뛰어넘을 때 같이 시간도 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애초에 이세계끼리 시간이 똑같이 흐른다는 보장 같은 건 없고, 그걸 확인할 방법도 없은까요. 어쩌면 제가 있던 일본하고 타츠미 씨가 있던 일본은 『매우 닮은 다른 세계의 일본』이라는 가능성도 있고요.”
엘의 말에 타츠미도 고개를 끄덕인다.
엘이 말하는 것처럼 이세계의 시간이 전부 똑같이 흐른다고 하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 그 자체에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저랑 타츠미 씨가 만난 거라고 생각해요.”
하고, 엘은 싱긋 미소 지었다.
“자 그럼, 시험 쪽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지금부터 하러 가셔도 딱히 상관 없는데요?”
살짝 장난을 떠올린 아이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엘이 타츠미한테 말했다.
“그러네요. 바로 끝내고 오도록 하죠.”
타츠미는 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카운터에서 일어나 칼세드니아를 바라봤다.
그래서, 이때 엘이 “네?” 하는 표정을 지은 걸 타츠미는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럼, 나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준비를 마친 뒤에 그렌단 풀을 따러 갔다 올게. 칼세, 너는 어떡할 거야?”
“저는 이대로 여기서 서방님이 돌아오는 걸 기다릴게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칼세의 목소리. 거기에 불안감 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타츠미가 시험에 합격할 것을 의심조차 하지 않는 거겠지.
“그런데, 엘 씨. 그 그렌단 풀이 어디 주변에 나 있는지……그걸 좀 물어봐도 될까요?”
“그, 그렌단 풀은, 이 도시의 남문으로 나가서 그대로 한동안 남쪽으로 가면 나오는 숲 입구 근처에 있을 건데요……진심으로 지금부터 갈 생각이신가요?”
타츠미가 질문을 던지자, 엘은 무심코 순순히 그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그리고 엘한테서 약초가 나 있는 곳을 들은 타츠미는 미소를 지으며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말한 뒤, 그대로 〔엘프의 쉼터〕를 뒤로 했다.
무심코 타츠미를 바라보고만 있던 엘이였지만, 이 때가 되어서 겨우 제정신을 차렸다.
“카, 칼세 씨!! 이대로 정말로 타츠미 씨를 보내버리셔도 되는 건가요!?”
초조한 듯한 엘의 말투.
하지만 칼세드니아는 움직이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만만하게 엘한테 대답했다.
“괜찮아요. 제 서방님은 바로 약초를 얻어서 돌아올 거니까요.”
하지만, 거기서 바로 옆에서 그녀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것 같은 마수 사냥꾼 중 한 사람이 걱정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끼어들었다.
“이봐, <<성녀>> 씨. 지금부터 도시 밖에 나가서 그렌단 풀을 찾다가는 어쩌면 그 형씨, 살아서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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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주: 이번에 등장한 엘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졸작 『더부살이는 엘프 씨』를 참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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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 망했다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저...전 스..스포를 하지 않았습니다 독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