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2장 제 4화『무기 선택과 퍼져가는 소문』

『큐빅』 2015. 12. 16. 23:45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2장 제 4화『무기 선택과 퍼져가는 소문』


무술 단련은 오진의 지도 아래, 달리기나 근육 강화 같은 기초 중의 기초의 나날이 더욱 이어졌다.

그런 힘든 단련을 하던 어느 날, 무술 단련 교관인 오진은 신관 전사 견습생인 타츠미 일행을 어느 곳으로 데려갔다.

항상 무서운 표정을 짓는 오진치고는 웬일인지 어딘가 거드름을 피우는 듯한 모습으로 한 방의 문 앞에서 햇병아리들을 돌아봤다.


“신관 기사 견습생 제군들! 오늘까지 내 지도를 잘 버텨냈다! 드디어 오늘부터, 실제로 무기를 사용하는 교련으로 들어간다! 그렇지만, 사용하는 건 훈련용 무기지만 말이다!”


오진이 씨익 하고 미소를 짓자 견습생들이 박수갈채를 쳤다.

지금, 이곳에 있는 견습생은 타츠미와 바스, 그리고 그들 외의 3명. 합계 총 다섯 명. 단련을 시작했을 때 맨 처음에는 30명 넘게 있었던 걸 생각해 보면 오늘까지 남은 건 6분의 1정도라는 게 된다.


훈련 개시날짜부터 오늘까지 약 60일, 계속해서 기초 체력 훈련만 반복해왔던 견습생들. 개중에는 슬슬 기초 체력 훈련에 질려서 얼른 무기를 쓰게 해 달라고 오진한테 대든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오진은 그런 견습생들의 의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저 계속해서 기초 체력 훈련만 시켰다. 오진한테 반발한 사람이나, 훈련을 버티지 못한 사람들이 다시 탈락하고 견습생의 숫자는 현재에 이르렀다.


“여긴 신관 전사들이 훈련에 사용하는 무기를 수납한 창고다. 제군들은 이 방 안에서 자신한테 맞을 것 같은 무기를 골라서 실제로 사용하게 될 거다. 사용해 보고 안 맞은 것 같으면 몇 번이라도 무기를 바꿔도 상관없다. 다만, 방금도 말했던 대로 훈련용 무기이긴 하지만 진짜 무기하고는 다를 게 없다. 취급할 때는 충분히 주의를 해라. 알겠나!?”


견습생들의 기운찬 대답을 듣고, 오진은 문을 밀어서 얼였다. 안에서는 철 냄새와 어딘가 시큼한 땀 냄새가 흘러나왔지만, 햇병아리들은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창고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물론 타츠미도 같이 기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창고 안에는 잡다한 여러 가지 무기가 수납되어 있었다.

벽에는 창이 세워져 있었고, 바닥에는 도끼가 떨어져 있으며, 방구석에는 검 종류가 엉망진창으로 쌓아올려져 있다.

타츠미는 쌓아올려진 검 중 한 자루를 적당히 손에 쥐더니 몇 번 휘둘러 봤다.


묵직한 검의 중량감에 무심코 몸이 쏠릴 뻔 했지만, 타츠미의 감각으로 2개월 가까이 기초 체력 훈련을 착실히 거듭한 건 폼이 아니다. 곧바로 팔과 하반신에 힘을 넣자, 엎어질 뻔 했던 몸을 단단히 붙잡아 주었다.

이 2개월간 한 훈련은 결코 쓸모없는 게 아니다. 그 사실을 실감하자 기쁜 마음이 치밀어오른다.

그 마음이 표정으로 나와 버려 무심코 미소를 짓는 타츠미의 등 뒤에서, 최근엔 완전히 익숙해진 오진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호오? 너는 검을 쓸 생각이냐? 이 나라에서는 검을 주 무기로 다루는 녀석은 별로 없다만, 네 나라에서는 검을 다루는 녀석이 많은 거냐?”


랄고필리 왕국에서는 보기 드문 흑발의 검은 눈동자를 가진 타츠미는 먼 이국 출신이라는 걸로 되어 있다. 때문에 오진은 타츠미의 고향에서는 검을 다루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 거겠지.


“확실히 제 나라에서는 옛날에는 독특한 검……카타나라고 하는데요, 그걸 사용하고 있던 시대가 있었네요.”


타츠미는 손에 쥔 검을 봤다. 지금, 그가 손에 쥐고 있는 검은 단도이긴 하지만, 도신은 폭이 넓고 올곧았다. 일본도랑은 한쪽 날만 있다는 것밖에 공통점이 없다.

그래도 역시 판타지 세계라면 검, 이라는 이미지가 타츠미한테 있고 순수하게 검이라는 것에 대한 동경심도 있다.


“……여긴 우선, 정통파 스타일로 갈까.”


타츠미는 쌓아올려진 훈련용으로 *가검처리 된 검들 중에서 약간 짧은, 한손으로 휘두를 수 있는 검을 골랐다.

그 검을 오른손에 들고 왼손에는 원형 방패를 장비. 한손검에 방패. 타츠미가 말하듯이 판타지라면 가장 정통파 장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딱히 한 종류의 무기를 고집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검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되면 다른 무기도 써 봐라. 물론 검 한 자루만 쥐고 있는 것도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


여러 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한 종류의 무기만 철저하게 배우는 것. 뭐든지 장점과 단점이 있다.

여러 무기를 다룰 수 있으면, 상황에 따라 무장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검으로는 싸우기 힘든 적한테는 전투 망치로, 이런 것처럼 적의 특성 등에 맞춰 무기를 선택할 수 있으면 그것만 가지고도 유리해지는 건 명백하다.

이 경우의 불리한 점은 각각 무기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무기의 사용법은 끝이 없다. 오의나 비전이라 불리는 어려운 기술을 익히려면 이것저것에 한눈 피우지 말고 하나에 집중하는 편이 좋은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인가, 그게 아니면 모든 걸 버리고 하나의 길을 단련할 것인가. 서로 반대에 위치한 문제이기도 하고, 타츠미도 지금 당장 답을 낼 생각은 없다.

일단은 검을. 그 다음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타츠미는 자신이 고른 무장을 들고 창고에서 나왔다.



각자 무기를 고른 견습생들은 창고를 뒤로 하고 항상 있던 단련장으로 돌아왔다.

당연하지만, 단련장에는 선배 신관 전사들도 훈련을 하고 있다. 그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타츠미 일행은 지금까지 구석에서 기초 체력 훈련을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다르다.

선배 신관 전사들과 똑같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무기를 휘두르는 훈련에 들어온 것이다.

그렇지만, 바로 무기를 다뤄서 서로 맞부딪치는 건 아니다. 일단은 가죽 갑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표적으로 삼아 기본적인 무기 사용법을 익힌다.


타츠미는 검을, 그 외의 버스를 포함한 4명은 장창을 쥐고 허수아비와 대치했다.

일단 오진이 장창의 기본적인 사용법을 설명했다. 실제로는 장창을 고르지 않았던 타츠미도 뭔가 도움이 될지 모른다 생각해 진지하게 교관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때.

그때까지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던 선배 신관 전사들 사이에서 술렁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하고 타츠미 일행이 그쪽이 있는 곳으로 뒤를 돌아보니, 순백의 신관복을 입은 백금색 머리칼의 여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참이었다.


“어, 어이. 타츠미. 저건…….”

“아, 응. 치코야…….”


단련장에 있었던 신관 전사들이 조용히 칼세드니아를 지켜보는 중, 칼세드니아는 천천히 오진의 옆까지 걸어왔다.

칼세드니아가 오진한테 인사를 하더니, 오진도 똑같이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좋아, 잘 들어라 견습생 녀석들아!”


견습생들이 있는 곳으로 뒤를 돌아본 오진은 커다란 목소리로 그들한테 알렸다.


“오늘부터 너희들도 무기를 사용하는 훈련에 돌입한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무기를 다루는 이상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랬을 때, <<성녀>>로 유명하신 크리소프레즈 사제님이 오늘 훈련의 견학을 하고 싶다고 신청을 해 오셨다. 물론, 훈련 중에 부상을 당했을 경우 크로스프레즈 예하님이 치유를 해 주실 거다. 너희들, 크리소프레즈 사제님한테 감사해라!!”


오진의 말을 듣고 타츠미와 바스 외의 견습생 세 명이 기쁘다는 듯이 칼세드니아한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했다.

소문으로도 유명한 칼세드니아의 모습을 근처에서 볼 수 있고, 게다가 부상을 입으면 치료까지 해 준다는 걸 듣고 그 세 명의 텐션은 급격하게 올라갔다.


물론, 타츠미와 바스도 칼세드니아한테 고개를 숙였지만, 바스는 칼세드니아의 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녀가 훈련의 견학을 신청한 건 역시 타츠미가 이곳에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그 칼세드니아니, 타츠미가 부상을 당했을 때를 대비해 이곳에 온 게 틀림없다.


――뭐, 어차피 우리들은 타츠미의 덤이라는 소리지.


바스는 내심 어이없어 하면서도 칼세드니아한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진 교관님! 오늘은 저희들이 훈련 중에 부상을 입어도 칼세드니아 님이 치료해 주시는 겁니까?”


견습생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신관 전사 중 한 사람이 손을 들면서 물었다.


“멍청한 자식! 너희들은 알아서 치료해라!”


오진의 고함소리를 듣고 신관 전사들한테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좋아, 견습생 녀석들! 바보 자식들은 내버려 두고 훈련을 시작해라!”


오진의 목소리에 타츠미 일행은 다시 진지하게 무기를 쥐었다.





“에―……크흠!! 야마가타 하급 신관. 어디, 아픈 곳은 없으세요?”


표적인 허수아비한테 오진의 지시를 받으면서 몇 번이나 검을 휘두른 뒤,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바스와 교체한 타츠미 곁으로 태연한 표정을 지은 칼세드니아가 다가왔다.


“으, 으음……크리소프레즈 예하……님? 따, 딱히 저는 다치지 않았습니다만……?”


공과 사를 혼동하는 건 좋지 않다. 그렇게 생각해서 익숙지 않은 호칭으로 칼세드니아한테 대답하는 타츠미. 잘 아는 사람을 평소와 다른 호칭으로 부르는 건 뭔가 창피하면서 낯간지러웠다.


“그렇지 않잖아요? 분명 어딘가 아플 게 틀림없어요. 자자, 사양하지 마시고 아픈 곳을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 바로 치료할 테니까요.”

“그, 그러니까 괜찮대두요!!”

“그런 말씀 하지 마시고요!!”


갑자기 시작된 말싸움. 두 사람에 대한 걸 모르는 사람들――바스와 오진 외의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일인가 하고 두 사람을 바라봤다.

얼굴을 빨갛게 붉히고 쑥스러워하면서 도망치려 하는 타츠미와, 그 타츠미한테 기쁘다는 듯이 다가가는 칼세드니아.

특히 그런 칼세드니아를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눈을 치켜뜨고 지금 칼세드니아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을뿐.


“그러니까!! 안 다쳤다니까!!”

“그, 그럼, 뭉친 근육을 마사지 해 드릴게요! 계속 무술 단련을 하고 계셨으니까 분명 근육도 뭉쳐있을 거에요!! 자자, 사양하지 마시고요!”

“사, 사양한다니깐!!”


계속해서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 완전히 그곳의 주목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 두 사람은 눈치 채지 못 하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의 곁에 거대한 그림자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그 전투 망치 같은 커다란 주먹을 사정없이 두 사람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쳤다.


“으큭!?”

“후앗!?”


갑자기 머리로 날아든 충격에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는 그곳에서 머리를 감ᄊᆞ쥐고 웅크렸다.


“……내 참, 이 바보 부부는…….”


별이 날아다니는 눈을 필사적으로 뜨고 등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화를 내는 것 같은, 그러면서도 어이없는 것 같은 복잡한 표정을 지은 오진이 팔짱을 끼고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 짓은 집에서 해라, 집에서. 집에서 하면 너희들이 얼마나 알콩달콩 지내던 나도 아무 말 안 해!”


오진도 서바이브 신의 신관이다. 결혼의 수호신인 그 신의 신관인 이상, 부부의 금슬이 좋은 것 자체는 대환영인 것이다.

문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것이다.


오진은 그에 대해 타츠미와 칼세드니아한테 의기양양하게 설명하더니, 그들이 반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판단한 뒤 적당한 부근에서 해방시켰다.

그리고 견습생들을 향해 뒤를 돌아봤을 때.

견습생들은 물론이고, 훈련장에 있던 모든 신관 전사들――바스는 빼고――이, 머엉한 표정으로 오진을 보고 있었다.

아니, 그들이 보고 있던 건 오진이 아니다. 그의 뒤에 있는 이상한 조합인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다.


“왜 그러냐, 너희들? 다 같이 모여서 얼빠진 면상을 짓고 말이다.”

“아, 아뇨, 오진 교관님……지, 지금 교관님은 저 두 사람이 부부라던가……그런 말씀 하지 않으셨나요……?”

“아아, 그거 말이냐. 저 두 사람이라면 아직 정식은 아니긴 해도 부부나 마찬가지다. 이 일은 칼세의 양부이신 크리소프레즈 최고사제님도 알고 계신 일이다.”


오진이 말을 마치자, 단련장은 묘한 정적에 휩싸였다.

그리고, 몇 초 뒤.


“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신관 전사들과 견습생들이 똑같이 매우 커다란 경악의 목소리를 내질렀다.

그 너무 큰 목소리에 근처에 있던 오진은 자신의 귀를 무심코 양손으로 막아버렸을 정도다.


“그, 그럴 수가!? 몰가나이크 님이 사라져서, 칼세드니아 님한테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했는데!?”

“나, 나는 몰가나이크 님이 칼세드니아 님한테 차여서, 그 충격으로 신전을 나갔다고 들었는데……혹시, 그건 사실이었던 건가……?”

“거, 거짓말이지……? 저, 저 타츠미가……? 신관 전사 견습생이고, 하급 신관에 불과한 타츠미가 <<성녀>> 님하고……?”

“아, 아니, 기다려. 여기는 냉정히 가자고, 냉정히. 타츠미도 괜찮다면, 우리들도 괜찮다는 소리 아니냐……?”

“어, 어어어!? 드, 듣고 보니 그럴지도!? 너는 천재냐!?”

“아니, 그건 아냐―.”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한 건, 한편의 소동을 무시하고 묵묵히 창을 휘두르고 있던 바스다.


“그야, 칼세드니아 님 쪽이 타츠미한테 완전 푹 빠진 거라고? 확실히 말해서 저 사람, 타츠미 외에는 전혀 흥미 없어.”


이때까지 타츠미와 칼세드니아를 근처에서 봐 왔던 바스다. 저 두 사람 사이에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쯤은 다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타츠미가 칼세드니아한테 보내는 애정보다도, 칼세드니아가 타츠미한테 보내는 애정 쪽이 훨씬 크다는 것도.


그 크기는 확실히 말해서 남자 쪽이 짓눌리던지, 혹인 도망치고 싶어질 정도다. 하지만, 다른 남자라면 모를까, 타츠미라면 그녀의 거대한 애정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바스는 생각하고 있다.


“아아, 그리고 말이다? 이상한 질투심으로 타츠미 괴롭히지 않는 편이 몸에 좋을 거다. 타츠미한테 이상한 짓 하다간, <<성녀>> 가 <<마왕>>으로 변모할 수 있어.”

“어, 어떻게 너는 그런 걸 알고 있는 거냐?”

“그 정도는 알 수 있을 정도로 칼세드니아 님이랑도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까.”


씨익 하고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척 세우는 바스.


“너희들한테 좋은 걸 알려주마. 타츠미하고 사이좋게 지내면, 칼세드니아 님이랑도 어느 정도는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그야 타츠미가 있는 한 연심으로는 절대 이어지지 않지만, 친구 정도라면 친하게 지낼 수 있어. 바로……이 나처럼!!”


치켜세웠던 엄지손가락으로 바스는 홱 하고 자신을 가리켰다.

바스도 얼마 전까지는 「서바이브 신전의 <<성녀>>」한테 동경했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동경 정도로, 결코 연심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동경의 대상인 <<성녀>>를, 친구인 타츠미를 통해서 알게 됐다.


실제로 알게 된 <<성녀>> 는 딱히 뭐 특별난 것 없는 매우 평범한 여자라서. 그걸 알게 됐을 때부터 바스 안에 있던 동경심은 친근함으로 변화했다.

지금 바스한테 있어서 칼세드니아는 「서바이브 신전의 <<성녀>>」가 아니라, 단순한 「타츠미(친구)의 부인」에 불과하다.


“알겠냐? 중요한 건 이상한 흑심은 다 버리라는 거야. 저 사람, 이때까지의 경위로 봐서 그런 흑심은 엄청 민감하니까 말이야. 어디까지나 칼세드니아 님에 대한 건 「동료의 부인」이라는 인식으로 가라. 그렇게 하면 저 사람도 친하게 대해 줄 거야.”


바스의 조언을 다른 견습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그런가 싶었더니.


“그렇구나!! 그렇게 해서 친해진 다음에, 때를 잘 계산해서 옆에서 칼세드니아 님을 빼앗는 거구나!?”

“그러니까, 그런 흑심을 품지 말라는 거야!!”





그 뒤, 서바이브 신전에 한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갔다.

그건 서바이브 신전이 자랑하는 <<성녀>>가 드디어 반려가 될 남자를 찾아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미 <<성녀>>하고 그 남자는 같은 집에서 살고 있으며, 혼인 의식을 치르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한다.


<<성녀>>를 신봉하는 자들은 그 소문을 듣고 피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신봉자들은 그 남자를 피의 축제로 부르려고 여러 계책을 세웠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또 하나의 소문이 막았다.

그건, 「<<성녀>>의 반려가 될 남자한테 위해를 가한 사람은, <<마왕>>으로 변모한 <<성녀>>의 분노를 사서 지옥의 업보를 맛보고 몸부림 친 뒤, <<성녀>>한테서 영원히 미움을 받는다.」라는 것.


<<성녀>>의 마음을 빼앗은 남자는 원망스럽지만 <<성녀>>한테 미움 받는 건 더더욱 싫다.

그렇게 생각한 신봉자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성녀>>와 그 남자를 멀리서 지켜보기로 했다.

일부의 광적인 신봉자들 사이에서는 호시탐탐 반려가 될 남자를 쫓아낼 기회를 노렸지만, 항상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그 기회를 결국 얻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서바이브 신전의 <<성녀>> 와, 그 반려가 될 흑발의 검은 눈동자를 가진 이국의 청년은 조금씩 그 사이를 주변에서 인정받게 된 것이었다.




*가검처리: 가검이란 진검을 모사하여 제조한 도검으로써, 비철금속으로 날을 만들어 법적인 도검의 기준을 피한 칼 모양의 물건이다 

출처: 나무위키 가검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