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Blade Online

《Blade Online》-Party- Side Story

『큐빅』 2015. 12. 19. 19:20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Party-


<<Side Story>>


류 시점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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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두 개의 <<드림>>을 선물로 받아 <<Blade Online>>의 서비스가 개시되는 것과 동시에 나하고 여동생은 게임을 시작했다.

클리어할 때까지 탈출 불가능, 그런 감옥에 갇히게 될 거라고는 깨닫지 못하고.


게임을 플레이할 때, 우리 둘 다 자기 이름에서 따오기로 했다. 나는 류노스케에서 따와서 류, 여동생은 린에서 그대로 린. 게임 안에서 잠깐동안 쓸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사다리 류노스케 라고 하는 이름은 이 세계에서는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되었고, 류 라고 하는 플레이어 네임이 나를 가리키는 이름이 됐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도끼를 휘두르고 몬스터를 쓰러트릴 때, 나는 류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 감각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나 자신이 아니게 되어 가는 것 같아서 기분 나빴다.


어린애니까, 라면서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고 어찌할 방도가 없던 우리들을 거둬준 건 타카라고 하는 사람이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타카 씨는 어린애 플레이어를 모아서 길드를 만들고, 레벨이 낮은 몬스터를 안전하게 쓰러트려 다 같이 레벨을 올렸다. 제 1 에리어의 보스를 희생 없이 쓰러트린 우리들은, 새로운 방어구를 만든 뒤 다음 에리어 <<다이노소어 정글>>을 향했다. 거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레벨을 올리고,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다. 여기에 와서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던 린도 꽤 웃을 수 있게 됐고, 이런 곳에서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이노소어 정글>>의 보스는 더블 헤드 렉스 라고 하는 두 개의 머리를 가진 티라노사우르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타카 씨의 지시에 따르면서 시간을 벌고 보스를 쓰러트렸다. 다음날, 새로운 무기를 얻은 우리들은 자신감이 올라가 에리어에서 해가 질 때까지 무기의 위력을 시험하고 있었다. 그날 본 광경은 지금도 뇌리에 새겨져 있다.


갑자기 나타난 창 사용자 플레이어가 타카 씨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게 운 나쁘게 급소에 들어가 타카 씨는 즉사했다. HP바가 단숨에 텅 비었다. 타카 씨는 눈을 크게 치켜뜨면서, 자신의 가슴에 나 있는 걸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뒤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그것뿐이었다. 그저 빛의 입자가 되었을 뿐이었다. 몬스터가 죽는 거하고 마찬가지로 너무나 가벼운 분위기었다. 아무런 여운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역시 여긴 현실이 아니라, 나는 류라는 걸 실감했다.


모두가 멍하니 서 있던 도중, 내가 생각한 건 린을 구해야 해, 였다. 린의 뒤쪽에서 다가오고 있는 남자가 있다는 걸 눈치 채고, <<풀 스윙>>을 때려 박았다. 반격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건지, 그 남자는 공격을 받은 오른팔을 억누르며 절규했다. 고통은 현실 세계하고 똑같으니까 말야. 나는 린의 손을 붙잡고 그 남자를 밀어버린 뒤 달려나갔다. 린은 아직 타카 씨가 죽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 모습으로 뒤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아이템 박스에서 워프 로프를 꺼냈다. 린한테 사용하라고 말했지만, 아직 동료가 있다면서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뒤에서 남자들의 목소리가 다가오고 있다. 응석을 부리는 린한테 나는 애들도 바보가 아냐, 워프 로프로 도망치고 있어 라고 말을 걸었다. 납득하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무기를 들고 오고 있는 남자들을 본 린은 사용할 마음이 생긴 건지, 워프 로프를 꺼냈다.


“류, 손 잡아줘.”


린은 워프 로프가 발산하는 녹색 빛에 감싸이면서 나한테 손을 뻗었다. 항상 기가 센 린이지만 그 표정은 너무나 처량했다.


“응.”


린의 손을 붙잡자, 우리들은 완전히 빛에 감싸였다. 가는 곳은 <<다이너소어 정글>>의 다음 에리어, <<골렘 마운틴>>이다. PK플레이어가 있을 법한 에리어에서 얼른 도망치고 싶었다.

다음으로 눈을 떴을 때, 우리들은 낯선 마을에 있었다. 제 2에리어보다도 NPC가 차리고 있는 가게가 많고, 밤인데도 플레이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아무래도 에리어 안쪽으로 가면 갈수록 마을의 규모가 커져가는 것 같다. 마을 바로 옆에 있는 커다란 암석으로 만들어진 산을 올려다보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근처에 있던 여관으로 들어가 머물기로 했다. 샤워를 한 뒤, 우리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자기로 했다. 린이 PK 보고 안 해도 되는 거야, 하고 물어봤지만 그걸 하려면 플레이어 이름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왜 이딴 방법으로 만든 거야. 이 게임의 운영진을 신용할 수 없다는 건 첫날에 깨달은 거지만 말야.


방어구하고 무기를 두고, 침대에 올라갔다. 눈을 감자 타카 씨가 사라지는 모습이 다시 나타나, 잠들 수 없다. 동료들은 어떻게 했을까. 살아 있을까. 린한테는 그렇게 말했지만, 아마 다들 살해당했을 것 같다. 타카 씨가 죽는 모습을 보고 다들 멍하니 있었으니까 아마 반격도 못하고 살해당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류……같이 자도 돼?”


내가 대답을 하기 전에 린이 침대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베개 위에 린도 머리를 올려뒀다.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는 형태가 됐다. 린은 꽤 예쁘장하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연인이라고 생각할까.


“타카 씨……죽어버렸어. 다른 애들도…….”


린이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내 눈두덩이도 뜨거워지더니, 눈물이 흘러넘칠 것 같았지만 눈을 깜박여 참아냈다. 나는 린의 오빠, 류노스케야. 거의 동시에 태어났긴 해도 내가 오빠라고. 여동생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지금, 이 녀석을 지켜줄 수 있는 건 나 혼자니까.


“오빠……오빠는 아무데도 가지 말아줘.”


린이 내 몸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응. 괜찮아. 린은 내가 지킬 테니까.”




몇 종류나 되는 골렘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다. 몬스터 하우스다. 젠장, 설마 이런 곳에 함정이 있다니.

쇄도해오는 골렘을 린하고 연계를 잡으면서 쓰러트렸지만, 소용이 없다. 너무 숫자가 많다. 뭘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린을 지킨다고 결심했는데 왜 이딴….

점점 HP가 줄어들어 간다. 몬스터 숫자는 전혀 줄어들질 않는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들이 타카 씨하고 마찬가지로 죽는 건 시간 문제였다.


“가세하겠어! 괜찮아!?”



하늘은 우리들을 버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구하러 와 준 것 같다. 그는 초기 장비에 태도라고 하는 상식을 벗어난 장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골렘을 점점 쓰러트린다. 그리고 하늘을 날아서 우리들 뒤까지 단번에 이동해, 등 뒤에서 공격하려 하고 있던 골렘을 베어냈다. 우리들을 구하러 와 준 천사라기보다는 괴물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그가 몬스터를 죽이고 있을 때의 눈에서는 어딘가 즐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사람은 이미 완전히 또 다른 자신이 되어 버리고 만 것일까. 나도 언젠가는 완전히 류노스케가 아니라 류가 되겠지. 그렇게 되면 저 사람처럼 되는 걸까. 그건 조금 매력적이면서도, 무서워웠다.


린은 내가 지킬 테니까.


지금 내 실력으로는 린을 지킬 수 없다. 이 사람의 실력이라면 우리들을 구해줄지도 모른다.



“아뇨……서로 돕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고맙다는 말을 한 우리들한테 그 사람은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방금 전까지 느꼈던 인상하고는 다른, 상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사람이라면 린을 지켜줄지도 모른다. 치사하다고는 생각하고, 제멋대로라고도 생각하지만, 나는 그한테 부탁했다. 파티를 짜 달라고.


거절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승낙해 주었다. 역시 방금 전 받은 인상은 틀렸던 걸지도 모른다.


얘기를 하고 있으니 그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뭔가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기간트 골렘을 쓰러트리고 여관으로 돌아왔을 때, 아카츠키 씨한테 혼났다.


“오빠는 여동생을 지키거나, 구하기 위해 태어난 거니까 『오빠』라고 하는 거야. 그 오빠가 여동생을 다치게 해서 어쩔 건데, 류. 린을 확실히 지켜 줘.”


정말 그 말 대로라고 생각했다. 내가 몸을 날려서라도 린을 지켜야 하는데, 내가 린한테 지켜져서는 말도 안 된다.

아카츠키 씨한테도 여동생이 있다는 걸 알았다. 여동생 분도 이 세계에 있다는 것 같다. 하지만,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 『여동생』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때마다 아카츠키 씨의 눈이 흐려진다.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빛이 사라지고 새까매진 것 같은. 여동생 분하고 뭔가 있었던 걸까. 하지만 그걸 묻는 건 망설여졌다.


“괜찮다면, 제 밥을 매일 드셔 주시겠어요?”


린이 갑자기 그런 소릴 꺼냈다. 무심코 얼이 나가고 말았다. 아카츠키 씨도 똑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파티를 짜 주세요, 라는 의미였던 것 같다. 깜짝 놀랐네. 파티를 한동안 더 짜 주세요, 라고 내가 아카츠키 씨한테 말하려고 했었는데, 린한테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아카츠키 씨는 망설이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사람이 뭘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거야 에스퍼라도 아닌 한 다른 사람이 뭘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때에 따라 표정이 홱 바뀐다. 거절하나 싶었는데, 그는 다음 에리어를 공략할 때까지라면, 이라는 조건을 붙이긴 했지만 승낙해 줬다.


나도 치사하다고는 생각한다. 마치 기생충이다, 라고도. 하지만 우리들이 이 세계에서 살아가려면 누군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아카츠키 씨라면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을 때 린을 돌봐줄지도 모른다. 내가 죽었을 때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린은 분명 살아갈 수 없을 테니까. 뭘 생각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카츠키 씨라면 도와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린을 지키기 위해서다. 강한 사람하고 관계를 맺어두는 편이 낫다.


나는 린을 지킨다. 설령 나 자신의 손으로는 무리라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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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인상하고 다를지도 모릅니다. 꽤 어른스럽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