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de Online》-Party- 39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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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y-
39
안면 나방이 커다란 나무를 옆으로 쓰러트리면서 떠난 덕분에, 새로운 길이 생겨나 있었다. 부러진 나무 파편에 조심을 하면서 우리들은 거길 지나가 앞으로 나아갔다. 걸어서 2분 정도 가니 휴식처까지 도착했다. 그 때는 꽤나 해가 저물어 있었고, 벌레 우는 소리가 근처에서 들려오길래 나하고 린은 꽤 두근두근했다. 여긴 야행성 몬스터가 있는 것 같으니까 말이야. 다행히도 휴식처까지 가는 길 동안엔 몬스터가 나오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으니 야행성 몬스터하고 안 싸우고 끝났지만.
휴식처에는 의자로 쓸 수 있는 그루터기가 십 몇 개나, 야영을 할 수 있는 텐트가 십 몇 개 정도 설치되어 있었다. 플레이어가 야영을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봐 왔던 휴식처보다도 커다랗게 지어져 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에리어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공허한테 물어보니, 여긴 《언데드 카니발》 이상으로 불길한 에리어라서 플레이어가 별로 오지 않는다는 듯하다. 뭐, 그렇겠지. 그보다, 그 기분 나쁜, 부패한 시체들이 살고 있는 에리어보다도 인기가 없다는 시점에서 뭔가를 깨달아야 한다.
텐트는 잔뜩 있으니 다들 적당히 골라서 사용하기로 하고 한동안 휴식을 한 뒤 휴식처 중앙에서 집합했다. 저녁 시간이다.
공허가 갖고 있던 아이템, 장작과 화염석이라는 불을 일으키는 아이템을 사용해서 모닥불을 피우기로 했다. 다 같이 불을 빙 둘러싸고 앉는다. 저녁은 공허 일행이 어디 에리어에서 몬스터를 쓰러트렸을 때 입수했다고 하는 뼈가 달린 고기. 이걸 구워 먹기로 했다. 음료는 보리차.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양 끝에 뼈가 붙어 있는 부드러워 보이는 거대한 고기. 이게 적당히 익을 때까지 불로 굽고, 잘 익은 걸 확인하고 먹었다.
탄성 있게 늘어나는 고기를 이빨로 잘라 입 안에서 우물거려 본다. 한 번 씹을 때마다 대량의 육즙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소고기와도 돼지고기와도 다른 와일드한 맛이다. 이 세계의 음식은 현실의 미각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으니, 현실에도 같은 맛의 음식이 있을 텐데, 이런 고기는 처음 먹어봤다. 류하고 린도 맛있게 먹고 있다.
입 안의 기름기를 보리차를 마셔서 해소하고, 나는 내 대각선 앞에서 고기를 우아하게 먹고 있는 공허한테 말을 걸었다. ……내 앞에 있는 카케히 씨가 입에서 육즙을 뚝뚝 떨어트리면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고기를 먹고 있던 것 보지 않았던 걸로 치기로 하자.
“네가 소속되어 있는 《불멸룡》이라는 건 대체 무슨 길드야? 일단, 게시판에서 조사는 해 봤는데.”
공허는 어디에선가 하얀 손수건을 꺼내서 입가를 닦더니, 입을 열었다.
“어떤……인가. 그렇군. 《불멸룡》의 길드 마스터는 현재 가장 강한 플레이어 후보라 말이야, 《남제》 나 《유성》과도 버금가는 실력자야.”
“분명, 《진원지》의 호칭을 가진 구룡 씨였던가?”
“그래. 구룡 씨는 굉장한 사람이라 말이지, 이 게임이 개시된지 고작 몇 개월 만에 《불멸룡》을 설립했어. 《밝히는 빛》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지만 말이야. 그 뒤로 엄청난 기세로 실력을 키워서 첫 번째 이벤트에서 준우승, 두 번째 이벤트에서는 훌륭하게 우승을 했지.”
자신의 길드 마스터, 구룡을 기쁘게 얘기하는 공허의 눈에 동경 이외의 『무언가』가 섞여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내 등골이 부르르 하고 떨렸다.
“굉장한 건 구룡 씨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 간부 사람들도 상당히 굉장하지만 말이야. 간부는 전원 7명. 간부에는 각자 《용아(龍牙)》 《용조(龍爪)》 《용익(龍翼)》 《용안(龍眼)》 《용완(龍腕)》 《용각(龍脚)》 《용미(龍尾)》 의 호칭이 주어져 있어. 지금, 《용각》이 비어있으니까 나는 거길 노리고 있지. 아, 참고로 간부하고 서브 마스터는 또 달라.
“호오―.”
꽤 복잡하네. 하지만 질서정연해 보이고, 류하고 린을 맡겨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바로 빠져나갈 예정이고, 간부 같은 건 솔직히 아무래도 상관 없고.
식사가 끝나자 공허는 필요한 재료가 있으니까, 라며 밤의 숲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뭔가 야행성 몬스터 같은 녀석들한테서만 얻을 수 있는 재료라던가. 공허의 다른 일행들은 자기 텐트로 들어가 버렸고, 모닥불 앞에는 나하고 류, 린이 남았다.
고기 기름으로 번지르르 빛나고 있는 린의 입가를 류가 닦아 줬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린이 뭐라 소리치면서 류의 가슴을 툭툭 때렸다. 흐뭇하다. 뺨이 저절로 풀어진다. 시오리가 어렸을 적, 나도 그 녀석의 얼굴에 묻어있던 소스를 닦아 줬더니 저런 식으로 얼굴을 붉혔었지.
――――시오리(그 녀석)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솔직히, 시오리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현실 세계에서 있던 일을 사과하고 싶다는 감정과 버려졌다는 패배의 감정이 섞여서, 뭘 하고 싶은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나면 대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감이지만 말이야.
“너희들은 사이가 좋구나.”
머릿속으로 생각한 게 무심코 밖으로 흘러나온 모양인지, 두 사람이 장난치는 걸 그만두고 나를 바라봤다.
“류도 참, 평소엔 못 미더운 주제에 이럴 때에만 제 오빠인 척 한다구요!”
린이 옆에 있던 류를 살짝 떠밀고 내가 앉아있는 곳 옆자리에 앉았다. 류가 그 옆에 앉으려 하자, 린이 “메롱~.” 하고 혀를 내밀었다. 류는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짓고 린의 옆자리에 앉는 걸 그만두고 대신 내 옆에 앉았다.
“그런 거야? 류는 잘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녀석, 현실 세계에 있었을 때…….”
그 뒤로 30분 정도 류가 현실에서 저질렀던 얘기를 린한테서 듣고 있었다.
진짜냐……. 감기약하고 착각해서 설사약을 마시다니, 너………….
“하지만 류는 제 소중한, 단 한 명밖에 없는 오빠니까.”
린이 창피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면서 그렇게 말했을 때, 내 가슴이 쿡 하고 아팠다. 옛날, 이오리가 비슷한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의 이오리의 얼굴이 뇌리에 떠올라 가슴이 옥죄어지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그걸 떨쳐내기 위해서 린의 말을 들은 류의 표정을 봐 주려고 뒤를 돌아본 순간, 류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과 동시에 누가 내 등을 세게 밀었다. 균형을 잃고 의자에서 굴러넘어진 나는, 봤다.
그걸 봤다.
보고 말았다.
류의 왼쪽 가슴에 나 있는 칼날을.
0가 된 류의 HP를.
“린을……부탁드려요.”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져가는 류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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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는 골렘 마운틴에서 입수한 방어구 전용 종속 스킬로 인해 즉사 회피 《생명력》을 갖고 있었지만, 방어구를 바꿨기 때문에 《생명력》은 잃은 상태입니다.
참고로, 지금 방어구 쪽이 방어력이 더 높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