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de Online》-Party- 15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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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y-
15
바깥으로 나오자 플레이어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여관으로 갈 때는 전속력으로 달려서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장간을 찾으려고 천천히 걸어다니고 있어서 그렇지도 않다. “야, 저 녀석 초기 장비인데다 태도다.” “아직 태도 사용자가 있던 건가? 이미 전부 다 다른 무기로 바꿨다고 들었는데.” “나 태도 사용하는 녀석 처음 봤어.” 등등, 플레이어들은 나를 보면서 떠들고 있다. 젠장, 이상하잖아. 왜 게임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진이 그딴 말을 꺼냈지? 게다가 다른 플레이더들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왜 그딴 수상한 녀석의 말을 믿는 거냐고.
플레이어들을 무시하면서 도시 안을 걸어 다니면서 대장간을 찾는다. NPC가 열고 있는 대장간을 찾아냈지만 패스한다. NPC가 열고 있는 생산계 가게보다도 플레이어가 하고 있는 가게 쪽이 훨씬 품질이 좋은 것이다. 분명 이 마을에도 플레이어가 연 대장간이 있을 것이다.
한동안 찾으며 돌아다니자 플레이어가 운영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 대장간을 발견했다. NPC의 가게는 전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특징이 없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대장간은 방금 봤던 NPC의 가게보다도 꽤 크니까 눈에 띄고 있다. 나는 이 대장간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살짝 갈라진 나무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어서 옵셔-!” 하고 얼빠진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로 봐서 이 가게를 열고 있는 건 여자인 것 같다.
가게 안에는 책상이 몇 개 나열되어 있으며, 거기에 방어구나 무기가 빼곡하게 놓여 있다.
카운터에 서 있는 건 갈색 머리 여자였다. 짧게 자른 머리에서 어딘가 남성스러움이 느껴진다. 이목구비는 상당히 또렷하고, 깊은 쌍커풀 눈이 인상적이다.
“실례합니다. 몬스터의 소재로 방어구를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데요.”
나른하다는 듯이 나를 보던 여자의 눈이 치켜떠진다. 아무래도 태도 장비가 신기한 모양이다. 내 전신을 핥듯이 바라본 뒤, 그 여자가 입을 열었다.
“아, 그러니까. 너 왜 태도야? 그보다 왜 초기 장비 그대로 입고 있는 거지?”
여자에 입에서 나온 건 의문이었다. 별로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확실히 태도 장비는 드물지만 초기 장비 같은 건 이제 상관없잖아. 그보다 진짜 잘도 초기장비로 그 숲에서 나올 수 있었네……. 기적이겠지, 그거?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좀.”
적당히 얼버무리도록 하자. 얼버무리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여자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일단 직업 모드로 들어간 것 같다. 어떤 재료를 갖고 있는지 물어봤다.
으음. 그 뒤로 상당한 양의 재료를 손에 넣었으니 말이지. 일단, 그 중에서 가장 강해 보였던 그 푸른 곰 (이름은 거대한 푸른 곰 굴브아지오) 의 재료를 꺼내 보기로 했다.
나는 카운터에 거대한 푸른 곰의 뻣뻣한 가죽, 거대한 푸른 곰의 단단한 뼈, 거대한 푸른 곰의 꼬리, 거대한 푸른 꼼의 송곳니를 꺼냈다. 여자는 가죽을 손에 집어 들고 얼굴을 갖다 대어 관찰했다. 생산계 스킬 중에는 <<감정안>> 이라는 게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템의 레어도나 효과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이 여자도 <<감정안>>을 갖고 있는 건가?
“어, 거짓말, 뭐야 이게!?”
여자는 카운터에 둔 굴브아지오의 재료를 보고 경악의 소리를 질렀다. 뭐냐니, 뭔 소리야. 갑자기 큰 소리 내지 마.
여자는 아이처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재료를 손에 들고 살펴보고 있다. 뭔가 보이는 건지 모르는 나는 잠자코 그 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대충 다 살펴본 여자는 후우, 하고 숨을 토하며 나를 봤다.
“너, 어떻게 이런 레어 소재를 갖고 있는 거야? 뭐야 이거, 말도 안 돼. 이런 레벨의 재료는 본 적도 없어. 뭐야 이게? 어디 살던 보스몬스터? 하지만 이런 이름을 가진 보스 몬스터는 모르고……어디서 얻은 거야?”
여자가 흥미만만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물어본다. 어디서……라고 물어봐도 말이지. 버그 때문에 <<블러디 포레스트>>에 가버렸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떡할까. 으음.
“너무 묻지 말아 주시겠어요? 다른 대장간에 가도 저는 상관없는데요.”
일단 어느 소설에서 읽었던 것 같은 대사를 읊어봤다. 이래도 아직 물어보면 진짜 다른 곳으로 옮기자. 주목받고 싶지 않으니까 별로 그러고 싶진 않지만 말이야.
“아, 미안미안. 알겠어. 이걸로 방어구 만들어 볼게. 아―그리고 나중에 무기도 만들어 줄 건데, 어떡할래?”
“그럼 태도로 부탁드려요.”
이 말을 듣고 여자는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그 직전에 멈춘 것 같았다. 다행이다. 다른 대장간을 찾으러 가는 건 귀찮으니까 말야.
“……알겠어. 완성시킬 때까지 반나절 정도는 걸려. 다 만들면 부를 테니까 친구 등록 해 줄래?”
머릿속으로 친구 등록, 이라고 생각하자 손가에 카드 같은 게 나타났다. 여자도 같은 걸 꺼내들고 서로 카드를 교환했다. 이걸로 친구 등록은 완료다. 원할 때에 채팅을 해서 확인할 수 있다.
여자는 렌시아 라고 하는 이름이다.
“그럼 아카츠키 군, 돈은 방어구가 다 만들어지고 나서 줘도 돼.”
렌시아 씨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뒤, 나는 대장간을 뒤로 했다. 이어서 가는 곳은 NPC가 열고 있는 잡화점이다. 잠화점이라 해도 그렇게 많은 종류의 아이템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말야. 여기로 가는 건 입수한 아이템을 파는 것과 회복약 같은 걸 모으기 위해서다. 렌시아 씨의 작업이 끝나는 건 반나절 뒤. 아직 점심도 안 됐고, 이 뒤 나는 <<골렘 마운틴>>의 공략 에리어로 갈 생각이다. 방어구와 무기가 오는 걸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 같지만, 솔직히 이제 참을 수가 없다. 내 1년이 얼마나 통할지 얼른 시험해 보고 싶다. 그 숲에 있었을 때는 이런 생각은 안 했지만, 역시 밖으로 나와 보면 이러는 법이다.
“어서오세요.”
잡화점은 노점이다. 가게 앞에 서니 NPC의 어딘가 무기질적인 목소리가 나를 맞이했다.
아이템 박스에서 불필요한 아이템을 선택해서 NPC한테 건넨다.
붉은 곰의 모피 X 10, 붉은 곰의 손톱 X 10, 쉘드 스콜피온의 단단한 껍질 X 10, 쉘드 스콜피온의 집게 X 10, 쉘드 스콜피온의 독꼬리 X 10, 마비뿔 토끼의 모피 X 10, 마비뿔 토끼의 뿔 X 10, 마비뿔 토끼의 꼬리 X 10, 거대 살인 벌의 날개 X 10, 거대 살인 벌의 바늘 X 10 등등, 그 숲에서 얻은 재료 아이템을 전부 팔기로 했다. 이제 필요 없고 말이야. 같은 아이템은 10개밖에 가질 수 없어서 숲에서 얻은 아이템은 전부 다 합치면 엄청난 양이 됐을 텐데 아깝다.
“126만 2926 테일이 되겠습니다.”
“뭐?”
NPC의 입에서 날아든 액수에 무심코 되묻고 말았다. 이제 와서 그러는 거지만 이 세계의 화폐 단위는 테일이다. 비싸고 싼 기준은 엔하고 거의 다를 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100만 테일은 상당한 액수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싸잖아……. 뭐 됐어, 돈은 잔뜩 갖고 있어도 손해 볼 건 없고 말이지. 큰돈을 갖고 있으면 PK당할 우려가 있지만, 뭐 갖고 있는 것만 안 알려주면 문제없겠지.
NPC한테서 돈을 받아 든 뒤, 회복약과 스테미너 드링크 같은 회복 계열 아이템과 에리어에서 마을까지 순간이동 할 수 있는 워프 로프를 사고, 노점포를 뒤로 했다. 참고로 워프 로프는 다른 아이템과 달리 한 개 밖에 가질 수 없다. 그리고 보스하고 전투가 시작되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보험이다. 지금 나라면 간단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가는 곳은 당연히, <<골렘 마운틴>>.
자, 여러분. 나의 화려한 태도 무쌍을 차분히 즐겨 주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