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de Online》-Free Life- 82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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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Life-
82
우리 동료가 돼라, 라고 센닌바리는 대답했다. 마치 친구한테 놀자고 권유하는 듯한 모습으로, 싱긋 미소까지 지으면서. 말하고 있는 것과 태도의 차이가 너무 격심해서, 그게 더 무섭다. 긴장하고 있는 기색도 없이, 일상의 한 테두리에 있는 듯한 그런 태도다.
“동료가 될 것 같냐? 살인자 동료가.”
완전히 이 남자의 분위기에 집어삼켜졌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도, 억지를 부리며 그렇게 말했다. 센닌바리는 내 대답을 예상했던 것처럼 딱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공허한 미소를 계속 짓고만 있었다. 아직 나한테 뭔가를 해 오려는 낌새는 없다. 이대로 이 남자한테서 등을 돌리고 도망칠까 생각도 해 봤지만, 여기 있는 게 이 녀석 혼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 녀석 외에도 동료가 있을 가능성이 높겠지.
“흠. 지금까지 몇 명이나 권유해 봤지만 대부분의 녀석들은 거절했었지. 하지만 뭐 그렇게 초조해 하지 말라구. 일단은 어깨의 힘을 풀고 내 이야기를 들어 보게. 아, 당연한 얘기지만 거절하면 죽일 테니까 선택은 신중히 하고. 그리고, 도망치려고 해도 무리야. 역시 나 혼자 여기까지 올 리는 없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겠지?”
“………….”
얘기만이라면 들어보지, 하고 나는 대태도를 등에 달린 칼집에 꽂아 넣었다. 당연히 경계를 소홀히 한 건 아니다. 대태도를 등에 집어넣으면서, 세 발 정도 옆으로 이동한다. 그 동안 전 속력으로 윈도우를 열어 카타나한테 『구』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하나밖에 칠 여유가 없었다. 카타나가 이 의미를 이해해 줄 거라는 쪽에 도박을 하자. 그 녀석이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면 와 줄 터다. 내가 두더지 사냥터에 와 있다는 건 그 녀석도 알고 있을 테고 말이다.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센닌바리가 얘기를 시작했다.
“먼저 우리들은 PK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야. 《눈눈눈(블러디 아이)》 녀석들 같은 쾌락 살인자가 아니란 말이다. 그럼 어째서 PK를 하는 것인가. 그건 이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클리어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그렇다. 너희들이 어째서 여기서 나가려고 하는 건지, 나는 이해를 못 하겠더군.”
“어째서냐니, 현실로 돌아가고 싶으니까 그런 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어째서 현실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거지? 현실로 돌아가면 변함없는 지루한 일상이 되풀이 되겠지. 너는 이 세계에서 몬스터를 쓰러트리거나, 레벨을 올리거나 하는 그런 걸 즐겁다고 느낀 적은 없는 거냐?”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즐겁다면 나갈 필요는 없지 않나? 여기 있으면 평생 일하지 않고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으니까 말이야. 현실 같은 건 시시하기 짝이 없지. 이 꿈의 세계에서 영원히 즐기면 되지 않겠나.”
이 녀석…….
“그런데 너희들은 이 게임을 공략하려 하고 있지. 이 세계를, 우리들의 낙원을 파괴하려 하고 있단 말이다. 우리들은 그걸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공략조를 노리고 PK하는 거냐?”
“그렇다. 클리어하려는 주력 부대가 괴멸하면, 다들 공략을 포기할 테니 말이다.”
“………….”
“우리들,《구울(식시종)》은 이 세계, 《Blade Online》을 클리어하려고 하는 녀석들을 괴멸시키기 위한 길드인 거다. 정의를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란 말이다. 그러니 PK길드 같은 명칭으로 불리는 건 어처구니가 없더군.”
“………….”
“좋지 않나. 여기서 죽으면 현실에서 죽는다는 보장은 없지. 가령 죽는다 하더라도, 죽으면 죽는다는 건 현실도 마찬가지 아닌가? 게다가 운영진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실에서는 거의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 여기서라면 영원히 즐기면서 지낼 수 있다. 어째서 여기서 나갈 필요가 있단 말이냐.”
“………….”
“그리고 나는 이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지. 지금은 가르쳐 줄 수는 없지만, 동료가 된다면 언젠가 가르쳐 줄 수 있는 때가 오겠지. 평생 살아갈 테니 세계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 권리가 있으니까 말이다. 알고 싶지 않나?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
“너는 공략조 사람들과 연이 있겠지? 그러니 너는 그들의 정보를 우리들한테 가르쳐 주면 돼. 어느날 어느 시간에 누가 어디로 가는지를 말이다. 그때 우리들이 습격을 하지. 그리고 너를 동료라고 믿고 있는 녀석을 네가 뒤에서 찌르는 거다. 그 외에도 몇 명인가 공략조 안에 동료가 있으니, 그들한테도 협력을 받도록 하겠다.”
“역시, 공략조 안에 배신자가 있는 건가……. 지난번《연합》이 괴멸됐을 때도 내통자가 있었기 때문인가…….”
“그 말대로다. 정면으로 싸우면 우리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테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동료가 공격하면 패닉에 빠져서 꽤나 간단히 쓰러트릴 수가 있지. 뭐 《눈눈눈》녀석들도 공략조에 내통자를 집어넣고 있는 모양이지만 말이야.”
“………….”
“하하하. 나 자신이 싸우는 일은 없지만, 우수한 부하가 몇 명 있어서 말이네. 그 녀석들한테 맡겨 두면 대체로 제대로 되는 일이 많지. 너도 상당한 인재다. 우수한 부하가 되어 줄 테지.”
“………….”
“자, 아카츠키 군. 딱 한 번만 더 말하지.”
이 녀석은………….
“우리의 동료가 돼라.”
센닌바리는 양팔을 크게 벌리며 말했다.
“그리고 이 세계를 같이 구하지 않겠나!”
“큭…….”
이 녀석은 미쳤다. 어딘가 머리가 돌아버렸다. 미소를 짓고 있는 이 녀석이 무섭다. 당연하다는 듯이 거기에 있는 광기에, 나는 진심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
센닌바리는 양팔을 벌린 채로 나를 보고 있다. 거절하면 죽는다. 워프 로프는 사용할 수 없다. 도망치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선택했다.
“알겠어. 나를 동료로 삼아 줘.”
센닌바리의 입이 가늘게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