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Blade Online

《Blade Online》-Event- 61

『큐빅』 2016. 1. 15. 23:34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Event-


61


카타나와 헤어져 내 대기실로 돌아오니 마침 내 전 시함이 끝나고, 두 사람의 플레이어가 사라지는 참이었다. 분명 《밝히는 빛》의 길드 마스터인 《유성》의 차례였을 것이다. 이 승부에서 이기면 싸우게 될 상대니 《유성》이라 하는 사람의 실력을 보고 싶은 참이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닥터 페퍼 얘기가 꺼내지면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후우하하.

그러고 있는 사이에 내 몸이 녹색 빛에 감싸이기 시작했다. 필드로 전송이 시작됐다.

자 그럼, 이번 시합에는 일단 승산이 있긴 하지만 잘 되려나.




준준결승 정도 되면 만나게 될 상대도 상당한 실력자. 사전에 정보를 알아뒀다고는 해도 방심은 전혀 금물이다. 그리고 이번 상대는 방심 같은 걸 했다간 순식간에 패배해 버릴 정도의 실력자다.

《이동 성벽》. 《불멸룡》의 서브마스터.

나하고 비슷한 키의 여자다. 장비하고 있는 건 튼튼해 보이고 움직이기 편해 보이는 하얀 갑옷, 그리고 왼손에 쥐여져 있는 거울처럼 풍경을 반사하고 있는 커다란 방패와 검. 즉 한손 검사다.

그녀가 《이동 성벽》 같은 거창한 이명을 갖고 있는 건 그 왼손 방패와 관련이 있다. 저 방패는 장비하는 걸로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장비 스킬을 갖고 있다. 그 효과는 방패로 막아낸 공격의 절반의 위력을 점점 축적시키고, 그 데미지를 상대한테 넣을 수 있다. 무서운 스킬이다. 스킬이 없더라도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는 그녀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방패로 날아올 공격을 경계해야 하니까. 하지만 나한테는 이 스킬을 무효화시키고 반격할 방법이 있다. 타이밍만 잘 맞는다면, 말이지만.


《이동 성벽》에 표시되어 있는 이름은 루크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이름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이 이름을 부르기로 하자.

루크의 시선은 내 머리 위로 향해져 있다. 즉 나하고 마찬가지로 이름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한동안 내 머리 위를 노려본 뒤, 내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날카로운 시선. 묵직한 압박이 몸에 달라붙어 온다. 그녀는 아직 아무런 스킬도 쓰지 않은 것 같다. 다시 말해 이 여자는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상대방한테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소리다.

아아……현실에도 있었지……. 불량배 짱이 된 녀석이 날 노려봤을 때 이런 식으로 시선으로 압박을 걸었었다.

승산이 있다고 했는데, 나는 이 여자를 너무 얕보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지금까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온 게 아니다. 나는 그 숲에서 죽자살자 필사적으로 살아왔다. 그냥 집 안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게 아니란 말이다. 게다가 나한테는 이 녀석한테, 이 녀석들한테 해야 할 말이 있다.

몸을 짓누르는 중압을 떨쳐내고 나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나도 루크를 노려봤다. 그러자 루크는 호오, 하고 감탄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루크라고 하네. 《불멸룡》의 서브마스터를 하고 있지. 네 이름을 들려주지 않겠나?”

“아카츠키. 무소속이고 태도를 쓰고 있지.”

“아카츠키라. 무소속이란 말이지……. 괜찮다면 우리 길드에 들어오지 않겠나?”

“거절하겠습니다. 그것보다 저는 《불멸룡》 사람한테 말하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말하고 싶은 것?”


뇌리에 새겨진 그 광경이 플래쉬백 된다.

가슴을 꿰뚫린 류가 지은 미소와 그 말.

추악한 미소를 지은 녀석들.

그걸 떠올리자 마음속에서 불타는 거무튀튀한 살의를 삼키고, 나는 녀석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공허라는 남자를 알고 있나요?”


그 한 마디를 듣고 그녀는 눈을 치켜떴다. 그리고 대충 사정을 깨달은 것 같았다.

《창기사》.  《불멸룡》의 간부 후보이자 이명 소유자, 그리고 《눈 눈 눈》에 소속되어 있던 최악의 남자의 이름. 그 녀석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분노가 가슴에 소용돌이치는 듯한 기분 나쁜 느낌이 느껴진다.


“설마 네가 공허를……?”

“맞아요. 그리고 저랑 같이 있던 남매 중 오빠가 녀석들한테 살해당했습니다. 죽인 건 《눈 눈 눈》 소속 인간이지만, 녀석들은 《불멸룡》에 잡임해서 거기에 숨어서 PK를 하고 있었죠.”

“……미안하군.”


루크는 그렇게 말하고 그곳에서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그 청렴한 성격에 순간 얼이 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고개를 숙였다고 해서 류는 돌아오지 않는다.


“……구룡한테는 내가 직접 말해두지. 이 대회가 끝나면 한 번 더 만나주지 않겠나. 조용한 곳에서 한 번 더 사과하고 싶군.”

“……예.”

“시합이 끝나고 난 뒤에 내 연락처를 당신한테 넘기러 가지. 정말로 미안하다.”

“……그럼, 일단 승부를 시작하죠. 말하고 싶은 건 나중에 한 번 더 듣도록 할게요.”

“알겠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루크는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장비하고 있는 검과 방패를 고쳐 들었다. 나도 등에 짊어진 태도를 뽑아서 루크한테 겨눈다. 서로 마주보자, 찌릿찌릿한 살기가 필드에 가득차기 시작한다. 승부 개시 신호는 한참 전에 나와 있었지만, 우리들은 그걸 무시하고 얘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한테서 불만의 목소리가 방금 전부터 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이 서로 마주보고 무기를 겨누자마자 그건 바로 사라졌다. 필드에 펼쳐진 건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루크 씨. 저, 안 봐 주셔도 돼요.”

“……미안하지만 그 말은 안 해도 그럴 생각이다.”


서로 동시에 땅을 박차고, 두 자루의 칼날이 서로 겹쳐져 격렬하게 불꽃을 튀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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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성벽》 씨 여자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