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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3장『죽음의 늪』
제 9화『사람을 먹잇감으로 삼아 왔으니까』
“여러분 모두, 마물의 먹잇감으로 삼아드리겠어요. 도망은 못 친다고요?”
올리비아가 손가락을 퉁기는 것과 동시에 방 전체에 결계가 펼쳐졌다.
내가 부순 문이 있는 부분도 결계로 뒤덮여 이동진까지 가는 통로가 막혀져 있다.
“자, 식사 시간입니다.”
퇴로를 막은 것과 동시에 올리비아가 신호를 내렸다.
저 여자의 지휘 아래에 있는 여러 마리의 마물들이 소리도 안 내고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통솔력이 잘 잡혀있다.
하지만――그게 효과를 발휘하는 곳은 넓은 곳이다.
사방이 벽으로 뒤덮인 지하실에서는 행동의 폭이 크게 줄어든다.
몸집이 큰 마물들은 아무리 연계를 취하려 해도 여기선 직선상으로 달려올 수밖에 없다.
“너희들한테 볼 일은 없어.”
마물들의 발 밑으로 마석을 던진다.
메마른 소리를 내면서 떨어진 마석을 마물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올리비아의 지시에 따라 사냥감을 사냥하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평범한 마물이라면 간단히 피할 수 있을 터인 공격을 받게 되고 만다.
“――『파괴 마술(브레이크 매직)』”
마석이 폭발했다.
여기를 향해 달려오던 마물들이 화염에 삼켜진다.
올리비아가 펼친 결게 덕분에 폭발로 바낙이나 천장이 무너질 걱정도 없다.
“뭐, 뭔가요……!?”
갑작스런 폭발에 동요하는 올리비아를 무시하고 마물의 무리들을 향해 달려든다.
“『가속』”
이쪽을 향해 달려오던 마물들의 대부분은 폭발로 인해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발이 사라진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달려드는 나한테 대처하려고 몸을 들어올린다.
“방해 돼.”
몸의 일부분이 사라져 움직임이 둔해진 공격을 피하고 마물들의 목을 떨어트린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목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폭발로 인해 약해진 마물들은 동료가 당했다는 걸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들고 있다.
거기서 맨 끝에서부터 비취의 태도로 마물들을 절단시켰다.
넓은 숲에서는 위협이었던 흐트러짐 없는 연계도 좁은 이곳에서는 걸리적 거리기만 할 뿐이다.
목이 사라진 마물들을 뛰어넘어 다음 마물의 몸으로 향했을 때였다.
“――――”
뒤로 물러나는 것과 동시에 방금 전까지 내가 있던 곳에 거대한 팔이 떨어졌다.
거기 있던 마물이 끈적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지하실 바닥에 물들었다.
“………….”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합성룡(키메라 드래곤)의 일격이다.
마물을 짓이기면서 합성룡의 거체가 앞으로 나오고 있다.
“과연, 과연. 확실히 A랭크 모험가라는 건 폼이 아니었던 것 같네요. 저택으로 보낸 마물이 격퇴당한 것도 수긍이 가요.”
합성룡의 몸 곳곳에 있는 세로줄――이빨 같은 게 나 있는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린다.
뒤룩뒤룩 끈적한 소리를 내면서 눈알이 데굴거리고, 여기저기에 나 있는 팔이 일제히 이쪽을 노린다.
“당신이라면, 합성룡의 시험 상대로도 딱 좋을 것 같네요.”
늘어나는 고무처럼 엄청난 숫자의 팔이 날아든다.
스텝을 밟아 회피하면서, 다가오는 팔부터 비취의 태도로 베어낸다.
하지만, 너무 많은 숫자에 다 대처하지 못해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된다.
짜증나는군.
“아하하하하! 당신 같은 쬐끄만 모험가가 합성룡을 쓰러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건가요??”
귀에 거슬리는 비웃음 소리가 거체 뒤쪽에서 들려온다.
이 용한테 어지간히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걸로 마음 상할 필요는 없답니다? 마장을 쓰러트리기 위해 만들어낸 게 이 합성룡이니까요.”
합성룡의 몸에 있는 입이 뻐끔뻐끔 여닫히기 시작했다.
입에서 주변의 마력을 빨아들이면서, 합성룡의 머리 쪽으로 모여든다.
꺼림칙할 정도로 크게 벌려진 입에 마력으로 뭉쳐진 화염의 구체가 만들어졌다.
“자, 저기 있는 더러운 혼종에 따른 걸 후회하면서 비참하게 죽어버리세요.”
합성룡이 브레스를 쏘았다.
대량의 마력이 담긴 업화의 일격.
과연, 확실히 화염룡의 브레스에 필적하는 일격이겠지.
“――그래서?”
그 정도가 어쨌다는 건데.
『마 훼 봉 살(이르 아타락시아)』로 위력을 감소시킨다.
물론 그것만 가지고는 다 막아낼 수 없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장비하고 있는 마술복『진홍의 갑옷』을 기동시켰다.
새까만 칠흑――그 위에서 잔물결 같은 진홍빛이 퍼져간다.
평상시에는 칠흑, 하지만 마력을 담으면 겁화의 문양이 새겨진다.
――따라서 『진홍의 갑옷』
철조차 태워버릴 브레스가 직격한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듯한 붉은 화염――――.
그 화염을 모두 『진홍의 갑옷』으로 무효화 시켰다.
지옥 같은 화염 속에서 합성룡으로 향해 달려간다.
브레스를 쏘고 있어서 그 거체는 무방비 그 자체.
마력을 빨아들이기 위해 크게 벌린 입 안으로 마력을 던져 넣었다.
파괴 마술로 인해 합성룡의 하복부가 날아갔다.
“네!? 뭐, 뭐가…….”
몸통이 크게 사라진 합성룡의 상반신이 땅으로 떨어진다.
그래도 아직 움직이려고 하는 추악한 괴물한테.
“――사라져라.”
파괴 마술을 다시 때려 박았다.
하복부에 이어서 합성룡의 상반신이 산산조각이 났다.
고기살점이 흩어지고, 썩은내가 지하실에 퍼진다.
“아, 아?”
남겨진 건 무방비한 올리비아, 단 한 명.
겨우, 너한테 손이 닿는다.
◆
“네……. 네? 뭐가……? 내 합성룡이, 어째서?”
굴러다니는 고깃덩어리의 산한테 시선을 보내는 올리비아.
당황하고 있는 이 여자한테, 이때까지 보여주던 여유는 없다.
“그래서? 이걸로 끝이냐?”
“큭…….”
올리비아가 뒤로 물러난다.
비장의 수단인 마물은 저걸로 끝이었던 것 같다.
“아, 알겠어요. 이제 저항하지 않겠어요!”
양손을 들고 올리비아가 무방비의 포즈를 취한다.
알랑거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나한테 다가온다.
“앗!”
그 도중에, 올리비아가 발이 꼬였다.
휘청거리며 나한테 쓰러지더니,
“――――”
“나한테 복종하세요!”
올리비아의 팔이 내 이마를 누른다.
동시에 마력이 흘러들어왔다.
그렇군, 이게 세뇌 마술인가.
“하……멍청한 남자로군요.”
“뭐가?”
“아니……!?”
눈을 치켜뜨며 올리비아가 뒤로 펄쩍 물러났다.
올리비아가 만진 부분을 손수건으로 닦는다.
기분 나쁘다.
“어, 어째서……!? 저는 확실히 마력을 흘려넣었을 텐데!”
세뇌 마술의 구조 자체는 30년 전에 올리비아한테서 직접 들었다.
뇌에 마력을 흘려 넣어 정신을 변모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에 닿기 전에 마력을 집중시켜서 저항하면 된다.
“그래서? 이걸로 끝이냐?”
“히…….”
같은 질문을 던지자, 올리비아가 처음으로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금방 오만한 것으로 바뀐다.
“하……! 저를 붙잡아서 황제 폐하한테 보고하려는 것이겠죠? 마음대로 하세요. 이 실험은 지금 제국한테 필요한 것이에요. 더러운 혼종들이 아무리 떠들어 봐도, 제 실험은 반드시 평가를 받을 테니까요!!”
제국한테 넘긴다, 인가.
확실히 마물을 조종했다고 하면 제국도 이 여자를 바로 처단하려고 하진 않겠지.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제쳐 두고, 혁신적인 기술인 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넘.겨.줬.을. 경우의 얘기다.
“안심해라. 그런 짓은 안 하니까.”
“……네?”
올리비아의 표정에 의문이 떠오른다.
“설마, 제 기술을 당신들한테 넘기라는 건가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제 기술은 당신들처럼 천박한 원숭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아니, 그 소리가 아냐.”
“그럼, 대체 저한테 무슨 짓을――.”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오해를 바로잡아 주자.
“너, 설마,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 말을 듣고 올리비아가 눈을 크게 치켜뜬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건, 무슨…….”
“여기서 너를 죽이겠다는 소리야.”
의미를 이해한 모양이다.
올리비아의 얼굴이 살짝 파랗게 질렸다.
“하……핫! 타국의 인간이……그것도 일개 모험가 주제에, 제국의 귀족인 저한테 그런 짓을 하고도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용서받을 필요 같은 건 없어.”
웃기는군.
끝까지 웃겨주시는군 그래.
“올리비아…엘리에스틸. 30년 전부터 너는 아무런 진보도 없군 그래.”
“30……무, 무슨 말을……?”
“30년 전에, 너는 세뇌 마술로 자기 부대를 전멸 시켰지?”
“……! 어떻게, 그걸.”
“그리고 그 뒤에 너는『영웅 아마츠』한테 세뇌 마술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진언하라고 요구했지. 하지만 거절당하고, 결국 세뇌 마술은 금술 지정을 받았지.”
올리비아의 표정이 창백해지는 게 보였다.
“너는 분풀이로 아마츠의 유체를 넘겨받는다는 조건으로 나.를 배신했어.”
“거짓말, 거짓말…….”
소매를 걷어서 오른팔을 보여준다.
손등에 새겨진 용사의 증거를, 올리비아한테 보여줬다.
“30년 만이구나, 올리비아 엘리에스틸.”
올리비아는 창백해진 표정으로 후들후들 다리를 떨더니, 운동을 했을 때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싫어 싫어 하고 몇 번이나 고개를 젓고 있다.
서기도 힘들어진 건지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
“제국이라던가, 귀족이라던가 나는 신경 안 써. 이건 배신당한 것에 대한 내 복수야. 알겠어? 누군가한테 용서받을 필요 따윈 없다고.”
“아…아아……. 당신은 분명 죽었을 텐데. 그럴 수가, 거짓말, 거짓말이에요.”
겨우 자신의 상황을 이해한 것 같다.
주저앉은 채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거짓말이 아냐.”
도망치려고 하는 그 발을 힘껏 밟아줬다.
뼈가 박살나는 날카로운 소리가 지하실에 울려퍼진다.
“어……아?”
잠깐 틈을 두고, 올리비아가 절규했다.
“엘피. 이 녀석은 내가 처리하겠어. 너는 카렌 씨를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가 줘.”
“알겠다. 뒤는 맡기마.”
마안으로 결계를 부수고, 엘피는 카렌을 끌어안은 채로 지하실에서 나갔다.
지금부터 있을 일은 역시 카렌한테는 보여줄 수 없다.
보여줄 만한 게 못 된다.
“아아아……! 다리, 제 다리가……아!”
밑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박살난 발을 붙들고 올리비아가 울부짖으면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물론 이걸로 끝낼 생각은 없다.
이런 걸로, 끝낼까 보냐.
“그럼, 복수를 시작해 볼까?”
◆
뭘 하려고 하자, 올리비아가 손을 들어올린다.
이상한 짓을 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양손과 양다리의 뼈를 박살내 줬다.
그 쇼크로 인해 실금을 하고 기절해 버렸지만, 발로 걷어차자 정신을 차렸다.
끼고 있던 반지형 마력 부여품을 사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
안에는 올리비아의 마력이 담겨 있다.
아무래도, 여러 마물의 뇌하고 라인을 이어 세뇌를 유지하기 위한 마력 부여품인 것 같다.
“아마츠 님……요, 용서해 줘.”
“닥쳐.”
“아아아악!!”
올리비아의 긴 머리카락을 붙잡아 땅에서 질질 끌어당긴다.
그래도 지하실에 있는 우리을 둘러봤다.
아무래도 이 안에서 마물을 사육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수는 적지만, 여러 종류의 마물이 존재하고 있다.
그 안에, 손가락 정도 크기의 벌레가 우글거리는 우리가 있었다.
구멍이 깊어서 밖으로 기어나올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빨 벌레』인가.”
인간의 이빨과 비슷한 모양의 이빨을 가진 최하급 마물이다.
이빨을 사용해서 살점을 뜯어먹으려고 하는 흉포한 마물이지만, 그냥 한 마리는 매우 약하다.
무리로 다녀도 마술을 쓰면 단숨에 청소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밖에 없다.
제일 중요한 무는 힘도 그렇게 강하지 않다.
“………….”
아아.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저……저는, 배신 따위 하지 않았어요……아마츠 님의 오해에요……!”
이때가 돼도 올리비아는 아직 변명을 하고 있다.
“류자스의 기억을 『탐색의 금날 검』으로 들여다봤다. 그때 그 녀석의 기억엔 네 모습이 아주 생생히 들어가 있었지.”
“흑……흑!”
입을 뻐끔뻐끔 거리며 올리비아가 떨고 있다.
“들어가.”
이발 벌레의 우리를 열고 그 안으로 올리비아를 걷어찼다.
비명을 지르며, 이빨 벌레가 우글거리는 구멍 안으로 굴러 떨어진다.
그 뒤로, 바로 우리의 자물쇠를 잠갔다.
세뇌가 아직 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건지 이빨 벌레 무리들은 올리비아를 피해서 우리 구석으로 도망쳤다.
“뭐……뭘 하려는 건가요……?”
“말했잖아? 죽일 거라고.”
“서……설마.”
내가 뭘 하려는 건지 눈치 챈 것 같다.
올리비아의 얼굴이 창백을 뛰어넘어 흙빛이 되었다.
“기다려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 저는 그냥 인정받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부탁드려요! 요, 용서를……! 세뇌 마술의 사용법도, 이 영지도 전부 넘길게요! 제 몸을 마음대로 다루셔도 되니까! 사, 살려 주세요!!”
눈물을 글썽거리며 올리비아가 나한테 빌고 있다.
“갓슈도 너한테 그렇게 말했잖아? 죽고 싶지 않아, 살려달라면서 말이야.”
“네……?”
“아까, 즐겁다는 듯이 말했잖아? 너는 그때 마지막으로 어떻게 했지?”
“아……아…….”
올리비아한테서 빼앗은 반지를 손에 쥐었다.
마술의 세뇌를 유지시키고 있는 마력 부여품이다.
“싫어……싫어어어!!!”
반지가 발휘하고 있던 효과를 전부 없앴다.
마물들한테 걸려있던 세뇌가 일제히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아, 아아아아아아!!!”
우리 안에 있던 이빨 벌레들은 세뇌에서 해방되어 눈앞에 나타난 먹잇감으로 달려든다.
이빨을 드러내면서 마물들이 일제히 올리비아한테 달려들었다.
“그……그만 두세요! 오지 마! 오――!? 아, 아아아아아아아악!!!”
살점을 갉아먹힌 올리비이가 절규한다.
“너, 말했지? 혼종하고 아인은 얌전히 인간(나)의 먹잇감이나 되면 된다고, 라던가?”
30년 전부터, 계속.
“지금까지 잔뜩 여러 사람을 먹잇감으로 삼아 왔잖아?”
그렇다면.
“너 자신이 먹잇감이 되더라도 할 말은 없겠지?”
◆
이빨 벌레가 올리비아를 물어뜯는다.
다리를, 몸을, 팔을, 어깨를, 목을, 얼굴을, 온몸 곳곳을 물어뜯고 있다.
으직으직 하고 살점이 뜯겨나가 올리비아가 울부짖는다.
“싫어어어, 싫어어어어어어어!!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기분나빠 기분나빠기분나빠기분나빠!! 아아아아아! 아파 아파 아파아파!!”
그 처참한 광경에 비해, 이빨 벌레가 살점을 파먹는 페이스는 느리다.
천천히, 천천히, 저 마물들은 살점을 파먹는다.
“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 어째서 제가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건가요!? 거짓말, 이런 거, 어째서, 아아아아아! 싫어어어어어어어!!”
부러진 팔을 휘두르며 필사적으로 이빨 벌레를 짓뭉갠다.
몇 마리의 이빨 벌레가 그 행동으로 짓이겨졌지만, 다른 벌레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올리비아한테 계속 달려들고 있었다.
“아마츠 님!!! 여, 영웅! 영웅이라면, 이런 건 이상해요! 살려 주세요!”
“미안하다만, 용사도 영웅도 포기한 몸이라서 말이다.”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아! 살려 줘어어어어어어!!!”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리고, 얼굴을 눈물과 콧물, 침범벅으로 만들면서 올리비아는 필사적으로 빌었다.
양손 양 다리의 뼈가 불어져 있어서 도망칠 수도, 싸우는 것도 제대로 못 한다.
그저 할 수 있는 건 이빨 벌레한테 잡아먹힐 뿐.
“네가 죽여 온 사람들도 죽고 싶지 않다고 했을 거다. 모두 다, 갓슈도! ……나라도 그래. 너는 그 사람들을 비웃으면서 죽여 왔단 말이야.”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던 거에요! 용서해 줘요! 용서해 줘!”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다른 사람을 비웃으며 활개치던 주제에, 자기가 그 입장이 되면 갑자기 사과하기 시작한다.
자기가 그렇게 되기 싫다면, 다른 사람한테도 안 하면 될 텐데.
“죽고 싶지 않아……!”
올리비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아무리 힘이 약하더라도, 끊임없이 몸의 살점이 파먹히면 아마 1시간도 안 지나서 숨이 끊어지고 말 것이다.
“정말로 네가 나빴다고 생각하는 거냐?”
“……!!”
그 질문에 올리비이가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안 할게요! 아인도, 혼종도, 이제 아무것도 안 할게요! 아마츠 님도 이제 배신하지 않을 테니까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살려줘요!”
“……알았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하고 나는 배낭에서 어떤 물건을 꺼내들었다.
“고급 포션이다. 마셔.”
“……아아아아아!!”
아주 잠깐 우리를 열어 포션을 던져 줬다.
소리로 나오지 않는 비명을 지르며 땅에 떨어진 포션을 향해 올리비아가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며 기어간다.
내가 던진건 상당히 비싼 포션이다.
고급 포션이라는 것도 거짓말이 아니다.
“꿀꺽……꿀꺽.”
입으로 병을 열고 올리비아가 짐승처럼 포션을 다 마셨다.
바로 효과가 발휘되어 올리비아의 상처가 나아간다.
다만,
“……어?”
아.주. 조.금.씩.
“제국에서 산 『지속 포션』이다. 평범한 포션하고 달리 단숨에 상처가 낫는 게 아냐.”
“아……아아…….”
“그 대신에, 몇시간 동안 상처가 조금씩 계속 낫는 효과가 있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올리비아의 상처가 낫는다.
나은 부분을 이빨 벌레가 물어뜯는다.
그 부분이 다시 낫는다.
그게 계속 반복된다.
“지속 포션 중에서도 특급인 녀석이다. 뭐, 그 페이스로 간다면 반나절 정도는 버티지 않을까?”
“살려 주겠다고 했으면서!! 거짓말쟁이!! 어째서!?”
“그런 말을 한 마디도 안 했어.”
콰직콰직 살점이 뜯겨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
“말했지? 너는 갓슈를 죽일 때 처어어어어언천히 즐겼다고 말이야.”
“아아아아…….”
“그러니까 너도 처어어어언천히 즐겨 줄게. 기쁘지 않아?”
“그럴 수가아아아아아……!!”
살점을 파먹는 소리가 들린다.
콰직콰직.
콰직콰직콰직.
콰직콰직콰직콰직.
◆
세 시간 정도 지났다.
『살려 줘』『죽기 싫어』『왜 이렇게 된 거지』.
맨 처음에는 그런 식으로 소리치고 있던 올리비아였지만, 말하는 내용이 바뀌었다.
“이……여줘. 죽여줘……죽여줘!!”
반나절도 안 지났는데 벌서 그런 말을 하고 있다.
갓슈는 반나절을 버텼다고 하는데.
“안심해라.”
올리비아한테 말해 줬다.
“맨 처음에 너, 『죽기 싫어』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더 살려 줄게.”
얼굴에 절망의 표정이 달라붙은 올리비아한테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상.냥.하.니.까. 말이야.”
◆
끊이지 않는 고통.
끝없이 살점을 파먹힌다.
그러면서 죽을 수도 없다.
그 뒤로 다시 『죽기 싫어』라고 울부짖는가 싶더니, 『죽여 줘』라며 빌기 시작한다.
나는 그 모든 게 너 자신이 뿌린 씨앗이라며 비웃어 줬다.
그렇게 해서 다시 몇 시간 뒤.
다른 사람을 비웃으며, 먹잇감으로 삼아왔던 여자는
『――――』
말 그대로, 뼈도 안 남기고 벌레의 먹잇감이 되었다.
―――――――――――――――――――――――――――――――
자극이 강하니까 주의!
라고 후기에 적어 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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