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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3장 제 6화『드러나는 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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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3장『죽음의 늪』


제 6화『드러나는 악의』


그 뒤로 그곳을 떠나고 만 카렌은 금방 따라잡았다.

출구 앞에서 쟌하고 같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우리가 온 걸 눈치 채고 카렌은 아직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끈으로 묶어둔 붉은 머리칼이 흔들린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음. 배가 고프니 얼른 성으로 나가고 싶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고마울 정도다.”

“너는 방금 그렇게 빵 먹어 두고도 배고픈 거냐?”


붉어진 눈가를 비비며, 카렌이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 쿡 하고 웃는다.

억지로 웃고 있는 게 느껴지는 안타까운 미소다.


“엘피 씨의 배가 고프신 것 같으니까, 도시에서 가볍게 식사라도 하면서 돌아가도록 할까요?”


다부지게 행동하는 카렌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무기랑 짐을 받고 난 뒤 우리들은 제국을 뒤로 했다.



그 뒤로 두 시간 후.

점심을 먹고, 도움이 될 것 같은 물건을 구입한 우리들은 제국을 떠났다.

커다란 성문이 멀어지는 게 보인다.


“엘피. 올리비아에 대한 거 말인데……눈치 챘냐?”

“물론이다. 교활한 것 같긴 하다만, 머리 쪽은 그렇게 좋은 것 같지 않구나.”


이 녀석이라면 눈치 챘겠지.


“이 일련의 사건하고, 네 얘기를 들어보면 싫어도 예감이 든다. 그 여자하고 한 대화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말이다.”

“그러면, 남은 건 꼬리를 붙잡는 것뿐인가.”


그 녀석의 저택에 직접 숨어들어도 되지만, 그 전에 딱 하나 걱정거리를 해소해 둘 필요가 있다.

그것만 마치면 어떻게든 된다.


“………….”


엘피하고 대화를 한 뒤, 카렌한테 시선을 돌린다.

시간이 지나자 어느 정도는 진정이 된 것 같다.


겉으로 봐서 카렌은 이제 막 스물이 된 참이겠지.

아직 힘들 텐데, 그 뒤로 평정을 유지하고 있다.

당주 대리로서 제국 도시로 불리고, 그때까지 부여되어 있던 중요한 역할에서 퇴임하게 됐다는데도.


내 시선을 눈치 챈 건가, 카렌이 고개를 숙인 채로 입을 열었다.


“막 의뢰했는데, 몹쓸 꼴만 보여 드리네요…….”

“신경 안 쓰셔도 되요. 이 녀석은 뭔가, 항상 꼴사나우니까요.”

“난 납득 못 한다 이오리.”


잠깐 미소를 짓고, 다시 카렌의 표정에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그리고 자조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으려고 했다.


“올리비아 엘레에스틸 같은 사람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네……?”


갓슈의 흔적이 남아있는 얼굴에, 경악이 떠오른다.


“갓슈는……갓슈 씨는,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에요. 싸우는 걸 싫어하는데도 곤란에 처한 사람을 내버려 둘 수 없는 상냥한 사람이었어요.”

“……이오리 씨.”

“그 여자한테 욕 들어먹을 행동도 안 했고, 그걸 신경 쓸 필요도 없어요.”


사람을 이용하는 것밖에, 먹잇감으로 삼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던 여자가 갓슈를 바보 취급할 자격 같은 건 없다.


“그러니까 카렌 씨는 신경 쓰지 마시고 영지에 대한 일만 생각하고 기다려 주세요. 이번 사건은 의뢰대로 저희들이 해결할 테니까요.”


붉은 눈을 둥글게 뜨고, 카렌이 이쪽을 보고 있다.

몇 초의 간격을 두고 그녀는 두 뺨을 손바닥으로 치더니,


“……알겠어요. 저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 할게요.”


혈색을 되찾은 카렌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갓슈와 마찬가지로, 이 사람은 강하다.


하지만――――.


“……아니.”


고개를 젓고, 그 다음 말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 뒤로 몇 시간 뒤.

우리들은 레이포드 영주로 돌아왔다.

완전히 해가 졌고, 밖에서는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저녁을 먹은 뒤, 카렌은 서류 정리를 위해서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나하고 엘피도 각자 방에서 짐 정리나 의견을 나눈 뒤, 캇슈의 서고에서 독서에 힘쓰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정보는 없었지만 『영웅 아마츠』와 관련된 책은 많았다.

내가 없어지고 나서 갓슈는 뭘 했을까.


“어둡지 않으세요?”


책을 읽고 있자, 하인이 등불을 밝혀주는 마력 부여품을 가져와 줬다.

그때, 문득 신경이 쓰였던 걸 물어봤다.


“이 주변에 라무 마을이라는 곳이 있었죠? 지금 어떻게 됐나요?”


제국에 왔을 때 신세를 졌던 마을 중 하나다.

갈 생각은 없지만, 어떻게 됐는지 신경이 쓰였다.

하인은 표정이 흐려지더니――


“벌써 30년 전에, 마족 때문에 멸망해 버렸어요.”

“――――, 그런……가요?”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이 학살당해서……갓슈 님도 한탄해 하셨어요.”

“그럼…….”


신세를 졌던 마을의 이름을 몇 군데 입에 담는다.

그때마다 하인은 고개를 저으며 마족한테 멸망당했다고 말했다.


“……그렇군요.”


하인은 거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방에서 나갔다.

먼지가 많이 낀 서고에는 다시 나하고 엘피만 남게 됐다.


“……괜찮나, 이오리?”

“신경 안 써. 휩쓸려서 어설픈 이상을 품고 있었을 적의 얘기니까 말이야.”

“휩쓸려서……?”

“그래.”


라무 마을을 시작으로 한 많은 마을들을 봤다.

전쟁 때문에 피해를 입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잔뜩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버릴 수 없다며, 내 몸을 희생해 가면서 싸웠던 루시피나를 보고 나는 동경했었다.


“나는 그런 『연기』를 하고 있던 루시피나한테 보라는 듯이 휩쓸려서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둥, 평화라는 둥 소리치고 있었던 것 뿐이야. ……슬슬 방으로 돌아갈까.


유쾌한 기분은 아니지만, 이제 와서 신경 쓸만한 일은 아니다.

지금은 복수 쪽이 훨씬 중요하니까 마음을 빼앗겨 있을 여유도 없고 말이다.


얘기를 마치고 일어나려고 했을 때.


“――정말이냐?”


엘피의 시선이 똑바로 나를 바라보고 있어서, 몸이 굳었다.


“……진짜야. 내가 영웅이니 뭐니 했던 건 동료들한테 영향을 받아서 그런 거다.”


휩쓸려서 살아오고, 휩쓸려서 싸우고, 휩쓸려서 이상을 품고.

나는 계속 휩쓸려 왔을 뿐이다.

그러니까,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정하자고 맹세한 것이다.

나는 반드시 복수를 달성해 보이겠다고.


“……그런가.”


뭔가 걸리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엘피도 일어났다.

툭툭 하고 옷을 치면서 먼지를 떨어낸다.


“…………….”


등불을 끄고, 우리들은 방을 나왔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방 앞에 쟌이 서 있었다.

그리고 우리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고개를 숙였다.


“뭐에 대한 사과지……?”

“숲에서 마물한테서 저희를 구해주셨을 때부터 계속 무례한 태도를 취했던 점입니다.”


……갑작스럽군.

놀라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서 쟌이 말했다.


“올리비아 엘리에스틸은 위험합니다.”


미궁을 거점하기 전부터 그녀는 뭔가 갓슈한테 이상한 짓을 했다고 한다.

악평을 흘려보내거나, 하인을 매수하려고 하거나.


“전에 제 앞에도 나타나 자기를 따르라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쟌은 카렌한테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올리비아한테 고용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갓슈가 행방불명이 되고 나서부터 한층 더 쟌은 카렌을 지키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들도 경계하고 있던 것 같다.

일부러 다가와 레이포드 가문에서 뭔가를 빼앗으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고.


“어째서 그걸 저희들한테 얘기하시는 건가요?”

“마차에서 카렌 님한테 말씀하신 걸 듣고……그, 뭐라고 할까, 당신들이라면 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고개를 숙이고 쟌은 우리들한테 사과를 했다.

갓슈 님도 카렌 님도 무척이나 상냥한 사람이라고.

그 두 사람을 어떻게든 구해 줬으면 한다고.


“맡겨 두시죠.”


고개를 끄덕이며 그걸 승낙한다.

말할 필요도 없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서 오신 거 아닌가요?”


그걸 지적하자, 쟌은 떠올렸다는 듯이 헛기침을 했다.


“카렌 님이 두 분을 부르고 계십니다. 무슨 설명을 하고 싶으시다던가요?”

“설명?”


엘피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쟌은 결심한 듯이 말을 꺼냈다.



“――주인님이 실종된 날에 대한 얘기입니다.”







의뢰받은 날에 대충 설명은 들었다.

하지만, 정보가 늘어난다고 해서 안 좋을 건 없다.


쟌한테 안내를 받아 카렌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었던 넓은 방이다.


“괜히 제가 불러서 죄송해요.”


쟌은 안내를 마치고는 방에서 나갔다.

그 뒤로 카렌한테 재촉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갓슈 씨가 실종됐을 때에 대한 자세한 정황, 이었죠?”

“네.”


카렌은 다시 당시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갓슈는 결계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가 그대로 실종됐다.

그때 몇 명의 하인을 데리고 간 듯하지만, 아무도 갓슈가 사라졌다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

미궁 안에 들어가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계를 풀지 않으면 미궁에는 들어갈 수 없다.

미궁의 결계를 푼 흔적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결계가 쳐져있는 미궁에는 영주민도 다가갈 수 없다.

갓슈 일행의 모습을 본 영주민은 없었던 것 같다.


“갓슈 씨는 미궁이 아닌 어딘가에 있다, 라는 게 되겠네요.”

“……영지 안은 샅샅이 뒤져 봤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어요.”


갓슈는 어디 있는 것인가.

대체, 어떻게 모습을 감춘 것인가.

수수께끼는 대충 이건가.


“그때 있던 하인은――――”


파직, 하고.

갑자기 방의 불이 꺼졌다.

그때까지 불이 켜져있던 방이 갑자기 어둠으로 뒤덮인다.


“……마력이 다 떨어진 걸까요?”


그렇게 중얼거리며, 카렌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엘피!”

“그래!”


카렌을 노리고 돌격하는 기척을 나하고 엘피가 동시에 붙잡았다.

품에 넣어 뒀던 나이프를 던지자, 칼날이 살점에 꽂히는 손맛이 느껴진다.

그것과 동시에 다른 쪽에서 엘피가 마안을 날렸다.


『――――』


마안에 당한 무언가가 힘이 다해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계속해서 나이프를 날려 상대방의 움직임을 봉한다.


“무슨 일인지요!?”


그 뒤로 몇 초의 간격을 두고 방 안으로 쟌이 뛰쳐들어왔다.

손에 등불을 들고 있어서 그걸로 어둠에 뒤덮여 있던 방이 비춰진다.


“……히익.”


방 안에는 두 마리의 큰 도마뱀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보라색 표피에 얼룩무늬가 있는, 사람 한 명을 간단히 삼킬 수 있는 마물이다.


“……『산성 도마뱀(애시드 스네이크)』인가.”


산성 도마뱀은 철조차 끈적끈적하게 녹이는 위액을 뱉어내는 위험한 마물이다.

제국에 서식하고 있긴 하지만, 이 근처에는 있지 않다.


“위, 위험했어요……. 대체, 어떻게 이런 마물이…….”


카렌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허리 힘이 빠져 있다.

쟌도 비슷한 표정이다.


“……이걸로 확실하군, 이오리.”

“그래.”


맨 처음부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걸로 명백해졌다.


――올리비아 엘리에스틸은 마물을 조종한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저택 안에, 올리비아와 연락을 취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