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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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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죽음의 늪』
제 19화 『영웅 재현』
“하……다 죽어가는 주제에 사람 놀래키고 말이야. 좋아. 그럼, 지금 눈앞에서 저 여자를 죽여 주마!!”
격분한 디오니스가 엘피스자크를 괴롭히기 위해 억누르고 있던 마력을 개방했다.
흔들리는 수면처럼 공간이 일렁이더니, 불길한 마력을 내포한 엄청난 숫자의 검이 나타났다.
“잘 가라, 엘피스자크! 안심하라고, 아마츠도 바로 네 뒤를 따라가게 될 테니까 말이야!”
날카롭고 거슬리는 소리로 비웃으면서 디오니스가 팔을 내리쳤다.
그걸 신호로 삼아 엄청난 칼날이 탄환이 되어 표본이 되어 있는 엘피스자크한테 쏘아진다.
――여기까진가.
회피할 수 없는 죽음이 다가온다.
죽은 엘피스자크를 기다리고 있는 건 빛도 소리도 없는 어둠이다.
몸이 떨리고, 숨이 거칠어진다.
그 암흑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이 움츠러든다.
표본이 된 자신은 이미 어떤 방법을 써도 살 수 없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적어도 이오리는 살아남아 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소원을 빌며 엘피스자크는 포기를 했다.
1초 뒤에 있을 죽음을 두려워하며 그 눈을 감았다.
“――――”
하지만, 충격은 없었다.
그저, 바람을 느꼈다.
이어서, 철이 박살나는 소리가 연속해서 들렸다.
뭐가 일어난 건가.
당혹스러워 하며 엘피스자크는 눈을 떴다.
자신한테 오고 있던 모든 검이 산산조각이 나 박살나 있었다.
단 한 자루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놀랄만한 현상이었지만 엘피스자크의 의식은 다른 곳에 향해 있었다.
――펼쳐진 시야에, 화염이 일렁이고 있었다.
“――――”
온화하고, 따뜻한 화염.
그게 진짜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데 몇 초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조용히 일렁이는 화염――그 정체는 아주 잘 아는 소년이었다.
“이, 오리.”
하지만, 이오리가 뿜어대는 투기는 평상시와는 전혀 달랐다.
전 마왕인 엘피스자크조차 압도당할 정도의 중압.
그건, 그렇다.
――마치, 언젠가의 영웅 같은.
“고마워, 엘피.”
『진홍의 갑옷』――장비한 사람의 마력량에 따라 진홍으로 물드는 면적양이 늘어나는 마술복.
그게 지금, 빈틈없이 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화염 같은 외투를 펄럭이며 이오리가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온화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 괜찮아.”
그 손에 쥐어진 비취색을 띄는 날카로운 검이 번뜩였다.
순간, 엘피스자크의 사지를 벽에 꿰고 있던 검이 박살났다.
물을 향해 떨어진 직후, 둥실 하고 몸이 떠올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엘피스자크의 몸은 이오리한테 안겨 있었다.
그리고 한 발로 방의 입구 앞까지 도약하더니 이오리는 엘피스자크를 상냥하게 바닥에 두었다.
“………….”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디오니스가 『괴 인 장 전(壊刃装填)』을 발동시켰다.
만들어진 칼날이 연속으로 쏘아지고 이오리한테 쇄도한다.
하지만――
“유검・제6귀검(鬼剣)――『붕인(崩刃)』”
맞받아 친 이오리의 검 휘두르기 한번에 모든 검이 산산조각 났다.
폭발하는 유예조차 주지 않고, 단숨에.
“뭐, 뭐어!?”
그 광경을 보고 디오니스가 눈을 치켜뜨고 소리친다.
“뭐야, 그게……! 너, 힘을 잃고 있던 거 아니었냐!!”
“……뭘 놀라고 있지? 네가 가르쳐 준 기술이잖아.”
동요하는 디오니스와는 반대로 이오리는 침착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디오니스가 격분한다.
“힘을 숨기고 있던 건가……!? 아마츠, 나를 속였구나! 이 비겁한 놈!!”
이오리가 힘을 숨기고 있었다고 생각해 디오니스가 격분해 마구 소리친다.
하지만, 엘피스자크는 깨달았다.
그가 두른 마력은 과거하고는 조금 다르다.
강대한 마력과, 흔들리지 않는 심상.
그 두 개를 겸비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게 허락된 경지.
상실 마술과 버금가는, 마술의 오의.
그 이름은,
“――『심상 마술』”
――아마츠키 이오리는 지금, 마술의 극치에 도달해 있었다.
“핫! 이제 와서 진심을 다 해봤자 늦었다고!! 나는!! 너를!! 완전히 능가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디오니스가 울부짖는다.
모든 마력을 해방시켜 주변에 엄청난 숫자의 검을 전개했다.
그건 지금까지 꺼내왔던 숫자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고, 또한 담긴 마력량도 방대했다.
“조금만 기다려 줘. ――바로 끝내겠어.”
그걸 앞에 두고 이오리는 조용히 말했다.
직후, 바람이 일었다.
동시에 눈앞에 있던 이오리의 모습이 사라졌다.
“끝나는 건 너다, 아마츠으으으으!!”
물의 마장이 쏘아대는 폭풍 같은 상실 마술.
그 안을 심상 마술을 두른 전 영웅이 달려간다.
“――――”
이오리한테 부딪친 칼날이 전부 박살난다.
한 번도 발을 멈추지 않고 눈을 깜박이는 동안 이오리는 디오니스한테서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디오니스의 등골에 차가운 게 내달렸다.
“――힉, 『파괴 마술(브레이크 매직)』”
초조감에 손가락을 퉁기는 디오니스.
방대한 마력이 담긴 마검들이 폭주를 일으켜,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
엘피스자크의 마안조차 능가하는 폭발을 앞에 두고 이오리는――
“그, 그럴 수가!?”
――폭발조차 무시하고, 디오니스의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이 정도의 속도로, 통할 거라 생각한 거냐?”
눈을 치켜뜨는 디오니스한테 신속의 일격이 때려 박혔다.
『삼중가속』조차 비교도 안 되는 그 검격에, 디오니스는 방어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비취색으로 번뜩이는 칼날의 검격을 받아낸 순간,
“흐아아아아!?”
세계가 반전했다.
어디가 위이고, 어디가 아래인지 구별이 안 가게 된다.
느껴지는 부유감에, 겨우 자신이 공중을 맴돌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물로 몸을 감싸 충격을 죽인다.
정상으로 돌아온 시야 속에서, 이쪽을 향해 똑바로 달려오는 그림자를 봤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귀신화』의 마력을 행사한 대량의 검으로 물리 공격.
회피할 수 없도록 온갖 방향, 타이밍에서 발사.
그것과 함께, 시간차를 둬서 『파괴 마술』을 발동시켜 확실히 처리한다.
요 몇 년간, 디오니스는 이 방법으로 온간 적을 물리쳐 왔다.
그런데,
“왜 안 통하는 거야아아아아!?”
온갖 방향에서 쏘아댄 발사를 전부 피했다.
검이 박살나고, 이오리는『파괴 마술』의 마술조차 베어내 보였다.
그때까지 휘둘리고 있었다고는 상상도 안 갈 정도로 압도적인 마력과 여력.
이 힘을 디오니스는 알고 있다.
몇 년 동안, 같이 싸워왔던 꺼림칙한 영웅의 힘이다.
마력으로 강화된 몸은 귀신족조차 능가하고, 쏘아대는 마력은 마족조차 미치지 못한다.
장비가 통하지 않도록 몇 겹이나 세공을 거듭하고, 몇 마리나 되는 강대한 마족과 싸우게 해서 피로하게 만들고, 속여서 독을 마시게 하고,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허를 찔러서 겨우 죽인 괴물.
힘없는 인간이 가져도 좋을 리가 없는 힘이다.
“웃기지 마아! 너는, 너희들 열등종은 나한테 깔보이면 되는 거야!!!”
이딴 현실은 인정할 수 없다.
저딴 쓰레기가 자신을 초월하다니, 있어선 안 된다.
넓은 방 안에서 몇 번이나 백스텝을 해 디오니스는 필사적으로 이오리한테서 거리를 뒀다.
“――아아, 맞아.”
검풍을 돌파하고 달려드는 이오리의 위치를 보고, 디오니스의 표정이 비웃음으로 일그러졌다.
그리고, 엄청난 수의 검을 새롭게 창조했다.
그 칼끝이 향하고 있는 건, 이오리가 아니다.
“사랑하는 엘피스자크 짱이, 무방비하다고!?”
벽에 기대어 싸움을 지켜보는 엘피스자크를 향해 디오니스는 검을 날렸다.
체력을 다 소모한 엘피스자크한테 저걸 피할 기술은 없다.
그리고,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물러터진 저 남자는 몸을 던져서 엘피스자크를 구하려고 할 것이다.
――그걸 사용해 꼬챙이로 만들어 주지!!
그 광경에 만면에 미소를 지었던 디오니스는,
“――『마 술 찬 탈(스펠 디바우어)』――”
순간, 방이 어둠에 집어삼켜진 듯한 착각을 느꼈다.
“어…….”
엘피스자크한테 쏜 모든 칼날이 소멸해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디오니스가 등 뒤에 전개해 뒀던 검이, 입구를 둘러싸고 있던 결계가, 방 안에 설치해 뒀던 함정이.
이 방에 있던 모든 마술이,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다.
“뭐, 뭐…….”
이 기술을, 디오니스는 알고 있다.
『영웅 아마츠』가 사용했었던, 주변의 마력을 빼앗고, 먹어 치우는 고유 마술.
“――네가 훨씬 더 무방비해.”
“히익!”
이오리의 일섬.
“유검・제5귀검――『쇄충(砕衝)』
“야, 얕보지 마――아!?”
다가오는 칼 한자루를 보고 디오니스가 자세를 취했다.
마술 공격조차 흘려보내는 검술, 유검.
이오리의 공격을 흘려보내고 카운터를 때려 박으려 하다가,
“크억!?”
흘려보내려 한 순간, 손잡이에 충격이 내달린다.
그 충격에 손잡이를 쥐고 있던 왼손의 손가락 뼈가 박살났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
옛날, 가르쳐 달라고 한 이오리한테 우월감을 느끼고 변덕으로 가르친 검술.
카운터 기술이 많은 유검을 공격용으로 변화시킨, 디오니스의 고유 검술――『귀검』.
그게 지금, 디오니스한테 덮쳐 들고 있었다.
“거짓말이야.”
떠밀려 날아가면서 디오니스가 마술을 날렸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거짓말이야거짓말이야거짓말이야! 이런 건! 거짓말이야!!”
검 말고도, 물 탄환, 물의 뱀, 자기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마구잡이로 연발했다.
“――――”
불길한 물 구슬에서 커다란 뱀을 만들어낸다.
영웅(아마츠)는 한 자루 검으로 베어버린다.
몇 백 개의 수압탄을 쏜다.
영웅(아마츠)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한다.
최고 위력의 마력으로 분류를 끼얹는다.
영웅(아마츠)는 한마디로 마술을 없애버린다.
설령 전력으로 송곳니를 드러내더라도.
어떠한 간계를 사용하더라도.
영웅(아마츠)는 정면으로 물귀신(디오니스)를 몰아세운다.
능가 따윈 불가능.
환상은 보여주지 않는다.
부정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어째서 구국의 영웅이라 불렸던 것이다.
어째서 마왕을 가장 몰아세울 수 있었던가.
그 기술이, 마술이, 모든 걸 얘기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이딴, 이딴 건!!”
부정을 입에 담으려 해도, 눈앞의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디오니스는 그렇게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이오리가 빈정거리듯이 입가를 비튼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현실을 보는 것도 중요해』였던가?”
“……!”
“지금 너한테, 그 말 그대로 돌려 줄게.”
“아……아마아아아아츠!!”
마술을 없애 버리면서 이오리가 디오니스한테 다가간다.
긴 단련 끝에 익힌 상실 마술도, 『물귀신』의 호칭에 걸맞는 물 마술도 통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된다.
이상하다.
저 녀석은 내가 깔봐야 하는데.
땅을 비참하게 기어다니면서, 용서해 달라고 울부짖어야 하는데.
“어째서, 어째서 네가 나를 깔보고 있는 거야아아아아!!”
다가오는 이오리의 눈은 차가웠다.
마치, 오물을 보는 듯한 눈매다.
나를 깔보고 있다.
나를, 이 물의 마장을.
“아, 안 돼.”
디오니스가 거부하듯이 고개를 젓는다.
“안 돼, 안 돼 안돼안돼!!! 인간 주제에, 나를 깔보지 마아아아아!!!”
모든 마력을 담은, 혼신의 『괴 인 장 전』.
한 자루의 검에 모든 마력을 담아, 거기다 물 마술로 강화한 최대 일격.
방금 전까지의 그 이오리라면 어찌할 방도도 없이 사라져 버렸을 위력.
하지만.
“――야, 디오니스.”
휘두르기 한 번.
그것만으로도, 그 일격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히!”
“동료였으니까 그때는 별로 눈치 못 챘는데.”
“그만 둬! 하지 마! 하지――”
그건, 디오니스가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이었다.
“――넌 말이야, 꽤 약하구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인간한테, 그 아마츠가 깔보고 있다.
그 현실에, 디오니스가 절규한다.
“……영웅 시절의 내 역량으로 본다면, 말이지만.”
자조섞인 중얼거림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딴, 이딴 건 이상해! 아무리 생각해도 틀려 먹었어!!”
문답무용.
눈앞에, 이오리가 다가온다.
“기다려……기다려 기다려 기다려기다려기다려기다려 줘!!”
『마술 찬탈』로 빼앗은 마력을 검에 실어, 똑바로.
“알겠어! 돌려 줄게! 이거 돌려 줄 테니까!”
주머니에 넣어 뒀던 『요석』을 꺼내들고, 이오리한테 보여준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사사사, 사과할게! 나빴어! 내가 나빴으니까!!”
멈추지 않는다.
“마, 맞아! 이 녀석들이 어떻게 되도 상관없는 거냐!!?”
손가락을 퉁겨, 대량의 여자를 가둬 놓은 수정을 겉으로 드러낸다.
안에 들어 있는 여자는 절망과 괴로움 속에서 이미 숨이 끊어져 있지만, 그래도 이오리는 멈출 것이다.
위협하려고 손을 들어 올리고, 디오니스는 이미 눈앞에서 검을 치켜든 이오리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기다려기다려기다리라니깐!!”
“―――”
“동료! 우, 우리들 동료잖아!? 몇 년이나 같이 여행 했잖아! 그런 동료를, 너는 죽일 거냐!? 자, 자자 아마츠, 옛날에는 자주――”
빠르게 늘어놓아지는 허언.
“――너는 이제, 닥치고 있어.”
그걸 잘라버리고, 압도적인 마력을 두른 검이 내리쳐졌다.
“히이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공간이 일그러지는 감각.
그것만 느끼고, 디오니스의 의식은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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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끝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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