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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재림 용사의 복수담~ 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 3장 제 11화『위급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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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재림 용사의 복수담~실망했습니다, 용사 그만두고 전 마왕하고 파티 짜겠습니다.'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제 3장『죽음의 늪』


제 11화 『위급상황』


눈을 감고 있어도 느껴지는 눈부심 때문에 잠에서 깼다.

반쯤 눈을 뜨자, 커텐 틈 사이에서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밖에서 들린다.


“……벌써 아침인가.”


눈을 뜨고 곧장 몸을 일으켜 심호흡을 한 뒤 의식을 각성시킨다.


일어난 기분은 나쁜 편이었지만, 용사로써 여행을 하고 있는 동안에 일어나자마자 의식을 안정시키는 기술을 익혔다.

자고 있을 때 습격받았던 적이 몇 번 있었으니 말이야.


잠기운은 없고, 피로도 완전히 풀려 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꿈도 꾸지 않고 깊은 잠에 잠들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신당한 뒤로 작은 소리 하나에도 눈을 떠 버릴 정도로 얕은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다.


“오랜만, 인가…….”


이불을 들춰내고 옆 침대에서 새근거리고 있는 엘피한테 시선을 보냈다.

연옥 미궁에서 나온 다음에 몇 번이나 이 녀석의 옆에서 잤지만, 그때는 경계하는 탓에 수면 부족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이 녀석이 옆에 있어도 평범하게 잠들 수 있게 됐다.


오히려――.


“나는…….”

“으음……이오리.”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얼거린 목소리에 엘피가 반응했다.

졸린 듯한 소리를 내면서 홱 하고 몸을 뒤집었다.

침을 질질 흘린 얼빠진 얼굴이 다 드러났다.


“쉐프를……불러라……. ……아니……나쁘지 않군. 오히려 좋다. 좀 더 먹고 싶다…….”

“………….”


무슨 잠꼬대냐.

뭐……이런 무방비한 녀석한테 경계를 계속한다는 게 오히려 어렵군.


“정말이지…….”


자는 동안 엉망이 된 이불을 정돈시켜 두고, 방 불을 껐다.

아침햇살 덕분에 방 안은 아주 밝아져 있다.

이거라면 어두운 걸 무서워 할 일도 없겠지.


방을 나와서 저택 안을 걸었다.

이미 하인들은 일어나 있었고, 나한테 아침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동료가 일어나면 같이 먹을게요.”

“엘피 님이시군요. 네, 알겠습니다.”

“맞다. 그리고 카렌 씨는 어떻게 됐나요?”

“……주무시지도 않고 계속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점심 때가 되면 결계 상태를 확인하러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가요…….”


확실히 카렌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한시가 급한 일도 많겠지.

하지만, 그 정신 상태로 한숨도 안 자고 일을 계속하는 건 몸이 상한다.

한 번 확실히 휴식을 취하는 편이 낫다.


하인과 헤어지고 직접 카렌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그녀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어제 갔던 카렌의 방문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쯤이다.


“안녕하십니까, 이오리 씨.”


다른 방에서 나온 쟌하고 갑자기 맞닥뜨렸다.

대사를 치르고 쉬는 중이라고 들었는데, 쟌은 집사복을 입고 있다.


“몸 쪽은 이제 괜찮으세요?”

“네. 원래부터 기억이 조금 애매했을 뿐이니까요. 별일 없습니다. 그리고, 이 바쁜 시기에 쉬고 있을 여유는 없습니다.”


하룻밤 자고 쟌은 평소대로 일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하인은 쟌하고 달리 좀 더 며칠 쉬는 듯하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이오리 씨……수고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세뇌당했다고는 해도 저는 엄청난 짓을…….”

“전부 그 여자가 꾸민 짓이에요. 쟌 씨가 사죄할 필요 같은 건 없어요.”


고개를 숙이려 하는 쟌을 막았다.

이미 원흉인 올리비아는 지옥으로 떨어트렸다.

이 건은 그걸로 끝이다.


카렌도 그걸 이해하고 있으니까 쟌의 행동은 불문으로 붙였다.


“올리비아는……『사고』로 사망했다고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걸로……갓슈 님과 다른 분들도……!”

“……쟌 씨…….”


갓슈를 지키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하고 있는 건가, 올리비아를 원망하고 있는 건가.

쟌은 주먹을 꽉 쥐면서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담았다.


“……이오리 씨는 카렌 님이 계신 곳으로 가시는 겁니까?”

“네. 계속 안 잤다고 들어서, 한 번 상태를 볼까 싶어서요.”

“그러신가요……. 방금 전 저도 한 번 보고 왔습니다만, 지금은 바쁘시니 내버려 둬 달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들한테도 그렇게 말해 줬으면 한다, 라고도요.”

“……그런가요.”

“면목 없습니다. 이오리 씨와 엘피 씨의 보수에 관한 건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죄송해 하는 것 같은 쟌한테 인사를 하고 그곳을 뒤로 했다.

지금은 아무하고도 얘기하고 싶지 않다, 라는 것이겠지.


카렌은 지금 자기 혼자만으로도 벅찬 것이다.

보수는 미궁에 들어가게 해 준다는 것과, 정보 제공.

꼭 지금 당장, 이라는 건 아니다.

점심이 되면 결계의 상태를 확인하러 간다고 했으니, 그때 또 살펴보기로 하자.


◆ 


그 뒤로 한 번 방으로 돌아와서 아직 잠들어 있던 엘피를 깨웠다.

졸려하는 엘피와 함께 아침을 먹고 서고에서 정보 수집을 한다.

조사하고 있는 건 앞으로 우리들이 들어가게 될 『죽음의 늪 미궁』에 대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오리는 죽음의 늪 미궁을 한 번 돌파한 적이 있었지?”


옆에 앉아있던 엘피가 문득 중얼거렸다.


“그래. 파티를 짜서 제국이 백업을 해 줬지.”


죽음의 늪 미궁은 말 그대로 미궁 안에 늪이 있다.

그것도 그냥 평범한 늪이 아니다.

만지면 몸이 녹고, 늪에서 나오는 독기를 쐬는 것만으로도 죽음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흉악한 독늪이다.


독의 늪이 있는 동굴 같은 가로로 된 굴이 죽음의 늪 미궁이다.


독을 막는 마력 부여품을 사용해서 우리들은 안을 나아갔다.

늪의 독기에는 마력을 갉아먹는 효과가 있어서 물의 마장과 싸웠을 때 마력이 부족해서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흠……하지만, 최근 문서를 보아하니 미궁의 구조는 크게 바뀌어 있는 것 같구나.”

“……그래.”


엘피가 말하는 대로 지금까지 얻은 정보에 따르면 미궁의 구조가 그때까지와는 달라져 있다.

튀어나오는 마물의 수가 늘어나고, 곳곳마다 함정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미궁 내부에도 동굴 같은 것에서 성 같은 구조물이 이어져 있다는 듯하다.


“오르테기아나, 현재 물의 마장이 개조했을 테지.”

“개조……인가. 야, 엘피. 미궁이라는 건 그렇게 간단히 바꿀 수 있는 거냐?”

“간단하진 않다만, 평범하게 할 수 있다.”


엘피가 말하기에는 미궁이라는 건 『마왕문』을 가진 마족――즉 마왕에 의해 만들어진 일종의 마물인 듯하다.

살아있는 부모인 마왕이라면 대량의 마력을 소비시켜서 미궁 구조를 다룰 수 있는 듯하다.


또한, 마왕한테 인정받은 자한테는 미궁 안에 있는 마물들이 복종하는 듯하다.

그걸 이용하면 마왕이 아니더라도 미궁에 함정을 설치하거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듯하다.

별로 의문으로 여긴 건 아니었지만, 흙의 마장이나 화염의 마장이 다른 마물한테 공격받지 않았던 건 그런 이유가 있었던 거였겠지.


“만약 개조한 게 물의 마장이라고 친다면, 지능이 높은 성가신 녀석일 테지.”

“……바르길드 같은 지능이 발달한 마물이나, 혹은 마족인가.”


갓슈가 남긴 미궁에 관한 수첩에 이런 게 적혀있다.

가끔씩 미궁 입구에서 상처투성이 마물이 튀어나온다고.

마치 뭔가에서 도망치듯이 결계를 부수려고 날뛰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미궁 안의 마물 끼리 싸우고 있는 건가, 혹은 물의 마장한테 상처를 입은 건가.

전자라면, 그 정도로 미궁 안에 있는 마물들이 흉포하다는 것이다.

후자라면, 물의 마장이 어지간히 성미가 거친 녀석이라는 거겠지.


혹은 마물을 데리고 놀고 있는 건가.


어느 쪽이든 이번 미궁도 보통은 아닌 것 같다.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더니, 툭 하고 엘피가 내 어깨를 쳤다.


“안심해라. 내가 간단하게 물의 마장을 쓰러트려 주지. 너는 평소대로 시간을 벌어주면 된다.”


믿음직스러운 표정으로 엘피가 그런 말을 했다.


“……그래. 어느 정도 힘을 되찾았으니까 시간은 꽤 벌 수 있을 거다.”


마석이 없더라도 마술을 몇 번인가 쓸 수 있다.

비취의 태도와 진홍의 갑옷 덕분에 신체 능력과 방어력도 훌륭하다.

별로 안 남긴 했지만, 거기다 마석의 힘을 더하면 마장을 상대로 하더라도 싸울 수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의 사태가 생기면 이오리는 내 뒤에 숨어 있어라. 팔이 돌아온 덕분에 접근전도 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마안이 늦더라도, 팔을 사용하면 싸울 수 있다.”

“그 기술인가……. 확실히 위력은 크지만 소비하는 마력이 크잖아?”

“위력을 억누르면 몇 번 정도는 쓸 수 있다.”


듬직할 따름이다.


이런 식으로 죽음의 늪 미궁에 대해 예습을 하면서 전투 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독에 관한 건 온천 도시에 있을 때 우리 둘이 쓸 걸 준비해 놨다.

황도에서도 해독 포션을 구입했으니, 이 정도면 문제 없겠지.


그러고 있는 사이에 태양이 하늘 중천에 가까워졌다.

슬슬 점심 시간이다.

카렌이 결계의 상태러 보러 갈 때겠지.


책을 정리하고 먼지를 털어내 방에서 나오려고 했을 때였다.

뎅뎅뎅뎅, 하고 밖에서 종소리가 들렸다.


“소란스럽구나.”


종소리가 들려오고 나서부터 저택 안이 조금 소란스러워졌다.

쿵쿵 하고 달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또, 창문 밖에서 사람들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누군가가 뭘 향해 소리치고 있는 것 같다.

종소리 탓에 저택 안에서는 뭐라 소리치고 있는지 들을 수가 없다.


“……보통 일은 아닌 것 같네.”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걸 테지.”

“엘피, 확인하러 간다.”

“그래.”


방을 나오자 바로 카렌의 모습을 발견했다.

하인이 아니라, 주민 같은 남자와 대화하고 있는 게 보였다.

남자는 안색을 바꾸고, 상당히 허둥지둥 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슨 일인가요?”


달려가서 말을 걸었다.


“이오리 씨, 엘피 씨……. 큰일이, 났어요.”


카렌의 안색도 안 좋다.

상당히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거겠지.


“대체, 무슨 일이…….”


카렌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궁의 결계를『물의 마장』이 파괴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