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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Blade Online

《Blade Online》-Free Life-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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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Blade Online》'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Free Life-


84


센닌바리가 뒤로 떠밀리자 복면 녀석들이 웅성거리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곤 혼란에 빠져 있다. 그 틈에 나는 스테이터스를 전부 회복시키고, 녀석들한테서 거리를 뒀다.

《영웅》은 내 모습을 확인하더니, 성검을 하늘 높이 치켜드며 소리쳤다.


“쳐라!”


호령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나무들 틈 사이에서 나타난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복면 녀석들한테 덤벼 들었다. 《영웅》이 데려온 건지, 그 플레이어 중에는 지난 회의에서 봤던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다. 당혹스러워하고 있던 복면 녀석들이었지만, 그걸 보자마자 자세를 고치고 곧바로 반격한다.

갑작스러운 원군에 살짝 놀라고 있자, 전장을 빠져나온 카타나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안녕, 아카츠키 군. 구하러 왔어.”


싱긋 지은 미소를 보고 이번만큼은 안심이 됐다. 내가 보낸『구』의 의미가 통한 모양이었다.


“미안, 살았어.”

“아니, 우연히 아서 군이랑 얘기하고 있는 도중에 메시지가 와서 말이야, 저 사람한테도 따라와 달라고 부탁한 거야.”

“아서?”

“그래,《영웅》의 이름이지.”


《영웅》, 아서라는 이름이었던 건가, 엑스칼리버를 쓰고 있으니, 그야말로 딱 맞는 이름이네.

날 구하러 와 준 아서 쪽을 보니, 그는 성검을 휘두르며 복면 녀석들과 격렬한 전투를 펼치고 있었다. 은빛 머리칼이 달빛을 반사시켜 반짝거리고 있다. 적의 공격을 방패로 가볍게 막아낸 다음, 성검으로 엄청난 공격을 날려대고 있다. 다른 플레이어들도 아서의 기세를 따라 복면 녀석들을 궁지에 몰아세우고 있다. 전황은 기울었다.


“우리들도 갈까. 《식시종》을 궤멸 상태에 빠트릴 수 있는 찬스야.”


그렇게 말하고 카타나 쪽을 바라보니, 그는 아서 일행과는 다른 쪽을 보고 있었다. 나도 그쪽을 보니 달빛을 등에 진 센닌바리가 서 있었다. 아서의 공격에 날아가었는데 역시 그 정도로는 죽지 않나.


“계획은 실패했다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이 실패를 살리기 위해 이번엔 물러나도록 하지.”


센닌바리의 말을 들은 복면들은 전투를 펼치고 있던 플레이어들을 밀어 젖히고, 재빠른 동작으로 센닌바리 쪽으로 퇴각하기 시작했다. 무섭도록 정확하고 깔끔한 퇴각에 우리는 손을 쓸 틈도 없었다.


“뭐, 아카츠키 군. 너를 동료로 삼는 건 포기하도록 하지. 나는 다른 동료를 찾아보겠어.”

“그냥 놔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아서가 나한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거는 센닌바리를 노려본다. 손에 쥐고 있는 성검이 진홍빛으로 번뜩이더니, 그 빛이 아서를 집어 삼킨다. 맨 처음과 마찬가지로 진홍빛 빛을 두른 아서가 센닌바리와 복면들을 향해 달려든다. 붉은 빛을 머금은 아서는 마치 진홍빛 유성 같았다.


“도망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하지만 그게 도달하기도 전에 센닌바리와 그 일당들은 워프 로프의 녹색빛에 감싸여 있었다.


“한동안, 권유는 삼가도록 하지. 작별이다, 플레이어 제군들. 또 만나지.”


센닌바리 일당이 완전히 녹색빛에 감싸였을 때, 아서의 빛이 그걸 꿰뚫었다. 하지만 이미 실체는 사라져 있던 모양인지, 녹색빛이 박살나 주변에 흩뿌려질 뿐이었다.


―――――――――――


에리어에서 돌아온 우리들은 이미 문을 닫은 린의 가게 안에서 얘기를 했다. 린한테는 별로 들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방 안으로 가 있도록 부탁했다. 

내가 『구』, 그 의미 그대로 『구해줘』라는 의미의 메시지를 보냈을 때 카타나는 에리어에서 우연히 만난 아서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서가 카타나와 한 번 싸워보고 싶다며 말을 걸었던 것 같다. 거기서 내 메시지를 본 카타나는 나중에 『나 대신에 이벤트 3위인 아카츠키 군이 싸워 줄 테니까 같이 와 줬으면 해』라며 아서한테 자신을 따라와 달라고 부탁한 모양이다. 아서는 어느 길드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사람들을 구해주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지인이 많은 모양이라, 주변에 있던 플레이어들도 같이 와 준 것이다. 『아서와 싸울』약속 같은 걸 멋대로 결정해 버린 카타나가 살짝 원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뭐 카타나 덕분에 목숨을 건졌으니 불평은 하지 않는다. 일단은 카타나와 날 구하러 와 준 사람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오늘 있던 일을 전부 설명했다.


“겨우 《식시종(구울)》의 꼬리를 붙잡았군. 리더는 센닌바리라는 남잔가. 바로 구룡한테 메시지로 보고해야겠는데.”


얘기를 나눈 결과, 오늘 있던 일은 지난번처럼 회의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한테 전하게 됐다. 센닌바리의 얼굴 몽타주를 그려서 지명수배서도 만드는 모양이다. 아서가 간단히 그 남자의 몽타주를 그리길래 깜짝 놀랐다. 상당히 잘 그린다.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그림이라면, 어쩌면 센닌바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찾지 못하더라도, 녀석들은 상당히 움직이기 힘들어질 것이다. 구룡한테는 아서가 메시지를 보내고, 회의를 열자는 약속을 잡아놨다. 내일은 구룡과 만나 오늘 있던 일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그럼 해산하도록 하지. 다들, 따라와 줘서 고맙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정해졌을 즈음, 아서가 데려왔던 플레이어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해산시켰다. 나도 구해주러 와 줬던 플레이어들 한 사람 한 사람한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정말로 위험했었다. 이제 틀렸다고 생각했었다.


“아카츠키 군. 오늘은 큰일이었겠어.”


다른 플레이어가 돌아간 걸 지켜보더니,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아서가 말을 걸어 주었다. 여전히 감정이 엿보이지 않는 무표정이다.


“그래. 그래도 정말 살았어. 고마워.”

“아니, 됐어.《식시종》에 관해서 결정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하고 그때 아서가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너하고 싸울 수 있기도 하고 말이야.”


마치 야수 같은 사나운 미소를 짓자, 나는 내 입가가 굳어지는 걸 자각했다.

한동안 내일 있을 예정에 대해 재차 확인을 하고 아서는 돌아갔다. 동시에 급격한 피로가 몰려왔다.


“이야―《영웅》이랑 아카츠키 군의 전투가 기대되는걸.”

“아직 있던 거냐……. 왜 또 내가 싸우게 된 건데. 네가 싸우면 되잖아. 싸우는 것도 좋아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네, 아카츠키 군은. 아무랑 싸우고 싶은 건 아니라구. 확실히 《영웅》이랑은 싸워보고 싶긴 하지만 말이야. 뭐, 언젠간 기회가 있지 않겠어? 이번엔 아카츠키 군한테 맡길게. 그럼 안녕―.”

“안녕…….”


카타나의 얼굴을 본 탓에 갑자기 피로가 2배 정도로 늘어났다. 나는 쑤셔오는 머리를 감싸 쥐면서 내 방으로 돌아가, 갑옷을 해제하고 침대에 뛰어 들었다. 오늘은 이제 샤워를 할 기력도 남아있지 않다. 두더지 사냥을 하느라 피곤해졌을 때 《식시종》이 나타나서 아슬아슬하게 죽을 뻔 했으니 당연한 건가. 내 몸에 닥쳐온 그 죽음의 공포를 떠올리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블러디 포레스트》에서 느꼈던 그 공포감과 비슷하면서 또 다른 느낌이다. 센닌바리. 그 남자의 허무한 미소와 광기가 느껴지는 그 말. 그 남자는 큰일이다. 위험하다.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하지만 그 남자가 했던 말도 신경 쓰인다. 이 세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 《Blade Online》. 운영진. 데스 게임. …………. 게다가 어째서 그 녀석들은 내가 혼자서 두더지 사냥을 하고 있는 타이밍에 나타난 거지. 우연 치고는 너무 타이밍이 완벽한 것 같다.


“설마, 아니겠지.”


안 좋은 예감이 뇌리를 스쳤지만, 나는 그걸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이제 잘까. 내일은 구룡한테 오늘 있던 일을 설명하고, 회의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피로를 풀어놔야 한다.

그 녀석은《유성》을 죽일 거라고 했었다. 절대로 그렇게 두진 않는다. 시오리는  죽일 수 없다. 시오리한테 손을 댈 거라면, 그 녀석들은 내가――――


“헉!”


그때, 끼이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센닌바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탓인지, 신경이 민감해져 있던 것이리라. 방에 들어온 린이 내 모습을 보고 움찔 하고 몸을 떨어댔다.


“미, 미안. 갑자기 들어와서…….”

“아니 놀래켜서 미안……. 왜 그래?”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에, 린을 침대에 앉히고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린은 고개를 계속 숙이려고 해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늘, 무슨 얘기 했었어?”

“어, 응. 아서, 아니 그, 이명 소유자랑 알게 됐으니까 조금 세상 물정에 대한 얘기 좀 나눈 거야. 《영웅》말이야, 린 너도 들어본 적 있잖아?”

“나 말이지, 다 들었어. 오빠가 다른 사람들이랑 무슨 얘기하는지…….”

“………….”

“오빠, 죽을 뻔 했다면서.”

“아, 아니 뭐, 확실히 위험하긴 했는데…….”


그때 린이 고개를 들었다. 눈은 촉촉해져 있었고, 당장에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은 표정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린은 내 몸 꽉 껴안았다.


“…………싫어어……오빠…….”

“………….”

“죽지 마…………오빠…….”

“리, 린.”

“이제……에리어 나가지 말고……돈은 내가 벌 테니까……. 오빠는 이제, 에리어로 나가지 마……. 계속 같이 있어줘.”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떨어대는 린.


“미안하다……. 나는 이제 방구석 폐인은 졸업했거든. 그러니까 네 부탁은 들어줄 수 없어.”

“싫어! 오늘처럼 무슨 일이 있어서, 죽을지도 모른다구!? 죽어버리면, 죽어버리면…….”

“……나는 절대로 안 죽어. 너를 지키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말이야. 괜찮아.”

“………….”


린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런 린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나는 그녀를 꽉 껴안았다.

그 뒤로 차분해진 린은 오늘은 같이 자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둘이서 같이 잤다.


나는 죽지 않는다. 절대로. 시오리와 린을 지키기 위해서. 이제 두 번 다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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