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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 1장 제 1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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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는 제가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길어서 포기한 제 서이가 한 것입니다. 


현재는 '버려진 용자의 영웅담'이라는 소설로 갈아탔습니다. 흥미 있으신 분들은 여기



이 소설은 현재 일본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고 있는 '내 애완 동물은 성녀님'의 번역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


1장 제 1화 꿈






아아, 오늘도 또 그 꿈이다.


이것이 꿈인 것을 그 ─ ─ 야마가타 타츠미는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이건 꿈이다"라며 자각하고 있는 꿈을 확실히 자각몽라고 말했던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타츠미는 언제나 자신의 꿈을 생판 남의 일처럼 무신경하게 바라본다.


장소는 어딘가의 지하실일까. 그다지 넓지 않─ ─ 학교 교실 정도의 넓이 ─ ─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한 여성이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일심 불란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주위는 모두 석조. 벽도 바닥도, 그리고 천장도. 그 모습에 타츠미는 어딘가의 지하실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한 이유였다.

빛은 바람에 일렁이는 몇 개의 촛불뿐.


여성의 나이는 스무살 안팎일까. 최근까지 고등학생 1학년 ─ ─ 두 번이나 1학년 ─ ─이었던 타츠미는 동갑 혹은 조금 연상이라고 보았다.

허리를 넘는 길고 곧은 머리카락.

그 머리는 촛불의 붉은 빛으로 메리골드 색으로 빛나고 있지만 실제 색은 금발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평범한 금발보다 좀 더 흰 이른바 플래티나 블론드라는 건 아닐까.

눈동자의 색은 알 수 없다. 그녀의 눈동자는 지금 기도에 집중하고 있어 닫힌 채이기 때문이다.

인종으로는 서양. 하지만 타츠미가 알고 있는 미국인이나 영국인 등과는 어딘가 미묘하게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뭐, 자세한 인종까지는 타츠미가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매우 미인이라는 점은 틀림 없다.


불합리할 정도로 오똑한 코에 날카로운 턱선. 눈,코,입 등의 배치도 실로 절묘하다. 기도 때문에 여성이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잘 보면 꽃잎 같은 가련한 입술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타츠미는 모르는 언어로, 주문인지 축사 같은 것을 외우고 있는 것 같다.


성녀.


문득 그런 단어가 타츠미의 뇌리에 떠오르다.

지금 꿈 속에서 기도하는 여성이 이른바 마법사라기보다는 성직자 같은 이미지니까 그런 말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타츠미가 봐온 그 꿈 속에서 그 성녀는 언제나 열심히 기도하고 있었다.




눈을 떴다.

잠에서 막 깨어난 멍한 상태에서 타츠미는 익숙해진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이 이 꿈을 꾸게 된 건.

꿈 속에서 본 성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타츠미는 잠시 생각했다.


꿈을 꾸기 시작한 건 1년 정도 전부터인가? 처음에는 한달에 한번 정도였다. 그 뒤에도 몇번이나 같은 꿈을 꾸게 되면서, 이상하단 걸 깨달았다.

그리고 점차 꿈을 꾸는 간격이 짧아졌다. 

한달에 1~2번이었던 게 3번으로, 또 일주일에 1번이 되었고, 사흘에 1번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매일 그 성녀의 꿈을 꾼다.

그녀의 꿈을 매일 보게 된 것은 지금부터 열흘 정도 전의 일인가.


"열흘 전"이라는 키워드로 타츠미는 한 가지를 떠올리게 된다.

"...열흘 전……? 그 날은 내가 그 녀석을……치코를 잃은 날이잖아……"

치코. 그 이름은 타츠미에게 남겨진 마지막이자,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이었다.




지금부터 1년하고도 반년 전. 타츠미의 부모님과 여동생이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타츠미가 지망한 고등학교에 훌륭하게 합격한 걸 축하하기 위해 가족과 다함께 어느 온천지로 향하는 도중의 일이었다. 가족이 타고 있던 차에 졸음 운전을 하던 사람의 대형 트럭이 덮친 것이다.

물론 타츠미도 그 차에 함께 타고 있었다. 그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다른 가족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차의 창문을 통해 커져가는 대형 트럭. 그 이후의 일은 타츠미도 거의 기억하지 못 한다. 그 사고로 자신은 며칠 동안이나 의식을 잃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신 구석구석이 골절이라는 중상을 입은 타츠미는 의식을 되찾고도 2달 이상 입원한 채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2달동안 그의 생활 환경은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사고로 부모님과 여동생을 한꺼번에 잃은 타츠미.


가족의 장례식은 주변 이웃들이 이것 저것 도와주었다고 타츠미는 퇴원한 뒤에 들었다. 장례식 비용은 가족의 보험금에서 지불된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타츠미가 성인까지 생활하면서 살 수 있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그 근처의 일은 담당하던 변호사가 이것 저것 설명하면서 조언해주었지만, 솔직히 거의 기억 나지 않는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한 직후에 미성년자인 타츠미에게 거액의 보험금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리 없다.

따라서 보험금 관리 등은 유일한 친척이었던 이모에게 맡겨지게 되었다.


타츠미는 이모가 분명히 삼십대 중반에 미혼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타츠미의 이모는 타츠미와 가족들이 살던 곳에서 제법 멀리 살고 있었으며 평소 교제라 할 만한 것도 거의 없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일이 바쁘다며, 타츠미의 가족의 장례식에도 얼굴 한 번 내밀지 않았을 정도이다.

게다가 이모는 혼자가 된 타츠미를 거두고 보살피는 것을 깨끗이 거부했다.


"네가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호자나 후견인은 되어 줄게. 하지만, 그것 이외는 서로 불간섭으로 하자? 아니면 너, 어느 시설에라도 갈래?"

이모로부터 직접적으로 말해져, 타츠미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이모는 서류상으로만 보호자로 타츠미의 홀로 살아가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학교의 비용과 생활비는 매달 필요한만큼의 금액만 계좌에 입금된다. 이것만큼은 이모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이 정도의 도움만을 생각한 것인지.

어쩌면 미래에도 보내줘야 할 보험금의 일부를 이모가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타츠미였지만 굳이 알아 볼 생각도 없고, 간섭할 생각도 없었다.


보호자로서의 책임을 포기한 이모를 기관 등에 알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러면 이모는 보호자 자격이 박탈되어 타츠미는 어딘가의 시설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 선택을 할 거라면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는 게 타츠미의 선택이었다.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처분하고 타츠미는 학교 근처의 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겼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원래 살고 있던 집은 타츠미가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고, 세금 등의 유지비도 관리가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은 가족과의 추억이 스며든 그 집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타츠미에게 있어서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모처럼 지망 학교에 합격한 타츠미였지만 그의 고등학교 생활은 순조롭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생활의 시작과 동시에 처음 몇달을 타츠미는 병원 침대 위에서 보낸 것이다.

퇴원을 하더라도, 바로 뒤에 힘겨운 재활 치료가 기다리고 있었다. 재활 치료를 모두 끝내고 타츠미가 일상 생활에 돌아왔을 때 이미 학교는 1학기 끝나고 방학에 돌입했다.


1학년의 첫학기를 통째로 결석한 타츠미. 당연스럽게 2학기부터 학교에서는 겉도는 존재였다. 갑자기 2학기부터 학교에 출석하기 시작한 타츠미.

클래스메이트들은 모두 타츠미의 불행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고 전원이, 어려운 물건 다루듯이 그에게 다가왔다.

왕따나 심술 궂은 일을 당한 건 아니지만 왠지 기분이 나빠져서 타츠미는 줄곧 홀로 있었다.


성적도 1학기를 모두 쉬는 바람에 다른 급우들에 대해서 뒤떨어졌다. 그래서 성적은 점점 하락세였고 어느새 바닥에서 세는 것이 빠를 정도의 낙오자였다.

그래도 타츠미가 고등학교에 계속 다니는 것은 죽은 가족이 지망 학교에 합격한 것을 굉장히 기뻐하며 축하해줬기 때문이다.

죽은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위해 계속 학교를 다니는 타츠미. 하지만 성적도 좋지 않아 다니는 동아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도 없다.

문득 눈치챈 순간, 그저 좋지 않은 버릇처럼 고등학교에 등교하고 있었다.


버릇처럼 이라곤 하지만 타츠미가 좌절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던 것은, 그에게는 치코라는 마지막 가족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치코는 당시의 가족 여행에 데려가지 않았고 집을 지키게 해두었다. 그래서 사고를 겪지 않고 목숨을 잃지도 않았다.

집에 가면 치코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단지 그 생각만으로 타츠미는 매일을 버티며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하는 치코와의 이별이 다가온 것이다.




치코와 타츠미가 만난 것은 약 10년 전. 어린 타츠미의 생일 선물로 부모님이 치코를 주었다.

이후 줄곧 타츠미와 치코는 함께 생활했다.

어린 탓에 스스로 식사할 수 없는 치코를 돌보며 직접 먹이를 먹여주기도 했다.


치코가 성장했을 때는 여름의 무더위에 대항해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겨울의 추위에는 함께 코타로에서 둥글게 되었다.

봄이 되면 함께 산책을 다녔고, 가을에는 갓 수확된 햇과일들을 함께 즐겼다.


치코가 감기에 걸리면 타츠미가 품에 안고 병원에 달려가고, 타츠미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치코가 어쩐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가만히 그를 보고 있었다.

그런 타츠미에게 가장 사랑하는 치코였지만 수명이라는 이별이 다가온 것이다.

치코가 삶을 마친 것이 딱 열흘 전의 일.


치코는 타츠미의 팔 안에서 잠을 자듯이 숨을 거뒀다. 그 때의 감촉이 타츠미는 아직도 생생하다.

따뜻하고 폭신폭신한 감촉이 치코의 신체. 그것이 서서히 차갑게 되는 그 공포감.

타츠미는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밤새 조용히 울었다.


울고 울고 계속 울고. 그래도 날이 밝아오자 완전히 식어버린 치코의 몸을 안고 근처 강변으로 가서 그 곳에 치코의 시체를 묻었다.

작은 무덤을 세우면서 주변의 들꽃을 모아 놔두었다.

무덤 앞에서 가만히 손을 모아 타츠미는 치코의 명복을 빌었다.

언제까지나 계속. 타츠미는 치코의 무덤 앞에서 기도를 바쳤다.


가능하면 계속 빌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다.

고등학교 생활은 두번째 봄을 맞이 하고 있었다. 아니, 타츠미에게 있어선 실질적으로 처음이지만.

성적도 저조했고 1학기를 통째로 결석한 타츠미는 작년 초에 낙제가 확정 되었다. 그로 인해 반이 새롭게 바뀌면서 타츠미는 한 번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학교에 가지 않은 이유는 낙제였던 점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수명이 다 되어가는지 힘들어하는 모습의 치코와 함께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지 않고 방에서 나오는 것조차 드물게 된 타츠미는 치코의 시중을 들었다.

그 치코가 이렇게 수명을 다한 지금 그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바로 학교를 그만둔다는 결심을.


친한 친구도 없고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였던 치코를 잃은 지금 고등학교 생활에 미련따윈 없다.

타츠미는 집에 돌아가서 오랜만에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갔다.

교실이 아니라 교무실에서 처음 만난 새로운 담임에게 자퇴서를 건냈다.

담임도 대충은 예상하고 있었는지 어느정도는 말리려는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에는 학생에 대한 열정도 느껴지지 않았고 타츠미의 고등학교 생활은 이렇게 시원스럽게 막을 내렸다.


그 이후다. 성녀의 꿈을 매일 보게 된 것은.

치코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지 못 하고 자기 방에 틀어박혀 지내던 타츠미.

낮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얼마 전까지 치코가 있던 새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지내고 밤이 되면 침대에 기어들어가 매번 성녀의 꿈을 꾼다.

이런 생활을 열흘이나 반복하던 타츠미.

지금의 그에게는 삶의 희망이라는 것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타츠미는 머리맡에 놓여있던 휴대 전화를 손에 들어서 그것을 조작하고 치코의 사진 몇 장을을 차례로 넘기면서 바라본다.

"치코……나…… 어떻해야 돼……? 혼자서는……네가 없으면 나는..."

지난 10일 동안 자신에게 계속 반복했던 질문.


타츠미는 휴대 전화의 작은 화면 속에서 앳된 표정으로 가만히 이쪽을 바라보는 치코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동그랗고 귀여운 눈동자.

은빛에 가까운 회색 깃털에 싸인 부드러운 신체.

그런 가운데 머리는 눈부신 순백

화이트 페이스 종의 오카메인코(왕관앵무새).

이것이 타츠미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랐고 그가 사랑하는 마지막 가족 치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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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애완 동물 성녀 』(← 잠정 단축 명칭)시작했습니다.


2년 이상 이 사이트에 투고했는데, 마침내 환생과 이세계 소환에 손을 대어 버렸습니다. 

응, 왠지 아이디어가 떠올라버렸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소환됐다거나 신의 변덕이나 트럭에 치였기 때문이 아닙니다(웃음). 확실히 트럭과는 정면 충돌했지만 소환과 관계 없습니다. 


뭐, 시작한 이상 일단 끝까지 계속 쓸 각오가 있으니 좋아해주시면 다행입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